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욕망
2025년 07월 16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7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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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053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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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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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욕망』은 자살을 선택한 한 여성이 죽음의 문턱에서 사랑했던 이에게 보내는 애절한 독백의 형식을 띤다. “좋아했던 오래된 책들의 페이지를 열 때 당신이 준 철필을 사용했다. 지금 그 철필로 천천히 내 정맥을 연다.”는 강렬한 첫 문장은 독자를 단숨에 그녀의 내밀한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 작품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사랑의 무한성과 그로 인한 고통, 그리고 언어로도 다 담아낼 수 없는 감정의 심연을 탐구하며, 마치 거울에 비친 물처럼 투명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미지를 그려낸다.
특히 이 작품은 보뱅의 이후 작품들에서 두드러지는 주제 - 단순함 속의 아름다움, 침묵 속의 울림, 그리고 인간 존재의 연약함- 의 씨앗을 보여준다. 여성 화자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삶의 덧없음과 동시에 그 안에서 빛나는 순간들을 돌아보게 한다. 보뱅은 이 짧지만 강렬한 텍스트를 통해, 사랑이 끝없이 이어지는 ‘말할 수 없는 이야기’임을,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감정의 힘을 증명한다.
마지막 욕망 - 9p
블랙베리, 꽃, 그리고 오렌지 나무 (김연덕 시인 추천사) - 136p
좋아했던 오래된 책들의 페이지를 열 때 당신이 준 철필을 사용했다. 지금 그 철필로 천천히 내 정맥을 연다. 원피스 소매를 걷지는 않았다. 칼날은 먼저 옷감 속으로, 다음에는 피부 속으로, 마지막으로 살 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가장 먼 곳에서부터 가장 가까운 곳으로 그었다. 저항이 점차 줄더니 이내 사라졌다. 블랙베리나 라즈베리의 거품처럼 솟았다가 솜털처럼 미지근하게 흘러내리는 피가 생생히 느껴졌다. 마치 첫 태양에 살짝 베인 꽃이 벌어지듯이. - 10
당신의 글은 나를 기쁘게 했고, 당신의 말은 알고는 있었으나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내게 드러냈다. “절망을 통해서만 절망을 넘어설 수 있다.” 이 말의 무거움을 변명하기 위해 웃으며 말하던 당신. 죽음을 통해서만 죽음을 넘어설 수 있다…… - 17p
세상은 단 하나뿐이었다. 세상은 오렌지처럼 자신을 중심으로 돌면서 영원 속의 감각과 감각 속의 영원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시간은 단 하나뿐이었다. 시작과 근원과 기원의 시간. 순간은 탄두처럼, 벽에 그려진 문처럼, 달의 꼭두각시처럼 저절로 굴러갔다. - 37
들어라, 내 욕망을. 욕망은 늘 그 자리에 있고 나는 그 곁에 머물러서 떠나지 않는다. 욕망이 나를 이끈다. 나를 넘어서, 모든 것을 넘어서, 내게서 달아나 나를 버리고 불태우는 피를 넘어서, 나를 당신에게로 데리고 간다. 내가 당신에게 이르지 못하고, 닿지 못한다 해도. - 47
기다림, 기다리기. 올 수 없는 것, 오지 않을 것을 기다리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아시나요? 사랑이 저주임을 알고 있나요? 당신에게서 삶을 송두리째 뽑아버리고서는 살아 있게 남겨두고, 일상을 벼락에 맞아 불타버린 황폐한 곳으로 만든다는 것을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차라리 나을 정도입니다. 뇌 조직과 부드럽고 연한 눈이 끝없이 찢어지는 고통이라도 말이에요. - 59
욕망은 장소나 편지, 심지어 겉으로 드러난 모습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욕망은 어디에나 존재했고, 보기만 하면 되는 가장 단순한 것들 속에 있었다. - 67
죽음이 도시의 장벽을 넘어서고,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아이들 눈에는 모래를, 부모의 심장에는 소금을 한 움큼 던지며 잠과 망각의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러 오는 시각에.
그 시간이 되면 집을 나가 걷기 시작했다.
온전한 적막 속에서 당신에게 말을 건넸다. - 86
영원은 노동이나 폭력이나 결핍같이 끝없이 지속되는 것에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가장 덧없는 것, 화환을 엮고, 슬픔을 물들이고, 음료에 빛깔을 더하던 오렌지꽃 속에 있었다.
그늘을 받아들이고 모든 걸 붉게 물들이는 매 순간의 연약한 빛을 캐내며 자신의 삶을 살아갔던 이 오렌지 나무 속에. 오렌지 나무는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마치 덤처럼 열매를 맺는데, 이 모든 일은 아이의 놀이처럼, 놀이를 즐기는 아이처럼 단순하고 진지했다. - 115
당신은 삶 그 자체였다. 당신 안에는 그 삶의 잔혹함이 있었고, 또 그 삶의 온기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이해했고,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신이 내 안에 너무 깊이 자리하고 있어서 당신을 몰아낸다는 건 곧 내 땅과 내 피와 내 입술을 벗어던지고 내 삶에서 나 자신을 추방하는 일이라는 사실 때문에, 나는 당신을 증오했다. - 126
당신의 색을 걸칠게요. 당신 입안에서 녹을게요. 곧 알게 되겠죠. 구름과 바다, 죽음과 오렌지가 어떤 모습일지, 당신 눈 속에 있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내가 도와줄게요. 당신이 하늘의 유리창에 단어들을 던지도록, 길을 잃은 단어들을 던져 별똥별을 일으키도록. 당신이 보잘것없는 나무 탁자에 기대고 생생한 꿈에 기대어 글을 쓸 때, 내가 당신 손끝에 있을게요.
