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
2025년 06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5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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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20.15MB) | 약 5.7만 자
- ISBN 9791193904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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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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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나’는 카를과 호수에서 맨몸으로 수영하고, 감자를 손으로 만져 골라내고, 엄마 잃은 새끼고양이를 돌보며 그 주말이 앞으로 남은 스물다섯 해의 여름을 영영 바꿔놓으리라는 것을 직감한다. 그 이틀은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이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음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서로에게, 또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과 대답은 에둘러 물을 수도 허투루 답할 수도 없는 생의 본질이다. 살면서 진정으로 바라는 게 뭔지 안다면 공연히 세상의 기대를 충족하고자 헤맬 필요가 없다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진리가 두 사람의 대화 사이로 잔잔히 스며든다.
주말이면 자연으로 도망칠 수 있다는 건 특권이었지만, 오늘처럼 이곳에서조차 마음의 평안을 찾지 못하는 때가 많았다. 나는 마음이 평온해지는 일이 드물었고 그조차 대개 몇 분 가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언제나 일 생각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어서 마음이 고요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행복하게 여겼는데, 경력이 쌓이고 휴대폰을 신형으로 바꿀 때마다 나는 점점 더 어디서나 연락이 닿고 매사에 이용 가능한 사람으로 변해 갔다.
-8~9쪽
언제나 뭔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마치 인생이라는 게 살아가는 게 아니라 끝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라는 듯이. 우연히 누군가를 만나는 일도, 어디서 길을 꺾었는지 기억해 두는 일도 없이 30분쯤 걸었다. 하지만 답답하고 부담스러운 한 가지 사실만 확실해졌다. 살면서 어디선가 길을 잘못 꺾었고, 영혼의 나침반을 잃었다는 느낌이 바로 그것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행복하고 자유로웠고, 사생활에서든 직업에서든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었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의무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자유는 점점 줄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그렇게 되어 있었다. 나는 일과 인정 욕구, 돈벌이를 삶의 중심에 두는 데 최적화된 사람이 되어 갔다. 나 자신에게 엄격해지고 만족하는 일이 드물어졌으며, 매사에 느긋하지 못하고 단호해졌다. 마감 시각, 그리고 다른 사람과 나 자신의 기대에 쫓겨 살았다. 가진 것이 아니라 갖지 못한 것을 원했다.
-10~11쪽
지친 사람의 뇌에서는 생각이 늘 같은 경로를 맴도는데, 그 악순환을 깨야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가끔은 반드시 뭔가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일이 뭐가 있을까 잠시 고민했다. 그러자 숲과 우리 가족 별장 사이에 있는 조용한 호수가 떠올랐다. 평소엔 그냥 지나쳤을 뿐, 그곳에서 아침 일찍 수영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수영복도 수건도 없고 물도 너무 차가웠다. 하지만 그게 일상에 서 벗어나게 해주는 소소한 모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
그 생각은 매혹적이었다.
나는 호수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11~12쪽
호수에서 막 나왔는지 온몸이 젖어 있고, 무엇보다도 완전히 발가벗은 어떤 남자가 덤불에서 나오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며 꼿꼿한 체격, 붉은 코와 숱 많은 잿빛 머리카락, 장난기 가득한 눈과 사랑스러운 미소. 60대 중반으로 보였다. “아이고, 당신도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나요? 아주 일찍 일어나셨군요.” 그가 젖은 얼굴로 물었다.
“아니요, 인생에서 굴러떨어졌답니다.”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그때 내가 왜 그런 충동적인 대답을 했는지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다. 평소 덤불 속에서 나타난 낯선 사람에게 대뜸 마음을 털어놓는 일은 내 특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4쪽
“내가 인생을 다시 한번 살 수 있다면, 다음 생에서는 실수를 더 많이 하고 싶다. 더는 완벽해지려고 하지 않고, 더 느긋하게 지낼 것이다. 지금까지보다 조금 더 정신 나간 상태로, 많은 일을 심각하지 않게 여길 것이다. 그다지 건강하게만 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더 많은 모험을 하고, 더 많은 여행을 하고, 더 많은 해넘이를 바라보고, 산에 더 많이 오르고, 강을 더 자주 헤엄칠 것이다. 나는 매 순간을 낭비 없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똑똑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다. 물론 즐거운 순간도 있었지만,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순간의 아름다움을 더 많이 누리고 싶다. 삶이 오로지 이런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당신이 아직 모른다면 지금 이 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다시 한번 살 수 있다면 나는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맨발로 다닐 것이다. 생이 아직 남아 있다면 아이들과 더 많이 놀 것이다. 하지만 보라……. 나는 이제 85세고, 곧 죽으리라는 걸 알고 있다.”
