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공간을 창조하라!

아마추어의 공간 해석법

박지온 지음

작가와 2025년 07월 0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정확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가 중심이 되어야겠지만, 아쉽게도 저자는 축구 전문가가 아니다. 뒤늦게 시작한 조기축구, 동료들과의 소통, 주말마다 챙겨보는 축구 하이라이트가 그 경험의 전부다. 따라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전문적인 지식을 기대한다면, 이 책은 조용히 덮고 다른 책을 찾아주길 바란다. 다만, 이 책을 읽고 조기 축구나 동호회 경기에 바로 무언가 적용해보고 싶은 아마추어 선수에게는 분명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은 기존 저서 『축구, 공간을 지배하라』의 주제였던 '빈 공간의 중요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빈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선수의 역할, 그리고 그 선수가 패스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결국 '공간 창출'의 핵심은 다른 동료들과의 호흡, 즉 조직력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은 '빈 공간을 창출하는 패스를 위한 계층적 탐색'이다. 여기서 '공간'이 축구를 위한 배경이라면, '계층적 탐색'은 패스를 주거나 골을 넣을 동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이 기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된다.
조기 축구는 즐기기 위한 취미인 만큼 프로처럼 완벽할 수 없고 실수도 잦다. 늘 함께 뛰는 사이가 아니기에 생각과 관점이 달라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나만 옳다'는 생각이나 개인적인 멋을 추구하는 플레이는 절대 금물이다. 나 혼자 뛰는 경기가 아니라면, 좋은 공간으로 공을 보내고 골을 넣어줄 동료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층적 탐색'이라는 기준을 바탕으로 누구에게 패스할 것인지에 대한 약속과 토론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패스의 우선순위가 합의되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로 서로 감정이 상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과정을 돕기 위한 내용이다. 빈 공간조차 보지 못한다면 경기 흐름을 읽거나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없다. 그러나 빈 공간을 봤다 하더라도, 그곳을 활용할 선수가 없다면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제 빈 공간이 보일 때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 하기보다, 오히려 수비를 끌어들이는 '가짜 움직임'(False 9)을 통해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곳으로 패스를 건네 보자. 이것이 바로 라움 도이터 토마스 뮐러나 케빈 더 브라위너가 보여주는 플레이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그들을 '게임메이커'라 표현한다.

우리는 아마추어이기에, 눈앞에 뻔히 보이는 공간으로 동료가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주자. 처음에는 잘 맞지 않더라도, 쉬는 시간에 생각을 나누고 훈련하며 다시 시도하면 된다. 당장의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호흡이며, 거기에 축구의 진정한 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목차

저자 소개

프롤로그: 필드 위의 가상 전쟁, 무엇이 진짜 승패를 가르는가?

A. 필드 위의 보이지 않는 전쟁
B. 왜 우리는 진짜 게임을 보지 못하는가?
C. 진짜 게임의 언어: 공간-선택-시간-조직
D. 축구는 체스판 위의 전쟁이다

제1장: 공간의 재정립

A. 포메이션 숫자에 속지 마라 - 점·선·면의 기하학으로 축구 읽기
B. 현대 축구의 3가지 공간 착각
C. 공간을 해석하는 새로운 관점
D. 개인의 공간을 넘어서는 집단의 공간

제2장: 구조가 선수를 만든다 - 포지셔널 플레이의 탄생

A. 같은 선수, 다른 결과의 미스터리
B. 토털 풋볼에서 포지셔널 플레이까지 - 축구 전략의 역사
C. 시스템이 만드는 선수의 변신
D. 구조적 사고의 실전 적용
E. 더 나은 구조가 승부를 가른다.

제3장: 공간을 내어주고 기회를 얻다 - 실용주의적 공간 활용

A. 공 없이 경기를 지배하는 법
B. 우리 골문 앞 공간의 절대적 사수
C. 역습 축구(Counter-attacking) - 상대의 빈 공간을 찾아서
D. 공간을 포기하고 승리한 사례들
E. 포기의 지혜가 만든 승리

제4장: 시스템은 어떻게 승리를 설계하는가?

A. 공간 점유의 우선순위 - 어떤 공간부터 차지할 것인가
B. '자유로운 선수(Free Man)'를 찾아라 - 과르디올라식 탐색법 1순위
C. 예측을 파괴하는 도구, '세 번째 선수(Third Man)'
D. 시스템의 진화, 패턴 파괴
E. 공간을 지배하는 시스템

제5장: 수직성의 알고리즘 - 최적의 '공간'을 찾는 탐색

A. 왜 어떤 팀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B. 수직성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들
C. 만들어질 공간
D. 수직성의 알고리즘 - 최적 경로 탐색법
E. 수직성, 축구의 본질을 관통하는 핵심

제6장: 선택의 과정 - 계층적 탐색이란 무엇인가?

A. 0.5초의 선택이 승부를 가른다.
B. 가시적 원인: 반복 훈련과 패턴 학습
C. 비가시적 원인: 계층적 의사결정 시스템
D. 계층적 탐색의 뇌과학적 근거
E. 계층적 탐색의 실전 적용

제7장: 선수는 어떻게 0.5초의 기적을 만드는가?

