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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의 앤

빨강머리 앤
앤 5
동서문화사

2025년 06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6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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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7.98MB)   |  약 20.0만 자
ISBN 9788949719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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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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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그린게이블즈를 떠나 포윈즈에서 신혼의 단꿈에 빠진 앤
앤은 마침내 그린게이블즈의 첫 신부가 된다. 행복한 한 쌍은 오래된 과수원 햇살 아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사랑의 서약을 한다. 신혼부부는 그들만의 새 보금자리에서 이웃들을 만나고 새 친구들을 사귄다.
신혼의 앤

지붕 밑 다락방… 13
꿈의 집… 21
꿈같은 시간… 29
그린게이블즈의 첫 신부… 40
너와 나의 집으로… 46
짐 선장… 51
학교 선생님의 신부… 60
미스 코닐리아 브라이언트의 방문… 75
포윈즈 등대… 93
레슬리 무어… 109
지난날의 이야기… 120
레슬리의 방문… 135
안개 낀 밤… 140
11월의 나날… 147
포윈즈의 크리스마스… 152
등대와 새해 전야… 164
포윈즈의 겨울… 172
새봄이 오다… 181
새벽에서 황혼으로… 192
짐 선장의 로맨스… 201
허물어진 벽… 206
미스 코닐리아의 주선… 217
오언 포드… 225
짐 선장의 인생록… 232
시작된 집필 활동… 243
오언 포드의 고백… 248
모래톱의 밤… 256
자잘한 이야기… 265
의사 길버트… 276
레슬리의 결의… 285
진실과 자유… 294
딕 무어의 미스터리… 300
레슬리의 귀향… 306
꿈의 배, 항구에… 313
남자와 정치… 321
재 대신에 화관을… 331
뜻밖의 소식… 343
빨강 장미… 350
짐 선장의 출항… 358
꿈의 집이여, 안녕… 363

그러나 기쁨의 빛 뒤에는 반드시 작은 슬픔의 그림자가 뒤따르는 법이었다. (p.15)

“나는 나무가 없는 곳에서는 살지 못해. 내 안에 있는 뭔가 엄청 중요한 것이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느낄 테니까.” (p.28)

가져온 꽃을 매슈의 무덤에 바치고, 앤은 긴 언덕을 천천히 내려갔다. 기분 좋은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축복에 넘치는 저물녘이었다. 서쪽 하늘에는 비늘구름이 떠 있었다. 진홍빛과 호박색으로 물든 그 구름 사이로 풋사과의 초록빛을 띤 하늘이 긴 띠처럼 가로지르고 있었다. 하늘 아래에는 저녁놀에 물든 바다가 반짝이고, 쉴 새 없이 밀려오는 파도가 누런 모래밭에 와서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며 사랑해온 언덕이며 들이며 숲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전원의 정적 속에서 앤을 둘러싸고 있었다. (p.38)

“하지만 진주를 하면 눈물을 흘린다고 옛말이 있잖아.”
“그런 건 두렵지 않아. 눈물은 슬플 때만이 아니라 행복할 때도 흐르잖아. 내가 가장 기쁜 순간에는 언제나 내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어. 마릴라가 내게 그린게이블즈에서 살아도 좋다고 말했을 때, 매슈가 난생처음 예쁜 옷을 선물해줬을 때, 장티푸스에 걸려 살 가망이 없다던 자기가 한고비를 넘기고 살아났다고 들었을 때.
그러니 내게 진주 약혼반지를 껴줘. 나는 인생의 기쁨과 더불어 슬픔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p.39)

집으로 접어드는 오솔길을 따라 늘어선 키 큰 양버들이 하늘을 바탕으로 보랏빛의 위풍당당한 실루엣을 그리고 있었다. 그 뒤쪽으로는 울창한 전나무숲이 병풍처럼 둘러져 강한 바닷바람으로부터 뜰을 보호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올 때면 숲은 뇌리에서 쉬이 지워지지 않는 갖가지 기기묘묘한 음악을 연주했다. 모든 숲이 그러하듯 이곳도 그 깊숙이 비밀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비밀에 감춰진 기묘한 매력은 숲을 헤치고 들어가 참을성 있게 그 매력을 구하는 자만이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볼 때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냉담한 눈으로 접근하려는 이들이 그 신성함을 범하지 못하도록 나무들이 짙은 녹색 팔로 그 비밀을 감싼 채 굳게 지키고 있었다. (p.50)

