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아래에서 걷는 시간

삶이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순간들

해밀턴 라이트 메이비 지음 | 언어의 숲 옮김

해밀누리 2025년 07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들릴지도 모른다.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

『나무 아래에서 걷는 시간』은 19세기 말 미국의 비평가이자 수필가 해밀턴 라이트 메이비가 남긴 자연 사유 산문집이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나무 아래’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계절의 변화, 햇살이 스치는 나뭇가지, 산책 중 마주친 새 한 마리와 같은 자연의 미세한 순간들을 포착하며, 그 안에서 삶의 본질과 인간의 마음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쉼의 공간을 제공해 준다.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조용히 걸음을 늦추고, 나무와 풀, 빛과 바람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단순한 자연 관찰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정갈하게 정리하고 다시 세계와 조화롭게 연결되는 길을 제시하는 산문들이다.

메이비는 자연을 특별한 기교 없이도 품위 있게 표현한다. 나무 아래에서의 고요한 시간은 독자에게 치유와 성찰을 안겨준다. 각 장은 독립된 주제로 구성되어 있어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잔잔한 깨달음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자연 속에서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가 어떻게 삶의 철학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자연의 언어로 마음을 읽는 법을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나무 아래에서 걷는 시간』은 자연에 대한 찬가이자, 인간과 세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명상이다. 바쁜 삶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이 다시금 자기 자신과 조우하고,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산책길 같은 책이다.

목차

1장. 4월의 어느날

2장. 사과나무 가지 아래서

3장. 길을 따라 1

4장. 길을 따라 2

5장. 드넓은 들판

6장. 대지와 하늘

7장. 밤의 신비

8장. 바다로 나가

9장. 산골짜기의 시냇물

10장. 가장 이른 통찰

11장. 숲의 심장부

12장. 강가에서

13장. 샘터에서

14장. 높은 곳에서

15장. 대학 교정의 느릅나무 아래서

16장. 여름 아침

17장. 여름 정오

18장. 저녁 무렵

19장. 밀물의 전환

20장. 여름의 추억

21장. 아든 숲에서

22장. 미지의 섬

출판사 서평

“세상이 조용하면, 나무도 말을 한다.”

『나무 아래에서 걷는 시간』은 속도에 익숙한 우리에게 멈춤의 가치를 일깨우는 책이다. 출판사 펍스테이션은 이 책이 가진 자연주의 산문의 정갈함과, 감정의 깊은 층위로 침잠하는 사유의 힘에 주목했다.

이 책은 어느 날 숲속을 걷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눈앞의 나뭇잎 하나를 바라보는 순간에 비로소 깨닫는 것들에 관한 기록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 교사이며 치유자다. 하지만 우리는 그 소리를 너무 자주 놓친다. 메이비는 이 책을 통해, 자연 속으로 들어가야만 들리는 ‘삶의 낮은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번역해 우리에게 건넨다.

한국어판 출간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바로 ‘느림의 온도’였다. 고요한 문장과 풍경 사이를 걷는 듯한 리듬을 살리기 위해 번역문장은 가능한 한 간결하고 절제된 형태로 다듬었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의미를 선명하게 전달하는 메이비의 문체를 해치지 않도록 주의하였다.

『나무 아래에서 걷는 시간』은 자연을 바라보는 책이 아니다. 자연과 함께 걸으며 나를 돌아보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마치 저자와 나란히 숲길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무와 풀, 햇빛과 공기,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감정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는 이 책이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다고. 자연은 늘 그런 방식으로, 말없이 우리를 받아주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해밀턴 라이트 메이비

해밀턴 라이트 메이비(Hamilton Wright Mabie, 1846–1916)는 미국의 수필가, 문학 평론가, 교육자이며,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미국 문단에서 ‘정신적 스승’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컬럼비아 대학과 유니언 신학교에서 수학한 그는, 신학적 기반 위에 인문학적 통찰을 더한 산문으로 대중과 평단 모두의 인정을 받았다.

그는 『Outlook』 지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수많은 작가와 독자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삶과 문학, 자연과 인간성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꾸준히 전파하였다. 특히 그는 ‘문학이 인간을 윤택하게 하고, 자연이 삶을 치유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메이비는 당대 미국 문예 비평계의 도덕적 지향점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되며, 헨리 데이비드 소로, 랠프 왈도 에머슨 등의 정신을 계승한 자연주의 에세이스트로 꼽힌다. 그의 글에는 종교적 메시지가 아닌, 일상에서 피어나는 진심 어린 감정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깃들어 있다.

『Under the Trees and Elsewhere』는 그의 대표작으로, 출간 이후 한 세기가 넘도록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진중하게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위안을 주고 있다. 미국의 여러 교육기관에서는 이 책을 ‘인격 교육’과 ‘영혼의 교양’으로 활용해왔다.

조용하고 겸손한 언어로 삶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메이비의 산문은, 오늘날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려는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번역 언어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