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조금 더 깊이 걸었습니다
2025년 08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5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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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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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람’ 김용규는 광활하고 신비로운 우주의 축약인 숲을 배움으로써 한 사람의 삶이 바뀌고, 공동체성이 회복되고,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가 생기 넘치게 되는 세상을 꿈꾼다. 저자는 ‘모든 존재에게 부여된 삶의 숙제를 미루지도 말고 피하지도 말자’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자’는 금언을 숲에서 만난 풀과 나무, 씨앗 등의 사연을 통해 가르친다. 그가 길러낸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들은 전국 각지에서 숲의 지혜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1부 숲에게 길을 묻다
1장 삶을 사랑하게 하는 숲으로의 초대
2장 숲의 언어
3장 생명성, 그리고 삶에 필요한 두 가지
4장 모든 생명은 사연을 품고
5장 새로운 시선에 움튼 온기와 생기
6장 숲의 지혜를 마주하기 위해
2부 잊어버린 모든 생명의 초상
7장 삶의 근원을 만나기에 앞서
8장 발아하는 우주, 그 가능성에 대하여
9장 저마다의 자리와 시간이 있으니
3부 여기,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
10장 굴복과 극복 사이에서
11장 햇살을 움켜쥐고 바람의 결을 따라 살아내는 법
12장 오로지 관계, 오롯이 관계
13장 나아가라 하면 나아가고 물러서라 하면 물러나고
4부 생과 극의 향연, 사계절
14장 차라리 눈을 맞으면서도, 비록 낮은 자리에 있더라도
15장 여름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는 법
16장 짙은 녹음 속에서 피워내는 정열의 색, 순백의 향
17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망을 멈출 때
18장 꽃길에서 풍파를 맞이하는 자세
19장 포월, 바람을 와락 껴안으며
5부 우리는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가
20장 삶의 목적
21장 죽은 자가 답해야 할 두 개의 질문
22장 충분히 산다는 것
23장 먹고사는 일이 전부라고 믿고 있다면
24장 공허로부터의 자유: 충만한 삶
25장 다른 생을 일으켜 세우는 꽃처럼: 숭고한 삶
26장 완벽해지려 애쓰지 말아요: 온전한 삶
27장 가장자리를 허물다: 초월의 삶
나가며 다만 사랑하라
하지만 굴곡 없이 찾아오는 계절이 어디 있던가요. 봄날에 돋운 잎은 눈부신 꽃을 피워내고 재빨리 열매를 맺지만 가뭄과 폭우, 태풍의 고비들이 철 따라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겪어내야 할 것들 다 겪으며 겨우 붙들어낸 것들만이 농익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숲에 기대어 얻은 삶의 진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온갖 풍상을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평화의 시간이 찾아온다는 것. 확산은 다시 수렴으로 귀결한다는 것. 어쩌면 생을 관통하는 모든 원리는 이토록 단순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_1장 〈삶을 사랑하게 하는 숲으로의 초대〉, 36쪽
생명은 홀로이되 홀로일 수 없습니다. 그 어떠한 생명도 제 홀로 삶의 무늬를 그려갈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숲의 생명들로부터 삶의 신비를 체감하고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낱생명’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온생명’의 스케일로 확장해야 합니다.
_2장 〈숲의 언어〉, 36쪽
모든 생명은 사연을 품고 삽니다. 사연 없이 사는 생명은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나 아닌 존재의 사연을 헤아려보려는 마음을 점점 더 잃어가고 있습니다. 타자의 사연과 내 마음을 잇는 노력은 번거롭거나 무가치한 일이라고 여기게 된 탓일까요? 그래서 개방과 연결이라는 생명의 본능을 접고, 고립과 단절의 방향을 택하는 것일까요? 혹시 그렇다면, 그것은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경험한 데에서 비롯된 오해일지도 모릅니다.