그것은 폭풍과 별이 빚어내는 신비로운 마법을 알고 있는 바닷가였다. 그러한 바닷가는 언제나 고요히 고독 속에 머물러 있는 법이다. 숲은 결코 고독하지 않다. 속삭이거나 손짓해 부르는 애정 넘치는 생명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바다는 다른 누군가에게 나눠줄 수 없는 자기만의 큰 슬픔으로 쉴 새 없이 신음하며 자기 안에 스스로를 영원히 유폐시키는 하나의 거대한 영혼이다. 우리는 그 무한한 신비를 밝힐 수 없다. 그 언저리만을 서성이며 외경스러움을 느끼며 매혹될 뿐이다. 숲은 수백, 수천의 목소리로 우리들을 부르지만 바다의 목소리는 오직 하나, 그 장중한 음악으로 우리의 영혼을 사로잡아버리는 강력한 소리다. 숲은 인간적이지만 바다는 대천사들을 벗하는 세계다. (p.97)

“짐 선장님, 나는 등불을 켜고 걷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둥그런 불빛의 테두리 바로 바깥쪽 어딘가, 어둠 속에서 적의에 찬 눈으로 나를 은밀히 응시하는 불길한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거든요. 어릴 때부터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어째서일까요? 완전한 어둠 속에 있을 때에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데. 어둠으로 빈틈없이 둘러싸여 있을 때에는 도리어 조금도 무섭지가 않아요.”
“나도 그런 느낌이 들 때가 가끔 있어요. 우리에게 딱 달라붙어 있을 때에는 어둠은 친구요. 그런데 내 쪽에서 어둠을 밀어내려 하면-이를테면 등불의 불빛으로 어둠에서 벗어나려 하면-그 순간부터 적이 되는 듯하오. 아, 안개가 걷혀 가고 있네요. 갈바람이 불기 시작한 게 느껴지나요? 집에 닿을 무렵에는 별이 보일 거요.” (p.145)

“너무나 아름다워 아픔을 느낄 정도지요. 저렇게 완벽한 것에는 언제나 아픔을 느껴요. 어린 시절에는 그것을 ‘기묘한 아픔’이라고 불렀어요. 어째서 완벽함에는 늘 이런 고통이 따르는 것일까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막다른 곳에 다다랐다는 슬픔일까요?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되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걸 아는 데서 오는 아픔?” (p.254)

“시간이 흐르면 그 괴로움도 조금씩 줄어들 거예요, 레슬리.”
언제나 친구의 괴로움을 자신이 겪는 일처럼 예민하게 느끼는 앤으로서는 위로의 말이 매끄럽게 잘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자기가 슬픔에 젖어 있을 때 상대는 아무리 좋은 뜻으로 한 말이라도 자기에게는 상처가 되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섣불리 뭔가를 얘기한다는 게 몹시 두렵기도 했다. (p.260)

무르익기도 하고 섬세하기도 한 빛깔과 소리로 가득 찬 멋진 아침이었다. 항구에는 소녀의 보조개처럼 옴폭옴폭 들어간 잔물결과 반짝이는 윤슬이 일고 있었다. 흰 갈매기가 모래 언덕 위로 유유히 날아오르고 모래톱 너머에는 멋진 바다가 빛나고 있었다. 바닷가를 따라서 가로누운 길쭉한 들판은 이슬에 젖은 채, 하루 중 가장 여리고 맑은 아침 햇살에 물들어 싱그러운 빛을 띠고 있었다. 춤추고 휘파람 불며 해협을 건너온 바람이 아름다운 고요를 더더욱 아름다운 음악으로 채워 놓았다. 흰 탑에 켜진 불길한 등불만 없었다면 이 이른 아침 산책은 앤과 길버트에게 더없이 즐거운 것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두 사람은 불안을 안고 말없이 걸어갔다. (p.361)

