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면 대박이다

고사리 지음

일월문학 2025년 06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전임 대통령의 큰딸 아오렐라샤는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대낮에 죽은 영부인을
저승에서 불러낸 기막힌 최면술 때문에 공원에서 기절한다. 이것을 계기로
성직자 행세를 하면서 유명한 최면술사이기도 한 드비쌩타센 목사와 아오렐라샤는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아오렐라샤가 조금씩 드비쌩타센 목사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작은 키에
외모가 꼭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같이 너무 못생긴 것도 그렇지만, 실지로 그가
외계인 행세를 하기 때문이다.
유별나게 문학을 특히 소설을 좋아하고 단편소설을 직접 서너 편 쓰기도 하면서
특이한 최면술 같은 기기묘묘한 유체 이탈 기법으로, 현재 자기가 살고 있는,
바멍천국이란 나라가 있는 지구와 똑같이 생긴 별에서 무려 225만 광년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한국이란 나라의 수도 서울에, 그것도 서울특별시 강동구
고덕동, 아니 명일동에 있는 궁전다방이라는 커피숍에 자주…… (이하 부득이한
사정으로 중략).

목차

새가 대통령을 잡아먹다 10
집에 가서 개나 걷어차라 36
250명이 분신자살을 하다 100
코뿔소와 백합꽃의 금창이 미어지는 슬픈 사랑 153
거대한 음모 197
바보와 멍청이와 천치 227
대통령의 딸과 뜬금없는 유산 233
아들아 까마귀를 아느냐 291
죽은 영부인을 저승에서 불러낸 기막힌 최면술 315
더 피스 오브 더 크로커다일 364
손가락 사이에 면도날을 끼워서 388
방음장치가 된 이상한 방 405
동정녀 공주와 목사와 치명적인 최면술 418
대박을 손에 쥔 구미호 443

책 속으로

＜동정녀 공주와 목사와 치명적인 최면술＞ 중에서
“공주님, 나는 어지자지입니다.”
“네?”
“나는 외계인이 아니고 어지자지란 말입니다, 어지자지.”
“어…… 뭐라고요?”
“어지자지요, 어지자지!”
그가 어지자지란 말에 힘을 주며 말했다.
“어, 어지자지가 뭐예요? 무슨 뜻이에요?”
“공주가 돼가지고 어지자지도 모르다니. 뭐든지 공주님답게 다 잘 아는 박사인 줄
알았더니 드디어 크게 실망했습니다, 실망. 허허허. 이건 농담으로 한번 슬쩍 해본 소리니까
섭섭하게 들을 것까지는 없고요. 그보다 어지자지란 말을 설명을 하기 전에 공주님께서
저하고 한 가지 약속을 해줘야겠는데요.“
“무슨 약속을요?”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곧 어지자지에 관한 모든 말을 죽어 무덤에 갈 때까지
아무한테도 발설하지 않고 혼자만 알고 있겠다는 약속을 말입니다. 그런 말을 내가 하더라고,
드비쌩타센 목사한테서 직접 들었다면서 자기는 외계인이 아니고 어지자지라고 하더란
말을 말입니다. 그 약속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공주님?“
“그런 약속을 왜 해야 해요?”
“대답부터 듣고 싶습니다.”
“저는 아무 약속이나 함부로 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목사님도 이제는 어느 정도 파악했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요?“
“…….”
“도대체 어지자지가 뭔데, 무슨 어마어마한 말이기에 죽어 무덤에 갈 때까지 목사님한테
들었다는 것을 비밀로 해달라는 거예요? 어지자지가 뭐예요?“
“약속을 할 수 없다는 뜻이군요? 그렇다면 배짱대로 하십시오.”
“지금 배짱이라고 했어요?”
“예. 배짱이라고 했습니다. 분명히 배짱이라고 했습니다.”
“…….”
“그러면 배짱대로 하실 줄로 알고, 어지자지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어지자지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들이 제기를 찰 때에 두 발을 번갈아 차는 것을 어지자지라 하고, 다른
하나는…….“
드비쌩타센 목사가 다음 말을 꺼내기가 뭔가 좀 민망스럽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 아오렐라샤가
여지없이 다음 말을 좨쳤다.
“다른 하나는 뭐죠? 뭐죠?”
“…….”
“왜 말을 하다 말고 민망스러운 표정을 짓죠?”
“남자는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여자는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를 한몸에 겸해서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동물을 어지자지라고 합니다.“
“뭐, 뭐라고요?”
아오렐라샤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낮은 비명 같은 소릴 질렀다. 드비쌩타센 목사가
미묘한 미소를, 그러면서도 그러면 그렇지, 아무리 공주님이지만 너라고 별수 있나. 드디어
너도 걸려들었구나라는 느긋한 표정 같은 것을 또 지으면서 계속 어지자지에 대해서
말했다. 이번엔 말이 길었다. (중략)

출판사 서평

이 소설에는 남자나 여자나 젊으나 늙으나 외모나 지능이 사람과 똑같은 에이아이가
많이 등장하지만 분명히 공상과학소설은 아니다. 어느 날 국민에게 말로만 약속을
하고 하나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유명 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이 거대한 괴물 같은
청호반새에게 물려 가더니 혀가 뽑혀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계기로,
인간 세상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기괴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물론 사건이 일어난 배경도 우리가 사는 지구가 아니고, 지구라는 별에서 무려 225만
광년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바멍천국이라는 나라에서 발생한다.

특히 눈을 의심할 사건은 그곳의 암자에 앉아 있던 부처가 유체 이탈을 해서, 곧 황금빛의
부처 속에서 또 하나의 황금빛 부처가 나와서 암자의 공중을 옅은 구름을 타고
돌아다니는가 하면, 교회 목사라는 사람도 유체 이탈을 해서 225만 광년이나 저승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그곳에서, 전직 대통령의 큰딸이 후최면건망이라는, 최면에서 깨어난 뒤에도
최면 중에 했던 일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최면에 걸려 아버지뻘 되는 늙은 목사를
여자가 되레 유혹을 하는 경악을 금치 못할 사건이 벌어진다.

이 책을 출간하는 나로서는 큰 충격과 함께 한편으론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많은 감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너무 충격적이고 무서워서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솔직한 고백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고사리

소설가 고사리는 광주일보 신춘문예와 ≪현대문학≫에 단편
「이른 비 늦은 비」「바보들의 나라」 발표 이후 TV문학관
베스트셀러극장 특별수사본부 ＫＢＳ극장 등 방송극과
시나리오를 집필하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문학특별창작기금 1,300만 원 선정 작품
창작소설집『살아 있는 전설』을 비롯『삼국지(전 5권)』
『빠삐용군단』『숲속의 바보』『무전유죄』등과 최근작으로
『나는 세종대왕의 아버지다』『내일의 여자 대통령』『악마의
소설(전 3권)』『올케언니』『토끼는 원숭이의 궁둥이를 싫어한
다』『대통령도 자살하는데 뭐』『호박씨 까기(전자책)』
『자수성가한 열두 사람의 CEO 이야기』등 장편 여러 편이 있다.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학사.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연구학과 석사. 제68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제1회 전쟁문학상. 제15회 크리스천문학상. 제9회 기독교문화대상
문학 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