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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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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4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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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7.59MB)   |  약 8.0만 자
ISBN 9788937428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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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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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가 된 돼지, 성형수술을 시도한 꿀벌, 채식주의자 사자,
숙주를 사랑한 기생충…… 작품의 주인공 비스코비츠는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단 한 편의 소설로 이탈리아를 뒤흔든 천재 작가가 있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유전학 연구소에서 일하던 알레산드로 보파는 “개구리와 쥐를 흥분시켜 알과 정액을 얻어야만 하는” 일에 염증을 느끼고 태국의 섬으로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그의 첫 번째 작품,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를 완성한다. 백만장자가 된 돼지, 성형수술을 시도한 꿀벌, 채식주의자 사자, 숙주를 사랑한 기생충…… 작품의 주인공 비스코비츠는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의 곁엔 언제나 매혹적인 운명의 상대, 리우바가 있다. 그 둘은 먹고 먹히거나 속고 속이면서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한다. 모두 스무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작품에서 주인공 비스코비츠는 서로 다른 스무 가지 생물로 등장한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를 통해 알레산드로 보파는 자신의 전공인 생물학을 기묘한 우화로 재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이 지닌 본능과 습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욕망뿐만 아니라 악하고 약하고 모순적인 면을 다각적으로 그려냈다.
프롤로그 9

요즘 사는 게 어때, 비스코비츠? 10
섹스 생각날 때 없니, 비스코비츠? 21
네 머리가 없어지고 있어, 비스코비츠 32
그래 봤자 소용없어, 비스코비츠 34
뿔이 있군, 비스코비츠 45
번쩍인다고 다 금은 아니다, 비스코비츠 54
기똥차게 더럽구나, 비스코비츠 64
길을 찾아냈구나, 비스코비츠 72
과연 그녀의 말일까, 비스코비츠? 81
적게 말할수록 좋아, 비스코비츠 84
넌 집게발이 먼저 나가, 비스코비츠 90
이름이 나쁘구나, 비스코비츠 102
너는 네가 누구라고 생각하니, 비스코비츠? 111
마음의 안정을 찾았구나, 비스코비츠 116
어쩜 그 모양이니, 비스코비츠 137
피는 못 속이는 거야, 비스코비츠 139
넌 정말 못생긴 밀랍 인형이야, 비스코비츠! 145
한잔하지, 비스코비츠 156
너를 사납게 만드는 것들이야, 비스코비츠 159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169

옮긴이의 말 177

* 왜냐하면 지루하고 절망적인 삶이 달콤하고 원대한 꿈을 꾸게 해 주니까. 중요한 순간은 꿈을 꿀 때다. 내세, 즉 깨어 있는 것이 지옥이라면 현세, 즉 꿈꾸는 동안은 천국이 된다. 그 반대가 아니다. (12쪽)

* 우리 두 달팽이는 중년이 되어 서로 만나는 것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도 낭만적인 그 행동에 나는 사로잡혔다. 미래의 만남을 기대하며 가슴앓이하는 것. 사랑의 약속을 위해 젊음을 희생하는 것. 사랑은 언제나 위대한 내기가 아닐까. (24쪽)

* 상황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시키고자 내 어머니가 도살되기 전에 남긴 마지막 말을 소개한다. “네가 누군지 늘 기억해라, 아들아. 넌 돼지다. 늘 더러운 것을 먹고, 더러운 짓을 하고, 더러운 생각을 하도록 노력해라. 네 집을 진짜 돼지우리처럼 만들거라. 위대한 돼지였던 네 아버지처럼 최선을 다해서 늘 돼지인 네 멋대로 행동해라.”
“네, 엄마, 약속할게요.”
나는 훌쩍이면서 꿀꿀댔다. 그러고 나서 멱따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여물통에 주둥이를 박았다. 어머니(그 암퇘지에게 복이 있으라!)의 죽음은 내게 채울 수 없는 공허감을 남겼다. 그리고 나를 파멸로 이끈 비참한 연쇄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64~65쪽)

