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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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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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한국과 사뭇 다른 타국의 장례 문화와 ‘생전장례식’ ‘공영장례’ ‘여성 노동자가 이끄는 장례’ 등 국내에서 시도된 색다른 장례도 살펴본다. 우리 사회가 죽음과 애도를 대해온 방식을 탐구하는 것은 물론, 사회가 장례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장례업 노동자 개인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지, 생의 마지막 의례에서 고인이 소외되지 않을 방법이 있을지 등의 이야기를 장례 노동자와 예비 사별자, 예비 고인의 시점을 오가며 풀어낸다.
1. 고복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손: 염습실에서
‘아무리’와 ‘아무나’사이의 일, 장례: 글을 시작하며
2. 반함
이거 괜찮은 직업이다: 시신 복원 명장 장례지도사 김영래
이름을 넣어주려고 해요: 20년 경력 여성 장례지도사 이안나
3. 성복
누구든, 그게 당신이다: 임종에서 빈소까지, 당신이 모르는 장례
택시 타고 가: 부의함 앞에서
눈 아픈 열 시간: 의전관리사 되다
4. 발인
생활에서 익힌 거지: 30년 경력 수의 제작자 임미숙
가는 길 적적하지 않게: 선소리꾼 방동진
장례 3일은 짧아요: 화장기사 이해루
좋은 집에 사는 사람은: 장묘업체 운영자 최현
5. 반곡
장례희망: 생전장례식 기획자 한주원
남좌여우: 여자 상여꾼이 있다
귀신을 믿나요?: 무덤 위에 세운 마을
장례는 이사가 아니기에: 상조 가입해야 할까?
채비가 되었습니까?: 한겨레두레협동조합 김경환 상임이사, 채비 플래너 전승욱
6. 우제
죽은 자들의 날: 다른 곳에서의 장례
당신은 혼자 죽을 수 있나요?: 연고 없는 자의 연고자들
인기척을 내는 거예요: 나눔과나눔 박진옥
불온한 장례식: 〈탈가부장:례식〉 기획단장 뀨뀨
죽어가는 이의 이웃: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이상익, 무지개정류장 운영자 지안
사람으로 기억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장례와 애도
7. 졸곡
모든 봄을 기억해낼 수 있으리라: 사회장 명장 장례지도사 박재익
느슨한, 난잡한, 다소 외로운: 부산시민공영장례조문단, 부산반빈곤센터 최고운
나오며_ 산 사람의 자리
주
내가 알 수 있는 건 단 하나였다. 죽고 싶지 않다는 사람도, 죽고 싶다는 사람도, 다가오는 그 시간 앞에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질 사람, 자신이 떠나도 소식조차 모를 사람, 내 죽음이 폐를 끼칠 사람, 내 장례를 치러줄 사람, 내 장례식에 올 사람… 인생의 마지막에 떠올리는 건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사람은 말기 암을 선고받고도 다음 날 출근을 하고, 메일을 열어 거래처와 일정 조율을 하고, 장을 보고 밥을 하고, 주말에는 요양원을 찾아간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은 없으니까. 유언이라는 걸 남기고 마지막 인사를 준비한다. 내가 죽음에 관해 아는 유일한 한 가지는, 혼자 죽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다. _15~16쪽
