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단편집

구역질 / 김재록 단편소설

제이뉴인 지음

철학실천 2025년 05월 0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공포 단편집: 구역질』 – 제이뉴인의 첫 번째 악몽

불쾌감은 왜 이토록 낯익은가.
혐오스러운 장면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우리의 시선은 무엇을 보상받고 있는가.
제이뉴인은 이 단편집을 통해 묻는다.
우리가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유령인가, 타인인가, 아니면 나 자신인가?

『공포 단편집: 구역질』은 가상현실, 강박, 살의, 삭제, 분리불안, 그리고 기억의 편집증적 왜곡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스물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유의 절제된 문체와 데카당스적 정서로 일관된 이 작품들은,
전통적 공포를 넘어서 심리적 해체와 실존의 혼란에 다가선다.

“나는 구역질이 났다.
그리고 내가 세상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그 구역질은 멈췄다.”

소름이 아닌 침묵, 피가 아닌 정적, 괴물이 아닌 '나'를 마주하는 공포.
이 책은 단순한 호러가 아니라,
존재하는 자의 고통을 응시하는 문학적 해부도다.

목차

선의의 거짓말 6
갈색 집 13
강박증 20
노화 25
대자연 28
두드러기 33
반전 38
불로불사의 영단 43
불사신 50
자기기만자 56
구역질 62
술(기억) 68
아이러니 79
어둠의 장막 82
여자의 인생 84
인생문신사™ 87
내가 죽이려던 놈이 사실 엑스맨이었다는 점 90
거울 93
부이의 죽음 96
절대 이성 98
숲 속의 방 101
흰 피부 104
오타쿠의 꿈 107

책 속으로

나는 내가 세상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고,
신기하게도 헛구역질이 멈추었다.
헛구역질이 멈추자, 내 몸에서는 악취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출판사 서평

구역질이라는 정서적 구토 ― 제이뉴인의 공포는 어디에서 오는가

『공포 단편집: 구역질』은 제목에서 이미 경고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공포’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장을 꺼내어 천천히 들여다보는 일에 가깝다.

제이뉴인의 공포는 피도, 칼도, 괴물도 없다.
그 대신 독자는 일상 속 사소한 위반, 일그러진 말투, 익숙한 공간의 비틀림을 통해 서서히 고통을 감지하게 된다.
공포는 여기서 '느낌'이 아니라 '증상'으로,
그리고 곧 ‘정신의 소화불량’처럼 구역질이라는 이름으로 침투한다.

『두드러기』에서의 자기혐오, 『강박증』에서의 실존불안,
『가상세계』 3부작에서는 삭제당한 존재들의 아우성이 사이버적 신음으로 전이된다.
이 텍스트들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감각의 서사로 독자를 유인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공포를 일으키는 대상’보다, ‘공포가 발생하는 구조’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제이뉴인은 독자에게 사건을 던지지 않는다.
그는 독자의 시선을 조용히 붙들어놓고, 서서히 심연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반전이 아닌 잔상, 속도가 아닌 여운, 괴물이 아닌 자아를 향한 공포.
이것이 이 단편집이 문학적으로 특별한 이유다.

『공포 단편집: 구역질』은 한국 공포문학이 새로운 층위로 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단서다.
그 가능성은 미학적으로 절제되어 있으며, 철학적으로 감염되어 있다.

읽는 동안 당신은 불쾌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 불쾌가 진짜 공포가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너무도 친절히, 너무도 조용히 알려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제이뉴인

제이뉴인은 문학과 개념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다.
삶의 균열, 감각의 잔재, 언어의 부패에서 태어난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재조립하여
문학이라는 형식의 외피 속에 숨긴다.
그의 글은 차갑고 날카롭다. 그러나 동시에 서늘한 온기를 품고 있다.
어둠의 내부를 응시하며, 구역질나는 현실을 견디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그는 익명의 이름으로 쓰고, 허상의 자아로 말하며,
독자와의 조우 속에서만 실체를 드러낸다.
『공포 단편집: 구역질』은 그가 남긴 첫 번째 환영(幻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