앤은 지금 이곳을 떠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낡은 집은 언제까지나 이 자리에 서서 예스러운 매력 가득한 창문으로 바다를 굽어보리라. 소슬바람은 슬픈 듯 집 주위로 불어대고, 잿빛 빗방울은 후드득 지붕에 와서 부딪치며, 하얀 안개는 바다에서 불어올라와 이 집을 감싸리라. 그리고 달빛이 쏟아져 학교 선생님과 그 신부가 걸었던 저 오솔길을 밝게 비추어주리라. 저 오랜 항구 기슭에는 옛이야기가 간직한 매력이 서성이리라. 바람은 변함없이 마음을 유혹하는 휘파람 소리를 내며 은빛 모래 언덕 위로 불어오리라. 파도는 물굽이를 감싼 붉은 바위 해안에서 언제까지나 손짓하고 있으리라. (p.373~374)

동서문화사 《앤》 시리즈 : 어린 앤에서 어른 앤으로
앤 셜리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낭만을 사랑하는, 엉뚱한 매력을 지닌 빨강머리 고아 소녀로, 그녀의 이야기는 처음 《그린게이블즈의 앤》이 출간된 1908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앤에게 익숙한 독자라 하더라도, 대개는 그녀의 유년기를 다룬 《그린게이블즈의 앤》을 통해 처음 그녀를 접하고, 거기까지만 아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앤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 애번리 마을의 ‘그린게이블즈’라는 이름이 붙은 집에서 자란 앤은, 이후 성장하여 성인이 되고,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며 나이 들어가는 삶의 여정을 밟는다. 여덟 권으로 이루어진 《앤》 시리즈는 이러한 앤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이야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앤의 이야기는 일부분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독자에게 가장 친숙한 이야기는 역시 앤의 유년 시절을 그린 제1권 《그린게이블즈의 앤》일 것이다. TV 시리즈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앤을 좀 더 깊이 알게 된 독자라면,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제2권 《애번리 초등학교의 앤》이나, 교직을 잠시 멈추고 대학에 진학하는 청춘기의 앤을 다룬 제3권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앤》까지도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앤의 이야기는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 낯선 도시 서머사이드에서 고등학교 교장으로 일하는 시기를 그린 제4권 《윈디윌로즈의 앤》을 비롯해, 결혼 후 정든 애번리를 떠나 시작한 신혼 생활, 육아와 자녀들의 성장을 다룬 제5권 《신혼의 앤》, 제6권 《잉글사이드의 앤》, 제7권 《무지개 골짜기의 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제8권 《세계대전 시대의 앤》에 이르기까지, 앤의 삶은 시리즈 전편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진다.

꿈과 사랑… 인간의 존엄성까지 일깨우는 진정한 명작
10대부터 50대까지 다루어진 앤의 삶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를 잃은 어린 시절부터 이미 순탄치 않았으며, 이야기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전쟁이 가져온 야만의 시대에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으면서 가족과 삶을 지켜 나가야 하는 중대한 국면을 맞이한다. 그럼에도 독자가 앤의 이야기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은, 비극에 함몰되지 않고 일상 속 작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며 웃음과 행복을 발견해 가는 그녀의 삶의 태도이다. 부디 《앤》 시리즈가 앤의 유년기와 청춘 시절을 사랑했으나 그 이후의 이야기는 몰랐던 독자들에게도, 앤의 전 생애를 함께 따라오며 그녀의 삶을 아끼고 사랑한 모든 독자들에게도 웃음과 감동을 전하며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야기로 남기를 바란다.

보다 상세한 주석과 자료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번역
《앤》 시리즈 전 8권을 번역하면서 저본으로 삼은 것은, 펭귄출판사 산하의 아동ㆍ청소년 도서 브랜드인 퍼핀 클래식(Puffin Classics) 시리즈였다. 이 가운데에서도 역자가 영국에서 직접 구입해 청소년기에 처음으로 읽었던 1990년 판본을 중심으로 삼았다. 다만 퍼핀 클래식 시리즈는 《앤》 시리즈 중 제6권까지만을 포함하고 있어, 나머지 두 권의 번역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판본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영국의 아동ㆍ청소년 도서 전문 출판사인 툰드라(Tundra Books)와 폭스아이(Fox Eye Publishing)에서 출간한 전권 시리즈를 함께 참고했다. 판본마다 문장의 일부가 생략되거나 추가된 경우가 있었고, 등장인물 이름 표기에도 한두 가지씩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어, 마지막 두 권뿐 아니라 앞의 여섯 권에 대해서도 여러 판본을 두루 비교ㆍ대조해 가며 번역을 진행했다. 또한 제1권 《그린게이블즈의 앤》의 경우에는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Oxford University Press)에서 출간한 The Annotated Anne of Green Gables(주석판 그린게이블즈의 앤)를 참고하여 보다 상세한 주석과 자료를 바탕으로 번역의 깊이를 더했다.

