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겉·결혼·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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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37497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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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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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는 살아 있을 때 그렇게도 벗어나고자 했던 바로 그 주춧돌 위에 지금 올라와 있다.
-파트리크 모디아노
▶카뮈의 위대함은 일탈에서 나오는데, 이 일탈은 그의 위대함의 자연스러운 표현일 뿐이다.
-장 그르니에
▶끊임없이 자신을 찾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혼에게 인사를 드린다.
-윌리엄 포크너(카뮈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 청년 카뮈의 진정한 ‘안과 겉’을 만나다
카뮈 작품의 원천 「안과 겉」, 지중해와 태양의 에세이 「결혼」, 「여름」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마흔네 살이란 젊은 나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저항의 아이콘 알베르 카뮈의 여행과 추억, 사랑의 에세이가 담긴 『안과 겉ㆍ결혼ㆍ여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안과 겉」은 카뮈의 서문과 함께 다섯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러니’, ‘긍정과 부정의 사이’, ‘영혼 속의 죽음’, ‘삶에 대한 사랑’, ‘안과 겉’이 그것으로 빛과 어둠, 프라하와 비첸차, 죽음과 태양 등으로 끊임없이 변주를 거듭하는 삶의 ‘안’과 ‘겉’을 주제로 다루었다. 카뮈가 말하는 안과 겉은 무엇일까. 카뮈의 답은 ‘하나의 덩어리’다. “이 극단적 의식의 극한점에서 모든 것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나의 생은 송두리째 버리든가 받아들이든가 해야 할 하나의 덩어리처럼 생각되는 것이었다.” 「결혼」은 ‘티파사에서의 결혼’, ‘제밀라의 바람’, ‘알제의 여름’, ‘노트’, ‘사막’의 다섯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행자 카뮈가 찾아간 장소들과 그곳에서 느낀 감회와 성찰이 글 속에 반영되어 있다. 풍요와 헐벗음은 서로 만나며, 자신의 찬란함을 과시하는 풍경 앞에 선 인간은 스스로의 위대함을 긍정한다. 신에게 의지하기보다 필연적 운명을 받아들이는 반항하는 인간이기에. 「여름」은 1939년에서 1953년에 걸쳐 쓴 산문들을 모은 것으로, 주제 면에서 「결혼」과 맞닿아 있다. 이 글들의 공통된 뿌리는 명확하다. 비록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지만, 모두가 다 ‘홀로(solitaire)’라는 개별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1953년 이후 카뮈는 앞서의 ‘부조리’와 ‘반항’의 사이클에서 ‘사랑’과 ‘절도’의 사이클로 진입하며 그의 마지막 미완성 유작인 『최초의 인간』의 집필 준비를 시작한다. 세 편의 에세이에서 우리는 카뮈의 철학과 여행자의 여정, 그리고 치열한 문학성을 느낄 수 있다.
■ “나는 정의를 믿습니다. 그러나 정의에 앞서 나의 어머니를 더 옹호합니다.”
(《르몽드》 1957년 12월 14일 자)
평생의 스승이자 벗인 장 그르니에에게 헌정한 「안과 겉」은 카뮈 생전에 출판된 작품들 중에서 사실상 최초로서, 이후 카뮈가 쓰는 모든 작품의 원천이 되는 글이다. 그러나 카뮈 자신은 젊은 시절에 쓴 이 작품이 재판을 내기엔 너무나 불완전하다는 생각으로 주저했으며, 정열에 찬 카뮈의 이후 문체에 비하면 서투르고 불분명한 구석이 많기도 하다. 김화영 역자의 설명에 의하면 ‘그러한 한계가 때로는 우리에게 유별난 감동의 원천이 된다. 왜냐하면 그 서투름 속에서 번민하는 젊음의 진동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채 우리의 영혼 속으로 직접 전달되어 오기 때문이다.’ 「안과 겉」은 카뮈의 서문과 함께 다섯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러니’, ‘긍정과 부정의 사이’, ‘영혼 속의 죽음’, ‘삶에 대한 사랑’, ‘안과 겉’이 그것으로 빛과 어둠, 프라하와 비첸체, 죽음과 태양 등으로 끊임없이 변주를 거듭하는 삶의 ‘안’과 ‘겉’을 주제로 다루었다. 카뮈가 말하는 안과 겉은 무엇일까. 카뮈의 답은 ‘하나의 덩어리’다. “이 극단한 의식의 극한점에서 모든 것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나의 생은 송두리째 버리든가 받아들이든가 해야 할 하나의 덩어리처럼 생각되는 것이었다.”
