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안부를 묻습니다
2025년 05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6월 13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2.04MB) | 약 17.5만 자
- ISBN 9791164251827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쿠폰적용가 13,860원
10% 할인 | 5%P 적립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2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무엇이 선생님들을 자꾸 학교 밖으로 내모는 것일까? 2023년 교사노조연맹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직 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1.7%)였고,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4.0%),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잡무’(22.4%) 등이 뒤를 이었다. 이토록 가르치는 즐거움과 보람을 빼앗아 가는 환경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사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직접적인 교육활동이 아닌 교육활동을 둘러싼 주변 요인이라는 점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절망감은 더 크다. 교사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힘든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교사들의 절박함이 2023년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서 폭발했고,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교육권을 넘어 생존권을 외치는 상황까지 와 있다.
6명 교사의 삶을 담은 이야기들은 교사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담겨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교사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고, 선생님들을 지켜드리지 못한 미안함도 들게 한다. 6명 선생님의 ‘살아남기’는 인간으로서 ‘살아남기’가 아니라 ‘교사로 살아남기’였음을 알 수 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교사답게’ 살고 싶어 하는 소망을 확인하게 된다. 김미주 선생님의 맺음말이 6명 모든 선생님 모두의 생각으로 읽혔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는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안다. 그때 얼마나 힘들었냐고 자신을 위로하고 안아주며 잘 살아내면 좋겠다. 오늘도 삶의 어느 무대에서 살아내느라 최선을 다하고 있을 당신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학교와 교실을 들여다보는 창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첫 번째 삶. 교사인 나, 자연인 나_ 강은우
쓰면서 살아남기 _31
교사인 나, 자연인 나 _34
교사인 나 vs 자연인 나 / 괜찮은 척했지만 쌓였던 작은 상처들 / 할 수 없는 것,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내가 해낸 것 / 교사인 나 - 자연인 나
‘자연인 나’를 찾으러 간 시간 _41
1년이라는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 경계인으로 만난 사람들 / 쉬고 싶은 사람을 위해
에세이를 쓰며 마주했던 ‘교사인 나’ _48
나를 지키는 작은 행동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 단점을 홱 뒤집으니 장점으로
에세이를 쓰며 마주했던 ‘자연인 나’ _58
미워하는 마음 / 듣고 싶던 말, 하고 싶은 말
나를 압도한 소설 쓰기 _68
“망가져 보는 것도 경험이죠.” / 힘을 줘봐야 뺄 수도 있을 테니 /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
무대 위에 선 내 눈빛 _70
주인 할매와 그릇 / 다시 한번 해볼까요? / 그대로 바라보기
일상을 ‘잘’ 보낸다는 게 뭘까? _77
잘 먹기: 건강한 음식 제때 먹자. 그런데? / 잘 자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 잘 움직이기: 자세 똑바로 해야지, 그보다
돌아갈 채비를 하며 _82
다시 내 일, 파도 앞에서 / 그럼에도 붙잡고 싶은 내 일의 가치 / 돌아갈 채비를 하며
두 번째 삶. 학교라는 무대_ 김미주
내 인생 무대의 주인공은 나야 나 _91
1막. 학교라는 무대 _94
이부망천 - 다섯 번의 전학 / 교실 속 교사들 - 체벌에 대한 고해성사 / 교실에서 만난 학생들 - 담배 그리고 프레즐
2막. 찐 무대: 관객 앞에서 맘껏 놀기 _110
피난처가 되어준 국악 오케스트라 / 푼수 역할이 이렇게 편할 수가
3막. 커튼 뒤: 셀프치유의 배경이 된 곳 _119
멀미해방일지 - 여행으로 치유하다 / 아모르 파티(Amor Fati) - 취미앱으로 치유하다 / 암전 : 제대로 숨 쉬며 치유하다
피날레(Finale): 퇴직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방향 _133
한 달 간격 두 번의 장례식 / J형 인간의 퇴직 준비 / 교사도 상처받는 사람입니다.
세 번째 삶.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_ 루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_147
나는 학교가 싫었다 _150
내 인생의 교사들 / 어쩌다 교사가 되다 / 여전히 학교가 두렵다
교사는 빵점 엄마 _159
집에 와도 엄마는 없고 선생님만 있어! / 다 나쁜 것은 없어서 다행이다 / 가해자와 피해자의 학교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_172
선생님들, 기억에 남지 않는 교사가 되세요 / 아이들은 가끔 예쁘다 / 정신 승리가 필요하다 /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인연은 학교에서 있었다 _183
인연 1: 기간제 교사 시절 / 인연 2: 의기투합, 마을학교 / 인연이 사라지는 학교 / 인연, 학교에서 만들어도 괜찮아!
