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경계 위에서

경계 위에서 바라본 유럽, 전쟁, 그리고 인간의 존엄

헨리 제임스 지음 | 언어의 숲 옮김

해밀누리 2025년 06월 2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전쟁의 경계 위에서』는 20세기 초 격동의 시대, 유럽을 뒤흔든 제1차 세계대전을 지성인의 눈으로 바라본 헨리 제임스의 깊은 사유가 담긴 수필집이다. 미국 출신이지만 평생을 유럽에서 살아온 저자는 ‘자유’와 ‘문명’의 위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전쟁의 문턱에 선 인류의 운명을 진지하게 성찰한다.

본 도서는 『Within the Rim, and Other Essays, 1914–15』에 수록된 여섯 편의 글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각각의 글은 1914년부터 1915년 사이에 발표되었으며, 그 시기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충격, 그리고 도덕적 딜레마를 정교한 언어로 직조해낸다. 특히, ‘Within the Rim’에서는 중립을 유지하던 미국이 유럽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The Long Wards’에서는 부상자와 간병인의 세계를 통해 전쟁이 인간의 내면에 끼친 영향을 그려낸다.

헨리 제임스의 문장은 단호하면서도 조용하고, 분노보다는 고뇌가 깃들어 있다. 그는 결코 선동하거나 정치적 입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감수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오늘날에도 전쟁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경고이자 양심의 목소리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지켜본 한 지식인의 기록은, 지금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출판사 서평

“전쟁의 경계 위에서”는 단순히 역사적 에세이의 범주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책은 지성의 무게를 담은 양심의 목소리이며, 침묵보다 고통스러운 언어로 기록된 인간 존엄의 증언이다.

헨리 제임스는 전쟁을 고발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전쟁 속에서도 인간이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을지를 끝없이 되묻는다. 그것은 칼보다 펜을 든 이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결한 저항이며, 가장 고통스러운 애도이기도 하다. 문장 하나하나가 무겁고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울림이 있다.

특히 이 책은 문명국가라는 이름으로 정의와 도덕, 인간성이라는 이상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한 지식인의 고민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는 미국의 침묵을 고통스럽게 바라보며, 자신이 믿는 문명과 윤리의 가치를 끝까지 지키려 한다. 그 고독한 고집이야말로 이 책이 지금도 가치 있는 이유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책은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침묵하고, 무엇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가?

작가정보

저자(글)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Henry James, 1843–1916)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를 대표하는 미국 출신의 소설가이자 비평가로, 유럽과 미국 양 문화권에서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그는 『여인의 초상』, 『데이지 밀러』, 『나사의 회전』 등으로 유명하며, 복잡한 심리 묘사와 정교한 문장 구성으로 현대 소설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1860년대 중반부터 영국에 거주한 그는 말년에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고, 1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에는 영국과 유럽에 대한 강한 연대감을 표명했다. 당시 그는 미국의 중립 정책에 실망하며, 문명국가로서의 책임을 촉구하는 수필을 다수 발표하였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Within the Rim, and Other Essays, 1914–15』이다.

이 책은 헨리 제임스가 소설가로서의 명성만큼이나 뛰어난 수필가였음을 증명하는 작품으로, 그의 인문적 통찰과 윤리적 진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평생 동안 인간의 내면과 문화적 충돌에 천착해온 그는, 전쟁이라는 비극적 현실 속에서도 인간다움과 문명의 가능성을 놓지 않으려 했다.

번역 언어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