카뮈 전집판에 해설을 쓴 비평가 루이 포콩의 설명처럼 “「안과 겉」이 우리의 몫이 비참과 고독이라고 말할 때, 「결혼」은 우리가 비탄의 세계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의 지극히 단순한 기쁨에도 비견할 수 없는 보상의 위력을 부여한다고 응수한다.” 1935년부터 1936년까지 「안과 겉」을, 1936년부터 1937년 「결혼」과 「여름」을 집필할 시기, 카뮈는 교수 자격 시험에서 탈락하고 아내와의 결혼 생활에 위기가 닥치는 등 개인적으로 실망과 좌절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러다 1937년 홀로 떠난 지중해 여행에서 카뮈는 작열하는 태양과 바다 앞에서 지나간 삶을 돌아보고 현실의 삶을 성찰하며, 다시금 글쓰기에 대한 의욕을 되찾는다. 「결혼」은 ‘티파사에서의 결혼’, ‘제밀라의 바람’, ‘알제의 여름’, ‘노트’, ‘사막’의 다섯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행자 카뮈가 찾아간 장소들과 그곳에서 느낀 감회와 성찰이 글 속에 반영되어 있다. 풍요와 헐벗음은 서로 만나며, 자신의 찬란함을 과시하는 풍경 앞에 선 인간은 스스로의 위대함을 긍정한다. 신에게 의지하기보다 필연적 운명을 받아들이는 반항하는 인간이기에.
19389년에서 1953년에 쓴 산문들을 모은 「여름」의 서평 의뢰서에 카뮈는 이렇게 썼다. ‘이 글들의 공통된 뿌리는 명확하다. 비록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지만, 모두가 다 ‘홀로(solitaire)’라는 개별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주제는 나의 초기작들 가운데 하나인 「결혼」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십 년의 세월이 지나 「결혼」에 실린 글들은 그러므로 그것들 나름대로 어떤 길고 변함없는 추구의 길을 증언하고 있는 셈이다.’ 카뮈는 또한 1956년 로제 키요에게 쓴 편지에 다음과 같이 쓴다. ‘당신의 연구가 「여름」에서, 그리고 나의 마흔 살에서 멈춘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록 순전히 우연이긴 하지만 이 해는 나의 창작 작업과 삶에 있어서 일종의 전환점이기 때문입니다.” 이후 카뮈는 앞서의 ‘부조리’와 ‘반항’의 사이클에서 ‘사랑’과 ‘절도’의 사이클로 진입하며, 자신의 미완성 유작인 『최초의 인간』의 집필 준비를 시작한다. 이에 화답하듯이 키요는 「여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카뮈는 「여름」을 ‘태양의’ 에세이 전통 속에 위치시키려고 했다. 그 에세이들은 어느 의미에서는 천진무구한 소명을 상기시킨다. ‘정오의 사상’의 결실인 이 글들은 『반항하는 인간』을 연장하고 그것과 균형관계를 유지한다. 왜냐하면 사르트르와의 고통스러운 논쟁을 치르고 난 후 이 글들은 유머와 아이러니에도 한몫을 할당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지중해의 자연을 거닐며 카뮈는 자기를 에워싸고 있는 갖가지 신화를 깨뜨릴 방법을 구상한다. 반항하는 인간은 그렇게 지중해의 열기 속에서 탄생한다.