* 네 이름 비스코비츠(V. I. S. K. O. V. I. T. Z.))는 ‘매우 똑똑하고 유능한 동물종 중에서도 매우 똑똑한 우등종(Very Intelligent Superior Kind Of Very Intelligent and Talented Zootype)’의 약자란다. 자랑스러운 이름이지.”
“저도 물론 제 이름이 자랑스러워요, 아빠.” (72쪽)

* 우리가 꿈꾸었던 극락과 달리, 그곳은 우리 슈퍼 쥐들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난폭하기 짝이 없는 야만적인 쥐 떼가 서식하는 곳이라는 사실이 곧 밝혀졌다. 정의와 아름다움 같은 가치를 전혀 존중하지 않고 힘과 이빨의 폭력적인 법이 그곳을 지배했다. 사실 그 때문에 대탈출을 감행한 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것은 없는 듯했다. 인간의 체계적인 폭력에 익숙한 그들에게 동족의 폭력은 오히려 애인의 애무 같았다. 하지만 나같이 예민한 영혼이 그 무식한 집단에서 어떤 이득을 얻어 낼 수 있겠는가? (77쪽)

* 위대한 질문들이 나를 계속 괴롭혔다. 우주 전체가 끝이 없는 미로의 연속인 듯했다. 미로는 또 다른 미로, 하수도, 복도, 운하, 도로로 연결되었다. 한참을 더 걸은 후에야 출구를 찾아낼 수 있었다. 모든 길은 똑같아 보였고,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시작도, 방향도, 끝도 없었다. 나는 계속 찾아다녔다. 하지만 또 다른 미로를 만나기 일쑤였다. 대도시, 도로망, 상수도관, 에어컨……. 하지만 돌고 도는 그 끝없는 순환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난 확신했다. 그 장소에 코를 디밀었을 때 계시, 해방, 최고선을 찾아내리라는 걸 알았다. (78쪽)

* “비스코비츠, 내가 한 말을 반복해 봐라.”
그 질문에 나는 침묵으로 대답했다. 물고기가 진실을 말하고 또 교양 있게 그 진실을 표현하는 방법은 침묵뿐이라는 것을 삶이 내게 이미 가르쳐 준 터였다. (84쪽)

* 물고기 떼만큼 많은 언어가 있고, 물고기 수만큼 많은 사투리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혼란이 가중된다. 이는 말하기도 어렵지만 침묵하기도 어렵게 만든다. 오징어를 삼키는 것 같은 단순한 행동도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누구는 그 행동을 하나의 은유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85쪽)

* 그 작품은 나의 위대함을 영원히 증언해 줄 것이요, 나를 영원불멸의 거대한 존재로 만들어 줄 터였다. 나는 직접 일을 진두지휘했다. 동시에 뒷다리들을 부드럽게 구부리고 지평선을 바라보면서 자세를 취했다. 그 외 다른 활동은 모두 중단되었고, 일할 수 있는 개미들은 모두 부업에 차출되었다. 일할 수 없는 개미들은 희생되었고, 그들의 몸은 건축물에 시멘트를 바르는 데 이용되었다. 병정개미들의 턱은 빵을 파내어 내 몸의 형체를 만들었다. 반면에 일개미들은 빵 부스러기와 시체들을 운반했다. 나는 노예들의 봉사를 평가하고 즐기며 인내심을 가지고 자세를 취했다. (107쪽)

* 나를 괴롭힌 것은 죽는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그 복부의 모양이었다. 마치 유충 같았다. 나를 죽인 건 내 동상이 아니라 주코틱의 동상이었다. 내가 역사에 남긴 것은 황제의 초상이 아니었다. 아무 쓸모 없는 존재의 초상이었다. (110쪽)

* “멋있잖아요.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해요?”
“이런, 그렇다면 큰일이다, 얘야. 우리 카멜레온한테 그보다 더 심각한 재난은 없어.” (112쪽)