-27쪽
“그녀가 이야기하는 동안, 내 안에서 뭔가가 달라졌어요. 아네테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떠날 때 그 옆을 자주 지킨 사람이었어요. 그녀가 말하고 있는 것은 삶의 정수였죠.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에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 내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었어요.
나는 왜 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나?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나에게 정말 의미 있는 사람이나 일 대신, 돈을 벌기 위한 일로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냈던가?
하지만 이런 질문도 있었어요. 그냥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걸 왜 스스로에게 더 자주 허락하지 않았을까?
왜 살면서 더 이상 모험을 하려 하지 않았을까? 그랬다고 무슨 나쁜 일이 일어났으랴?”
-34쪽
만약 그랬다면 나는 그대로 그 집을 나와서 자동차 유리창을 잠깐 내린 뒤 “안녕히 계세요”라고 인사하고는 생각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을 것이다. 나중에 가족들에게 기이하게 시작된 그날 하루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쩌면 일주일쯤 지난 뒤 빽빽한 약속들 틈새에서 다시 한번 이날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어린아이라면 몇 시간 동안 누군가와 친해지고 나서 이렇게 외칠 것이다. “카를은 나랑 제일 친한 친구야! 내일도 또 같이 놀래.” 아무런 편견 없이, 열정적으로 마음을 활짝 연 채.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어른이 되는 길목 어딘가에서 타인을 향한 순수한 호기심을 내던져 버렸다.
-39쪽
나는 감자를 이리저리 돌려 가며 감상한 뒤에 그에게 물었다. “그 오랜 세월 다른 작물은 한 번도 심지 않으셨나요? 상추나 뭐 그런 다른 채소는요?”
“네.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경작지만 바꿨을 뿐이에요.” 카를이 대답했다. “농사도 인생이랑 같아요. 수많은 가능성이 있죠. 소를 기를 수도, 과일을 키울 수도, 짚단을 내다 팔 수도 있어요. 뭐든 할 수 있죠. 온갖 사람이 당신에게 각각 다른 조언을 할 거고, 다들 당신에게 줄 아이디어가 있을 거예요. 처음에는 모든 말이 옳고 논리적으로 들리고, 물론 다 선의에서 하는 말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한 군데에만 걸지 말라는 문장은 여기 바깥에서도 유효하고요. 하지만 결정은 결국 혼자 해야 해요. 언젠가부터 나는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내게 중요한 것, 정말로 관심이 있는 것, 즐거운 것, 내가 잘 아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시대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무언가, 오늘 원했는데 내일이면 사라지는 게 아닌 무언가, 검소하지만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무언가. 뭐, 그렇게 해서 감자에 정착했죠.”
-45~46쪽
“아마 믿지 못할 겁니다.” 카를이 끼어들었다. “얼마 전엔 승마하는 아이의 엄마가 여기 앉아 있었는데, 요한나가 손수 만든 페스토를 얹은 환상적인 파스타를 거부했어요. 석탄이라나 뭔가를 하는 중이라면서 말이죠.”
“저탄.” 요한나가 웃으며 그의 말을 고쳐 줬다. “탄수화물을 최소한으로 먹는 거야.” 그러고는 고개를 저으며, 예전의 네 살배기가 치즈나 코코아나 비스킷을 알았듯이 요즘은 그 나이에 플렉시테리언이나 스테비아라는 용어를 기본적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56쪽
요한나는 지구 북쪽의 화산섬에서 말을 타고 싶다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꿈을 마치 첫 소풍을 앞둔 소녀처럼 설명하기 시작했다. 악천후 속에서 열흘 동안 아이슬란드 토종말을 타고, 오두막에서 밤을 보내고, 끝없이 펼쳐진 자연 속에서 가이드와 두 친구하고만 지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모험을 위해 5년 전부터 동전 한 푼이라도 생기면 여행을 위해 따로 마련한 계좌에 넣고, 다른 의미 없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며칠만 기다리면 뜨거운 온천물에서 수영할 수 있는데, 새 청바지가 왜 필요하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게다가 전 금방 이루어지지 않는 소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어요. 오랫동안 소홀히 했던 근육을 쓸 때처럼 인내와 절약과 결핍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면서요. 모든 것이 언제나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 같은 요즘 세상에서는 금방 이루어지지 않는 소원이 특히나 소중하죠.”