국내 유일! 《Anne of Windy Willows》를 저본으로 삼다
이 가운데 《앤》 시리즈에서 특히 판본 간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것은 제4권이다. 이 권은 엄밀히 말해 《바람 부는 버드나무집의 앤》(Anne of Windy Willows)과 《바람 부는 포플러집의 앤》(Anne of Windy Poplars)이라는 두 가지 제목과 내용을 지닌 판본이 존재한다. Anne of Windy Willows는 1936년 8월, 영국 하랩(Harrap)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된 제목이며, 북미에서는 Anne of Windy Poplars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이 차이에는 다음과 같은 후일담이 전해진다.
“내가 원래 정한 제목은 Anne of Windy Willows였어요. 그런데 제 미국 출판사인 스토크스(Stokes)에서는 그 제목이 케네스 그레이엄의 동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The Wind in the Willows) 》을 너무 연상시킨다며 반대했죠. 전 그 주장이 다소 억지스럽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Willows’ 대신 ‘Poplars’는 어떠냐고 제안했어요. 하지만 제 영국 출판사인 하랩(Harrap)에서는 그 생각을 일축하고, 반드시 ‘Willows’를 유지해야 한다고 고집했어요. 하랩 씨 말로는, 영국 사람들은 포플러(Poplars)는 거의 모르고, 버드나무(Willows)에는 익숙하다는 거였죠!!” - L. M. 몽고메리, 『친애하는 M 씨께: L. M. 몽고메리가 G. B. 맥밀런에게 보낸 편지』
이 편지는 몽고메리가 오랜 친구이자 출판인이었던 조지 보이드 맥밀런(G. B. Macmillan)에게 보낸 것으로, 그녀가 Anne of Windy Willows라는 제목의 원고를 각각 영국의 하랩(George G. Harrap & Co. Ltd.) 출판사와 미국의 스토크스(Frederick A. Stokes Company) 출판사에 보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 측에서는 ‘Windy Willows’라는 제목이 1908년에 출간된 이래 영국 아동문학의 고전이 된 케네스 그레이엄의 대표작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과 혼동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제목 변경을 요구했고, 이에 몽고메리는 Anne of Windy Poplars라는 제목을 새롭게 제안하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정작 케네스 그레이엄의 모국인 영국의 하랩 출판사는 이 제목의 유사성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영국 독자들에게는 ‘포플러’보다 ‘버드나무’가 더 친숙하다는 이유로 작가가 처음 선택한 제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이유로 제4권의 영문판은 북미(미국ㆍ캐나다)와 영국(그리고 이후에 호주)에서 각기 다른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북미 측 출판사는 유령이나 죽음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룬 일부 장면에 대해 삭제나 완화를 요청하면서, 두 판본은 제목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일정한 차이를 보이게 되었다.

《윈디윌로즈의 앤》_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앤을 만날 기회!
동서문화사 《앤》 시리즈 제4권의 번역에는, 작가가 원래 선택했던 제목을 유지하고 삭제 없이 온전한 내용을 담고 있는 Anne of Windy Willows를 저본으로 삼아 《윈디윌로즈의 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또한 제1권 《그린게이블즈의 앤》과 제4권 《윈디윌로즈의 앤》 모두에서, 앤이 살았던 집의 이름을 뜻으로 번역하기보다는 소리 그대로 옮기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몽고메리가 제목을 지을 당시, 제1권에서는 ‘G’, 제4권에서는 ‘W’로 시작하는 단어를 골라 두운(頭韻)의 효과까지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결정으로, 우리말 제목에서도 ‘ㄱ’과 ‘ㅇ’ 또는 ‘위’로 시작하는 소리의 감각을 살려보고자 한 의도였다.