내가 처음 입관을 지켜본 이는 여든이 훌쩍 넘은 남자 노인이었다. 그때 나는 장례지도사 실습생 신분(염습과 입관 참관이 허락된다)이었다. 안치대에 누운 그를 보며 안타까울 정도로 마른 몸이라 생각했는데, 그 뒤로 보게 되는 노인 대부분이 그랬다. 살아내는 데 연료로 써버린 듯 근육과 살이 말라붙어 있었다. 배가 없어 가슴뼈 아래가 가파르게 기울어진 데다가, 팔이건 무릎이건 한 군데 이상 굽어 있었다. 나는 사람이 시체로 나타났다는 사실보다 늙은 몸으로 등장한 데 더 놀랐다. 나이 듦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벗은 몸. 나는 나이 듦도 모른 채 죽음에 대해 알고자 했던 것이다. 고인의 몸에서 욕창 밴드를 떼어내며 죽는 일보다 늙는 일에 대해 먼저 배웠다. _24쪽
시신은 당연하게도 부패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다. 이럴 때 시신을 물로 씻으려고 하면 피부가 다 쓸려나간다. 탈지면으로 온몸을 감싸고 기다려야 한다. 대규모 작업이라 장례지도사 서너 명이 동원됐다. 문제는 얼굴. 다른 곳은 한지로 감쌀 수라도 있지, 얼굴은 입관 때 가족에게 보여야 했다. 사라진 눈을 만들고, 부서진 코를 세우고, 눈썹마저 한 올 한 올 새로 그렸다. 피부색을 돌리는 일은 시신 메이크업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아내이자 동료인 고정순이 담당했다. _58쪽
장례업에 젊은 여성들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 상조회사가 많아지면서 장례업 분위기가 달라진 까닭도 있지만, 장례의 성격이 가문의 의례에서 가족 행사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주요한 이유일 테다. 사람들은 장법을 잘 아는 호상을 필요로 하기보다 가족 행사를 매끄럽게 진행해줄 ‘플래너’를 원했다(실제로 ‘웨딩 플래너’처럼 ‘엔딩 플래너’라는 명칭을 홍보에 사용하는 상조회사도 있다). _70쪽
가까운 이의 임종 직후, 당신은 장례식장이나 상조 서비스를 가입해둔 상조회사의 팀장에게 연락하게 될 것이다. 다들 그러니까. 팀장인 장례지도사는 임종한 장소의 주소를 묻고 운구할 차를 보내겠다고 한 뒤, 당신에게 과제를 내줄 것이다.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으라고.
사망진단서 없이는 장례를 시작할 수 없다. 예전에는 사망의 증거로 코에 솜을 올려 숨이 멈췄음을 확인하고, 고인이 생전 입던 옷을 들고 지붕 위로 올라가 그의 이름을 세 번 불러도 혼이 돌아오지 않으면 운명했다고 봤지만 지금은 가당치 않다. 생과 사를 결정하는 주도권이 의료진에게 있다. 의사에게서 사망진단을 받아야 한다. 고인이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면 병원 원무과로 가자. 담당의가 발급한 사망진단서를 원무과 직원이 교부해줄 것이다. 경황이 없어도 이것은 기억하자. 여러 장을 발급받아야 한다. 장례식장 빈소를 잡을 때도, 화장할 때도, 심지어 가족과 친척이 회사로부터 장례 휴가를 받으려고 해도 증명 서류가 필요하다. _ 82쪽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나고도 이때의 기억은 사람들에게 각인됐다. 작은 빈소, 적은 문상객, 간소한 절차는 더는 불효로 상징되거나 초라하다는 인상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가능한 것으로 학습됐다. 모두 작은 장례에 익숙해졌다. 장례식장 직원들 사이에선 걱정하는 소리가 나왔다. 발 빠른 장례식장은 가족장에 맞는 작은 빈소를 새로 마련했다. 상조회사 역시 무빈소나 가족장 상품을 만들어 내놓고 있다. 그렇다 해도 빈소가 작다는 건 조문객이 적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업계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장례식장의 주 수익원이 음식 장사이기 때문이다. _89쪽
고객과 눈을 맞출 때는 활짝 웃어서는 안 된다. 무표정도 안 된다. 여기는 슬픈 곳이니 슬픈 표정은 더욱 안 된다. 장례식장과 서비스직, 그 경계에 표정과 몸짓과 눈빛을 놓아야 한다. 어렵다.
