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박물관

신양란 지음 | 오형권 사진

북핀 2025년 06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너무 넓고, 너무 많은 바티칸박물관—이것만은 꼭 알고 보자!

<디테일이 살아 있는 바티칸 지식 여행 시리즈>-《바티칸박물관》편은 방대한 소장품 속에서 꼭 봐야 할 작품들을 선별해, 동선을 따라 하나하나 짚어주는 꼼꼼한 지식 여행 안내서입니다.
피나코테카 관에서 시작해 라파엘로의 방까지, 바티칸박물관을 방문하는 여행자가 눈여겨보았으면 하는 작품들, 즉 널리 알려졌거나 예술적·역사적으로 중요한 작품, 흥미로운 사연을 간직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전체 소장품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우왕좌왕하다가 오는 것보다는 이 책에 실린 작품만이라도 제대로 이해하며 감상한다면, 훨씬 보람 있고 깊이 있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목차

<먼저 읽는 역사 이야기> 바티칸시국의 기원이 되는 라테란 협정

1. 바티칸박물관의 기원

2. 바티칸박물관 주요 작품 관람 순서와 위치

3. 바티칸박물관 입구

4. 피나코테카 관 Pinacoteca
(1)4번 방
▪예수의 제자들과 악기를 연주하는 천사들
▪바르톨로메오 플라티나를 바티칸 도서관장으로 임명하는 교황 식스투스 4세
(2)8번 방
▪그리스도의 변용
▪폴리뇨의 마돈나
▪성모의 대관
(3)10번 방
▪악룡을 죽이는 성 조지
▪성 헬레나의 환시

5. 솔방울 정원 Pinecone Courtyard

6. 키아라몬티 박물관 Chiaramonti Museum
▪돈주머니를 들고 있는 상업의 수호신 헤르메스
▪어린 텔레포스를 안고 있는 헤라클레스

7. 팔각정원 Octagonal Court
▪아폭시오메노스
[지식 탐구] 그리스 클래식기 조각 작품의 특징
▪메두사의 목을 벤 페르세우스
▪라오콘 군상
▪벨베데레의 아폴론

8. 피오 클레멘티노 박물관 Pio Clementino Museum
●피오 클레멘티노 박물관 버추얼 투어●
(1)동물의 방
▪멜레아그로스
(2)조각상의 방
▪잠든 아리아드네
▪조각의 방
▪황금 사과를 들고 있는 파리스
▪아스클레피오스와 히게이아
(3)뮤즈의 방
▪천장화
▪아폴론과 뮤즈 조각상
▪벨베데레 토르소
(4)원형의 방
▪네로의 욕조
▪황금 사과를 들고 있는 헤라클레스 청동상
(5)그리스 십자가의 방
▪헬레나의 석관
▪아테나 흉상이 있는 바닥 모자이크
(6)촛대의 방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디오니소스와 실레노스

9. 아라찌의 복도
▪예수의 부활
▪영아 살해
▪천장의 장식 그림

10. 지도의 방
▪레판토 해전

11. 소비에스키의 방
▪교황에게 승전보를 보내는 소비에스키

12. 라파엘로의 방 Stanze di Raffaello
●라파엘로의 방 버추얼 투어●
(1)콘스탄티누스의 방
▪콘스탄티누스가 로마를 봉헌함
▪콘스탄티누스의 세례
▪밀비우스 다리의 전투
▪십자가의 현시
▪천장화: 기독교의 승리
(2)엘리오도로의 방
▪엘리오도로의 추방
▪감옥에서 구출되는 성 베드로
▪레오 1세와 아틸라의 만남
▪볼세나의 미사
▪천장화: 구약의 네 가지 일화
(3)서명의 방
▪철학: 아테네 학당
▪법학: 기본 덕목과 신학적 덕목, 그리고 법
▪신학: 성체에 대한 토론
▪예술: 파르나소스
(4)보르고 화재의 방
▪레오 3세의 결백 증명
▪샤를마뉴의 대관식
▪보르고 화재
▪오스티아 전투

책 속으로

[동선 상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 조형물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
▪바티칸박물관 입구
그런데 대부분 여행자는 바티칸박물관을 다 본 다음 성 베드로 대성당 쪽으로 나가기 때문에, 입장하기 전에 출구 위에 설치된 조각상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구 위쪽을 보면 두 사람의 좌상이 보입니다. 이들은 바티칸박물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현재는 출구로 이용되지만 원래 이곳이 입구였으므로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이 조각상이었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먼저, 두 인물 사이에 있는 문장을 살펴봅시다. 이것은 교황 비오 11세의 문장입니다. 앞에서 에 대해 언급했는데, 바티칸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 사이에 체결된 이 협정으로 인해 바티칸시국이 독립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지요. 비오 11세는 바로 그 협정 체결 당시의 교황이었습니다. 라테란 협정으로 인해 바티칸시국의 영토는 과거의 교황령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축소되었지만, 그래도 바티칸시국이 존재할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한 비오 11세의 공로는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오 11세의 문장 양쪽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입니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왼쪽에 앉은 늙수그레한 사람이 미켈란젤로이고, 오른쪽의 젊고 곱상한 사람은 라파엘로입니다. 89세까지 산 미켈란젤로는 노인의 모습으로 손에 조각용 망치를 들고 있고, 37세에 세상을 떠난 라파엘로는 젊은이의 모습에 그림용 팔레트를 들고 있습니다. 그들이 들고 있는 물건은 미술의 어느 분야에서 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는지를 알려주는 상징물입니다. 실제로 미켈란젤로는 조각에서 더없이 위대한 업적을 남겼고, 라파엘로는 회화에서 출중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을 듣습니다.

