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땅에 남는다

미션 돌로레스에서 차이나타운까지, 도시가 말해준 나의 조각들

찰스 워렌 스토다드 지음 | 언어의 숲 옮김

해밀누리 2025년 07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기억은 땅에 남는다』는 찰스 워렌 스토다드가 1902년에 발표한 여행 산문집 『*In the Footprints of the Padres*』를 한국 독자에게 맞춤 구성한 책으로, 1850년대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역사와 풍경, 개인 기억이 교차한 장대한 회고록이다. 이 책은 미션 돌로레스, 야세미티 계곡, 몬터레이 해변, 차이나타운 거리 등 시공간을 넘어선 공간들을 배경으로,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에 이르는 감정의 여정을 각 장소의 흔적과 함께 기록하였다.

스토다드는 장소의 물리적 풍경뿐 아니라, 그 안에 깃든 감정적 잔영을 ‘발자취’라는 메타포로 담아냈다. 미션 돌로레스의 종소리는 종교적 현존을, 모래사장 바닷바람은 기억의 새로움을, 차이나타운 골목의 냄새는 도시의 다채로움을 상징하였다. 그는 각 장소를 밟으며,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시간 속 내 자아를 재발견하는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회복하였다.

이 책은 단순한 지리적 여행기를 넘어선다. 공간과 시간, 역사와 개인, 도시와 기억이 맞닿은 지점에서, 스토다드는 “도시는 기억이고, 기억은 지형을 통해 되살아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발자취 하나하나로 잊힌 삶의 단편을 불러내며, 독자는 장소가 아닌 ‘감정의 지도’를 따라 걷게 된다. 그 여정은 곧 과거를 마주하는 일이며, 자신 안의 오래된 시간과 재회하는 경험이 되었다.

『기억은 땅에 남는다』는 19세기 중반 캘리포니아의 풍경과 감정, 사유를 깊이 있게 조율한 작품이다. 그 결과, 이것은 시간과 장소, 자아가 얽힌 문학적 산책이 되었으며, 독자에게는 장소를 ‘밟는’ 행위가 아니라 장소에 ‘밟힌’ 마음의 여정을 체감하게 하는 가치 있는 작품이 되었다.

목차

서문

산 가브리엘의 종

엘도라도의 옛 시절
1. 보아야 할 낯선 나라들
2. 지협 횡단
3. 태평양 연안을 따라서
4. 드레이크의 항적을 따라서
5. 텔레그래프 힐 꼭대기에서
6. 포장도로의 풍경
7. 소년의 소풍
8. 미션 돌로레스
9. 샌프란시스코의 사교계
10. 해피 밸리
11. 자경단
12. 생존자의 이야기

옛 중국의 한 조각

패럴론 제도의 알 채집꾼들과 함께

몬터레이의 추억

캘리포니아의 방갈로에서

원시 캘리포니아

내륙 요트 항해

요세미티의 그림자 속에서

안개 낀 도시의 사건
1. 달이 비춘 것
2. 해가 비춘 것
3. 상처 입은 마음의 향유
4. 세상에 잊힌 채

출판사 서평

『기억은 땅에 남는다』는 공간이 곧 역사와 감정, 그리고 개인의 내면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문학적 성찰이다. 스토다드는 단순한 여행기 작가가 아니라, 시간을 밟으며 과거의 자아를 재발견한 감각의 탐색자였다. 1850년대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도시는 기억’이라는 오래된 통찰을 실천했다.

미션 돌로레스의 어느 언덕 위에서 들린 종소리, 야세미티의 숲속 길에서 느낀 햇살, 몬터레이의 파도 소리, 차이나타운 거리의 복잡한 향기까지. 이 모든 감각은 스토다드의 발자취를 통해 시간 속으로 소환된다. 독자는 그리하여 장소를 배경으로 한 기억의 축적이 아니라, 장소 자체가 문학적 내러티브가 되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은 현대 도시 에세이의 원형이라 평가받는다. 관광과 소비 중심의 도시와는 달리, 허다에 존재하는 ‘소로’와 ‘골목’에서 삶의 흔적을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문학적 감각 회복의 출발점임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 독자는 “내가 그 길을 걸었다”라는 물리적 기억보다 “그 길이 나를 기억했다”는 감성적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기억은 땅에 남는다』는 단지 장소를 읽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공간을 통해 내면을 읽고, 기억의 지형 위에서 자아를 복원하는 문학적 여행이다.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과거라는 정체성을 현재 속으로 불러들이며, 장소와 시간, 감정이 어떻게 하나의 텍스트로 읽히는지를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 전자책은 깊은 문화적 울림과 사유를 선사하며, 잊힐 수 없는 기억을 되찾는 여정이 되었다.

인물정보

저자(글) 찰스 워렌 스토다드

찰스 워렌 스토다드(Charles Warren Stoddard, 1843–1909)는 미국의 여행 산문가이자 회고록 작가로,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 남부 일대의 역사적·자연적 공간을 개인 기억과 엮어내는 글쓰기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19세기 중반 어린 시절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발자취’를 매개로 한 기억과 장소의 관계를 섬세하게 탐색하였다.<br /><br />스토다드는 유럽 문명권에서 활동한 시간이 길었으나, 항상 고향 땅으로 회귀하는 내면의 동선을 그렸다. 그가 남긴 『기억은 땅에 남는다』는 1902년 집필을 통해, 그가 밟아온 공간 속에서 ‘자신이라는 시간’을 복원한 기록이다. 그는 성인 이후에도 어릴 적 밟았던 돌길과 골목, 미션의 종소리처럼 내면에 깊이 각인된 경험들을 공간과 연대하여 재현하였다.<br /><br />그의 글은 문학적인 수사나 깊은 철학적 함의를 지향하기보다는, 일상의 감각과 장소적 실재를 충실히 담아내며, 독자로 하여금 함께 걷는 느낌을 주었다. 그는 여행자가 아니라 장소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이었고, 그것은 ‘여행의 본질은 장소로부터 나오는 자아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파하였다. 스토다드는 1909년에 세상을 떠났으나, 그의 작품은 장소와 기억, 자아의 교차로를 기록한 중요한 기록으로 남았다.

번역 언어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