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 매기 털리버
2025년 05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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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0.25MB) | 약 4.3만 자
- ISBN 979114213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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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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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이든 첫 문장은 중요하다. 조지 엘리엇의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이 번역본에서는 '톰과 매기 털리버')은 이렇게 시작한다. "강가의 물방앗간보다 더 평화로운 장소를 상상하기 어렵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평화로운'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격렬한 감정과 갈등, 비극으로 가득하다. 첫 문장부터 마지막까지, 엘리엇은 우리가 믿고 있는 표면적 평온 아래 도사리고 있는 격류를 드러낸다.
사실 나는 처음 이 소설을 대학생 때 읽었다. 당시에는 19세기 영국 시골의 이야기가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아했다. 톰과 매기의 빅토리아 시대 영국은 스마트폰과 SNS로 가득한 우리 세계와 너무 달라 보였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기 털리버는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이 넘치는 소녀다. 그녀는 책을 갈망하고, 지식을 갈망하고, 무엇보다 자유를 갈망한다. 하지만 19세기 영국 사회는 여성에게 다른 역할을 요구한다. 얌전하고, 순종적이고, 아름답고... 매기에게 이런 기대는 감옥과 같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한 여학생의 표정에서 매기를 보았다. 170년의 시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대와 개인의 열망 사이의 긴장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톰은 매기의 오빠로, 완고하고 원칙주의적인 성격이다. 그는 가족의 명예와 전통적 가치를 중요시한다. 톰과 매기의 갈등은 단순한 형제 싸움이 아니라,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 자유 사이의 더 큰 충돌을 상징한다. 이들의 관계는 가족 안에서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간 소통의 근본적인 한계를 보여준다.
이 소설이 쓰인 시기는 산업혁명으로 영국 사회가 급변하던 때였다. 전통적인 농경 사회가 무너지고, 새로운 계급과 가치관이 등장했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털리버 가족은 경제적, 사회적 위기에 직면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오늘날 우리도 기술 혁명과 글로벌화로 비슷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자리의 불안정, 사회적 위치의 변동, 새로운 가치관의 충돌... 엘리엇이 묘사한 19세기의 불안은 21세기 우리의 불안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독서는 이 소설의 중요한 모티프다. 매기에게 책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정신적 자유의 수단이다. 오늘날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무한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매기의 지적 갈망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깊이 있는 독서와 사유를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매기의 독서 여정은 현대인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톰과 매기 털리버'는 단순한 가족 드라마나 성장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욕망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아야 하는가? 가족의 의무와 자아실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비극적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가?
특히 인상적인 것은 엘리엇의 심리 묘사다. 매기가 스트로 인형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는 장면은 압도적인 숨막힘과 함께 읽힌다. 그것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자신에게 강요된 역할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다. 이런 섬세한 심리 묘사는 1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게 다가온다.
엘리엇은 빅토리아 시대 작가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메리 앤 에반스라는 본명 대신 '조지 엘리엇'이라는 남성 필명을 사용했던 그녀는 당시 사회의 편견에 도전했다. 그녀의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전통적인 도덕관을 존중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기존 가치관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 담겨 있다.
이번 한국어 번역본 '톰과 매기 털리버'는 원작의 심리적 깊이와 사회적 통찰력을 살리면서도, 현대 한국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의역되었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특수한 문화적, 사회적 맥락은 자연스럽게 설명되어 이해를 돕는다. 또한 엘리엇 특유의 긴 문장과 복잡한 구조는 한국어의 리듬에 맞게 조정되었다.
어느 날 나는 커피숍에서 이 소설을 읽고 있었다. 옆자리의 여고생이 호기심에 차서 물었다. "그 책 재미있어요?" 나는 잠시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19세기 영국 소설의 매력을 10대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결국 이렇게 대답했다. "네 나이 때 가장 힘들었던 건 뭐였어?" 그녀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다른 애들과 달라서 이상하게 보이는 것." 나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 책의 주인공도 정확히 그 문제로 고민했어."