[작품이 묘사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이해-종교화, 그리스로마 신화 등]
▪그리스도의 변용
이 방에 있는 라파엘로의 작품 중에서도 더 중요한 작품을 꼽으라면, 아마도 가운데에 걸려 있는 ‘그리스도의 변용’이라는 데에 의견이 일치할 겁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의 변용 제단 제단화와 같은 그림인데, 8번 방의 이 작품이 원본입니다.
(중략) 그러면 이 그림이 주제로 삼은 ‘그리스도의 변용’이란 어떤 사건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로마 병사들에게 체포된 예수가 빌라도의 법정에서 십자가형을 선고받은 뒤 골고다 언덕에서 숨을 거두고 장례를 치르는 일련의 과정을 ‘예수의 수난’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난을 당하기 전 어느 날 예수는 베드로와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 그리고 야고보의 동생인 요한을 데리고 어느 산에 오른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산의 이름은 명확하지 않은데, 예수의 모습이 변화한 산이라고 하여 ‘변화산’이라고 합니다. 그때 예수의 모습이 변하는 것을 함께 갔던 세 명의 제자가 목격했다는 일화가 바로 ‘예수의 변용’, 혹은 ‘그리스도의 변용’입니다. 변용이 일어날 당시 예수의 얼굴이 태양처럼 빛나고, 옷은 눈처럼 흰색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라파엘로의 그림에도 그런 상황이 잘 표현되어 있는데, 얼굴 주변의 환한 빛과 새하얀 옷을 주목해 보세요.

▪돈주머니를 들고 있는 상업의 수호신 헤르메스
이곳에 ‘돈주머니를 들고 있는 헤르메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돈주머니를 든 헤르메스는 이곳뿐만 아니라 팔각정원과 촛대의 방에도 있습니다. 팔각정원에 있는 헤르메스와 촛대의 방에 있는 헤르메스를 사진으로 먼저 만나보세요. 헤르메스가 들고 있는 돈주머니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지요.
헤르메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복잡한 성격을 가진 신입니다. 맡은 역할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서, 그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이지요. 그는 제우스의 심부름꾼으로서 올림포스산뿐만 아니라 인간 세상과 저승까지 드나드는 민첩하고 부지런한 신입니다. 그런가 하면 장사꾼과 여행자의 수호신이며, 도둑과 사기꾼, 거짓말쟁이의 수호신이기도 합니다. 또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요. 한편 그는 상업과 목축의 신이면서 발명과 웅변의 신이기도 합니다. 얼핏 보기에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일들을 다 떠맡아서 처리하는, 올림포스산의 마당발이 바로 헤르메스입니다.

▪라오콘 군상
팔각정원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은 단연 ‘라오콘 군상’입니다. 트로이의 사제였던 라오콘이 두 아들과 함께 포세이돈이 보낸 바다뱀에게 물려 죽는 장면을 주제로 한 대리석 조각으로, 바티칸박물관의 초석이 된 소중한 작품이지요.
(중략)
라오콘이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되는 까닭은,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 연합군이 두고 간 목마를 성안으로 들이지 못하도록 트로이 시민들을 설득하다가 분노한 포세이돈이 보낸 바다뱀에 물려 죽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입니다.
10년이 넘도록 승패가 가려지지 않는 전쟁에 지친 그리스 연합군이 마지막으로 쓴 계략이 바로 목마 속에 병사를 숨겨 성안으로 들여보내 트로이 성을 함락시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그것을 간파한 라오콘이 목마를 불태워 화근을 없애려 하자 포세이돈이 바다뱀을 보내 그를 죽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포세이돈은 왜 인간 세상의 전쟁에 개입하여 그리스 연합군 편을 든 것일까요? 거기에는 이런 사연이 있다고 전합니다.