꿈과 낭만 넘치는 소녀 앤을 오롯이 그려내다
역자가 《앤》 시리즈를 번역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낭만적인 언어를 추구하는 감수성 풍부한 10대 문학소녀로서의 앤의 언어 세계를 충실하게 담아내는 것이었다. 특히 1권에서 앤이 애번리의 여러 장소에 이름을 붙일 때, 마치 또래의 문학소녀가 책에서 읽고 써 보고 싶어할 만한 단어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마을 사람들에게는 ‘가로수길’(Avenue)이나 ‘배리네 연못’(Barry’s Pond)처럼 현실적인 명칭으로 불리는 장소들이, 앤의 언어를 통해 ‘환희의 하얀 길’(White Way of Delight), ‘반짝이는 윤슬의 호수’(Lake of Shining Waters) 같은 낭만적인 이름으로 바뀌게 된다.
여기서 사용한 ‘윤슬’이라는 단어는 ‘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데, 영어를 포함한 대부분의 외국어에는 대응어가 없는, 오직 한국어에만 있는 아름다운 표현 중 하나다. 그렇기에 물론 원문에 정확히 대응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반짝이는 잔물결’이라는 평이한 표현보다 ‘윤슬’이라는 한 단어가 앤 셜리라면 꼭 쓰고 싶어 했을 법한 낭만적인 느낌을 담고 있다고 판단하여 번역에 반영했다.
또 하나의 예로,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는 ‘닮은꼴 영혼’(kindred spirit)이라는 번역은 단어 대 단어의 직역으로는 완벽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앤이 말하는 ‘kindred spirit’이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마치 같은 영혼의 조각을 나눠 가진 존재, 태생은 달라도 영혼으로는 서로가 혈연인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를 살리면서도 열 살 소녀가 사용할 법한 단어로 고민한 끝에 ‘닮은꼴 영혼’이라는 표현으로 옮기게 되었다.

입말이 살아 있는 보다 생생한 앤을 만난다!
동서문화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앤》 시리즈 전권을 꾸준히 출간해 왔고, 이는 이번 번역 작업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 매우 유용하고 든든한 자산이 되어 주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이번 번역에서 새롭게 중점을 둔 점이 있다면, 우선 대화에서는 입말의 생생함을 살리는 것이었다. 대화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큰 문제가 없더라도, 실제 회화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그러나’, ‘그러므로’ 같은 접속 부사는 되도록 지양하고, 의미는 그대로 유지하되 보다 자연스럽고 구어에 가까운 부사로 대체하였다. 명사와 동사의 어미 선택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 등장인물들의 말이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올 수 있도록 했다.

우리말 어휘의 폭과 깊이까지 담은 명품 번역
반면 직접 인용이 아닌 서술이나 묘사의 경우에는, 책이라는 매체가 가진 언어의 저장소이자 박물관 같은 기능을 의식하며 단어를 골랐다. 설명이나 묘사에서는 문어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리말 어휘의 풍부함을 최대한 끌어내, 일상에서 잘 쓰이지 않거나 자칫 사어(死語)가 되어 버릴 수도 있는 표현들도 가급적 되살려 보고자 했다. 예를 들어 ‘서로 주고받을 물건이나 일 따위를 비겨 없애다’는 뜻을 나타낼 때 요즘 흔히 쓰이는 ‘퉁 치다’는 표현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이에 대응되는 의미를 지닌 ‘에끼다’ 같은 표준어를 찾아 사용함으로써, 우리말 어휘의 폭과 깊이를 번역에 담아내고자 했다.
또한 특정 의미를 전달할 때, 요즘 널리 쓰이는 표현에만 의존하지 않고, 문장의 문학성과 언어적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어휘라면 자주 쓰이지 않더라도 적극 활용하려 했다. 앤은 자연을 깊이 사랑하는 인물이기에, 계절이나 시간의 변화, 날씨, 자연물에 대한 묘사가 자주 등장한다. 이런 부분에서 반복적인 단어만을 사용하는 대신, 가급적 다양한 표현을 찾아 적용했다. 예를 들어 ‘날이 흐리다’, ‘잔뜩 찌푸렸다’ 같은 익숙한 표현뿐 아니라, ‘날이 흐려 어둡고 침침하다’는 뜻의 ‘끄느름하다’와 같은 단어도 그 맥락에 맞게 문장에 담았다.

누구보다 앤을 사랑한 역자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 앤!
그럼에도 번역에는 필연적으로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의도된 의역이 원문으로부터 너무 멀게 느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원문에 충실하려 한 표현이 우리말 고유의 어감과 충돌하며 다소 어색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다만, 역자 역시 어린 시절부터 앤 셜리라는 소녀의 삶과 이야기를 사랑해 온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애정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녀의 삶이 번역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깊이 고민했다는 점만은 독자 여러분께서 너그러이 헤아려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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