교사가 맞지 않는 옷이라면 _195
월급형 교사 / 나에게 교사란 / 아픈 교사들 / 교사가 맞지 않는다면
행복을 위한 방황 _205
언니들의 명퇴 / 건강한 퇴직을 위해 / 무탈하게, 소박하게 살고 싶다.
네 번째 삶. 내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_ 윤미소
내가 사랑한 교단, 그리고 아이들 속에서 살아남기 _217
내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은 _220
교사가 될 결심 / 첫 학교, 잊지 못할 첫사랑 /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다
열정은 나의 힘 _231
튀어도 괜찮아: 빨강머리쌤 / 네일아트 / 패셔니 쌤 / 목소리 커도 괜찮아
/ 마음껏 놀아도 괜찮아 / 다시, 튀어도 괜찮아
사랑 없인 못 살아
뼈교사 인증: 주간학습 / 학급문집 / 알뜰시장 / 청소년단체
/ 국제교류 수업 / 세계시민교육 / 코로나 / 마라톤 대회
강산도 변하고 나도 변하는 시간, 10년 _255
내 사랑, 초육이들 / 기록이 쌓이면 뭐든 된다 / 초록 캔버스에 써 내려간 이야기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_270
다섯 번째 삶. 교사가 아닌 난 누구?_ 유선웅
인생의 고갯마루에서 _275
교사라는 직업이 아니라면 내게 무엇이 남을까 _277
나도 대한민국 중년 남성이다 _284
우리는 매일 성장한다 _288
토스트마스터즈 예찬론 / 인생의 지평을 넓히는 서평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다 _299
문과생이 푸는 삼각함수, 당구 / 신나게 두드려 봅시다, 드럼 / 재활 치료로 시작한 자전거 / 세상 제일 재미있는 배드민턴
나는 어떻게 영어교사가 되었나 _310
평택 기지촌 여성과 씨 레이션(C-ration) / 인생도 보험이 필요해 / 무역업만 계속할 줄 알았냐? / 교직 생활에서 만난 아이들 / 나를 보던 그 모습처럼
이후에도 빛나는 영예가 되기를 _324
여섯 번째 삶. 재외 한국학교에서 살아남기_ 이재
재외 한국학교, 이상과 현실 사이 _329
왜 재외 한국학교인가? _333
내가 떠난 이유 / 선생님도 할 수 있어요! / 자유로운 수업 활동 / 나를 치유해준 아이들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재외 한국학교 _348
공립과 사립의 사이 그 어딘가 / 재외 한국학교 영어교사로 살아남기 / 친구보다 먼, 동료보다는 가까운
외국에서 살아남기 _359
어서 와, 해외 생활은 처음이지? / 무물보: 재외 한국학교 편 / 강제 인생 공부
그럼에도 다시 한번 _369
우리 사회에서 교사라는 직업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학생이 성장하면서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학교이고, 그곳에서 만나는 가장 가까운 어른이 ‘교사’입니다. ‘교사’와 ‘학생’은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를 넘는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게 됩니다._15쪽
교사의 수업으로부터 학생들의 배움이 일어납니다. 같은 과목, 주제라도 교사가 수업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릅니다. 한 시간의 수업을 위해 교사들은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수업 자료를 찾고, 더 효과적인 수업 방법을 고민합니다. 교사가 수업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성공적인 수업도 늘어날 것입니다. 이것이 교사의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환경이 필요합니다._17쪽
부모가 자녀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통제하게 되면서 자녀에게 생기는 작은 흠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컬링 부모(curling parents)’가 되어 자녀 앞에 생긴 장애물을 부모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현재의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은 자녀와 관계된 학교폭력이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제도를 통해 학교폭력을 완전히 막겠다는 생각이 ‘학교 내외에서 일어나는 학생과 관련한 모든 일’을 학교폭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_19쪽
세계 각국에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와 소진 등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시대에 가장 직무 스트레스가 심한 전문직 중 하나로 교직이 보고되고 있으며(Kyriacou, 2001 재인용) 과도한 업무량과 직무 스트레스, 소진 등으로 교사의 웰빙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교사가 업무로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뺏기고,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인해 학생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교실에서 온전한 배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교사들이 처한 교육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입니다._26쪽
