산시로

스물세 살, 도쿄에서 길을 잃다

나츠메 소세키 지음 | 마이너스 옮김

해밀누리 2025년 08월 1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책은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산시로’이다. 지방에서 자란 순박한 청년 오가와 산시로가 도쿄의 제국대학으로 진학하며 겪게 되는 지적, 심리적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은 메이지 시대 말기로, 전통적인 가치관과 서구 문명이 혼재하고 충돌하는 과도기이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산시로는 고향의 어머니와 도쿄의 신여성 사이에서 흔들리고, 순수한 이상과 냉혹한 현실 사이에서 방황한다. 이 소설은 산시로가 겪는 내면의 갈등과 성장을 통해 근대 일본 청년의 초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보편적인 청춘의 고민과 방황을 다루고 있다.
산시로는 규슈의 시골에서 도쿄로 상경하는 기차 안에서부터 새로운 세계와 조우한다. 그는 우연히 만난 한 여자에게 이끌리지만,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두워 그 감정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도쿄에 도착한 후, 그는 대학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 사람이다. 첫째는 순수한 이상을 가진 동급생 요네키치이고 , 둘째는 자신감 넘치는 냉철한 지식인 히로타 선생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마음을 흔드는 매력적인 신여성, 미네코이다. 산시로는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점차 복잡한 감정과 지적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산시로의 내면을 “길 잃은 양”에 비유하며, 그가 겪는 혼란과 고뇌를 탁월하게 묘사한다. 고향에 대한 향수와 도쿄의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 순수한 사랑과 현실적인 욕망 사이에서 그는 끊임없이 방황한다. 이 소설은 이러한 산시로의 심리 변화를 따라가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젊은 시절을 되돌아보게 한다. 단순히 한 청년의 성장담을 넘어,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개인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목차

1-13

출판사 서평

나쓰메 소세키의 눈으로 바라본, 스물세 살의 불안하고 아름다운 초상화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는 단순한 성장 소설이 아니라, 근대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길을 잃은 한 청년의 내면을 탁월하게 그려낸 심리 소설이다. 시골에서 상경한 산시로는 새로운 지식과 문화가 넘실대는 도쿄에서 지적, 연애적 혼란을 겪으며 방황한다. 그의 방황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서구 문명을 급격하게 받아들이던 메이지 시대 일본의 젊은이들이 겪어야 했던 시대적 혼란의 반영이다.
작가는 산시로의 눈을 통해 도쿄라는 새로운 도시를 묘사한다. 시골과 대비되는 도쿄의 활기차고 복잡한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는 지식인들과 신여성들은 산시로에게 신선한 충격과 동시에 낯선 위화감을 안겨준다. 특히, 산시로가 미네코라는 신여성을 향해 느끼는 묘한 감정은 전통적인 가치관에 젖어 있던 그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새로운 형태의 사랑이었다. 작가는 이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포착해냈다.
’산시로’의 가장 큰 매력은 독자들로 하여금 산시로의 입장이 되어 그의 고뇌와 혼란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산시로가 겪는 사랑과 이별, 우정과 갈등을 보면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이 소설은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청춘들이 겪는 자기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이 작품을 통해 “길 잃은 양”과 같은 젊은이들에게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산시로’를 읽는 것은 한 시대의 청년을 만나는 동시에, 우리 자신의 청춘과 마주하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나츠메 소세키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는 일본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이다. 본명은 나쓰메 긴노스케(夏目金之助)이며, '소세키'는 그의 필명이다. 메이지 시대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일본 근대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도쿄제국대학(현 도쿄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1900년 영국 유학길에 오른다. 런던에서 보낸 2년은 그의 문학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서양 문명과 일본의 전통 사이에서 고뇌하는 그의 사상은 이후 작품들에 깊이 반영된다.
1905년 발표한 풍자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통해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도련님’, ‘풀베개’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일본 문학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작품들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근대 사회의 모순과 인간의 고독을 날카롭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그는 지식인들의 고뇌와 내면적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루며,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면서도 일본적인 정서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들은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 초기에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처럼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작품을 썼고, 중기에는 ‘산시로’, ‘그 후’, ‘문’으로 이어지는 소위 ‘삼부작’을 통해 청년들의 연애와 고독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말기에는 ‘피안 지나갈 때까지’, ‘마음’, ‘명암’ 등에서 인간의 복잡한 내면 심리와 윤리적 문제를 탐구하며,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처럼 그의 작품들은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고뇌를 다루고 있어, 오늘날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는 그의 문학적 유산을 통해 일본 문학의 근간을 다졌으며, 일본의 국민작가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번역 마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