-57~58쪽
스물다섯 번의 여름.
이 하나의 단어, 이 하나의 숫자. 여기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었다.
내가 눈을 감았을 때, 사방이 완벽하게 조용했다.
-105쪽
어제 일에 대한 느낌이 그저 내 상상에 불과하다면 어떡하지? 카를은 빈말로 다시 초대했을 뿐인데 내가 어제 일에 카를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면? 타인을 방해하는 존재가 되는 건 정말 끔찍하지 않을까. 게다가 오늘은 일요일인데. 새로운 사람은 새로운 영감과 새로운 생각, 낯선 관점 그리고 세계가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건 거부당하는 일과 실망, 다툼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불현듯 감동적일 만큼 부드럽게 도로를 덮지만 밤새 금방 녹아 버리는 첫눈처럼 덧없을 가능성도 언제나 존재한다.
-111쪽
나는 여덟 살에 처음으로 테니스 채를 손에 쥐었다. 첫날 이미 그 스포츠를 향한 굉장한 사랑에 불타오른 상태였다. 매일 수업을 마치자마자 예외 없이 자전거를 타고 테니스를 연습하러 갔고, 주말이면 종일 테니스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나는 오후마다 쉬지 않고 테니스를 치며 어두워서 더는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공을 쫓아다녔다. 언젠가 한 번은 저녁에 깜깜해지고 나서 타이 브레이크에 다다라 손전등을 비추며 공을 치려고 애쓴 적도 있었다. 경기가 끝나면 밀 맥주잔에 탄산음료를 따라 마셨다. 저녁에는 가끔 테라스에서 함께 바비큐를 하기도 했다. 리그전에서 다른 클럽을 이기면 기뻐서 원을 그리며 깡충깡충 뛰었다. 우리는 포부가 있었고, 백핸드가 포핸드랑 비슷한 힘을 낼 때까지 오랫동안 연습했지만 모든 것이 편하고 가벼웠으며 성적에 대한 부담이나 혹독한 공명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경기에서 지면 털어 버리고 금방 열정적으로 다시 시작했다. 나는 지금도 운동이든, 정치든, 일이든, 공부든 무언가에 진정으로 몰입하면 언제나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고 믿는다.
-119~120쪽
부상을 회복하는 데 몇 달이 걸릴 테니 긴 휴식은 불가피했다.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나는 다시금 편하게 쉬게 되었다. 무릎이 줄곧 부어 있는 동안 내 머리는 점차 긴장을 풀었다. 자동차 타이어의 경우 속도가 증가하여 저항이 올라가면 압력 손실이 발생한다. 나는 위험한 지점에 있었다. 타이어라면 최대한 빨리 가장 가까운 주유소로 가서 타이어를 기워 쓸 수 있는지 아니면 교체해야 할지 확인하라는 조언을 받는다. 하지만 내 마음을 진단하는 데는 몇 주가 걸렸고, 그동안 나를 확인할 정비소는 없었다.
나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오후에 학교 친구들과 야외 수영장에 갔고 주말이면 파티에도 갔다. 난생처음 담배도 직접 말아서 피웠다. 소도시에서 아이들이 자라나는 지극히 평범한 방식이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일이었고, 나에게는 이 세상 최고의 재활이었다. 그러던 어느 화요일, 나는 수화기를 들고 선수촌에 전화를 걸었다. “경기는 더 이상 없어요!” 그때 내가 어디서 그런 용기를 냈는지 지금도 모른다. 수화기 저편의 침묵이 오늘날까지도 내 귀에 남아 있다.
-127~128쪽
“우리 어머니는 예전에 갈색 폭스바겐 비틀 컨버터블 모델을 갖고 있었어요.” 트렁크에 걸터앉은 카를에게 내가 말했다.