지금까지 나는 무엇을 위해 애쓴 거지? 점점 각박해지는 현실 앞에서 내가 할 수 없는 것만 보였다. 쉬고 싶었다. 나는 ‘쓰면서’ 살아왔다. 직장에 에너지를 썼고, 돈과 시간을 쓰며 연수를 다녔다. 배역이라는 가면도 써봤고, 쓰디쓴 현실에서 다시 또 글을 썼다. 쓰기만 했던 나에게 스스로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휴직을 신청했다._33쪽
교실에서 갈등은 기본값이고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내가 첫 만남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못 해서도 아니고, 아이들이 집중을 안 해서도 아니었다. 예방주사를 맞아도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전달해도 다양한 욕구가 만나는 교실에서 갈등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이후의 나는 ‘천천히 하나씩 하자’를 다짐하며 첫 만남을 준비한다. 일어나지 않은 갈등에 미리 불안해하며 에너지를 쏟기보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개는 것처럼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_54쪽
나는 왜 이 일을 붙잡고 있었는가? 생각해 보았다. 처음에는 ‘수업’이었다. 교생실습에서 처음 수업을 구상하고 직접 해보면서 이 일의 매력을 발견했다. 나는 작가이고 감독인 동시에 배우도 될 수 있었다. 잘 구현한 수업을 만들고 싶었다. 수업에서는 즉각적으로 관객의 반응을 볼 수 있다. 좋아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박수갈채를 받는 배우처럼 신났다. _85쪽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학생답게, 교사답게 모범 답안의 이미지대로 살아야 한다는 부담이 작동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살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창공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는 칼릴 지브란의 조언대로 학교라는 공간과 거리를 두고 다양한 무대에서 본래의 나를 찾기로 했다._92쪽
스물셋-열둘. 첫 발령을 받고 11살 차이가 나는 학생들의 담임 교사가 되었다. 나는 열정 많지만 서툰 초보였고 학생들을 체벌하기도 했다. 그해 제자들은 이불킥을 할 만한 나의 행동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성인이 된 그해 제자들과 만났을 때 체벌한 것을 사과했다. 아이들은 선생님에 대해 좋은 기억만 있다며 웃음으로 넘겼다. 시대적 분위기나 관습을 핑계 댈 수는 없다. 나의 체벌에 상처를 입은 학생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서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_102쪽
작은 학교에 근무하며 학년부장과 특수부장을 몇 년 동안 겸임한 적이 있다. 아이스크림 골라 먹는 재미도 아니고, 매년 다른 특수부장을 경험했다. 몇 년 동안 방과후부장, 과학정보부장, 생활인성부장, 진로부장을 하면서 정신없이 공문을 처리하고 퇴근하면 초등학교 저학년인 딸의 학교생활도 챙겨줘야 하니 하루하루 행동이 급해지고 숨이 가빴다. 만성 피로감을 참아가며 교실에서 친절한 웃음을 짓다가, 집에 와서는 소파에서 그대로 잠들거나 작은 일에도 딸아이에게 화가 폭발했다._127쪽
“부모도 교사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들은 자녀 양육의 불완전함에서 불쑥 찾아오는 자신의 불안을 교사에게 전가하지 않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사랑과 교육을 교사에게 강요하는 것은 결국 무절제와 방종을 낳고, 이렇게 이기적이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게 자란 자녀들은 결국 부모에게 족쇄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_143쪽
아이들을 데리고 직장에 다니는 것은, 특히 교육을 업으로 하는 교사가 자녀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스트레스가 맞다. 아이를 가르치는 사람인데 내 아이를 통해 우리 가정의 민낯을 공개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럴 필요까지 없는데 보는 시선들이 많다 보니, 내 아이들을 나와 동일시하게 된다. 엄마의 스트레스는 아이들에게도 향한다. 엄마가 날이 서 있으니 아이들이 모를 리 없다. 내가 가까이 두고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장점이 있다고 해서 단점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혼나지 않아도 될 일을 엄마의 예민함 때문에 더 많이 혼나야 했다. 교사 자녀라서 더 조심해야 했고, 행동이 자유롭지도 못했다._167쪽
“선생님들, 기억에 남지 않는 교사가 되세요.” 명퇴 기념식을 하며 후배 교사들에게 남긴 선배 교사의 표현이다. 기억에 남는 교사가 좋은 교사인 줄 알았는데, 나쁜 기억으로 남는 것이 대부분이니 차라리 기억에 남지 않는 교사가 되는 게 낫다는 말씀이었다. 내 경우를 생각해봐도 맞았다. 대체로 나쁜 기억이 깊고 오래 남았고, 기억하기 싫을수록 또렷했다. 나쁜 선생님은 기억이 또렷해도 좋은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니 좋은 교사, 추억을 남길법한 훌륭한 선생님이란 이토록 어려운 것이겠다._172쪽
