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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보름

R. C. 셰리프 지음 | 백지민 옮김
다산책방

2025년 06월 27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6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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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19MB)   |  약 22.5만 자
ISBN 9791130668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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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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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가 건져낸 시간의 모래톱에 숨겨진 보물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었던 시기, 영국의 한 언론이 전 세계의 유명인들에게 고립되고 외로운 코로나 시기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청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책을 추천했지만 그중 단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이자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추천사였다. “내가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고양적이며 삶을 긍정하는 책”이자 “일상적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운 존엄성이 이보다 섬세하게 포착된 경우는 드물다”라던 이 책은 바로 1931년 출간되어 복간과 절판을 거듭했던 책 『구월의 보름』이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헌사를 계기로스크리브너사는 이 책을 특유의 정취를 되살려 복간했고 90년 만에 우리 곁에 돌아와 다시금 전 세계의 언론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내가 지금 떠올릴 수 있는 가장 고양적이며 삶을 긍정하는 책이다. 1931년 출간된 이 책은 평범한, 조금은 쪼들리는 가족이 그들의 화려할 것 없는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이동하고, 또 즐기는 이야기를 고도로 정교한 솜씨로 풀어낸다. 이 책에서는 거의 어떠한 극적인 사건도 없다. 그러나 작가는 무엇이 재미있고, 무엇이 재미없는지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마술처럼 재정립해 우리가 이 가족들의 감정에 온전히 조음하게 만든다. 그는 절대 주인공들을 위에서 내려다보지도, 그 존재 이상으로 추어올리고 신성시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만 주인공들의 서로와 타인에 대한 본능적인 예의와, 개인적인 좌절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자의식에 휘둘리지 않으며 불완전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품성에 주목하고 존중한다. 일상적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운 존엄성이 이보다 섬세하게 포착된 경우는 드물다.
-가즈오 이시구로(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구월의 보름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유리병 속 색색의 유리알

휴가를 떠난 사람은 상황만 조금 달랐어도 자신이 되었을지도 몰랐던 사람, 자신이 되었을 수도 있었던 사람이 된다. 모든 이는 휴가 중에 동등하다. 모두가 비용이나 건축 기술일랑 고려하지 않고 저마다의 성을 꿈꿀 자유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토록 섬세히 직조된 꿈들은 숭배하듯 보살펴야만 하고 그다음 주의 투박한 빛으로부터는 떨어뜨려 놓아야만 한다.
35쪽

당신은 사실, 기어를 바꾸려고 더듬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한순간 여행길이라는 윙윙대는 저속 기어와 휴가라는 보드랍고 천천히 변하는 고속 기어 사이 중립의 공백 속에서 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목적 없는 통제 불능의 순간에 당신은 양손을 꼼지락거리고,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고, 스티븐스 씨처럼, 다소 변변찮게 말하기가 쉬워지는 것이다. “그래…… 다 왔구먼.”
159쪽

스티븐스 가족은 이런 것들에 주목하지 않으려고 분투했다. 그들은 아파트식 호텔이라고 자칭하던, 꼬마전구들을 내걸고서 도로 건너편까지 라디오 음악을 빵빵 틀어놓던 매력적인 숙소들에 허깃 부인이 대항해 고요히 분투했음을 알았다. 당일치기 관광버스 여행과 방갈로들이 얼마나 허깃 부인의 심장에서 기운을 쪽쪽 빨아내고 있는지 그들은 알았으며, 허깃 부인이 절대로 불평 한마디 내뱉지 않았음을, 그녀는 입술을 앙다물고 결연하게, 문지르기를, 광을 내기를, 요리하기를, 미소 짓기를 계속했음을 알았다. 허깃 부인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알고 있는 것을 그들도 알았던 것이다. 활기차고, 여유롭고, 번창하는 듯한 겉치레라도 차리는 것이 그녀의 손님들을 그녀의 숙소에다 붙들어 매어주는 마지막 남은 비실비실한 끈이었다.
185쪽

한여름에 햇빛은, 옥외에서 보낸 긴 하루의 끝으로 갈수록 거의 짐덩이가 되는 수가 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서쪽 하늘에 고집스레 매달려 있는 그 창백한 백열광은 사람을 거의 분개하게 만들
고, 커튼을 쳐본들 침실은 완전히 깜깜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구월의 잠식해 오는 밤들은 낮의 전경에 새로운 장면을 더해준다. 악단의 음악은 광채를 뿜는 보석이 있는 왕관에서 흘러오는 듯싶고, 웅얼거리는 목소리와 해변 산책로를 따라가는 고무신들의 부드러운 타박거림, 유원지의 꼬마전구들과 바닷속 별들의 반짝임은 낮의 요란한 기상에 부드러운 낭만을 가져다준다.
197쪽