문학의 위대함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는 공감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 있다. '톰과 매기 털리버'는 19세기 영국 시골 마을의 이야기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갈등, 그리고 성장의 고통을 다룬다. 그것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신은 어쩌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규범과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는 매기, 책임감과 원칙을 중시하는 톰, 예술적 감수성과 신체적 한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필립, 열정과 사회적 지위 사이에서 타협하는 스티븐... 이들은 모두 우리 안에 공존하는 다양한 목소리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은 훌륭한 문학 작품이 주는 고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엘리엇의 우아한 문체, 인물들의 생생한 심리 묘사, 플로스 강과 주변 풍경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는 그 자체로 미학적 경험이다. 또한 이 번역본은 원작의 아름다움을 한국어로 섬세하게 재현했다.
'톰과 매기 털리버'는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과 도전이다. 어쩌면 19세기 영국의 매기와 톰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암시하듯, "과거는 미래의 씨앗을 품고 있다." 이 오래된 이야기는, 놀랍게도, 우리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 이 책은 수익금의 일부를 어린이재단에 기부합니다.
옮긴이의 말
제1장 톰 학교에 가다
제2장 학교 선택
제3장 톰이 돌아오다
제4장 잼 페이스트리를 둘러싼 소동
작품 요약
우리 안의 예측 불가능한 강물, 톰과 매기의 이야기
어린 시절, 세상은 얼마나 거대하고 수수께끼 같은 곳이었을까요. 작은 사건 하나에도 온 우주가 흔들리는 듯했고, 사소한 다툼은 세상의 종말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조지 엘리엇의 『톰과 매기 털리버』는 바로 그 시절, 플로스 강가 도르코트 방앗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남매의 성장담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순히 흘러간 과거의 풍경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내면에 여전히 흐르고 있을지 모를, 예측 불가능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감정과 욕망의 강물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과 같습니다.
이야기의 두 주인공, 톰과 매기 털리버는 너무나도 다릅니다. 오빠 톰은 현실적이고, 공정함을 중시하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원칙을 고수하는 소년입니다. 그는 세상을 명확한 규칙과 질서의 체계로 이해하려 하고, 그 틀 안에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학교에서는 실용적인 지식에는 능하지만, 라틴어나 유클리드처럼 당장의 쓸모를 알 수 없는 학문에는 고개를 젓습니다. 그의 세계는 단단하고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톰은 어쩌면 우리가 사회에 적응하며 내면화하는 ‘이성’ 혹은 ‘현실 원칙’을 상징하는지도 모릅니다.
반면 동생 매기는 톰의 세계와는 정반대의 지점에 서 있습니다. 그녀는 불타는 듯한 검은 눈동자만큼이나 뜨거운 감수성과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억누를 수 없는 지적 호기심을 지닌 소녀입니다. 매기의 세계는 논리보다는 감정으로, 규칙보다는 즉흥적인 영감으로 움직입니다. 그녀는 책 속 이야기와 공상에 빠져들고, 때로는 사회적 관습이나 기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위반하며 주위를 놀라게 합니다. 잼 페이스트리를 나눠 먹는 사소한 일에도 그녀의 넘치는 감정은 문제를 일으키고, 헝클어진 머리카락 때문에 듣는 잔소리가 싫어 제멋대로 머리를 잘라버리는 충동적인 행동은 가족들을 경악시킵니다. 급기야 집을 뛰쳐나가 집시들과 함께 살겠다고 떠나는 대담함까지 보이죠. 매기는 어쩌면 우리 안의 억압된 ‘욕망’ 혹은 ‘자유를 향한 갈망’을 대변하는 인물일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다른 두 아이는 끊임없이 부딪힙니다. 톰은 매기의 충동성과 감정적인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를 ‘바보’라고 부르거나 엄격하게 꾸짖습니다. 매기는 톰의 냉정함과 자신을 향한 비난에 깊은 상처를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의 사랑과 인정을 갈망합니다. 그들의 관계는 애증이 교차하는, 가장 가깝지만 때로는 가장 먼 사이의 복잡성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조지 엘리엇은 이 남매의 상호작용을 통해,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인간 심리의 미묘한 결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냅니다. 단순한 어린아이들의 다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진 두 존재가 관계를 맺으며 겪는 필연적인 충돌과 이해의 어려움을 그리고 있는 것이죠.