나는 엄마가 중고로 산 자동차, 의무만 가득하던 엄마의 세상에서 한 조각의 자유를 의미했던 그 차에 대해 이야기했다. 외할머니가 요양을 떠나자 엄마는 외할머니를 자주 찾아가고 싶어 했다. 거기에 동행한 사람은 나뿐이었다. 우리는 일주일 내내 그날만은 화창하게 해달라고 베드로에게 기도했다. 우리는 폭스바겐의 지붕을 열고 선글라스를 쓴 다음, 엄마가 좋아하는 레너드 코헨의 노래가 수록된 카세트테이프를 오프닝 팡파르로 오디오에 넣었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엄마가 간 소시지와 치즈, 또는 달걀을 올려 직접 만든 샌드위치는 50킬로미터를 달린 뒤에는 이미 다 먹어 치우고 없었고, 추월 같은 건 더 이상 살기 싫어하는 남자들에게 양보했다.
-143~144쪽
“넓은 바다는 인간이 그저 잠깐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물거품에 불과하다는 걸 가르쳐주죠. 누구나 물속보다 물 위에 더 오래 머물기를 원해요. 하지만 주치의와 계속 이야기하지 않았더라면 난 아마 결국 가라앉았을 거예요. 그가 적절한 때에 적절한 말을 해준 거죠. 그 말이 완전한 길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어쨌든 효과가 있었어요.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였고요. 그건 배울 수도 없고, 그 어떤 의료보험으로도 지불할 수 없는 치료법이에요. 그들은 이 세계를 현명하게 떠받치는 조용한 영웅이었어요.”
나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모든 것에 대해 할 말이 아주 많았지만 동시에 아주 적기도 했다. 그의 삶에 감자와 책, 노란 태양만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겉모습만 보고는 누군가의 가장 깊은 곳을 진정으로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 그의 삶에 그늘이 어떻게 드리우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금 드러난 것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그 순간 가장 궁금한 것을 물었다. “오늘은 어떠세요?”
카를의 대답은 두 문장뿐이었다. “인생에서 이 이상 뭘 더 바랄 수 있겠어요. 지금 이대로 좋아요.”
나는 이제 정말로 완벽하게 할 말을 잃었다.
-157~158쪽
★ ★ ★ 나태주, 남궁인, 유성호 강력 추천! ★ ★ ★
★ ★ ★ 출간 즉시 독일 전역 품절 사태 ★ ★ ★
★ ★ ★ 20만 부 베스트셀러 ★ ★ ★
◆ 너무 오래 일하고 아름다운 것을 곧잘 미루는 사람들을 위한 소설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실수를 더 많이 하고 싶다.
더 많은 모험을 하고, 더 자주 노을을 바라볼 것이다….”
지금 한국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성실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의 주인공 ‘나’ 역시 정석적인 인생 항로를 크게 벗어난 적 없는 부지런한 40대 남자다. 성실함으로는 모자라 한순간도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똑똑한 사람이기도 하다. 어느 6월 아침 모처럼 혼자 시골에 내려온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허에 시달리던 참이었다. 어린 시절 특출난 재능을 인정받아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지만, 끝없는 경쟁에 익숙해지고 나니 처음 라켓을 잡던 때의 산뜻한 희열은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선수 경력을 접고 직장 생활을 택한 지도 수십 년, 또다시 바깥세상의 요구를 만족시키려는 강박에 시달리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업무 연락 탓에 휴대폰을 손에서 뗄 수 없는 데다, 실내의 에어컨 바람 아래서 나누는 대화는 대개 집과 자동차와 보트라는 피상적인 삼중주를 벗어나질 못하곤 했다.
그날 반짝이는 호수를 보며 세상과의 모든 연결을 끊고 잠수하고 싶다고 생각한 ‘나’의 앞에, 알몸으로 수영하고 나온 카를이 나타난다. 카를은 다른 작물 없이 오직 감자만을 키우고, 한때 화가를 꿈꿨지만 지금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 없이 취미로 수채화를 그리는 노인이다. 어린 손녀와 함께 트랙터를 몰며 부드러운 주행풍을 즐기고, 일요일에는 집 안 아무 데서나 낮잠을 잔다. 칼로리를 따지지 않고 훌륭한 만찬을 즐기는 건 그에게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 처음 보는 사람을 식탁에 초대해 가까워지는 즐거움은 덤이다.