뛰면 안 되지만 느리게 걸어서도 안 된다. 구부정하게 어깨를 말고 있어도 안 되고 어깨를 편다고 뒷짐을 져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손을 앞으로 모으고 있어서도 안 된다. “손을 앞으로 모으면 사람이 부를 때 굼떠져. 바로 움직이지 못해.” 그렇다면 손을 어쩌란 말인가. ‘언니들’ 손을 지켜본다. 한시도 가만있지 않는다. 닦고 옮기고 나르고 정리한다. 그러다가 저쪽에서 기웃, 찾는 기색만 보여도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라며 상체를 앞으로 민다. _100쪽
화장장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뒤편에서 도구와 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같이 울어주고 손을 맞잡아주는 것만큼이나 필요한 일이다. 장례 절차가 삐걱거릴수록 사별자들은 더 많은 눈물을 쏟는다. _155쪽
묘지는 인구가 밀집한 도시와 갈등을 빚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한국에서 죽은 자의 땅 묘지와 산 자의 땅 도시의 긴장 관계는 산 자의 승리로 귀결된다. 강남 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 서울시는 서울의 시립묘지를 폐쇄하고, 한강 이남의 8개 공동묘지의 분묘들을 이장하기 시작한다. 묘지가 있던 자리엔 아파트가 들어섰다. 길은 고속도로가 되고, 산은 터널이 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묘가 이장되거나 무연고 묘로 분리되어 사라졌다. 이로 인해 이장이 급증해 풍수지리 전문가들도 성황을 누렸다고 한다. 하지만 영광은 잠시였다. 사람들은 풍수지리적 입지가 아닌 교통과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었다. 묘지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이제 봉안당 명당 자리를 노린다. _175쪽
“솔직히 관이 무겁지도 않아요. 그거 이고 산에 오르는 것도 아니고요.”
매장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관을 드는 거리는 입관실에서 장례식장 앞에 세워진 운구 버스까지이다. 그 짧은 거리마저 남성만이 관에 손을 댄다. 생각해보면, 정수기 물통을 남자가 드는 세상에선 관도 남자가 든다. ‘회사에서 정수기 물통을 갈 때 왜 꼭 남자가 들어야 하느냐’는 ‘역차별’ 논란이 생기는 세상에선 특정 성별이 관을 드는 일에도 불협이 생겨야 한다. _199쪽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본인 무덤 위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화강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무덤은 단단한 벽과 바닥이 되어주었고, 유골함이 자리했던 광중은 아궁이 역할을 했다. 비석이 지천에 널려 있어 자재 걱정이 없었다. 다만 죄책감과 두려움이 따라올 뿐이었다. 비석의 이름을 페인트로 덧칠해 그 흔적을 지워보았지만, 그 이후 수십 년간 아미동에는 기모노를 입은 일본 귀신과 도깨비불 이야기가 전해져 왔다. 죽은 이의 자리에 산 사람의 자리를 만든, 불편하고도 체념적인 공존이 귀신 이야기가 되어 돌아왔다. 대를 잇는 빈곤이야말로 사건·사고를 불러오기 좋은 조건이었는데도, 어떤 집에 우환이 닥치면 마을 사람들은 그 자리가 어느 무덤 자리였는지를 떠올렸다. 1990년대, 아미동 주민들은 남은 묘석들을 모아 5층 석탑을 세우고 천도재를 지낸다. 이후로 사고가 줄었다고 했다. 실제 줄어든 것은 마을 사람들의 불편한 마음일 거라 짐작해본다. _215쪽
임신부들은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노인들은 요양 시설 병실에 누워 자신의 것이 아니면서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몸에 절망한다. 장례에는 ‘엔딩 플래너’가 등장하게 되었다. A 패키지, B 패키지, C 패키지를 내밀며 세트 상품을 고르듯 장례를 준비하라고 한다. 소비자가 된 사별자가 그 순간에 해야 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울음과 회한 가득한 장례식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사별자가 해야 하는 일이 상품 선택과 문상객 맞이뿐이라는 것도 쉽게 수긍되진 않는다. 현대인들은 자신이 만들어내는 생산품(노동)에서만 소외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애에서 소외되고 있다. 나는 내 죽음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았다. _233쪽