하지만 그는 시간은 시계의 바늘에서나 균등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에게 시간은 미적대면서 거의 뚝 멈추어 있는가하면, 재빨리 내달리고, 절벽을 뛰어넘듯 훌쩍 사라지거나, 다시금 미적댈 수 있는 것이다. 그가 약간의 슬픔을 품고서 알았던 것은, 시간이 종국에는 늘 따라잡는다는 것이다.
209쪽

그는 자기 직장이 창피했고, 옛 학교가 창피했는데, 직장과 학교는 아버지 인생의 자랑스러운 업적들이었다. 그는 불충했다. 그 점이 그가 불행한 까닭의 핵심이었다. 고독한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면 그는 마음속에서 비밀리에 경멸했던 것을, 아류이며 딱히 좋은 게 아니라고 알았던 것을 평생토록 자랑스러워하는 행세를 해야만 했다.
그것이 충성의 의미였을까? 모든 타고난 자부심을 익사시켜 버리고, 그가 이바지하도록 정해진 그 애처롭고 소소한 기준을 우러러볼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자신을 으스러뜨리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운 기준이 그의 것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을 그가 의심의 여지없이 알았는데도 말이다?
258쪽

스티븐스 가족은 눈을 반쯤 감고서 자리를 잡았다. 바다는 방파제에 대고 어리마리 찰싹대고 있었고, 부드러운 바닷바람이 제 온화한 웅얼거림을 멀찍한 느릅나무들의 바스락거림으로 바꾸었다. 그들은 저녁 기차가 역에서 칙칙폭폭 나오는 소리를, 해변 산책로 위에서 웅얼대는 목소리를, 또 발이 타박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악단의 음악은 이런 소리를 모아서 제 교향곡 속으로 엮는 듯했다.
270쪽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는 가족들은 모두 이런 측면에서 스티븐스 가족과 비슷하다.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두 개의 개별적인 성품을 개발해 내는데, 하나는 가족에게 쓰는 용, 다른 하나는 낯선
사람들과 쓰는 용이다. 가족용 성품은 그들의 타고난 자아 아래에 억제되어 있고, 낯선 사람들에게 드러나는 성품은 의기양양하고 인위적으로 방방 떠 있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그들은 우연의 힘으로
그들이 낯선 사람들과 가족 앞에서 한 번에 자신들을 드러내야 할 때면 편치 못하고 낯부끄러워지고, 그러니 그들은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가장 비이성적인 수고까지 감행하게 된다.
287쪽

제일 좋아하는 음반들의 뒷면에 있는 곡들은 언제나 부당한 취급을 받는다. 그들은 덩치를 키우려고 더해진 덤으로 간주되고, 우연히 어느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어 존엄하게 다뤄질 경우에만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272쪽

인생의 황금 같은 시간은 기억이 꼭 붙들 수 있는 예리한 윤곽을 남기지 않는다. 읊조린 말들도, 작은 몸짓이며 생각도 남지 않으니, 깊은 감사함만이 시간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머무른다.
341쪽

태양에 그을린 아버지의 얼굴을 건너다볼 때 그가 떠올린 것은 바다와 모래사장, 튀어오르는 크리켓 공과 웃음소리의 외침들, 산책용 지팡이들과 낚싯대들과 파닥이는 연들, 흥미진진한 경기들과 취미들, 아버지가 겨울철 저녁에 그들에게 소리 내어 읽어준 책들이었다. 바다에서 온 소금기가 아버지의 피부 속에, 저 윤이 나는 파란 서지 코트 아래에 놓여 있었다.
368쪽

그녀는 둘리치의 집을 떠날 때부터 휴가가 끝나기 전에 무언가 굉장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들이 클래펌 환승역에서 함께 서서 기차를 기다렸을 적에, 기차가 호샴에서 빠져나갈 때 그들이 함께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었을 적에, 그들이 보그너의 길거리를 통과해서 시뷰로 다 함께 걸어갔을 적에, 거듭 또 거듭 그녀는 이 휴가가 마지막일 거라고, 그녀가 아버지와 어머니, 딕과 어니와 다시는 결코 이렇게 하지 못하리라고 느꼈다. 슬프고도, 다소 아쉬운 감정이었고, 지금에서야 그녀는 그 의미를 이해했다. 근사한 시절이었다, 보그너에서의 이 휴가들은. 하나 그런 시절들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었다. 그런 시절들이 해를 거듭하며 계속되면서, 죽어가는 어린 시절의 불씨에 미약하게나마 부채질을 시도할 수는 결코 없었다.
384쪽