* 자웅 동체인 우리 해면들이 겪어야 하는 주기적인 성전환 때문에 상황은 점점 더 모호해졌다. 내 아버지가 할머니의 아내이며, 아버지의 딸, 즉 내 누이가 아버지의 할아버지이고, 아버지의 할머니가 그의 형제, 즉 내 삼촌이라는 사실이 나한테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몸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통에 그 관계는 점점 더 이상해졌다. 친족 관계가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몸 안으로 들어온 어머니나 근친상간한 누이들 그리고 양성애자인 아버지와 함께 편모충의 방인 맹낭들을 공유하는 마당에 건전한 개성을 발전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유일한 해부학적 특징은 가스 구멍과 입 구멍이었다. 식물의 극적 사실은 자살이 불가능하다는 거였다. 해면동물의 이익은 슬픔을 잊을 수 있다는 거였다. (157쪽)

* 나는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터뜨리며 웃었다. 나는 확신한다. 내 눈물에서 바다가 시작되리라는 걸. 거기서 생명, 진짜 생명이 시작되리라는 걸…….
“장하구나, 너는 이제 동물이다. 하지만 아직 네게는 배울 게 남아 있단다.”
목소리가 칭찬을 해 주며 말했다.
“들어 보죠. 감수분열? 발효 작용? 개체 발생?”
“죽음이다, 비스코.”
“농담하지 마세요.”
“이제 너는 병원체가 아니다, 비스코, 동물은 죽는단다.”
“잠깐…… 모든 걸…… 단념하는 건가요?”
“그래, 모든 것을.” (174~175쪽)

● 인간의 나약함, 나르시시즘과 에고이즘을 생물학과 더불어 천재적으로 풀어 낸 매력적인 작품. -《보스턴 선데이 글로브》

● 코믹 문학의 전당에 오를 만한 가장 뻔뻔한 걸작.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 과학과 문학, 철학과 우화가 기묘하게 어울려 탄생한 실험적 소설

앵무새 비스코비츠는 암컷 앵무새 리우바를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을 고백한다. 리우바 역시 “사랑해.”라고 대답하고, 두 앵무새는 행복한 연애를 꿈꾼다.(「과연 그녀의 말일까, 비스코비츠?」) 하지만 이들은 곧 삼각관계라는 함정에 빠진다. 리우바는 자신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이에게 그대로 똑같이 대답을 해 주는, 어쩔 수 없는 ‘앵무새’이기 때문이다. 한편 저 바다 아래에선 큰가시고기 비스코비츠가 의사소통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적게 말할수록 좋아, 비스코비츠」) 아가미와 지느러미로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데다가 종 수만큼이나 다양한 사투리 때문에 비스코비츠는 번번이 마음을 나누는 데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번엔 사막으로 가 보자. 살인적인 속도의 반사 신경 때문에 사고 능력이나 비판 능력은 마비되고 만 사막의 무법자, 전갈 비스코비츠는 제대로 대인(?) 관계를 맺어 보려 하지만 제멋대로 움직이는 꼬리 때문에 늘 살생을 저지르고 만다.(「넌 집게발이 먼저 나가, 비스코비츠」)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웅 동체인 해면류로 태어난 비스코비츠는 짝사랑의 열병을 앓지만 뿌리가 땅에 박혀 움직일 수가 없다. 비스코비츠는 의지와는 달리 조류에 따라 정자를 이리저리 흩뿌리고, 결국 “아버지가 할머니의 아내이며, 아버지의 딸, 즉 내 누이가 아버지의 할아버지이고, 아버지의 할머니가 그의 형제, 즉 내 삼촌”이 되어 버리는 “콩가루 집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한잔하지, 비스코비츠」)
‘과학자’ 알레산드로 보파는 동생물학, 유전학적 검증을 거쳐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동물 우화를 만들어 냈다. 그의 손을 통해 과학은 문학으로, 철학은 우화로 옷을 바꿔 입었으며 그렇게 탄생한 소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에는 인간들의 다양한 삶만큼이나 왁자지껄하고,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해프닝으로 가득한 동물들의 오묘한 세계 또한 담겨 있다.