12월 12일 스톡홀름 대학교 학생회관에서 카뮈와 학생들과의 만남의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때 한 알제리 젊은이가 연단에 올라와 카뮈를 비난했다. 알제리의 독립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대해 카뮈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나는 일 년 팔 개월 동안 입을 닫고 지냈습니다. 그렇다고 행동마저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두 민족이 평화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정의로운 알제리의 지지자입니다. 나는 양편의 증오가 변해 그들의 선언이 테러를 더 격화시킬지도 모르기에 지식인의 개입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알제리 민족의 권리를 인정해 주고 완전히 민주적인 제도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습니다. (......) 나는 언제나 테러를 비난해 왔습니다. 알제의 거리에서 맹목적으로 자행되는, 그래서 어느 날 나의 어머니와 가족을 해칠지도 모르는 그런 테러리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비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고는 말했다. “나는 정의를 믿습니다. 그러나 정의에 앞서 나의 어머니를 더 옹호합니다.”(《르몽드》 1957년 12월 14일 자) 이 말은 카뮈의 어머니가 불의의 상징이 아니듯 카뮈 자신도 결코 정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알제리인들과 언제나 불행을 공유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안과 겉 2 7
결혼 9 7
여름 1 65
알베르 카뮈의 ‘스웨덴 연설’_김화영 2 71
「결혼」에 대하여_루이 포콩 2 80
「여름」에 대하여_로제 키요 2 86
옮긴이의 말 2 89
작가 연보 2 90
『안과 겉』을 다시 읽어 보노라니, 어떤 페이지들에서는 그 서툰 글솜씨에도 불구하고, 나는 본능
적으로 그래, 바로 이거야 하고 알게 된다. 이것, 즉 그 노파, 어떤 말없는 어머니, 가난, 이탈리아의 올리브나무들 위로 쏟아지는 빛, 고독하지만 사람다운 사랑, 나 자신의 눈에 진실을 말해 주고 있다고 믿어지는 그 모든 것 말이다.(17쪽)
한 천사는 친구의 얼굴을 하고 있고, 또 한 천사는 적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렇다. 나는 그 모든 것을 안다. 또 대체로 사랑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인생 자체에 관해서는 지금도 『안과 겉』에서 서툴게 말했던 것보다 더 많이 알지는 못한다. “삶에 대한 절망 없이는 삶에 대한 사랑은 없다.”(18쪽)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 그러나 각자에게는 저마다인 죽음. 하여간 그렇기는 해도 태양은 우리의 뼈마디들을 따뜻하게 덥혀 준다.(45쪽)
그때 나는 나 자신을 내맡김으로써 사랑할 수 있었으니, 마침내 나는 나 자신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 돌아오게 해 주는 것은 사랑뿐이기 때문이다.(47쪽)
가난 속에는 어떤 고독이, 하나하나의 사물에 그 나름의 가치를 부여하는 고독이 있다. 어느 정도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하늘 그 자체와 별들이 가득한 밤도 그저 자연의 재화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밑바닥 계층에서는 하늘이 본래의 모든 의미를 되찾게 되어 값을 따질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은총이다. 여름의 밤들, 별들이 반짝이는 신비의 세계!(49쪽)
여행은 우리 속에 있던 일종의 내면적 무대 장치를 부숴 버린다. 이제 더 이상 속임수를 써 볼 수가 없다. 사무실과 작업장에서 일하며 지내는 시간들 뒤에 숨어서 가면을 쓰고 지내는 짓은 더 이상 할 수 없다.(그렇게 보내는 시간들에 대해 우리는 그토록 심하게 불평을 해 대지만, 실은 고독의 괴로움으로부터 그토록 확실하게 우리를 방어해 주는 것도 그러한 시간들이다.)(82쪽)
중요한 것은 진실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 즉 인간적인 것도 단순함도 거기에 다 새겨지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곧 세계일 때보다 더 진실해지는 때가 과연 언제이겠는가? 나는 갈망하기도 전에 만족되었다. 영원이 눈앞에 있는데, 나는 그것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순간 내가 바라는 것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또렷한 의식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93쪽)
알제의 여름 속에서 내가 배운 것은, 고통보다 더 비극적인 단 한 가지는 행복한 한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보다 더 위대한 삶의 길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더 이상 속이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니까.(140쪽)
행복은 희망의 부재에서 태어나며, 정신은 육체에서 근거를 발견한다. 진실은 어느 것이나 그 안에 쓴맛을 담고 있다고 한다면 부정은 어느 것이나 ‘긍정’이 꽃 피어남을 품고 있다고 할 것이다.(161쪽)
사슬에 묶인 영웅은 신들이 내린 천둥 번개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그의 태연한 믿음을 버리지 않
