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령 호텔

유령의 속임수,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

야마모토 슈고로 지음

해밀누리 2025년 08월 1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작품은 평범한 호텔에서 벌어진 기괴한 사건을 통해 국가의 중대한 기밀과 관련된 거대한 스파이 음모를 파헤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단순한 유령 이야기가 아닌, 치밀한 심리 묘사와 기발한 추리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야기는 규슈대학 공과 연구생인 이토 도요지 청년이 스승인 시카야 히로키치 박사를 만나기 위해 도쿄의 한 호텔에 묵으면서 시작된다. 그가 묵은 별관의 건너편 방에서는 밤마다 여자의 신음 소리와 함께 무언가를 찢는 듯한 기묘한 소리가 들려온다. 호텔 급사는 그 방이 ‘유령의 방’이라며 끔찍한 살인 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토 청년은 불쾌함과 공포에 휩싸인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승인 시카야 박사와 다시 만난 이토는 여동생 미도리가 자신을 찾아 호텔에 왔다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박사는 이 모든 사건이 유령의 소행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스파이들의 음모임을 직감한다. 그는 과학적 지식과 예리한 추리력을 동원하여 ‘유령’의 정체를 밝히고, 사라진 이토의 여동생을 구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한다.
’망령 호텔’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령 이야기’를 시작으로, 점차 스파이물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이어진다. 작가는 심리학적 트릭과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여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독자들에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한편으로는 유령 이야기와 스파이 사건을 절묘하게 엮어내는 야마모토 슈고로의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 스릴러, 그리고 스파이물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목차

1. 참극의 방
2. 미도리의 위기
3. 심야의 탐험
4. 난로의 바닥
5. 보이지 않는 스파이

출판사 서평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헛소문의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라.
야마모토 슈고로의 ‘망령 호텔'은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을 뛰어넘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이는 유령 이야기와 스파이 소설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장르의 선구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밤마다 들려오는 유령 소리’라는 고전적인 공포 설정은, 사실은 적외선 통신이라는 과학 기술을 이용한 스파이들의 비밀스러운 작전이었다는 반전은 독자들에게 짜릿한 충격을 안겨준다.
이 책은 과학적 지식과 날카로운 추리력을 동원하여 비논리적인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주인공 시카야 박사는 유령의 존재를 믿는 대신, ‘왜 호텔 급사가 굳이 유령 이야기를 꺼냈을까?’라는 의문을 품는 것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처럼 그는 보이는 현상 뒤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와 행동 패턴을 읽어내는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이는 진정한 추리란 논리적인 사고와 함께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스파이들이 ‘유령’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려 사람들의 접근을 막으려 한 것처럼, 진실은 때때로 우리가 가장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과 믿음 뒤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유령 이야기와 여동생의 납치라는 ‘지나친’ 행동이 결국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내는 결정적인 실마리가 되었다는 마지막 반전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교훈을 강조한다.
’망령 호텔’은 독자들에게 미스터리 소설이 주는 재미뿐만 아니라, 진실을 파악하는 방법과 인간의 행동 심리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야마모토 슈고로의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긴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진실을 향한 흥미로운 여정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야마모토 슈고로

야마모토 슈고로(山本周五郎, 1903~1967)는 일본의 대표적인 시대 소설가이자 대중문학 작가이다. 본명은 시미즈 사토무(清水三十六)이며, 어린 시절부터 고서점 점원으로 일하며 방대한 독서를 통해 문학적 소양을 쌓았다. 그는 1926년 ‘스미다 강’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다양한 필명으로 순수 문학과 대중 문학을 넘나들며 폭넓은 작품 활동을 펼쳤다.
야마모토 슈고로의 작품 세계는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과 깊이 있는 인간 통찰이 특징이다. 그는 소설의 소재를 주로 에도 시대 서민들의 삶과 무사들의 희로애락에서 찾았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고난과 맞서 싸우며 강한 의지와 인간미를 보여준다. 그는 특히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불의에 대한 저항 정신을 작품 속에 녹여내어, 독자들에게 큰 공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모미지 류’(楓), ‘계절 없는 거리’(季節のない街) 등이 있으며, 여러 작품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빨간 수염 진료소’(赤ひげ診療譚)는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야마모토 슈고로는 작가로서의 명성과 대중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문학상 수상을 거부하는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1957년 ‘꽃의 이정표’로 나오키상을 수상했지만, “나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수상을 거절했다. 1965년 ‘시시각각’(時々)으로 마이니치 예술대상을 수상했을 때도 비슷한 이유로 수상을 거부했다. 이는 그의 겸손한 성품과 상업적인 성공보다는 오직 작품 자체로 평가받고자 하는 강한 작가 정신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야마모토 슈고로는 일본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거장으로, 그의 작품들은 지금도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며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