하지만 죽음 역시 사회적인 것이라, 애도는 사회의 규율과 질서 안에 존재한다. 누구에게 살아갈 수 있는 자원을 배분할 것인가. 국가적으로는 공적 지원 제도가 작동하는 문제다. 누구를 죽일 것인가도 통치의 기술이고, 누구를 살릴 것인가도 권력이 행하는 일이다. 이 분류는 ‘죽음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는 말을 뒤집고 죽음의 위계를 만든다. 사회가 애도(의 비용)를 감수하지 않는 죽음이 생겨난다. 가난한 이의 죽음, 시설에서 사는 이의 죽음, 사회가 ‘온전하다’고 보지 않는 몸을 지닌 이들의 죽음, 그리고 연고 없는 자의 죽음. 장례와 애도 절차가 생략되어도 괜찮다고 용인하는 죽음들이다. ‘없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없는 사람은 없다.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던 사람”만 있을 뿐이다. _264쪽
내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런 순간에도 사회가 나를 잊지 않고 장례를 치러줄 거라는 믿음을 만들고 싶은 거예요. 연대감이죠. 위패 하나 드는 게 큰일은 아니지만, 사회적 메시지를 계속 내는 거죠. 당신의 장례를 함께 책임지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혼자가 아니고 당신 혼자가 아니고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인기척을 끊임없이 내는 거예요. 그 인기척이 저에겐 위패를 드는 거고요. _287쪽
세상의 정답은 단순하다. 여자와 남자. 어른과 아이. 부자와 빈자. 인간과 동물. 세상이 반으로 갈려 있다. 남자는 바지를 입고, 여자는 치마를 입는다. 남자는 (제사를) 주관하고 여자는 (조문객을) 돌본다. 시험의 출제 의도는 시험장에 입성하지 못하거나 앞서 탈락한 이들에 의해 포착된다. 세상이 정답이라 인정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자신에게 닥쳐올 일을 미리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장례는 결혼이나 돌잔치처럼 피할 수 있는 의례도 아니다. 타인의 장례건 나의 장례건, 장례는 분명 인생에 들이닥친다. _291~292쪽
동물 장례가 ‘사람의 일’로 치러지기에 슬픈 걸까. 모르겠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지 못하는 장례란 슬픈 일임이 분명하다. 그가 어떤 동물이었는지, 아니 어떤 삶이었는지 말할 수 없는 일도 분명 슬프다. 그런데 죽음 앞에서 어떤 삶이었는지 말하려면, 그에 앞서 삶을 살아야 한다. 비인간동물이 그들답게 살아갈 수 있을 때, 그들의 장례도 그들답지 않을까. _329쪽
애도(받을 자)의 자격을 묻는 세상에서, 변희수 하사의 죽음을 애도의 위치에 놓은 것은 타인들이 보내는 안부 인사였다고 생각한다. 변희수를 모르는 사람들이 변희수에게 보내는 안부 인사. “사회적으로 애도할 죽음인가?”라는 질문에 자격이 아닌 연대와 관계로 답하는 법을 나는 그의 죽음 이후에 배웠다. 그건 어쩌면, 백 년의 시간을 건너온 동지장이 아닐까 한다. _355쪽
《돌봄 선언》의 저자 더 케어 컬렉티브는 “돌봄 문제는 가족이나 친척 같은 아주 가까운 관계의 친밀함에만 연관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분야와 전문성, 인종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회 구성원 누구라도 무차별적 돌봄의 몸짓을 실천하는” 행위가 필요하다. 나는 그의 ‘난잡한 돌봄’ 개념을 이별 의례에 가져오고 싶다. 누구라도 무차별적 애도의 몸짓을 실천하는 일이 필요하다.
쪽방촌 주민이 이주노동자의 장례를 찾듯, 무연고자의 빈소에서 마을 독서 모임 회원들이 나타나듯, 그 행위가 우리를 우리로 만나게 할 거라 믿는다. 나는 내 죽음마저 선택하고 결정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그건 혼자 알아서, 어느 날 언제 갈지를 정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다. 나의 죽음을 준비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살아갈수록 ‘나’라는 명칭이 1인칭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님을 알게 된다. 나는 나를 만들어온 토대와 관계 속에서 규정되고, 장례는 우리가 생전 만들어온 유대와 관계, 정치와 가치관을 드러내고 재생산하는 장이다. 그러니 나를 나로서 만들어온 것들을 살펴 이별할 준비를 하고 싶다. 그 준비를 완수하고 싶다. _374~375쪽
살아갈수록 ‘나’라는 명칭이 1인칭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님을 알게 된다. 나는 나를 만들어온 토대와 관계 속에서 규정되고, 장례는 우리가 생전 만들어온 유대와 관계, 정치와 가치관을 드러내고 재생산하는 장이다. 그러니 나를 나로서 만들어온 것들을 살펴 이별할 준비를 하고 싶다. 그 준비를 완수하고 싶다. _375쪽
"죽음과 장례에 관한 혁신적이고 탁월한 시선” _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
“죽음까지 들여다보아야 삶이 지워지지 않는다는 역설에 도달하는 책” _오은, 시인
사회는 죽은 이를 어떻게 기억하고 돌보는가?
