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3

자신을 모르던 여인의 성장담

제인 오스틴 지음 | 마이너스(MINERS) 옮김

해밀누리 2025년 07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에마』는 1815년 출간된 제인 오스틴의 여섯 편의 장편소설 중 하나로, 작가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완성작이다. 오스틴은 이 작품을 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주인공”을 썼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에마 우드하우스는 지적이고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자신만만하고 타인의 삶에 간섭하기를 좋아하는 인물로, 전통적인 로맨스 소설의 수동적인 여성상과는 거리가 있다. 이러한 설정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으며, 오늘날에는 오히려 에마가 지닌 복합성과 불완전함이 여성 캐릭터의 입체성을 확장시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설은 21세의 부잣집 딸 에마가 자신의 친구들을 짝지어주려는 ‘큐피드 놀이’에 열중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해프닝과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단순한 연애 중매담을 넘어서, 『에마』는 계급, 결혼, 여성의 자립과 성장이라는 주제를 정교하게 직조한다. 에마는 사람들의 마음을 오해하고, 자기 판단을 과신하며, 타인의 감정을 도외시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하지만 소설이 진행되며 그녀는 점차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숙의 길로 들어선다.

『에마』의 또 다른 매력은 오스틴 특유의 재치 있는 문장과 풍자, 심리묘사에 있다. 겉보기에는 평온한 시골 마을 하이버리의 일상이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갈등과 감정의 흐름이 숨어 있으며, 오스틴은 이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유머와 통찰로 풀어낸다. 특히 미스터 나이트리와의 관계는 에마의 내적 성장과 맞물려 점진적으로 진화하며, 독자에게 성숙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에마』는 단순한 결혼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 여성의 자각과 자율에 대한 선언이자 사회적 위치와 인간관계 속에서의 내면 탐색의 여정이다.

목차

1장~19장

출판사 서평

『에마』는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여성 주인공이 자신의 오판과 한계를 인식하며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정교하게 그려낸 심리소설이자, 사회의 도식화된 결혼관을 교묘하게 비틀며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풍자극이다. 에마는 사랑을 두려워하거나 억눌리는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주도하려는 욕망을 가진 인물이다. 그 욕망이 때로는 타인을 다치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만, 바로 그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그녀는 점차 더 나은 인간으로 나아간다.

현대 독자에게 『에마』는 다소 낯설 수 있는 19세기 영국 시골 사회의 배경을 지녔지만, 인물들의 심리와 대화는 놀랄 만큼 생생하게 다가온다. 고정된 규범과 계급 안에서 여성의 삶이 얼마나 좁게 규정되어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동시에 그러한 틀을 조심스럽게 벗어나려는 한 여성의 여정을 통해 보편적 인간 경험을 들여다보게 된다. 제인 오스틴의 문장은 사려 깊고 날카롭다. 그녀는 도덕을 강요하지 않지만, 인물의 행동을 통해 조용한 비판을 제시하고, 때로는 따뜻한 이해를 보여준다.

오늘날 『에마』는 ‘러브 코미디’로서의 매력을 지니는 동시에, 내면의 성장을 중시하는 문학으로서의 깊이도 놓치지 않는다. 이 작품은 관계의 복잡성, 자아 인식의 중요성, 그리고 성숙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에마의 여정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진짜 성장과 사랑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에마』는 과거를 배경으로 하지만, 여전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살아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제인 오스틴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은 영국 레전트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로, 19세기 초 현실적인 시각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당대 여성의 삶을 정교하게 묘사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햄프셔 주에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오스틴은 정규 교육을 오래 받지 못했지만, 집안의 풍부한 독서 환경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몰두했다. 그녀는 자신이 속한 계층의 삶을 날카롭게 관찰하며, 인물 간의 대화와 심리를 탁월하게 구성해냄으로써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오스틴의 대표작으로는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맨스필드 파크』, 『노생거 사원』, 『설득』 등이 있으며, 그중 『에마』는 작가가 이름을 밝히고 출간한 마지막 작품이다. 오스틴은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그녀의 소설은 모두 결혼을 중심 소재로 삼고 있으며, 그것이 단지 낭만적 결말이 아니라 사회적 계약과 여성의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사건임을 드러낸다.

특히 『에마』에서는 결혼을 통한 여성의 안정을 이상화하지 않고,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더욱 강조한다. 오스틴은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균형 있게 다루며, 기존의 로맨스 소설이 담지 못한 현실성과 깊이를 제시했다. 그녀는 41세의 나이로 요절했지만, 그녀의 작품들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읽히며 영화, 드라마, 연극 등으로도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제인 오스틴은 고전 문학 속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성 작가 중 한 명이며, 여성 문학의 기틀을 세운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번역 마이너스(MINERS)

언어 장벽이라는 광대한 장애물 속 숨겨진 가장 빛나는 보석을 찾아내는 광부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작업으로 끝내지 않고,
글에 담긴 영혼과 맥락,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의도를 찾아냅니다.

숙련된 광부가 원석을 꿰뚫어 보듯,
우리는 문장이 지닌 고유한 광채를 발견하고,
섬세하게 다듬어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 일합니다.

영국 브라이튼 대학을 졸업한 팀장을 필두로,
열정적인 팀원들이 모여
장벽 속 보석을 열심히 캐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