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옐로우

올더스 헉슬리 지음 | 언어의 숲 옮김

해밀누리 2025년 06월 1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상과 현실, 예술과 허영 사이에서… 헉슬리 문학의 출발점”
『멋진 신세계』의 작가가 그린 세태 풍자극 『크롬 옐로우』

올더스 헉슬리의 데뷔 장편소설 『크롬 옐로우』는 1921년 발표 이후, 당대 영국 문단과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 문제작이다. 『멋진 신세계』로 널리 알려진 헉슬리의 날카로운 문체와 지성, 그리고 사회 풍자의식은 이 초기작에서도 이미 놀랍도록 명확하게 드러난다.

『크롬 옐로우』는 전후 영국 상류층의 허위의식, 예술가들의 자기기만, 공허한 대화와 이상주의의 몰락을, 한 저택에 모인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의 대화를 통해 정밀하게 해부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풍자소설을 넘어, 문명 비판과 인간 탐구라는 헉슬리의 문학 세계의 원형을 보여준다.

영국 문학의 전통 속에 자리한 ‘컨트리 하우스 소설’을 재해석한 이 작품은, 우아한 겉모습과 그 아래 감춰진 허무와 우스꽝스러움을 날카로운 유머와 대사로 해체한다. 헉슬리의 초기 문학적 시도가 어떤 방식으로 이후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텍스트이다.

출판사 서평

『크롬 옐로우』는 시인이자 젊은 지식인인 데니스 스톤이 ‘크롬 저택’이라는 시골 대저택에 초대되어 머무르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저택에는 미술가, 철학자, 작가, 영매, 신비주의자 등 각기 다른 배경의 인물들이 모여 있으며, 이들은 끊임없는 대화와 논쟁, 일방적 강의, 연애 감정의 혼선 속에 어울린다.

데니스는 사랑하는 여성과 가까워지려 하지만 자신의 문학적 열등감과 사회적 불안, 타인의 냉소 속에서 좌절한다. 이 와중에 각 인물들은 자신이 ‘진리’라 믿는 관점들을 끝없이 설파하지만, 그것은 서로를 교차하지 못한 채 공허한 소리로 흩어진다.

헉슬리는 이 인물들을 통해 당대 예술계와 상류 지식인의 허세와 무능, 자아도취와 지적 나르시시즘을 가차 없이 풍자하며,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진리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회의적 질문을 던진다.

『크롬 옐로우』는 올더스 헉슬리 문학 세계의 첫 관문이자, 20세기 초 영국 사회에 대한 가장 우아하고 통렬한 비평이다. 헉슬리는 ‘풍자’라는 도구를 통해 인간 내면의 위선과 욕망, 문명사회의 공허함을 날카롭고도 유머러스하게 해체한다.

이 책은 단지 한 저택에 모인 몇 사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속한 세계의 축소판이며,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 군상의 초상이다.

『크롬 옐로우』는 『멋진 신세계』로 이어지는 헉슬리의 문명 비판적 시선과 사유의 출발점이다. 시니컬하지만 아름답고, 유쾌하지만 진지한 이 작품은 현대 독자에게도 여전히 강한 울림과 지적 쾌감을 제공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올더스 헉슬리

1894년 영국에서 태어난 올더스 헉슬리는 시인, 소설가, 수필가, 철학자로, 20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지성 중 하나이다. 옥스퍼드 출신으로 과학, 철학, 예술, 종교, 정치 전반에 걸쳐 깊은 관심과 식견을 지녔으며, 전통적 형식의 소설을 넘어 문명의 방향성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들로 명성을 얻었다.

대표작으로는 『멋진 신세계』, 『지각의 문』, 『연애 대위법』, 『시간은 멈춘다』 등이 있으며, 냉철한 분석과 풍자, 철학적 사유가 혼합된 독특한 문체로 독자와 비평가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크롬 옐로우』는 그의 첫 장편소설로, 헉슬리 특유의 세태 비판적 시선이 가장 날것의 형태로 담긴 작품이다.

번역 언어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