_4장 〈모든 생명은 사연을 품고〉, 60~61쪽
버드나무는 버드나무로 살아야 기쁘지, 소나무 흉내를 내며 사는 것으로 기쁠 수 없습니다. 찔레는 장미 흉내를 내지 않습니다. 식물 저마다가 피우고 있는 모든 꽃은 본성의 발현입니다. 우리는 그 본성이 아름답게 발현되는 것을 마주할 때 감탄하고 감동합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예술 작품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도, 진심으로 자신의 세계를 이룬(혹은 이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감동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_6장 〈숲의 지혜를 마주하기 위해〉, 83~84쪽
꽃의 생애를 통해 도달한 통찰인 ‘화무십일홍’은 매우 간결합니다. ‘열흘 동안 붉은 꽃이 없다’라는 이 말은 꽃으로부터 자연의 질서와 리듬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포착한 뒤, 팽창하고자 하는 욕망에 필연적 한계가 있다는 불변의 이치를 제시합니다. ‘권불십년’이라는 격언 또한 그렇게 찾아졌을 것입니다. 노자가 ‘상선약수’를 말한 것도 물을 깊게 살핀 뒤 물에 견주어 선의 궁극적 이치를 추상화한 예라 할 수 있습니다.
_8장 〈발아하는 우주, 그 가능성에 대하여〉, 101쪽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능선이 있으면 계곡이 있습니다. 북극과 남극이 있어 적도가 있기 마련이고, 태어난 날이 있으면 반드시 죽는 날이 있고, 맑은 날이 있으면 비나 눈이 쏟아지는 날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안에는 금욕이 있는가 하면, 음욕도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한 번 살았다면 기어코 한 번은 죽어야 합니다. 그것이 만물과 생명을 관통하는 준엄한 음양의 질서입니다.
_10장 〈굴복과 극복 사이에서〉, 128쪽
천지불인, 신은 무자비합니다. 하늘은 특정 생명에게만 은혜를 베풀 수가 없습니다. 숲정이를 사는 대나무의 삶이 애처로워 신이 위태로운 바람을 아예 없애거나, 부드러운 바람만 불게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바람이 없으면 숨도 없는 것이니 모든 생명은 사라질 것입니다. 온화한 바람만으로는 씨앗도, 철새도 먼 길을 떠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하늘은 무자비하지만, 질서와 리듬으로 만물에 비춥니다. 누군가는 속을 비우는 것으로, 누군가는 부드러움을 갖추는 것으로 신의 질서에 발을 맞추었습니다.
_11장 〈햇살을 움켜쥐고 바람의 결을 따라 살아내는 법〉, 138쪽
우리 삶이 종종 주저앉거나 도망치고 싶은 까닭은 저 오묘한 이치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어리석음에 빠지기 때문일 때가 많습니다. 즉, 대부분이 자신을 살리는 관계만을 바라고, 멈추게 하거나 주저앉히는 관계는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딱 잘라서 두 개로 나눌 수 없는 세계’를 양분하기 때문입니다.
_12장 〈오로지 관계, 오롯이 관계〉, 141쪽
생의 유한성을 온전히 아는 이는 세계를 다만 아깝고, 오직 귀하게 여깁니다. 붉게 물드는 단풍을 다시 볼 수 있는 이번 가을이 그에겐 너무도 귀합니다. 그래서 참으로 아깝습니다. 새로 맞는 봄도 귀해서 아깝습니다. 그는 가을이, 그리고 봄이 매번 다시 그냥 찾아올 걸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보는 저 단풍이 생에서 마지막 보는 단풍일 수도 있다는 것을 진정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듣는 철새의 노래 역시 귀해서 아깝고, 이제 막 말을 시작한 저 어린 것들의 웃음과 울음이 귀하고 아깝습니다. 귀하고 아까워서 삶에 다가서는 모든 사태와 존재를 마디고, 또 마디게 마주합니다.