운명, 기술, 마음, 제도, 문화를 횡단하며
이 시대의 죽음과 삶을 탐구하다
작년 한 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 4439명이었다. 하루 평균 39.5명이 죽은 것이다. 1983년 자살 사망자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산업재해 사망률도 OECD 국가 내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독사 사망자 또한 최근 5년간 연평균 8.8퍼센트포인트로 증가율이 크다. 팬데믹 기간에는 감염으로 인한 사망 소식이 이어졌다. 참사 소식도 거듭된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신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이 없는, 스스로 정리하는, 가족과 함께 맞이하는 죽음”(2020년 노인실태조사 중 ‘호상(好喪)’에 관한 응답, 29쪽)을 맞이하리라 자신하기 어려워졌다. 외롭지 않고 비참하지 않고 평온하게 죽기를 바라기엔 대다수는 병원에서 아프다 홀로 죽는다. 죽음이 흔해진 만큼, 죽음에 무감해지기도 했다. 10년 전 ‘일가족 사망 사고(“세 모녀 자살 사건”)’로 알려진 빈곤 자살 사망 사건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일을 상기하면 죽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정동적 변화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빈곤 자살은 훨씬 빈번해졌지만 그 죽음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참사 사별자들은 “슬픔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국가는 ‘참사’라는 용어를 ‘사고’로 고친다.
죽음이 만연해지고 사소해진 한편, 대다수는 죽음에 대해 알지 못한다. 생애주기 내 많은 의례들이 외주화되듯 죽음 역시 그렇다. 모두 “병원에서 태어나 시설에서 늙다가 병원에서 죽는다”(232쪽). 죽음 이후는 상조회사나 장례식장이 주도한다. 사별자에게는 장례와 애도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하기까지 평균 3일이 주어진다.
개인의 삶이 점점 더 “돌봄, 육아, 질병, 노화 등의 시간”(233쪽)에서 소외되고, 장례 풍토는 빠르게 시장화되는 와중에, 가부장제·혈연중심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장례 제도 또한 죽음 소외를 심화한다. 1인 가구, 제도로 결속되지 않은 관계, 자녀가 없는 가구, 원가족과 멀어져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하지 않게 된 이들은 현행 장사법(장사법상 시신을 인수할 연고자는 혈연 가족 중심으로 설정된다)과 의료법(사망진단서 발급을 직계가족으로 제한한다), 상속법(상속을 비롯한 사후 권리 이행 주체를 법적 가족으로 정한다) 등에 의해 장례를 수월히 치르기 어려울 수 있다. 가족 구성이 이전보다 다양해진 오늘날, 무연고 사망자와 무연고 장례가 실제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죽음이라는 숙명을 둘러싼 노동, 제도, 문화, 정동을 탐구하며 이 책은 ‘좋은 죽음(호상)’을 맞이하는 문제는 천운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법·제도·문화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반지하 방에 물이 들어차 세상을 떠난 가족은 지대가 낮다는 사실을 몰라서 그곳을 집으로 삼은 것이 아니”고, “재벌 기업이 모셔 온 지관이 지정한 명당에 건물을 올려도 건설 현장 작업자는 추락한다”.(165쪽) ‘죽으면 다 똑같다(죽음 앞에선 모두 평등하다)’는 말이 체념으로, 위안으로 통용되지만 장례식장 부고 알림판이 말해주는 가족 관계로, 화환과 일회용품 용기에 적힌 고인의 회사 이름으로, 대관하는 장례식장과 빈소의 크기로 죽음은 개별 ‘시민됨’의 각기 다른 위상을 공표한다. “죽음의 불평등으로부터 삶의 불평등을 샅샅이 살피는”(추천의 말, 5쪽) 이 책은 결국 죽는 문제는 사는 일과 동떨어진 사건이 아니라는 것, 죽음을 둘러싼 자원과 삶의 자원, 애도의 자원을 결코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국가는 가족 구성원들의 노동과 재생산(노동)을 통제해왔다. 돈을 버는 ‘가장 아버지’와 재생산과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어머니’라는 환상과 그 실질적 수행이 자본주의 ‘시장’을 떠받들고 있다. 그 시장은 비정형 노동에 종사하는 딸과 아내를 만들어왔고,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오늘날의 ‘자녀 세대’를 낳았다. 우리는 그 ‘가족’에 갇혔고, 그리하여 지하에 자리한 안치실에는 연고 있는 무연고 사망자가 홀로 썩어간다. 같은 건물 1층 빈소에서는 검은 상복 치마와 앞치마 유니폼을 입은 여자들이 육개장을 나르고, 완장을 찬 사람은 빈소 복도를 메운 화환 수를 헤아린다. 그 가족이 지급한 금액에 따라 가운뎃줄부터 가장자리 끝줄까지 봉안 위치가 정해진다. 무연고 유골이 있을 자리는 지하다. 이 모습이 만들어지기까지 지금의 가족 제도가 있었다. 출산, 양육, 부양, 연명, 의료 그리고 장례까지. 한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이 오직 (정상)가족 단위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둔 사회는, 가족을 벗어난 관계를 보려 하지 않는다. 무연고자가 증가한다. _〈당신은 혼자 죽을 수 있나요?〉에서