내가 당신이 될게요. - 133
'사랑'과 '욕망'의 경계에서 피를 흘리는 단어와 이미지들
"글쓰기라는 말에 어울리는 글은 이 이야기를 거치고 나서야 나올 수 있었다."
“보뱅과 연결되기 위해, 아주 치밀하고 생생하게 그의 문장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내가 택한 것은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이다. 보뱅이 아직 살아 있었을 때, 그의 삶이 넘치는 생명으로 가득했을 때, 그가 문장 속에 숨겨두었었던 비밀들을 힘껏 벌려 읽는 것이다.” - 김연덕 시인 추천
『마지막 욕망』은 화자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 받은 철필로 손목을 긋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당신'과 함께 머물렀던 방. 창밖으로 마로니에 나무가 보이고 태양의 첫말과 비의 첫 슬픔이 전해지던 그곳, ‘고통 없이 천천히 썩어가는 인생으로 들어가지 않고 피할 수 있게 해줄 감춰진 문이나 비밀 계단이 어딘가에 있다는 증거’가 되어준 공간에서. '당신'은 떠났고 '나'는 홀로 남겨졌다. 이곳에 남은 것은 당신이 준 ‘철필과 그것으로 베는 죽음’만 있을 뿐. 이후로 서서히 진행되는 죽음의 시간 동안 '나'는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과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리고, 홀로 남겨진 방의 온전한 적막 속에서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그러나 죽음의 시간과 적막의 공간 속에서 때로는 고백처럼 때로는 독백처럼 들려오는 이야기에는 오히려 개개의 생명력으로 가득한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은 '블랙베리처럼 내 입술을 짓눌'렀으며, 그들은 뺨과 심장과 입에서 오렌지, 체리, 산딸기 내음을 맞는다. 화자는 '목구멍에서 피어난 눈부시게 창백한 장미'와 함께, '당신 손가락의 잎사귀와 당신 팔과 다리의 나뭇가지' 속에서 '연한 잎맥'으로 자라난다. 꽃과 과일은 화자와 당신 사이를 순환하며 삶과 죽음의 이미지를 느리게 반복해 나간다. 계절과 기후에 의해 그것들이 죽을 때도 있지만, 결국 그 일시적인 죽음마저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끝없이 계속되는 현재', '타원형의 영혼'을 화자는 이해하게 된다. ‘죽음을 통해서만 죽음을 넘어설 수 있다’. 당신에게 닿기 위한 죽음. 다시 살아나기 위한 죽음. 이제 '나'에게 남은 욕망은 하나뿐이다.
“당신의 색을 걸칠게요. 당신 입안에서 녹을게요. 곧 알게 되겠죠. 구름과 바다, 죽음과 오렌지가 어떤 모습일지, 당신 눈 속에 있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내가 도와줄게요. 당신이 하늘의 유리창에 단어들을 던지도록, 길을 잃은 단어들을 던져 별똥별을 일으키도록. 당신이 보잘것없는 나무 탁자에 기대고 생생한 꿈에 기대어 글을 쓸 때, 내가 당신 손끝에 있을게요. 내가 당신이 될게요." _본문 중에서
『마지막 욕망』은 보뱅의 문학적 여정의 출발점을 알리는 귀중한 작품이자, 그의 시적 철학이 응축된 보석 같은 텍스트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삶과 사랑, 그리고 언어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갈리마르 출판사는 이 미공개 원고를 발굴함으로써, 보뱅의 문학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조명하며 독자들에게 그의 초기 목소리를 선사했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가 작가의 죽음이 가까워져서야 눈앞에 다시 나타난 텍스트.『마지막 욕망』에서 우리들은 투명하게 빛나는 보뱅의 이전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잿빛 문장들을, 그러나 '어둡고 가혹한 납빛의 지대' 안에서 발화되기를 기다리며 오래 숨어 있던 '가벼움과 환희의 씨앗'을 엿볼 수 있다.
인물정보
Christian Bobin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동시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맑은 문체로 프랑스의 문단, 언론, 독자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며 사랑받는 작가. 1951년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크뢰조에서 태어나 2022년 11월 24일, 71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평생 그곳에서 글쓰기를 하며 문단이나 출판계 등 사교계와는 동떨어진 생활을 해온 고독한 작가다. 대학에서 철학 공부를 마친 후 1977년 첫 작품인 『주홍글씨』(Lettre pourpre)를 출간했고 아시시의 성인 프란체스코의 삶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낸 『지극히 낮으신』(Le Très-Bas)이라는 작품으로 세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유서 깊은 프랑스 문학상, 되마고상 및 가톨릭문학대상, 조제프 델타이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외대 불어과와 동 대학원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파리 13대학에서 언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마지막 욕망』 『가벼운 마음』 『그리움의 정원에서』 『다른 딸』 『나의 페르시아어 수업』 『라플란드의 밤』 『내 손 놓지 마』 『내 욕망의 리스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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