[조각상을 통한 고대 그리스 예술에 대한 이해]
▪그리스 클래식기 조각 작품의 특징
운동 후 몸에 묻은 먼지를 긁어내는, 어찌 보면 대수롭지 않은 행위를 하고 있는 평범한 남자를 조각하고 또 그것을 갖고자 열망하는 이들이 많았던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운동선수의 탄탄한 육체를 통해 인체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했던 그리스 클래식기 미술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를 조금 더 생각해 봅시다.
나무 기둥을 기어오르는 도마뱀을 바라보고 있는 아폴론을 표현한 조각상을 흔히 ‘아폴론 사우로크토노스’라고 합니다. ‘도마뱀 사냥꾼, 아폴론’, 혹은 ‘지네를 죽이는 아폴론’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작품 분위기를 보면 도마뱀(혹은 지네)을 죽이거나 사냥하려 한다기보다는 도마뱀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응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해]
▪레판토 해전
이 지도는 레판토 해안에서 있었던 레판토 해전을 그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레판토 해전이란 어떤 사건인지를 먼저 알아야 이 지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지요?
1570년의 일입니다.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 제국의 술탄 슐레이만 2세가 지중해의 섬 키프로스를 공격하자 그리스도교 문화권인 유럽 국가들은 위기감을 느낍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슬람교와 그리스도교는 예나 이제나 지독한 앙숙 관계입니다. 그러니 오스만제국이 지중해를 장악한 다음, 의도적으로 교역과 통행을 제약한다면 유럽의 그리스도교 국가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될 게 뻔했지요.
그래서 그리스도교 세계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교황 비오 5세가 나서서 동맹 결성을 호소합니다. 이슬람교의 부당한 박해로부터 그리스도교 국가들을 구하자는 교황의 호소에 호응한 것은 독실한 그리스도교 국가들인 베네치아 공화국, 제노바 공화국, 토스카나 대공국, 사보이 공국, 에스파냐 왕국, 몰타 기사단 등이었지요. 이들은 신성동맹이라고 불리는 연합군을 결성한 뒤, 1571년 10월 7일 그리스 코린토만에서 슐레이만 2세의 군대와 일대 격전을 치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레판토 해전이지요.

출판사 서평

바티칸박물관의 필수 감상 작품들을 세심하게 분석한, 깊이 있는 지식 안내서

■ <디테일이 살아 있는 바티칸 지식 여행> 시리즈는 바티칸시국을 여행하는 이들이 반드시 들르게 되는 바티칸박물관, 시스티나 예배당, 성 베드로 대성당을 관람 동선을 따라 상세히 설명하는 안내서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기존에 알고 있던 정보와 통합하며 ‘앎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시리즈입니다. 누구나 다녀왔고,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보았는가에 따라 지식의 깊이는 달라집니다. 이 시리즈는 유럽 여행의 배경이 되는 신화, 역사, 예술, 성서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루되, 마치 입담 좋은 해설자가 이야기를 들려주듯 자연스럽고 유려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습니다.

바티칸 지식 여행 시리즈 《바티칸박물관》 편은 관람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꼭 보아야 할,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배경 지식이 필요한, 그리고 재미있는 사연이 담긴 작품이나 조형물을 선별해 소개합니다.
전자책으로 기획된 이 책은 디지털 미디어의 장점을 살려 이미 앞에서 설명했거나 뒤에 다시 등장하는 문구나 위치를 하이퍼링크로 연결하여 쉽게 참조할 수 있도록 하였고, ‘버추얼 투어’ 웹페이지 링크를 제공함으로써 독자가 실제 공간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글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공간의 모습을 영상으로 직접 확인하면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한층 빨라질 것입니다. 또한, 네 방향에서 둘러보면 입체감과 부피감을 느낄 수 있어 더 좋은 조형물의 경우 직접 촬영한 영상을 삽입하여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왔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전자책이기 때문에, 무거운 종이책 없이 어디서나 쉽게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으며, 실물작품을 보며 설명을 확인한다면 마치 현장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듯한 효과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한 번, 현지에서 스마트폰으로 또 한 번 읽어보세요. 지식이 더욱더 깊이 각인되는 여행이 될 것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신양란

인생 전반전을 대한민국의 국어교사로 살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교단을 떠났다. 인생 후반전에는 하고 싶은 일, 즐겁고 행복한 일만 하면서 살 계획이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우주를 통째로 선물로 받는다고 생각한다. 너무 크고 넓어서 내가 받은 선물을 가늠도 못하면서 살지만, 지구별만이라도 속속들이 다 살펴본 다음에 반납하고 싶다. 그렇게 세상을 떠돌아다니다가 알게 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나누며 사는 것이 여행 작가로서의 꿈이다.

저서: 『가고 싶다, 바르셀로나』등 가고 싶다 시리즈(그라나다 / 피렌체 / 아테네&산토리니 / 모스크바 / 상트페테르부르크 / 빈), 『여행자의 성당 공부』

사진 오형권

여행을 좋아한다. 낯선 세상을 만나는 순간의 설렘과 긴장감을 사랑하며, 아름다운 지구별의 구석구석을 떠돌아다니는 나그네가 되고 싶다.
사진을 좋아한다. 피사체 앞에서 숨죽이며 때를 기다리는 순간의 흥분과 기대감을 사랑하며, 제 나름의 가치를 지닌 대상들을 만나러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사진쟁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