■ 희극적이면서 비극적인 동물/인간 인생 잔혹사

자식들을 뻐꾸기로부터 지키기 위해 잠도 자지 못하는 아빠 되새(「그래 봤자 소용없어, 비스코비츠」), 모든 암컷들 위에서 군림하는 위엄 있는 권력자를 꿈꿨지만 종족들을 지키기 위해 만신창이가 되는 우두머리 수컷 엘크(「뿔이 있군, 비스코비츠」) 등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며 고된 하루하루를 이어가지만 결국 외로울 수밖에 없는 가장들을 연상시킨다. 실험용으로 우리에 갇힌 신세인 흰쥐(「길을 찾아냈구나, 비스코비츠」)는 뛰어난 두뇌로 미로찾기의 달인으로 인정받지만 그의 동료들은 잔혹한 실험을 피부로 체험하는 통에 “과학과 이성의 밝은 미래를 전혀 믿지” 않고 시궁창, 즉 “문명과 진보의 악행에서 멀리 떨어져서 어둠과 부패의 축복을 받은 천국 샹그릴라, 모든 것이 시큼한 썩은 국물로 녹아 버리는 곳”에 가기를 꿈꾼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나 꿈꾸던 낙원은 그들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난폭하기 짝이 없는 야만적인 쥐 떼가 서식하는 곳이다. 이와 유사한 일화로 상어 부자도 등장한다.(「피는 못 속이는 거야, 비스코비츠」) 아빠 상어는 아들 상어 비스코비츠에게 “여기서 유일하게 통하는 법은 우리의 법, 이빨의 법이야. 이 빌어먹을 바다를 돌아가게 하는 건 바로 우리들이다, 알겠니? 약자가 먹히지 않고 바다에서 살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상상해 보렴.” 하고 가르친다. 그리고 결국 아빠 상어는 ‘믿던 도끼에 발등이 찍히고’ 만다.
외모를 비관해 온몸에 밀랍을 입힌 꿀벌 비스코비츠 이야기(「넌 정말 못생긴 밀랍 인형이야, 비스코비츠!」)는 ‘성형수술’로 대표되는 외모 지상주의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너무 ‘잘난’ 얼굴 때문에 평범하게 사는 것이 불가능했던 꿀벌 비스코비츠는 밀랍 성형의 대가인 리우바를 찾아가 온몸에 괴물 같은 밀랍을 입힌다. 자신처럼 빼어나게 아름다운 리우바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 비스코비츠는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지만 아이들의 외모는 마치 자신의 밀랍처럼 흉측하기만 하다. 자신의 추한 모습이 괴로워 전신 성형을 감행했던 리우바는 눈물을 흘리며 비스코비츠에게 말한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 중요한 것은 아름다움을 창조할 줄 안다는 거예요. 서로 사랑을 맹세했잖아요. 우리가 어떤 변장을 하고 있더라도 말이에요. 우리 중 누가 더 고통스러울까요? 추한 내 모습을 상상만 해야 하는 당신일까요, 아니면 매일 추한 당신 모습을 봐야 하는 나일까요?”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비스코비츠들은 자기 생각처럼 돌아가 주지 않는 현실에 맞서 싸우고, 좌절한다. 그러다 다시 일어서거나 다른 삶을 택하는 비스코비츠도 있지만, 겨울잠쥐 비스코비츠(「요즘 사는 게 어때, 비스코비츠?」)처럼, 오랜 동면을 통해 누리는 제2의 인생을, 꿈속의 현실을 원하기도 한다. 이 비스코비츠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건, 비스코비츠들의 삶이 인간의 삶과 너무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아니다, 비스코비츠의 삶이 인간 삶을 닮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바로 동물이기 때문이다.