이야기는 학교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합니다. 톰은 스텔링 목사의 학교에서 원치 않는 학문에 씨름하며 성장통을 겪고, 그곳에서 필립 와켐이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납니다. 필립은 톰의 아버지와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변호사의 아들이지만, 몸이 불편한 대신 뛰어난 지성과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소년입니다. 그는 매기와 지적인 교감을 나누며 그녀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톰과는 또 다른 형태의 우정을 쌓아갑니다. 특히 매기와 필립의 만남은, 마치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난 듯한 깊은 이해와 공감의 순간들을 만들어냅니다. 톰이 매기의 지적 열망을 “여자애들은 너무 멍청해서 그런 거 못 배워”라며 일축하는 반면, 필립은 매기의 반짝이는 눈빛에서 그녀의 특별함을 발견합니다.
조지 엘리엇은 매기라는 인물을 통해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사회적, 지적 제약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매기의 넘치는 에너지와 지성은 당시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했던 순종적이고 가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녀의 방황과 좌절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사회적 틀과 개인의 자아실현 욕구 사이의 깊은 갈등을 보여줍니다. 스텔링 선생조차 매기의 총명함을 인정하면서도 “여자아이들은 빠르지만 얕다”고 평가하는 장면은 당시의 뿌리 깊은 편견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이 오래된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톰과 매기의 삶 속에서, 그리고 그들의 선택과 갈등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현실적인 안정과 이상적인 열망 사이에서의 고민,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오해와 소통의 어려움, 사회적 기대와 개인적 욕망 사이의 갈등 등은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가 끊임없이 마주하는 문제들입니다.
『톰과 매기 털리버』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톰처럼 현실의 규칙에 충실하며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가? 아니면 매기처럼 때로는 무모해 보일지라도 자신의 감정과 열망에 솔직하게 살아가는가? 어쩌면 우리는 우리 안에 톰과 매기를 모두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어느 한쪽이 옳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고 성장해가는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는 아픔과 기쁨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낼 뿐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은 플로스 강변의 바람 소리를 듣고, 방앗간의 삐걱이는 소리를 상상하며, 톰과 매기의 웃음과 눈물을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덮을 때쯤, 당신은 단순히 한 편의 소설을 읽은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특별한 여행을 마쳤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톰과 매기의 이야기는 당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당신의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감정들을 건드리며, 결국 당신 자신과 당신을 둘러싼 세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하도록 이끌어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전의 힘이며, 지금 우리가 조지 엘리엇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서평
우리 안의 '톰'과 '매기'를 발견하는 여정 - 조지 엘리엇, 시대를 넘어 말을 걸다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을 통과하며 어른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세상과 부딪히고, 타인과 관계 맺으며 자아를 형성해 갑니다. 때로는 찬란한 이상에 가슴 뛰고, 때로는 쓰디쓴 현실에 좌절하기도 합니다. 여기,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남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지 엘리엇의 손끝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톰과 매기 털리버, 이 두 아이의 성장은 단순한 옛이야기를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성찰의 순간을 선사합니다.
조지 엘리엇, 본명 메리 앤 에번스. 그녀는 남성 중심의 문단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남성 필명을 사용해야 했던 시대의 불합리함 속에서도, 인간 내면에 대한 치밀한 탐구와 사회를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영문학사에 길이 빛날 걸작들을 남겼습니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단순한 서사 전달을 넘어, 등장인물들의 복잡다단한 심리, 그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 그리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도덕적 선택과 성장의 과정을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이것이 바로 엘리엇이 ‘심리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이 책, 『톰과 매기 털리버』는 엘리엇의 대표작 중 하나인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의 정수를 맛볼 수 있도록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물론 원작의 방대함과 철학적 깊이를 모두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겠으나, 핵심적인 두 인물, 톰과 매기의 선명한 대비와 그들의 관계를 통해 엘리엇 문학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너무나 다른 두 남매가 있습니다. 오빠 톰은 현실적이고 관습을 중시하며, 명예를 아는 소년이지만 때로는 융통성 없고 타인의 감정에 둔감한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 동생 매기는 풍부한 상상력과 뜨거운 감수성, 지적 호기심을 지녔지만 충동적이고 사회의 틀에 갇히기 힘들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엘리엇은 이 두 아이의 대조적인 성격을 통해, 그리고 그들이 겪는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통해 인간 본성의 다양한 측면과 관계의 복잡성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가령, "제4장 잼 페이스트리를 둘러싼 소동" 편을 보면, 톰은 공정함을 내세우지만 매기의 섬세한 감정을 읽지 못합니다.