그것은 마치 그와 식구들이 몇 달 앞서 극장 좌석을 예약해 두었는데, 극장에 가봤더니 반쯤 빈 좌석이 그들을 에워싸고 사람들은 상연 도중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살그머니 나가는 상황인 것만 같았다. 그들이 살그머니 나갔던 이유는 공연이 형편없고 진부했기 때문이었다. 그 역시 내심 공연이 침체기로 몰락했으며 더는 볼 가치가 없었다는 것도 알았고, 그와 그의 식구들이 바득바득 계속 앉아 있으면서 갈채를 보내고 배우들을 응원하려 노력하던 건 배우들의 등을 밀어주자는 끈질긴 의무감을 느꼈기 때문임도 알았다.
414쪽

내가 지금 떠올릴 수 있는 가장 고양적이며 삶을 긍정하는 책이다. 1931년 출간된 이 책은 평범한, 조금은 쪼들리는 가족이 그들의 화려할 것 없는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이동하고, 또 즐기는 이야기를 고도로 정교한 솜씨로 풀어낸다. 이 책에서는 거의 어떠한 극적인 사건도 없다. 그러나 작가는 무엇이 재미있고, 무엇이 재미없는지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마술처럼 재정립해 우리가 이 가족들의 감정에 온전히 조음하게 만든다. 일상적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운 존엄성이 이보다 섬세하게 포착된 경우는 드물다. -가즈오 이스구로(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 강력 추천
 가디언, 텔레그래프, TLS, NPR, 패리스 리뷰, 펍헙, 오브저버, 데일리메일 강력 추천
조지 오웰과 프란츠 카프카를 출간한 전설적 출판인 빅터 골란츠가 발탁한 데뷔작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출간하겠습니다!”
조지 오웰의 편집자가 두 팔 벌려 환영한 데뷔작
그러나 『구월의 보름』이 무명의 작품은 아니었다. 『구월의 보름』은 영국에서 교과서에 수록되는 등 이미 고전으로 자리 잡은 R.C. 셰리프의 희곡 『여행의 끝』의 이면에 있는 작품이다. 열여덟 살에 1차 대전에 참전했던 작가가 참호에서 가족들에게 쓴 편지를 기초로 쓴 『여행의 끝』이 전장의 지난한 참상과 그 안의 비애며 우정에 대해 생생히 담았다면 『구월의 보름』은 그 참호의 소년들이 간절히 돌아가고 싶어 했던 그 무엇이다. 첫 작품이었던 『여행의 끝』이 큰 성공을 거둔 후 실패를 거듭하던 셰리프는 오랜만에 찾은 보그너 레지스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집에서의 삶이 어떤지 궁금해 하면서 무작위로 그 가족 중 하나를 택해 그들이 바닷가에서 매년 휴가를 보내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거창할 것 없는 사람들이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에 대해 쓰고 싶었다.” 그는 온전히 자신을 위하여 이 글을 썼고, 출판이 가능한지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니 조지 오웰과 카프카의 에디터이자 당대 영국의 대표적 지성이었던 빅터 골란츠의 회신을 받고 나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거 아주 마음에 드는데요,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내겠습니다.”
그의 감각은 날카로운 것이라 『구월의 보름』은 출간 즉시 한 달에 2만 부 이상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그해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수많은 평론가들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뉴욕의 어느 젊은 여성은 출근길 페리에서 언제나 이 책을 읽는다며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너무도 따뜻하고 자유롭고 소중한 기분이 들어요.”

무엇이 우리를 살고 싶게 하는가
인간의 선량함에 대한 가장 지긋하고 사랑스러운 초상

나의 전임자가 이 지면에 이 책에 대해 쓰길 수년 간 읽은 그 어떤 것보다 인간의 선량함을 더 깊이 담아내고 있다고 썼다. 75년이 지났지만 나의 평결 역시 완전히 일치한다.
_〈스펙테이터〉

