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모의 그림자

곽정 지음

글로벌피알 2025년 05월 2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역모의 그림자』는 조선의 격랑 속에서 실제 역사의 ‘배신자’로 기록된 김질이라는 인물을 통해,
"충과 배신, 기록과 침묵, 살아남은 자의 죄"를 묻는 깊이 있는 역사 심리소설이다.
이 소설은 사육신의 처형을 고변한 자로 알려진 김질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한 변명이 아니다.
『역모의 그림자』는 역사의 가장자리에 놓인 인간 한 사람의 고백과 침묵,
그리고 그를 기억하려는 후대의 묵직한 응시로 구성된 구조물이다.
작품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역모와 고변의 정치적 소용돌이를 스릴러처럼 그려내며,
2부는 침묵의 죄책과 고독,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묘사한다.
3부에 이르러, 우리는 역사 기록 밖에 있는 진실을 재구성하려는 기억의 문학을 마주하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 작품이 결코 김질을 “용서”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독자는 끝까지 다음과 같은 질문을 갖게 된다.
그는 정말 배신자였는가?
아니면, 말하지 않았기에 역사의 칼을 대신 맞은 자였는가?
『역모의 그림자』는 우리가 역사를 읽는 방식,
그리고 인간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유도한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깨닫게 된다.
진실은 종이에 남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 한 줄의 시에 담겨 남는 것임을.

목차

목차

【제1부】 서슬 붉은 조정
“충신과 역적 사이, 나는 어디쯤인가.”

1. 빈 잉크병과 검은 장부
– 늙은 김질, 벽장 속에 감춰둔 과거의 고변서를 꺼내다.
2. 남색 벗꽃 아래의 맹세
– 성삼문과의 학문 시절 회상, 충의에 대한 토론.
3. 왕의 아이, 군주의 그릇
– 단종 즉위. 유약한 소년 군주에 대한 조정의 불안.
4. 천하의 균형은 피로 지탱된다
– 수양대군의 움직임, 정쟁의 냄새가 퍼지기 시작함.
5. 기억의 칼자국
– 김질의 아버지가 경연에서 몰락했던 과거 회상.
6. 차가운 연회, 뜨거운 귓속말
– 한명회가 김질에게 세조와의 비공식 연대 제안.
7. 서쪽 누각의 편지
– 성삼문, 김질에게 단종 사수를 위한 비밀연서 전함.
8. 백문, 그림자 속의 귀
– 정보원 백문 등장. 조정 내부 정보 수집 시작.
9. 피 묻은 선비복
– 김질, 사육신의 계획을 인지하면서도 침묵함.
10. 선혈 위에 서는 선택
– 수양대군의 궁중 진입과 단종 폐위 성공.

【제2부】 저울 위의 충성
“충은 반드시 군주에게만 바치는 것인가.”

11. 장악원의 어둠, 성삼문의 고문
– 친구가 잡혀가는 장면 목격. 내면의 동요.
12. 피로 씌운 문장
– 고변 요구. 김질, 고심 끝에 명단을 올리다.
13. 호의, 혹은 덫
– 세조가 직접 김질을 불러 "너도 충신이라 말하겠다" 선언.
14. 의금부의 붓과 칼
– 사육신 처형. 마지막까지 김질을 향한 눈빛.
15. 비단 뒤에 숨긴 여인
– 하윤 재등장. 성삼문과 김질 사이의 감정 삼각.
16. 뱀과 마주 선 독수리
– 한명회, 김질의 세력 견제 시작. 권력 투쟁 시작.
17. 성문 앞의 비명
– 백성들 사이에 퍼지는 ‘배신자 김질’의 민담.
18. 낡은 붓과 해진 도포
– 김질, 관직을 버리고 자진 유배 요청.
19. 삼봉산의 흙집
– 은거 시작. 서신으로만 외부와 접촉.
20. 밤을 삼킨 동틀 무렵
– 성삼문이 처형 직전 남긴 시 한 수를 백문이 전함.

【제3부】 기록되지 않은 진실
“누가 역사를 쓰는가.”

21. 남겨진 이들의 계절
– 세조 사후, 조정의 권력 구조 재편.
22. 낙엽 위의 발자국들
– 하윤의 죽음. 유품 속 성삼문의 친필 비망록 발견.
23. 진실은 어디에 묻혔는가
– 고변 당시 조작된 진술서 발견. 한명회의 서명.
24. 바람을 가르는 검은 깃발
– 조정을 향한 역풍의 징조.
25. 노인의 반성문
– 김질, 자신의 모든 선택을 적은 일기 집필 시작.
26. 비의 장례식
– 성삼문과 사육신의 무명묘를 찾아가는 장면.
27. 그날의 검은 달
– 고변하던 날 밤의 진실 회상. 충과 변절 사이의 그날.
28. 백문, 사라진 그림자
– 백문의 마지막 유언. "당신은 배신자가 아닙니다."
29. 기록을 불태우다
– 고변서와 일기를 불태우는 김질. 역사의 죄인으로 남길 결심.
30. 사람은 기억으로만 산다
– 후대의 사관에게 조용히 전하는 김질의 마지막 말.
31. 부서진 벼루
– 김질 사망 후, 그 집에서 벼루 하나만 남아 발견됨.
32. 진실은 오직 하나의 시에 담긴다
– 성삼문의 마지막 시가 학자들에 의해 재발굴됨.
33. 역모의 그림자
– 역사는 그를 배신자로 기록했으나, 독자는 판단을 유보한다.

출판사 서평

『역모의 그림자』는 조선 단종 복위운동의 중심 사건인 ‘사육신 처형’을,
그들을 고변한 인물 김질의 시선에서 재해석한 정치 심리 역사소설이다.
역사책 속 단 몇 줄로 요약된 한 인물의 삶을,
작가는 33장의 장대한 서사로 다시 써낸다.
사실을 고한 자는 왜 침묵을 택했는가.
살아남은 자는 왜 고개를 들 수 없었는가.
『역모의 그림자』는 "충과 배신"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살아남는 것 자체가 죄가 되어버린 한 인간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1부는 조정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 게임 속,
고변의 순간까지 내몰린 김질의 정치적 딜레마를 그린다.
2부는 처형 이후 침묵으로 버티는 자의 고통,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단죄해야 하는 인간의 내면을
묵직한 문장과 밀도 높은 감정으로 끌어올린다.
3부는 모든 기록이 사라진 뒤에도 남는 기억과 잊혀진 시 한 수,
그리고 그를 다시 불러낸 후대의 시선 속에서
‘진실은 과연 무엇으로 남아야 하는가’를 되묻는다.
이 소설은 단순히 억울한 인물의 재조명이 아니다.
기록되지 않은 진실과, 판단을 유보한 독자의 몫을 끝까지 존중하는 이야기다.
실록은 그를 “배신자”라 했지만,
독자는 마지막 장을 덮으며 스스로 묻게 된다.
“그는 누구를 지키려 했고, 누구에게 외면당했는가.”
『역모의 그림자』는 그 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기억하라, 역사의 가장자리에서 꺼내지 못한 사람들을.”
그 목소리 하나를 남긴다.

작가정보

저자(글) 곽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