_13장 〈나아가라 하면 나아가고 물러서라 하면 물러나고〉, 157쪽
불안과 흔들림 속에서도 기어코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들에게서 중요한 특징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들 마음속에는 가해자가 살고 있지 않습니다. 삶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음속의 가해자와 오래오래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억울, 원망, 비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억울한 일이 없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의 방 안으로 가해자가 들어와 함께 살아가는 걸 허락하지 않습니다.
_14장 〈차라리 눈을 맞으면서도, 비록 낮은 자리에 있더라도〉, 171쪽
“꽃길만 걸으세요.” 오늘날 자주 만나는 애정 가득한 인사말입니다. 하지만 가장 허무한 인사말이기도 합니다. 꽃길만 걸을 수 있는 세계는 없는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생명의 삶이 그렇듯, 누구에게나 시련과 고난은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우주는 순경에 역경을 더하여 조화와 실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경은 나이, 학벌, 재력, 교양 수준, 신체 조건 등과 아무 상관 없이 찾아옵니다. 누구나 꽃길을 걷는 날이 있겠지만 단언컨대 꽃길만 걷는 인생은 없습니다. 그러니 오동나무처럼 역경을 다루며 살 수 있는 지혜를 길러야 합니다.
_18장 〈꽃길에서 풍파를 맞이하는 자세〉, 210쪽
숲은 태어나고, 각자의 행로를 살고, 이윽고 죽음의 바다에 이르는 생명들의 춤사위로 가득합니다. 깊게 바라보고, 부드럽게 매만져보고, 눈을 감고 깊숙이 냄새 맡아보기를 권합니다. 그러면서 그 존재의 일생 궤적도 상상해보기 바랍니다. 삶과 죽음이 건네는 말이 들려올 때까지 자주 찾아가 천천히 걸어보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이윽고 알게 될 것입니다. 애써 이루어낸 것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것도, 다 식히지 못한 탐욕도, 여태 화해하지 못한 미움도 죽음 앞에서는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_21장 〈죽은 자가 답해야 할 두 개의 질문〉, 232쪽
우리 모두가 위인전 속 인물들처럼 거대한 자기 초월을 감행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 안의 사랑과 진심을 따라 행동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 각자가 그렇게만 하면 됩니다. 영웅들의 그것처럼 꼭 거대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지 나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자, 자기 배반을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던 맹자의 ‘자포자기’야말로 자기 삶에 대해 최고로 무례하고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자신 안에서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 환한 빛을 세상에 꺼내놓으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안타깝지만 그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_25장 〈다른 생을 일으켜 세우는 꽃처럼: 숭고한 삶〉, 270쪽
완벽 혹은 완전은 생명의 실체도 아니고, 삶의 진실과도 어긋나는 허상입니다. 오히려 완벽에의 추구는 인간에게서만 목격되는 일종의 병리적 현상 같은 것입니다. 숲은 완벽한 삶은 아예 없다고, 그것은 허구의 세계라고 입증합니다. 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주야장천 추구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우리의 삶을 허비하거나 망쳐버리게 됩니다. 삶을 조금이라도 더 온전하게 살고자 한다면 완벽해지려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_26장 〈완벽해지려 애쓰지 말아요: 온전한 삶〉, 273쪽
★나태주, 이해인 추천 ★
온전한 삶을 찾아 홀연히 도시를 떠난 ‘숲의 철학자’
20여 년 응축해낸 사유의 결정체를 이 한 권에 오롯이 담았다
뜻대로 되지 않고, 뜻하지 않은 고난이 찾아오는 삶,
거칠고 메마른 생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이들에게 건네는 숲의 지혜
20년 넘게 숲을 스승으로 두고 더 나은 삶의 비결을 탐구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숲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숲을 ‘하늘이 쓴 글자 없는 책’이라는 의미의 ‘무자천서’로서 대우했다. 바로 그곳에 바르고 윤택한 삶에 관한 지혜가 새겨져 있고, 세상을 움직이는 질서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늘 곁에 있어서, 너무 익숙해서 대수롭지 않게 숲을 인식했기에 우리는 숲의 가르침을 얻지 못했을 뿐이다. 새로운 시선과 긴 호흡으로 숲을 마주하면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나와 타자를 사랑할 힘을 얻을 수 있다. 숲을 깊이 만나면 세계의 진실에 가닿을 수도 있다. 삶을 흔드는 크고 작은 질문들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면 가장 먼저 이 책을 펼쳐볼 일이다.