는다. 이렇게 하여 그는 그의 바위보다도 더 단단하고 그의 독수리보다 더 큰 인내심을 지녔다.(215쪽)
세계의 부조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이 눈부신 햇빛인가 아니면 햇빛이 없던 때의 추억인가? 기억 속에 이토록 넘치는 햇빛을 간직한 내가 어떻게 무의미를 걸고 내기를 할 수 있었던가? 내 주위에서는 그래서 놀란다. 나도 때로 놀란다. 바로 그 태양이 그렇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빛이 너무나 강렬한 나머지 우주와 형상들을 캄캄한 눈부심의 덩어리로 응고시켜 버린다고 남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대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233~234쪽)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마침내 내 속에 억누를 길 없는 여름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253쪽)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면 나는 조금 꿈에 잠기고, 모욕을 받으면 아주 약간 놀란다. 그러고 나서 나는 잊어버리고 나를 모욕하는 이에게 미소 짓고 혹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너무 공손하게 인사한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단 하나의 이미지뿐이니 어찌하겠는가? 사람들은 마침내 내가 어떤 인물인지 말하라고 다그친다. “아직은 아무것도 아니오, 아직은 아무것도 아니오…….”(257~258쪽)
“바다로!” 그래서 인도양을 거쳐, 불덩어리처럼 달아올랐다가 얼어붙는 사막의 돌들이 적막한 밤에 하나씩 쩍쩍 갈라지며 소리를 내는 홍해의 대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 외침들이 잠잠해지는 고대의 바다로 되돌아온다.(268쪽)
■ 수록작 소개
안과 겉
「안과 겉」은 카뮈의 생전에 출판된 그의 작품들 중에서 사실상 최초로 발표된 것이니 가히 첫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의 중요성과 한계는 작가 자신의 그 유명한 서문과 로제 키요의 해설로써 충분히 헤아려진다고 믿는다. 항상 투명하고 단순한, 그러나 정열에 찬 카뮈의 문체에 비하여 이 젊은 시절의 글은 서투르고 불분명한 구석이 많다. 그러한 한계가 때로는 우리에게
유별난 감동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그 서투름 속에서 번민하는 젊음의 진동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채 우리의 영혼 속으로 직접 전달되어 오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 프라하와 비첸체, 죽음과 태양 등으로 끊임없이 변주를 거듭하는 삶의 ‘안’과 ‘겉’ - 이 두 가지의 뗄 수 없는 상관관계는 알베르 카뮈가 다루는 필생의 주제다. 그래서 작품 「안과 겉」은 그의 모든 작품의 출발이요 원천이다. 이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고 카뮈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극단한 의식의 극한점에서 모든 것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나의 생은 송두리째 버리든가 받아들이든가 해야 할 하나의 덩어리처럼 생각되는 것이었다.” 이것이 카뮈의 해답이다. 안과 겉은 ‘하나’의 덩어리인 것이다. 안과 겉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삶에 대한 배반이다. 흔히 ‘표리(表裏)’라고 번역해 온 표제 ‘L’envers et l’endroit'를 나는 좀 더 쉽게 ‘안과 겉’으로 옮겨 보았다. 텍스트로는 플레이아드판 카뮈 전집 제2권 『ESSAIS』에 실린 것을 선택했다. 1935~1936년 작, 1937년 출간.(김화영)
결혼
알제리에서 이탈리아로, 유적의 땅에서 지중해를 다니며 카뮈는 몽상에 젖는다. 신들이 내려와 사는 티파사에서의 결혼은 태양과 압생트 향기, 푸른 하늘, 돌무더기, 그리고 향초들의 육감적인 냄새로 뒤덮여 있다. 제밀라 언덕에 부는 바람, 하늘에서 무겁게 나는 커다란 새들을 바라보며 카뮈는 이 땅 위에서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카뮈 자신이 얻으려는 것이 이 수동적인 정열 속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것임을 느낀다. 하룻날이 밤 속으로 기우는 이 짧은 순간들에 그 무슨 비밀스러운 신호들과 부름들이 깃들어 있기에 그의 마음속에서 알제는 그 순간들과 그토록 깊숙이 이어져 있는 것일까? ‘사람이 가슴으로 확신할 수 있는 진실은 그리 많지 않다. 피렌체 들판의 포도나무와 올리브나무들을 엄청나게 말 없는 슬픔으로 뒤덮어 가는 어떤 저녁, 어둠을 가르며 달리는 기차 안에서 나는 내 속에서 무엇인가 맺힌 매듭이 풀리는 것을 느낀다. 슬픔의 얼굴을 한 이것이 행복이라고 불리는 것임을.’ 카뮈가 바라는 삶과 진리는 썩어 없어지는 진리이며, 자신의 목마름에서 기인하여 행복의 물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다. “인류의 온갖 악들이 우글거리는 판도라의 상자에서 그리스인들은 다른 모든 악들을 쏟아 놓고 난 뒤에 맨 끝으로 가장 끔찍한 악인 희망을 꺼냈다. 이보다 더 감동적인 상징을 나는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희망은 체념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스스로 체념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방인」의 중심 주제가 되는 카뮈 철학이 드러나는 여행 에세이. 1936~1937년 작. 1938년 출간.