■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그리고 우리들 역시 동물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이 있다. 그렇다면 쇠똥구리는 쇠똥밭에 굴러도 쇠똥구리로 사는 것이 나을까? 「번쩍인다고 다 금은 아니다, 비스코비츠」에서 가난한 집안의 쇠똥구리로 태어난 비스코비츠는 어린 시절, 똥 쟁탈전 중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게다가 비스코의 어머니는, 그 똥을 빼앗아 달아나는 놈들과 함께 떠나 버린다. “서둘러 승자의 마차에 올라탄” 것이다. 비스코비츠는 악에 받쳐 쇠똥을 모으며 자수성가한다. 모은 쇠똥이 자본이 되어 더 많은 쇠똥이 되고, 그 쇠똥을 보고 모여든 다른 쇠똥구리들은 비스코 아래에서 굽신댄다. 하지만 비스코는 행복하지 않다. 비스코비츠 아버지의 말처럼 “똥은 우리보다 강”해서 “우리 영혼을 먹어 치”워 버리기 때문이다. ‘똥’을 ‘돈’으로 바꾸어 쓰고 읽고 생각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화다.
뿐만 아니라 「기똥차게 더럽구나, 비스코비츠」에 등장하는 돼지 비스코는 춤추는 재능으로 서커스단에 팔려 갔다가 거세당한다. 육체적 욕망을 반강제적으로 잃은 비스코는 더 이상 ‘돼지처럼’ 게으르고 불결하지 않았다. 이는 돼지 비스코의 주가를 더욱 올려 주었다.
“매일 저녁 조명 아래서 리우바를 포옹할 때마다 나는 피부 접촉보다는 영혼의 화합을 추구했다. 하지만 리우바의 눈 속에서 내가 읽은 것은 거세당한 뚱뚱한 광대에 대한 몸서리쳐지는 혐오감이었다. 그러자 관중은 내 눈물과 리드미컬한 동작이 주는 숭고한 비극성에 환호했다.”
결국 사기극으로 유산을 타 내려는 한 노부인의 손에 넘어간 비스코비츠는 “샴페인에 내 고통을 적시고, 쿠바산 시가를 씹고, 멍청한 스크린 스타 여배우들이나 부패한 정치인과 교제하기 시작”하면서 대통령이 되길 꿈꾸기에 이른다.
돈, 명예, 권력에 대한 탐욕부터 나르시시즘, 마약과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거기다 사랑과 평화로운 삶에 대한 욕구까지,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는 인간에게 내재된 온갖 본능과 욕망을 은근히, 하지만 날카롭게 그려낸다. 인간 본성에 대한 바로 그 날카로운 투시로 평범한 과학자였던 한 무명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비스코비츠’가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충격과 웃음을 줄 수 있었다.

작가정보

(Alessandro Boffa)

1955년 러시아 모스코바에서 태어났다. 이탈리아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이 년 동안 동물유전학 연구소에서 일했다. 과학에 대해 낭만적인 꿈을 품었던 그는 개구리와 쥐를 흥분시켜 알과 정액을 얻어야만 하는 연구실 일에 염증을 느껴 인간 뇌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생각에 대한 생각”에 빠져 지칠 무렵, 갖고 있던 주식 가격의 폭등으로 그는 휴가를 결심했다. 삼 주의 휴가는 십일 년으로 연장되어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일 년을, 아시아에서 십 년을 보냈다. 태국에 머무는 동안 보석학을 공부했고 작은 섬에서 방갈로나 작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 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낚시와 독서를 하거나 비디오를 보며 한가롭게 보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는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내기 시작했고, 한 친구가 그에게 좀 더 긴 글을 쓰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그는 낙타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써 보았다. 원하는 곳으로는 절대 데려다 주지 않고, 언제나 암컷 낙타가 있는 곳으로만 가는 낙타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쓰면서 알레산드로 보파는 문득, 글쓰기란 사람들을 행복의 절정으로 도달하게 하는 카마수트라처럼 재밌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의 첫 소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를 집필하기에 이르렀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자신의 전공인 생물학을 기묘한 우화로 재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이 지닌 본능과 습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욕망을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으로 풍자해 내며 이탈리아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역서 『다뉴브, 100일 동안의 행복』, 『엔니오 모리코네의 말』,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로마 이야기』,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아르마니 패션 제국』, 『그날 밤의 거짓말』, 『그림자 박물관』, 『달나라에 사는 여인』 등이 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통번역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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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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