‘숲 사람’ 김용규는 광활하고 신비로운 우주의 축약인 숲을 배움으로써 한 사람의 삶이 바뀌고, 공동체성이 회복되고,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가 생기 넘치게 되는 세상을 꿈꾼다. 저자는 ‘모든 존재에게 부여된 삶의 숙제를 미루지도 말고 피하지도 말자’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자’는 금언을 숲에서 만난 풀과 나무, 씨앗 등의 사연을 통해 가르친다. 그가 길러낸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들은 전국 각지에서 숲의 지혜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늘 걸었던 당신 곁의 숲길,
그러나 한 번도 마주하지 못했던 숲의 통찰을 처음 만나다
이 책은 서두에서 “자기 삶과 화해하고, 삶을 사랑하게 하는 숲을 만나기 위해” 시선의 교정을 요청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어떤 근본적인 무의식이 흐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대개 사람들은 산국을 차나 술을 담그는 재료, 화병에 꽂아놓을 관상용품 등으로만 본다고 지적한다. 어떤 존재의 효능이나 심미적 쾌감이 중요할 뿐 다른 의미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 꽃을 그저 대상으로 여길 뿐 아니라, 자신을 그 꽃보다 더 큰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이런 관점에 매몰되어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한 시대, 나 아닌 모든 것을 그저 ‘물건’으로 취급하는 세태는 꽤 오래된 우리의 민낯이기도 하다. 저자는 ‘타자의 대상화’로 압축할 수 있는 삭막한 시선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책 전반에 걸쳐 한결같이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타자를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고 그 존재의 처지를 살필 수 있는 마음이 열릴 때, 순수한 기쁨과 위로에 닿을 수 있다. 저자는 산국이 서리가 내릴 즈음 꽃을 피우는 모습에 주목했다. ‘산국은 왜 서리를 맞으면서도 피어나는 것일까?’ ‘그래야만 하는 사연은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산국이 그런 삶의 꼴을 갖게 된 사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요컨대 새로운 시선은 타자의 사연을 헤아리는 마음이다. 이 마음으로 익숙하기만 했던 숲을 거닐기 시작하면 이전에는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환희와 감탄, 위로와 같이 우리가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꽃길만 걸을 수 있는 삶은 없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저마다 극복해야 할 숙제가 있는 이유
저자는 “인간을 포함해 생명 각각이 극복해내야 할 그 무엇”을 ‘삶의 숙제’로 정의한다. 그런 이유로 “산다는 건 자신에게 부여된 그 숙제를 차곡차곡 풀어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 삶의 숙제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 세계가 완전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서식지의 로고스’를 토대로 이를 설명한다. 즉,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그 자리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풀어내야 할 문제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양분이 풍부한 곳에는 햇빛이 모자라거나 바람을 맞기 어렵고, 반대로 햇빛을 넉넉히 받을 수 있는 곳에서는 양분이 부족하거나 물을 얻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모든 요소가 갖춰진 곳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숲을 구성하는 풀과 나무의 사연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우리에게 익숙한 풀 하나의 이야기를 꺼낸다.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풀인 냉이는 쏟아지는 눈보라, 혹독한 추위를 모두 견뎌낸 후에 꽃을 피운다. 냉이와 서식지를 두고 다투는 키 큰 풀들은 성인의 키를 능가할 만큼의 높이까지 냉이에 닿아야 하는 햇빛을 가린다. 그러니 냉이는 그들보다 먼저 줄기를 키우고 꽃을 피워 신속하게 열매를 맺어야 한다. 이런 절박함이 냉이가 가을에 발아하여 동토의 시절을 견디는 생활사를 가지게 된 이유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햇살을 움켜쥐고 바람의 결을 따라 살아내는 대나무(11장), 우거진 숲의 녹음 속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필살기’를 선보이는 여름꽃들(16~17장), 태풍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찾아낸 오동나무(18장) 등의 사연을 읽다 보면 숲에서 태동하는 불굴의 생을 느낄 수 있다. 