여름
카뮈는 「여름」에 붙인 서평 의뢰서에 이렇게 썼다. “이 책은 1939년에서 1953년에 걸쳐 쓴 산문들을 모은 것이다. 이 글들의 공통된 뿌리는 명확하다. 이 글들은, 비록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지만, 모두가 다 ‘홀로(solitaire)’라는 개별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주제는 저자의 초기작들 가운데 하나인, 1938년 출간한 「결혼」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십 년의 세월이 지나 「결혼」에 실린 글들은 그러므로 그것들 나름대로 어떤 길고 변함없는 추구의 길을 증언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또한 자신에 대한 최초의 중요한 연구서를 발표한 로제 키요에게 1956년 1월 21일 편지를 보내며 다음과 같이 명시했다. “당신의 연구가 「여름」에서, 그리고 나의 마흔 살에서 멈춘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록 순전히 우연이긴 하지만 이 해는 나의 창작 작업과 삶에 있어서 일종의 전환점이기 때문입니다.” 1953년 이후 카뮈는 앞서의 ‘부조리’와 ‘반항’의 사이클에서 ‘사랑’과 ‘절도’의 사이클로 진입하며 그의 마지막 미완성 유작인 『최초의 인간』의 집필 준비를 시작한다. 카뮈의 치열한 ‘여름’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 1939~1953년 작, 1953년 출간.(김화영)
작가정보

Albert Camus
1913년 11월 7일 알제리의 몽도비에서 태어났다. 포도 농장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전쟁에 징집되어 목숨을 잃은 뒤,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각별한 총애를 받으며 재능을 키우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대학교에 갈 기회를 얻는다. 알제 대학교 철학과 재학 시절, 생계를 위해 여러 일을 전전하면서도 창작의 끈을 놓지 않는데, 무엇보다 이 시기에 장 그르니에를 만나 그를 사상적 스승으로 여긴다. 1934년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 가입하지만 내면적인 갈등을 겪다 탈퇴한다. 교수가 되려고 했으나 건강 문제로 교수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고, 진보 일간지에서 신문기자로 일한다. 1942년에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철학적 에세이 『시지프 신화』, 희곡 「칼리굴라」 등을 발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한다. 1947년에는 칠 년여를 매달린 끝에 『페스트』를 출간하는데, 이 작품은 즉각적인 선풍을 일으키고 카뮈는 ‘비평가상’을 수상한다. 마흔네 살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지만, 그로부터 삼 년 후인 1960년 1월 4일 미셸 갈리마르와 함께 파리로 떠났다가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고,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학평론가, 불문학 번역가로 활동하며 팔봉 비평상, 인촌상을 받았고, 1999년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다. 지은 책으로 『여름의 묘약』, 『문학 상상력의 연구』, 『행복의 충격』, 『바람을 담는 집』, 『한국 문학의 사생활』 등이, 옮긴 책으로 미셸 투르니에, 파트리크 모디아노, 로제 그르니에, 르 클레지오 등의 작품들과 『알베르 카뮈 전집』(전 20권), 『섬』, 『마담 보바리』, 『지상의 양식』, 『어린 왕자』, 『다다를 수 없는 나라』,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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