『구월의 보름』이 출간된 1931년은 대공황이 전 세계를 할퀴던 시절이었다. 1920년대 개츠비의 시대에 부풀었던 황금의 꿈이 꺼지고, 영국 내 실업률은 15퍼센트에 달했다. 황폐와 혼돈의 시대에도 독자들이 삶을 긍정하게 했던 이 책의 힘은 무엇일까. 그러나 이 책의 반전이라면 어떤 반전도 없다는 것이다. 스티븐스 가족이 연례 휴가를 떠날 준비를 한다. 스티븐스 부부는 신혼여행으로 영국에서 가장 햇볕이 진하다는 보그너 레지스를 처음 방문했고, 그 후로 죽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들은 매번 같은, 매년 더 낡아가는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며, 이제는 세 자녀도 함께이다. 스무 번째 떠나는 2주간의 여름휴가에 독자들이 초대받은 셈이다. 큰 재난 하나, 드문 행운 하나, 어두운 비밀 하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소소한 만족, 은밀한 모험, 작은 좌절과 움트는 희망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 슴슴하기 그지없는 작품이 가즈오 이시구로의 찬사를 받고 1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절판과 복간을 거듭하며 수많은 독자와 평론가들의 마음을 울린 것은 이 작품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스티븐스 가족은 바닷가 앞에 오두막 하나를 구한 것에도 뛸 듯이 기뻐하며, 함께 즐길 음료 한 단지를 구매하는 데도 신중하게 고민한다. 좋은 날씨 하나로 무한히 행복해진다. 다른 휴가지며 숙소들을 내심 궁금해 하면서도 의리 때문에 낡아빠진 게스트 하우스를 20년째 찾아오고, 종업원이 좀 더 일찍 퇴근할 수 있게 해주려고 재미있던 공연을 다 보지 못하고 돌아오며, 숙소 사장이 아픈 눈에서 고름을 찍어내는 모습에 혐오감을 느끼지만 그 감정을 부끄러워한다. 그들은 시시한 흠결도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다른 사람 또한 저마다의 이유와 사연을 품은 인간임을 결코 잊지 못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사소한 기쁨을 한껏 누릴 줄 안다.
셰리프가 그린 인간의 선량함은 당위적인 이상이 아니라 오늘 더 깊이 잠들고 내일 더 산뜻한 기분으로 일어나게 하는 무엇이다. 인간의 사랑스러움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그의 지긋하고 세심한 시선은 보그너 레지스의 늦여름 햇살처럼 독자의 마음에 가닿는다. 좋은 책을 덮고 나면 늘 그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구월의 보름』의 흐름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일상의 조급증에서 벗어나 삶의 아름다운 구석을 읽어내는 시선을 일깨우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R. C. 셰리프

(R. C. Sherriff)

1896년 햄프턴 위크에서 보험회사의 사무직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자신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즉시 보험회사에 취업했으나 1차 대전이 발발하며 입대했다. 서부전선으로 보내졌던 그는 폭탄의 여파로 콘크리트 52조각이 몸에 박히는 부상을 입고 본국으로 송환된다. 참전 당시 가족과 일상에 대한 절박한 그리움을 담아 부모님께 매일 보냈던 편지가 문학 세계의 기초가 되었다. 제대 후 다시 보험회사에 복직한 후에도 계속해서 글을 썼고 이프르의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희곡 「여행의 끝Journey’s End」(1928년)을 집필했다. 극장들에게 계속해서 거절당하던 이 작품은 우여곡절 끝에 웨스트엔드의 아폴로 극장에서 젊은 로렌스 올리비에를 주인공으로 상연되었고 곧이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쟁의 참상과 지난함을 다룬 이 작품은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1차 대전을 다룬 희곡 중 단연 고전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교과서에도 실렸다. 마침내 셰리프는 전업 작가로 살 수 있게 되었으나 이어진 희곡들은 모두 실패를 거뒀다.
어느 날 바닷가를 찾은 그는 지나가는 이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는지 상상하기 시작했다. 불과 몇 주 만에 쓴 그 이야기가 셰리프의 첫 소설인 『구월의 보름』이다. 어떤 기대도 품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위해 쓴 작품이었으나 출간 즉시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으며 여러 나라로 수출되었다. 그는 이후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며 두 차례에 걸쳐 BAFTA 각본상,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으나 활동을 접고 귀국했다. 평생 결혼하지 않았던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 살다가 1975년 세상을 떠났다.
「여행의 끝」이 참호에서 보고 겪은 것들을 담았다면 『구월의 보름』은 참호에서 돌아가기를 꿈꿨던 것들을 그린 작품이다. 절판 이후에도 복간을 거듭하며 애호가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알려졌던 이 작품은 2021년 가즈오 이시구로의 극찬을 받으며 ‘일상사의 명작’으로서 그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학과 및 영어통번역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한 뒤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 『위대한 개츠비』,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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