장례지도사, 화장기사, 시신 복원사, 수의 제작자…
장례 노동자가 되어 쓴 죽음 르포르타주
죽음을 뜻하는 한자 ‘사(死)’는 ‘부서진 뼈 알(歹)’ 자와 ‘사람 인(人)’ 자를 합쳐 만든 글자이다. 백골이 된 시신 앞에서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 형상이다. 죽는 이 옆에는 사람이 있다. 혈혈단신으로 살았거나 임종을 지킨 이가 없다고 해도, 결국 마지막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시신은 수습되어야 하고, 죽은 이의 신변은 정리되어야 하며, 그 죽음은 알려지고 애도받아야 하기에. _〈들어가며_없음의 노동〉 중에서
죽음이 삶을 반영하듯, 장례 문화도 세상의 문법을 반영한다. 도시화, 시장화 흐름에 따라 한 세대 만에 죽음은 아주 다른 풍경이 되었다. 불과 3~40년 전만 해도 의료 기관에서 사망하는 사람은 전체 사망자 대비 약 25퍼센트에 불과했다(지금은 75퍼센트에 달한다). 당시만 해도 집에서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90년대 이후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아파트 셋집 살며 상 치르기 고역”이라는 민원에 정부는 장례식장 개설을 저리 대출로 지원한다. 이후 사람들은 병원에서 죽고, 같은 병원 지하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또한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핵가족에서 1인 가구로 가족 구성원 수 자체가 크게 줄어들면서 복잡한 제례 절차를 대리 수행하기 위해 상조회사가 등장한다. 갈수록 사회 안전망이 취약해지는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224쪽)른다는 불안을 마케팅 삼아 상조회사는 금세 세를 넓힌다. 토지가 개발과 투자의 대상이 되면서부터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매장 대신 화장으로 장법이 일반화되기도 했다.
장례에 관한 무지와 삼일장이라는 빠듯한 스케줄 안에서 상장례의 외주화 경향이 심화되면서 사별자의 역할은 ‘상품 구매’에 한정되었다. 마찬가지로 장례업 노동자의 역할도 ‘상품 판매’ 이상이 되기 어렵게 됐다. 빡빡한 염습ㆍ입관 시간에 쫓기는 일용 근로자 지위인 이들에겐 “사별자들이 흐느껴 울도록 기다려주는” 일, “고인을 충분히 보고 만지도록”(93쪽) 두는 일 정도도 커다란 마음 씀이라고, 장례지도사 실습생 신분으로 현장을 지켜본 저자는 설명한다. “앞사람의 입관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차례 장례지도사가 문 앞을 서성”이고 앞 차례 사별자들이 “문을 나서자마자 다음 팀은 안치대에 비닐을 깔며 분주하”(93쪽)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5~60대 중년 여성 블루칼라 일자리의 세계에서 저자는 “젊은 사람이 여길 왜 왔”냐는 말, “젊은 사람이 오니 좋다”는 말을 번갈아 들으며 염습을 돕고 빈소 음식을 나르며 장례 노동자를 인터뷰한다. 시신을 처리하는 일에 대한 오랜 터부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 “남의 불행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뿌리 깊은 오명에 이들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도, 아무나 할 순 없”(32쪽)는 일, “돈 보고 오면 오래 못 하는 일”(45쪽)이라고 직업적 자부심을 드러내다가도 스스로 “중요하지 않지만 구색을 맞추기 위해 걸어둔 크리스마스트리의 장식 같”(163쪽)을 때가 있다며 씁쓸해한다. ‘일하는 게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귀신보다는 시취가 무섭고 시취보다는 일자리 걱정이 더 크다고 답하면서도 “눈앞의 죽음을 두고 자기감정에 취하지 않”(157쪽)으려 경계하며, 입관식에서 고인과 마주할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려 밤을 새워 사고로 죽은 이의 얼굴을 복원하고, 고인의 메마른 입술이 마음에 걸려 자신의 립밤을 꺼내 고인의 입술에 바른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여자 장례 노동자를 못 미더워하는 분위기에 맞서며 장례 절차와 장례 노동에서 이중으로 작동하는 성별 규범에 균열을 만들기도 한다. 장례 노동을 둘러싼 낙인과 터부, 역사와 규범, 제도와 환경을 두루 살피며 이 책은 임종에서 빈소까지, 우리가 몰랐던 죽음 이야기를 다각도로 펼친다.
