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입원제도와 사법적 통제

사법정책연구원 지음

사법정책연구원 2025년 05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강제입원은 한 사회의 일상적 민낯을 드러내는 제도적 구조물입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정신병원을 통해 늘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무차별 범죄를 통해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특히, 정신질환자의 범죄에 사회의 시선이 집중될 때에 더 그렇게 됩니다. 그 이유는 형벌보다 빠르게, 사전적·예방적으로 사람을 가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형사절차가 가진 엄격함과 피의자가 확보한 권리들에서 벗어나 있는 강제입원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국가의 관여와 환자의 권리에서 자유로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강제입원은 늘 남용의 위험이 있습니다.
한국의 강제입원은 태생부터 국가가 관여하지 않았고, 가족과 민간 정신병원 사이의 계약과 동의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1995년 제정된 정신보건법은 그러한 민간의 강제입원 계약을 가족인 보호의무자의 동의라는 이름으로 허락해 왔고, 이후 20여년 동안 사실상 국가 없는 강제입원제도를 구현했습니다. 2016년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전면개정되면서 국가의 공적 심사제도가 도입되는 등 일부 개선이 있었지만 여전히 환자를 이송하는 공공이송체계, 중립적·독립적 심사기관, 입원 당사자를 대면하여 사법적 절차에 따라 심사하는 것과 같은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기준은 이미 1991년 UN 정신장애인 보호원칙과 2006년 UN 장애인권리협약을 통해 마련되었고, UN 장애인권리위원회의 지적과 권고에 힘입어 각 국가에서는 강제입원, 강제치료, 격리·강박과 같은 조치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개선의 방향은 하나입니다. 그것은 ‘정신의료에서의 강압의 폐지’입니다. 본 보고서는 그러한 강압의 시작이 되는 강제입원과 그것을 통제하는 심사제도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과 내용으로 그려내 보려 합니다. 강제입원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방식은 외국제도와의 비교일 수도 있고, 강제입원을 다루는 방식과 통계일 수도 있으며, 제도가 가진 무례함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개선책의 마련은 그 다음입니다.
본 보고서의 핵심은 강제입원심사제도의 재구성에 있습니다. 그것이 가진 법적 의미를 되새기며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본 보고서의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본 본고서의 강제입원심사제도의 개선이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적어도 지금 시기에서 정부와 법원, 이해관계단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도를 넘지 않기 위한 한발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신보건법 제정 이후 지난 30년 간 강제입원심사제도는 제도 자체로 부끄러울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만들어 낸 현실 또한 실은 피폐하였습니다. 강제입원심사는 법적인 예(禮)를 갖추어 이루어지는 의식이자 존중입니다. 우리는 지난 30년 간 그러한 예를 갖추지 않은 채 얼굴도 보지 않고, 말도 듣지 않고, 이유도 제시하지 않은 채 강제입원 결정을 하였습니다. 지금의 강제입원심사제도는 무례한 제도여서 예(禮)를 갖춘 제도로 변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차

제1장 서론
제1절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
제2절 연구의 범위와 방법

제2장 강제입원제도의 개관
제1절 사법입원의 개념과 논의
제2절 강제입원제도의 이해
제3절 강제입원심사제도
제4절 강제입원심사제도의 유형 비교

제3장 한국 강제입원심사제도의 현황
제1절 한국 입원심사제도의 연혁
제2절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의 현황과 한계
제3절 정신건강심사위원회의 현황과 한계
제4절 인신보호제도와 현황
제5절 강제입원에 대한 헌법적 통제
제6절 기존 국회 사법입원 법안의 내용과 한계

제4장 각국의 강제입원심사제도
제1절 영국의 강제입원심사제도
제2절 프랑스의 강제입원심사제도
제3절 독일의 강제입원심사제도
제4절 미국의 강제입원심사제도
제5절 일본의 강제입원심사제도
제6절 대만의 강제입원심사제도

제5장 강제입원심사제도 개선방안
제1절 강제입원심사제도의 원칙과 문제점
제2절 입원심사제도 관련 기존의 개선방안
제3절 강제입원제도의 개선
제4절 강제입원심사제도 연계방안
제5절 결론

작가정보

저자(글) 사법정책연구원

사법정책연구원은 대법원 산하의 연구기관이며, 2014. 1. 1. 설립되었습니다.
사법정책연구원은 미래의 사법부가 추구해야 할 모습을 정책적으로 설계하는 미래지향적인 연구를 통해 법치국가 실현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의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사법제도를 구현하는 세계적인 사법부의 싱크탱크로서 그 역할과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