굴복과 극복 사이에서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기보다는 어떻게든 생의 길을 가기 위해 분투하며 포기하지 않는 식물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저자는 성실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풀어나가는 풀과 나무의 모습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망을 멈출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숲은 사람 그 자체,
잃어버린 숲을 되찾는 일은 사람을 살리는 일
이 책은 끝자락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황무지를 향해가는 것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생명력을 잃고 피폐해진 인간 삶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숲을 비롯한 자연이 파괴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2025년 3월 경북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로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숲을 잃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그 규모는 48,150헥타르(축구장 약 67,400개, 여의도 면적의 166배)나 된다. 숲이 송두리째 불타버린 것뿐 아니라 60여 명의 사상자 또한 발생했다. 이 모든 사태가 한 사람의 경솔한 행동 때문이었다는 사실에 많은 이가 분노하고 슬퍼했다. 무참한 인간의 ‘흑역사’는 자연의 황폐화와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가 없다. 결국, 둘은 같은 문제인 것이다. 불타버린 숲의 자리를 바라보며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황무지가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지 자연의 이치를 뒤적이게 된다”고 말한다. 숲을 보면 사람이 보이고, 세계가 보인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보편적인 질서, 먹고사는 일을 넘어서는 숭고하고 초월적인 삶의 모범, 더불어 사는 비결 등이 모두 그곳에 전사되어 있다. 조금씩 천천히 숲의 심부를 향해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변화할 수 있다. 의미가 소실되어가는 시대에 숲 생명들의 이야기에 주목하여 삶을 돌아보자는 권면에서 절박함이 느껴진다. 바로 그 성찰로 하여금 생기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 즉 사람 살리는 일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숲은 고요하고 잠잠하게 말을 걸어온다. 잃어버린 숲의 말을 들을 때, 우리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맞이하는 만유의 영장으로.
작가정보

사람들에게 ‘숲의 철학자’로 불린다. 충북 괴산에 ‘여우숲’ 공간을 연 뒤 숲의 말을 듣고 그것을 세상에 전하며 살아왔다. ‘여우숲 생명학교’ 교장의 이름으로 매년 100회 이상 대중 강연을 하고, 때때로 방송에 출연하거나 기고를 통해 숲이 전하는 삶의 지혜를 알려왔다. 2020년부터 4년간 산림청 정책자문위원을 지냈고, 10년 넘게 산림교육전문가(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등) 양성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30대의 마지막 7년을 벤처기업 CEO로 일하다가 더 깊고 충만한 삶을 열망하여 홀연히 숲으로 떠났다. 20여 년 숲을 스승으로 섬기면서 듣게 된 숲의 말이 ‘사랑’ 단 두 글자로 집약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20년 그 사유의 결정체를 담고자 했다. 최근에는 상처와 역경을 딛고 삶을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 호흡이 긴 공부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깊은 삶 연구회’를 만들고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다해 배우고 익힌 숲의 말을 잠잠히 세상에 흘려보내는 일에 기쁨을 느낀다. ‘온전한 삶’으로 돌아오는 길을 혼자가 아닌 여럿이, 그리고 숨 쉬는 모든 존재와 함께 걷고 싶어서 계속 공부하고, 글 쓰고, 사람들을 만난다.
《숲에게 길을 묻다》 《숲에서 온 편지》 《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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