죽음이 상품이 된 시대
존엄하게 죽고 나답게 기억될 수 있을까?
죽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실용적 정보들
혼자 죽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누구나 혼자 죽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산다. 인생에서 혼인과 출산이 필수였던 시절이 멀어지고 있다. 비혼, 비출산을 말하는 젊은 세대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65세가 되면 셋 중 한 명은 혼자 살아야 했다. 혼자 산다는 건 혼자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_〈들어가며_없음의 노동〉 중에서
이 책에는 상조 서비스 상품 가입만으로 안심하다 훗날 당황하게 될 예비 사별자, 예비 고인을 위한 실용적인 조언도 가득 담겨 있다. 삼일장의 절차와 그 과정에서 사별자가 해야 할 일들, 상조회사ㆍ장례식장에 무엇을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는지 등의 정보는 물론 ‘생전장례식’ ‘무연고자 공영장례’ ‘장례협동조합’ 등의 대안 장례 사례도 소개한다. 또한 베트남 꽝응아이 마을의 시체 없는 무덤, 몽골인들의 풍장, 시신과 몇 년을 함께 지내는 인도네시아 토라자 지역의 장례, 죽은 이를 축제의 형태로 추억하는 멕시코 문화 등 타국의 이색적인 장례를 소개하며 죽음 관념과 애도 의례의 지평을 넓힌다.
장례식 음식은 냉면이면 좋겠네요. 어떤 계절이든 상관없이.
조문객들이 입고 올 의상은 파랑 아니면 초록이면 좋겠어요.
남겨진 저의 반려동물에게 꼭 새 가족을 찾아주세요.
집에 있는 모든 물건은 거의 누군가 선물해준 것들입니다. 장례식 때 버려도 되냐고 일일이 물어봐주세요.
파트너에게 고양이 양육비가 제공되었으면 합니다. _〈불온한 장례식〉 중에서
법적 가족에 구애받지 않고 유산을 상속할 수 있다면 어떨까? 평생 치마 입기를 불편해한 사람에게 치마 대신 다른 수의를 입히면 어떨까? 저자는 대안 장례 문화를 고민하는 이들을 만나 죽음 비즈니스 밖에서 장례 풍경을 그려온 이야기를 듣는다. 성별이나 가족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고인이 살아온 삶을 반영하는 ‘다른 장례’의 가능성에 다가가며 이 책은 (나로서) 애도받는 일과 (나로서) 사는 일을 다시 한번 연결한다.
전통 장례와 현대식 장례, ‘도리’와 ‘규범’을 넘어서는 새로운 장례를 두루 섭렵하며 이 책은 애도 행위의 보편성과 변화 또한 탐구한다. 각 부의 제목은 전통 상장례 절차명에서 따와 각각 고복, 반함, 성복, 발인, 반곡, 우제, 졸곡으로 이름 붙였다. 각각의 절차가 갖는 의미를 설명하고 그 밑에는 이에 대응하는 현대식 장례 절차명을 표기했다. 고인을 떠나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지내는 제례인 ‘우제’ ‘졸곡’에는 대응하는 현대식 장례 절차가 없어 표기하지 못했다. 1969년에 처음 고안된 ‘건전가정의례준칙’은 구시대의 가부장적 유물이라는 비판에도 여전히 존속되고 있지만, 떠나보낸 고인을 긴 시간 애도해온 오랜 전통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달라진 죽음 풍경은 변화한 우리 삶의 양상을 새롭게 비춘다.