A. '어디가 비었는가?' - 공간분할적 인식
B.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 - 계층적 탐색에 따른 실행
C. 순간의 창의성 - 예측 불가능한 해결책
D. 0.5초 안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

제8장: 궁극의 무기, 라움도이터(Raumdeuter) - 공간 해석자

A. 라움도이터의 정의와 본질
B. 라움도이터는 어떻게 공간을 지배하는가?
C. 창과 방패: 라움도이터 공방(攻防)의 딜레마
D. 라움도이터의 양성과 미래
E.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제9장: 템포, 경기의 맥박을 조종하다

A. 시간의 밀도 - 같은 1분, 다른 가치
B. 파우사(Pausa)와 가속 - 과르디올라의 시간 조절술
C. 15분의 마법 - 하프타임의 라커룸 전쟁
D. 교체 카드의 심리학 - 게임 체인저의 등장
E. 시간을 다스리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제10장 시간 도둑들의 기술 - 전략적 시간 관리

A. 시간 도둑
B. 레알 마드리드의 다크 아츠
C. 현대 축구의 시간 패러독스
D. 감독과 선수의 시간 관리
E. 시간의 진정한 주인

제11장: 하나의 팀을 만든다는 것 - 감독의 설계와 선수의 구현

A. 1+1이 11이 되는 순간
B. 스카우팅의 변화 - 기술이 아닌 '전술 이해도'를 보는 눈
C. 감독의 설계 - 전술은 선수를 위해 존재한다
D. 전술을 넘어서는 선수
E. 소통과 신뢰 -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F. 축구라는 하모니

에필로그: 필드의 문법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A. 같은 11명, 다른 결과의 비밀
B. 공간 이해의 4단계
C. 보이지 않는 것
D. 나를 성장시키는 축구

부록1: 저자의 생각 및 참고자료

A. 아마추어가 보는 축구의 묘미
B. 참고 자료

부록2: 용어와 현대 축구의 주요 인물

A. 핵심 용어 정의 (Key Concepts Definition)
B. 주요 감독 철학 (Key Figures' Philosophy)
C. 라움도이터들: 주요 선수 유형 (Key Player Types)

책 속으로

미래의 축구는 실시간으로 전술을 수정하고, 개별 선수의 컨디션을 즉시 반영하며, 상대의 패턴을 경기 중에 즉각적으로 학습하는 적응형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여전히 어떻게 하면 중요한 공간을 점유할 수 있는가라는 축구의 근본 원리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로서 자신 혹은 동료의 수비 실책, 패스 미스, 부정확한 슈팅, 이기적 플레이 등에서 동료의 불평불만 그리고 자신의 기술적, 체력적 한계와 싸우며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또한 그것을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경험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참으로 값진 일이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희노애락으로 점철된 드라마틱한 인생의 한 단면들을 미리 강렬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노하우가 성숙해줄수록 그 조직속에서 나는 원만하게 녹아들어갈 것이다.

한편 우리가 탐구한 공간의 문법, 선택의 논리, 시간의 전략, 조직의 과학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이들은 축구장을 넘어 일상의 문제 해결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사고 도구들이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에서 짧은 시간안에 순간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접하고 거기에서 동료들과 호흡할 수 있는 실용적 우선순위를 구축해 나가다 보면 이러한 순간 판단력이 사회 생활에서도 나와 주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한된 자원 안에서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판단력
복잡한 상황에서 핵심을 파악하는 통합적 관찰력
집단의 힘을 개인의 합보다 크게 만드는 리더십
현대 축구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개별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라, 22명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집단 지성에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을 이해할 때, 우리는 축구라는 게임을 넘어 인간 협력의 가장 정교한 형태 중 하나를 축구장에서 직접 경험하게 된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시간이 된다면 주말이나 평일 야간 조기 축구 회원이 되어서 직접 경기에 참가해 보길 바란다. 부상과 과음만 조심한다면 부수적으로 사교력 향상과 건강 관리, 그리고 멘탈 관리 능력도 얻게 될 것이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축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열정을 제공했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지온

서로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는 그것을 관통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는 철학, 리더십, 축구 전술, 문제 해결 방법론 등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허물며, 그 안에 숨겨진 본질적인 원리를 탐구하는 작가다. 현재까지 종교, 비전과 리더십, 메타 인지, 축구 전술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며, 독자들에게 각 분야에 대해 현대적인 용어를 통해 고민해 봐야할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의 저서들은 이러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반야심경 해설서』에서는 대승 불교의 핵심 경전인 반야심경을 초기 불교의 언어로 풀어내었고, 『축구, 공간을 지배하라』에서는 필드 위의 전략에서 빈 공간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또한 『꿈꾸는 리더의 마음챙김』, 『혁신적 사고의 비밀』을 통해 미래를 향한 가치 설정의 중요성과 메타인지를 통한 문제 해결 방법론을 다루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책 중 하나인 생텍쥐페리의『어린 왕자』는 비전 설정에 관한 책이라는 관점에서 번역을 시도하였다.

박지온 작가는 이 모든 탐구의 과정을 독자와 공유하며, 일방적인 지식 전달을 넘어 함께 생각하는 여정을 제안한다. 그의 글을 통해 독자들은 흩어진 지식의 조각들을 연결하고,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통합적 사고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