처음 만난 누군가와 이렇게 허물없이 깊은 대화를 나눈 게 언제였던가. 숲과 들판과 바람이 주는 모든 감각을 이렇게 남김없이 받아들인 게 언제였던가. 순수한 어린아이들만이 그렇게 한다. 두 사람은 허심탄회한 대화 끝에 남은 삶을 더 값지게 해줄 질문들을 찾아낸다. 가장 소중한 꿈이 뭔지, 낯선 곳에서 모험을 즐길 용기가 아직 남아 있는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 인생을 알 만큼은 안다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모르는 게 산더미 같은 두 사람에게 더는 미룰 수 없는 질문들이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죽기 전에 무엇을 후회할까?
왜 나는 나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나?
타인의 기대를 충족하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했을까?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나 일 대신 왜 다른 일로 그리 긴 시간을 보냈을까?
◆ “우리는 어떤 질문은 너무 적게 하고,
어떤 걱정은 너무 크게 간직해요.”
죽음을 생각하는 건 언제나 삶을 생각하는 것
이 소설은 독일에서 출간되자마자 4주간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20만 부가 판매되었고, 2026년에는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 올리버 지겐발그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극장 개봉할 예정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나태주 시인은 “소설이지만 궁극에는 시였다”고 극찬했으며, 응급의학과 의사인 남궁인 작가는 “끊임없이 연결되고 최단 경로를 찾아내는 세상에서, 오히려 길을 잃어야만 발견할 수 있는 내면의 질서란!”이라고 탄복했다. 법의학자인 유성호 작가는 “우리가 얼마나 자주 스스로를 잊고 살아가는지를 아프게 건드린다”며 진심 어린 공감을 아끼지 않는다. 소설 속에서 ‘나’와 카를이 남아 있는 스물다섯 해를 매 순간 마지막처럼 살고 싶어 하는 이유는, 죽음이 두렵기 때문이 아니라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언제나 삶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언젠가는 늘 지금이다.”
영혼 없이 분주하기만 한 일상에서 벗어나
어린 시절 이후 다시금 맨몸으로 만난 삶의 정수
작가 슈테판 셰퍼는 독일인들에게 현대판 연금술사와도 같은 사람으로, 인생의 우선순위를 돌아볼 수 있도록 진실된 내면의 대화를 독자에게 선물하는 데 천부적인 저자다.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은 슈테판 셰퍼의 실제 삶을 십분 담은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는 주인공 ‘나’처럼 전도유망한 테니스 선수였지만 부상과 회의감을 계기로 선수 생활을 접고 저널리스트의 길을 택했고, 그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잡지사 세 곳을 창립하고 편집장을 역임한 뒤에 독일에서 가장 큰 종합방송국인 그루너+야르의 대표 이사가 되었지만, 단 3년 만에 돌연 자발적으로 은퇴한다. 그러고는 어머니, 아버지, 자기 자신에게 묻는 특별한 질문을 담은 《영원히 남는 책》시리즈를 집필하며 전업 작가가 되었다. 삶의 방향을 정하지 못했던 젊은 시절에는 한껏 헤매어 보고, 자신이 택한 곳에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위치에도 올라 본 50대 어른이 전하는 ‘살아 보니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래서 울림이 있다. 소설 속에서 중년 남성이 다시금 어린 시절처럼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 인생의 환희를 느끼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지혜란 가볍고 단순한 것임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1974년 독일에서 태어나 40년간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이지만 어린 시절 진로를 전향, 최근까지 미디어 업계에서 최고의 위치에 자리했다. 잡지 〈쉬너 보넨〉, 〈브리기테〉를 창간하고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잡지사 그루너+야르의 대표로 일했다. 하지만 불과 3년이 지나지 않아 사임을 발표한 그는 은퇴 후 첫 소설인 《내게 남은 스물다섯 번의 계절》을 집필했다. 이 소설은 2024년 독일에서 출간되자마자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영화로 제작되어 2026년 독일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 〈25km/h〉로 알려진 제작자이자 각본가 올리버 지겐발그가 각색과 제작을 맡았다.
또한 슈테판 셰퍼는 《영원히 남는 책Das Buch, das bleibt》 3권 시리즈를 출간하며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묻는 백 가지 질문을 통해 독자들이 삶을 되짚어볼 기회를 선물했다. 그는 현재 함부르크에서 가족들과 이 소설에서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 역사를, 독일에서 고대 역사 및 고전문헌학을 공부했다. 출판 편집자와 박물관 직원을 거쳐 현재 독일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데미안》,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청소년을 위한 천문학 여행》, 《리스본행 야간열차》, 《언어의 무게》, 《프랭키》, 《꿈꾸는 책들의 미로》 등을 우리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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