"눈 감아, 매기."
...
"네가 걸렸어." 톰이 다소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
...
"오, 톰, 네가 먹어. 난 괜찮아. 다른 것도 좋아. 제발 이거 가져."
"싫어." 톰이 거의 화난 듯 말했다.
...
"이런 욕심쟁이!" 매기가 마지막 한 입을 먹자 톰이 소리쳤다.
이 짧은 대화 속에서 우리는 매기의 이타심과 톰의 원칙주의,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오해와 상처를 생생하게 목격합니다. 매기는 톰을 기쁘게 하고 싶었지만, 톰은 그녀의 마음보다 자신의 ‘공정한’ 규칙에 더 매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일상의 작은 균열들은 두 사람의 관계에 깊은 골을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매기의 캐릭터는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그녀는 빅토리아 시대 여성에게 요구되던 순종과 정숙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지적 욕구가 강하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며, 때로는 격정적인 행동으로 주위를 놀라게 합니다. "제5장 가족 파티"에서 머리를 제멋대로 잘라버리는 장면이나, "제8장 매기와 집시들"에서 가출하여 집시들과 함께하려는 대담한 시도는 그녀의 자유분방한 기질과 현실의 억압 사이의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제가 머리를 잘랐어요." 털리버가 딘 씨에게 작은 소리로 즐겁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말괄량이 본 적 있어요?"
아버지 털리버는 이런 매기를 이해하고 감싸주려 하지만, 이모들은 끊임없이 그녀를 틀에 맞추려 합니다.
"창피한 줄 알아라!" 글렉 이모가 가장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제 머리를 자른 계집애들은 매를 맞고 빵과 물만 먹어야지. 이모 삼촌들이랑 같이 앉을 자격이 없어."
이러한 묘사는 단순히 한 소녀의 반항을 넘어, 당시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사회적 제약과 개인의 열망 사이의 충돌을 암시합니다. 엘리엇은 매기의 불완전함과 실수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연민과 공감을 느끼게 하며, 나아가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고민, 즉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톰의 학교생활과 그곳에서 만나는 필립 와켐과의 관계 또한 흥미롭습니다. 톰은 실용적인 지식에는 능하지만 라틴어나 유클리드 기하학 같은 고전 교육에는 어려움을 느낍니다.
"전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요, 아버지." 톰이 말했다. "스텔링 선생님께 유클리드는 안 하게 해달라고 말씀해 주세요. 그것 때문에 치통이 생기는 것 같아요."
...
"아, 잘 모르겠어요. 정의니, 공리니, 삼각형이니 하는 것들이에요. 제가 배워야 하는 책인데, 아무 의미도 없어요."
이는 당시 교육의 경직성과 개인의 적성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동시에, 훗날 톰이 겪게 될 현실적인 어려움의 복선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 몸이 불편하지만 지적이고 섬세한 필립 와켐은 매기와 깊은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인물로 등장하며, 톰과는 또 다른 유형의 남성성을 제시합니다. 톰이 매기의 지적 호기심을 묵살하는 반면("여자애들은 절대 그런 거 못 배워. 너무 멍청하거든."), 필립은 매기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녀와 지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입니다.
"스텔링 선생님." 그날 저녁 거실에서 그녀가 말했다. "만약 선생님이 톰 대신 저를 가르치신다면, 제가 유클리드랑 톰의 수업을 다 할 수 있을까요?"
"안 돼." 톰이 분개하며 말했다. "여자애들은 유클리드 못해요. 그렇죠, 선생님?"
"여자아이들은 이것저것 조금씩은 배울 수 있겠지." 스텔링 씨가 말했다. "하지만 깊이 들어갈 수는 없어. 빠르지만 얕거든."