나는 어떤가. 생각해 보았다. 막연하게 월급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라면 교사는 나에게 어떤 직업인 걸까. 퇴근 시간이 빠르고 방학이 있다 보니 내 아이 양육하기가 다른 직장보다 수월해서 견뎌온 걸까? 일은 바쁘지만 칼퇴근이 보장된 직업이라 버틴 걸까? 교사라는 직업이 내 생각보다 나에게 잘 맞았던 걸까, 교사로서 아이들을 사랑했을까…._197쪽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열정과 사랑. 이 두 가지를 맘껏 펼쳐낼 수 있는 교단에서 온 마음 담아 가르치고 배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그저 감사하고 또 행복하다.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심쿵한 멘트를 오늘도, 내일도, 매일 같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가끔 몬스터처럼 무서운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실망하고 속상해하며 또 한바탕 울음을 쏟아내게 될지도 모르지만, 사랑하는 아이들 곁에서 오랫동안 온기와 진심을 나누며 발걸음 맞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교사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_218쪽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말과 행동이 두각을 나타내거나, 남들과 달라 눈에 띄는 사람이 미움을 받는다.’라는 뜻을 가진 이 속담은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기도 하다. 탱탱볼처럼 이리저리 튀어 다니던 나에게 일침을 주는 말인 것 같아서. ‘튀는 교사’는 정 맞아야 할 모난 돌인가?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닌데 말이다. 모났던 부분이 이리저리 치이고 깎이며 이제는 아이들과 무엇을 하든 걱정부터 드는 지금의 나는, 그저 내가 하고픈 대로 이리저리로 튈 수 있었던 그 시절의 내가 가끔은 부럽고 또 그립다._239쪽
교단일기는 아이들과 교실 속에서 함께 보낸 소중한 하루하루가 그냥 잊히지 않게, 언제든 그리울 때마다 꺼내 보라고 마치 10년 전 내가 지금의 나에게 정성껏 준비해 건네준 선물 같다. 볼 때마다 뿌듯하고, 고맙고, 행복해지는 값진 선물. 지금도 나는 10년 후 나에게 보내줄 선물을 써 내려가는 중이다. 더욱 성숙해있을 모습을 기대하며, 준비해놓은 선물이 그때도 내 마음에 쏙 들었으면 좋겠다._265쪽
그저 해 오던 것들을 꾸준히 하고 있을 뿐인데 화수분 같은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 보아주어 고맙고 부끄럽다. 사실 나이를 먹고 경력이 늘어나면서 예전만큼 무작정 일을 벌일 만큼 열정이나 용기가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도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꿈틀대며 멈추지 않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는 건 확실하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라는 속담 속 돌멩이처럼. 시대가 바뀌고 교육 현장이 바뀌는 현실 속에서도 흐르는 물살 속에 몸을 맡기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정체되어 있지 않은 사람,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사로 나아가고 싶다. 그렇게 오늘도 몸에 묻은 이끼를 털어내며 끊임없이 구르는 중이다._271쪽
교사가 된 이후 가장 심적으로 우려한 것은 교직이라는 직업이 주는 안정적인 여건과 생활 환경에 살면서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타성에 젖는 것이었다. 물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자잘한 삶의 변화가 있지 않으냐 말할 수 있다. 사실 교직은 학년제에 따라 1년을 주기로 모든 것이 리셋되는 환경이다. 공립학교 교사라면 전근이라는 제도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겠지만, 사립은 대개 수십 년씩 근무하다 은퇴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 학교 울타리 안에서 같은 선생님들과 학생들하고만 부대끼며 살다 보면 세상 물정에 어둡고 어리숙하다는 소리를 듣기 마련이다._288쪽
학교를 마치고, 군 복무를 하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 인생 전반전이 지나간다. 아직 경기가 끝나려면 한참 멀었다. 조금 힘들 때가 왔을 때마다 ‘여기서 지쳐 주저앉으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다시 일어나면서 여기까지 왔다. 머나먼 미래에 대한 창대한 계획보다는 당장 눈앞의 현실에 충실하며 한 걸음씩 내디뎌왔다. 누가 왜 사냐고 묻거든 그냥 웃어주고 만다. 주위의 선생님들도 대개 비슷한 모습이다. 한참 팔팔한 30대 초반에 교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어느덧 머리에는 흰 서리가 내리고 내일모레 작별을 고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아이들과 더불어 그런대로 후회 없는 교직 생활을 했노라고 말할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 싶었다. 아니, 누군가 곁에서 꼭 그렇게 말해줄 수 있기를 원했다. 내가 살아온 이 길이 퇴직 이후에도 빛나는 영예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_324쪽