다른 의례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관련된 의례 역시 그 사회의 존속에 기능하는 문화적 수단이다. 그렇기에 개인의 실제 삶을 반영하기보다는 ‘건전하고 다복ㆍ화목한 정상가족’ 등 그 사회의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반영한다. “스스로 선택한 죽음, 홀로 맞는 죽음, 가난한 죽음…”(259쪽)이 수치스러운 죽음, 숨겨야 할 죽음으로 인식되는 까닭이다. 죽음 풍경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의 환상과 필요를 현상하고 있는 것이라면, 거꾸로 공동체를 향한 ‘우리의’ 필요와 기대를 개별 죽음에 반영해봄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관을 멜 필요가 어디서 오는지, 상주의 자리에 설 필요가 어디서 오는지. 필요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모한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내가 어떤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다. 아니다. 어떤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싶은지다. _〈남좌여우〉 중에서
죽음과 삶의 연속선에서 재정의하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
죽음이 고인의 문화·경제·상징자본이 드러나는 “채점표”임을 짚은 이 책은 후반부에서는 국가가 그 의미를 인정하지 않는 죽음에 관해 (공적) 애도를 수행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스탈린 집권기 강제 이주를 하게 된 고려인들은 “오늘은 네가 죽지만 내일은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입에 넣을 것조차 없던 황무지에서” “관을 짜고 묘지를 만드는 동안 논밭에 나갈 장정 손 하나가 줄어드는데도”(33쪽) 쉬지 않고 관을 짰다. 이외에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애도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은 죽음을 공동체 차원에서 기린 식민지 조선인의 역사와 바다로 떠내려 온 제주 4.3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하고 애도한 일본인들, (전태일의 분신을 계기로 결성된) 청계피복노조의 간부 신분으로 구속되어 이후 본래 일자리를 잃고 장례지도사가 된 박재익이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용산참사 철거민 5위, 노동자 김용균의 사회장(사회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여 거행하는 장례 의식)을 치른 이야기가 소개된다.
공동체의 승인을 받지 않는 애도는 때로 분투와 저항이 된다. 죽음은 채점표가 아니지만 남겨진 이들에게는 떠난 이의 생애를 의미화하고 소명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짚으며 이 책은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오랜 격언을 재정의한다. 이 책에서 그 말은 죽은 사람을 기억에서 지우라는 말이 아니라, “내일 밥을 먹고 모레 잠을 자”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의 죽음 이후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말이 된다. 우리 사회 죽음과 애도 자원에 대한 종합적이고 생생한 분석, 죽음을 대하는 개인과 공동체의 윤리와 태도, 죽음이라는 주제를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는 유머를 곁들이며 이 책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고, 죽음을 들여다보는 일에서 다른 삶의 가능성을 길어 올리는 역설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살았을 때나 죽었을 때나 정상과 비정상, 쓸모와 무용, 질서와 이탈이라는 이분법 속에 삶이 익명화되거나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한평생을 살아간다. 그러니 죽음 앞에서 자신이 설명될 수 없다면, 그것은 존엄과는 무관한 일이다. _〈죽은 자들의 날〉 중에서
작가정보
기록노동자. 살아가고 싸우고 견뎌내는 일을 기록한다.
저서로는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2011) 『노동자, 쓰러지다』(2014), 『아름다운 한 생이다』(2016),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2019), 『여기, 우리, 함께』(2020), 『두 번째 글쓰기』(2021),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2022), 『일할 자격』(2023), 『베테랑의 몸』(2023), 『뒷자리』(2024)가 있다.
그리고 『밀양을 살다』(2014), 『섬과 섬을 잇다』(2014), 『기록되지 않은 노동』(2016), 『416 단원고 약전』(2016), 『재난을 묻다』(2017), 『회사가 사라졌다』(2020), 『숨을 참다』(2022),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2022), 『당신은 나를 이방인이라 부르네』(2023), 『캐노피에 매달린 말들』(2023),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2024)을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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