스텔링 선생의 이 대답은 당시 여성의 지적 능력에 대한 편견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매기의 좌절감을 깊게 합니다. 엘리엇은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사회적 통념이 개인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이 번역본은 원작의 문학적 향취를 살리면서도 현대 독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평이하고 유려한 문체로 옮겨졌습니다. 엘리엇 특유의 지적인 서술과 인물들의 내면 심리 묘사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독자들은 마치 19세기 영국의 한 지방 소도시에 직접 들어가 톰과 매기의 삶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톰과 매기 털리버』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어린 시절, 혹은 현재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일과 같습니다. 우리는 톰에게서 현실감각과 책임감의 중요성을, 매기에게서는 순수한 열정과 공감 능력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동시에 그들의 실수와 갈등을 통해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이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착한 아이’와 ‘말썽꾸러기 아이’의 이분법을 넘어, 각자의 개성과 한계를 지닌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따뜻한 연민을 품게 합니다.
조지 엘리엇이 던지는 질문들은 시대를 초월합니다. 개인의 열망과 사회적 기대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균형을 찾아야 할까요? 진정한 성장이란 무엇이며, 타인과의 깊이 있는 관계는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이 책은 명쾌한 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 스스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톰과 매기 털리버』를 통해, 단순한 독서를 넘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적, 정서적 경험을 만끽하시기를 권합니다. 이 작은 남매의 이야기가 당신의 마음에 오래도록 따뜻한 등불 하나를 밝혀줄 것이라 믿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조지 엘리엇
작가 소개
시대를 꿰뚫어 본 지성, 조지 엘리엇
여러분, 오늘 우리는 19세기 영국 문학, 아니 영문학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지 엘리엇을 만나보려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조지 엘리엇’은 사실 필명이고, 그 뒤에는 메리 앤 에번스(Mary Ann Evans, 1819-1880)라는 비범한 여성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 여성이 자신의 이름으로 진지한 문학 작품을 발표하고 정당한 평가를 받기 어려웠던 시절, 에번스는 남성의 이름을 빌려야 했습니다. 그가 남성 필명을 사용한 것은 단순히 당시 사회의 편견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작품이 온전히 문학적 가치로 평가받기를 바랐던 절실함의 표현이었습니다. 여성 지식인으로서 그가 겪어야 했던 사회적 제약과 지적 고립감은, 역설적으로 인간 심리와 사회 구조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력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엘리엇은 단순한 이야기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지성들과 교류하며 철학(스피노자, 포이어바흐), 사회학(콩트), 과학(다윈) 등 다방면에 걸쳐 깊이 있는 지식을 쌓았고, 이는 그의 소설에 놀라운 지적 깊이와 폭넓은 시야를 부여했습니다.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마치 등장인물의 마음속으로 직접 들어가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함께 느끼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곳, 도덕적 갈등과 성장의 과정을 집요하게 탐구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심리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그의 관심은 영웅적인 인물이나 극적인 사건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미묘한 도덕적 선택에 있었습니다. 특히 <미들마치>는 이러한 특징이 집약된 작품으로, 한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엮어내며 인간 조건의 복잡성과 사회적 관계망의 실체를 보여주는 거대한 태피스트리와 같습니다. 그는 ‘공감’을 윤리학의 핵심으로 보았고, 독자들이 인물들의 불완전함과 고통에 공감하며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도록 이끕니다.
결론적으로 조지 엘리엇은 19세기 영국이라는 특수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그가 탐구한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삶의 문제는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을 지닙니다.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은 우리 자신과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더 깊이 이해하는 여정이며, 무엇이 진정 가치 있는 삶인가를 성찰하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의 지성과 통찰,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담긴 <미들마치>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서도 풍요로운 지적, 정서적 경험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작가 프로필
조지 엘리엇 (George Eliot, 본명: 메리 앤 에번스 Mary Ann Evans)
출생-사망: 1819년 11월 22일 – 1880년 12월 22일
국적: 영국
주요 작품: <미들마치>, <사일러스 마너>,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 <아담 비드>, <다니엘 데론다> 등
평가: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심리적 리얼리즘의 대가이자 깊이 있는 도덕적 통찰력으로 인간과 사회를 탐구. <미들마치>는 영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중 하나로 평가받음.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 조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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