그해는 내가 교사가 된 지 만 3년이 되는 해였다. 흔히들 직장생활에서 일태기를 겪는다는 연차였다. 하지만 당시의 나를 괴롭게 했던 건 권태기가 아니었다. 직전 해와 같은 학년을 맡게 되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여 더 잘해보자는 의욕이 샘솟았다. 영혼을 갈아 넣어 한 해를 보내보겠다는 나를 좌절시킨 건 학부모들의 지나친 민원과 학교의 수직적인 조직문화였다._333쪽
학부모 민원에 대한 생각도 우리와 달랐다.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했을 경우, 한국인 교사들의 경우에는 최대한 들어주고, 긍정적으로 피드백을 했다. 원어민 교사들은 자신의 입장을 단호하게 전달했다. “나의 교육관이 이러니, 학부모가 여기에 민원이나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내 교육권을 침해하는 행위다.”라고 이야기해서 학부모와 불화가 생겼던 적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중간에서 통역해야 하는 한국인 교사들은 ‘고래 싸움에 낀 새우’가 되었다._354쪽
재외 한국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한국에서의 내 교직 생활을 한 발짝 떨어져 되짚어봤다. 한국에서 받았던 상처들을 마주하면서 내가 무엇이 힘들었고, 왜 힘들었는지를 생각했다. 더 나아가서 앞으로는 어떻게 학교생활을 해나가야 하는지도 고민했다. 주변의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니 비로소 그동안의 내가 보인 것이다. 낯설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낯설었던 덕분에 얻게 된 깨달음이 있다. 학생들에게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학생들과 교감하면서 학교에서 생활할 때 행복하다는 것이다._373쪽
'교사인 나' - '자연인 나'
“문득 ‘교사인 나’와 ‘자연인 나’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교사’와 ‘자연인’으로만 설명할 수도 없을 것이다. 기계처럼 온앤오프가 되지 않는 게 자연스러운 거지. 가르치는 나, 공부하는 나, 글을 쓰는 나, 연극 배역을 맡은 나, 수다 떠는 나, 운동하는 나, 요리하는 나…. 수많은 내 모습이 함께 있다. 이제 편안한 얼굴로 온전하게 서 있는 ‘교사인 나’. 그리고 그 손을 마주 잡고 언제든 날아갈 준비가 되어있는 ‘자연인 나’를 꿈꿔 본다.” 〈본문 중에서〉
누군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교사들이 ‘살아남기’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살아가기’가 아닌 ‘살아남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선생님들을 지켜보는 일은 너무나 안타깝다. 이 책은 6명 선생님이 들려주는 ‘교사로 살아남기’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요즘 선생님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읽다 보면, ‘이런 환경에서 이런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구나’를 확인하고 미안함과 함께 대한민국 학교교육에 대한 큰 절망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런데 6명 선생님의 ‘살아남기’의 끝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교육을 꿈꾸고 있다. 선생님들이 힘겹게 이어가는 ‘살아남기’의 몸부림은 교사 자신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교육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다.
6명 교사들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선생님들의 안부를 묻는 이야기이며, 누군가에게는 학교와 교실을 들여다보는 창이 되고, 선생님들에게는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소망한다.
작가정보
22년 차 초등교사. 왁자지껄 활기찬 교실 속 이야기들을 교단 일기로 남기며 아이들과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다. 매년 새로 만나는 아이들과 학급 안에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짜릿하고 뿌듯하지만 헤어짐의 순간은 언제나 슬프고 아쉽다. ‘한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내 인생’이라는 책을 오타나 오류 없이 잘 써 내려가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다. 그저 눈앞에 주어진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오늘도 내 인생책의 한 페이지를 끄적거리며 채워가는 중이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5,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0권 / 1권
-
받는사람 이름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바이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