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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란 무엇인가

양성관 지음
히포크라테스

2025년 05월 0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4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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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2.58MB)   |  약 15.9만 자
ISBN 97911936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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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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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시스템이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우리는 본질적 질문에 마주하고 있는지 모른다. 의사란 무엇일까? 의사이자 동시에 작가로 살아가고 있는 글쓰는 의사 양성관이 『의사란 무엇인가』를 통해 가장 진솔하고도 진정성 있는 태도로 시대적 질문에 답했다. 『의사란 무엇인가』는 가정의학과 의사로 일해온 저자의 오랜 분투 과정과 성장을 다룬 에세이다. 책에는 해부학실습, 기관삽관, 사망선고 등 의사로 마주한 떨리는 첫 경험들에서부터 진료실에서 만난 가장 뜨거운 기억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까지 의사로서 체험한 삶과 사회의 풍경들이 오롯이 담겼다.
『의사란 무엇인가』를 먼저 접한 이들은 책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의료 환경이라는 낯선 풍경을 친절하고 재치 있게 번역하면서도 결코 현실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 처절하게 스며 있는 생의 모서리들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라고 호감을 표현했다. 또한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이정모는 “진심 어린 진료와 제도에 대한 고민이 담긴 이 기록은 우리 모두가 어떤 의사를 만나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라며 출간을 반겼다. 이 세상 가장 진솔한 의사의 속사정을 알고 싶다면 생계형 의사 양성관의 『의사란 무엇인가』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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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PART 1 아침 7시: 떨림 - 의사가 된다는 것
01 의사의 머릿속 | 02 의사라는 확률가 | 03 불편한 진실 | 04 의사의 소개팅 | 05 의사는 의사다 | 06 아이돌 의사 | 07 천재 의사의 사명감 | 08 흉부외과에 남지 못한 마음 | 09 돕고 싶어도 두려운 마음 | 10 나는 무당이었다 | 11 수술은 참 쉬워 보였다 | 12 의사는 헛구역질을 하지 않는다 | 13 첫 경험, 그리고 실수들 | 14 실패를 넘어가는 길

PART 2 낮 12시: 번민 - 분주한 진료실 안팎
01 세 의사의 오진 | 02 한국형 진료 | 03 위험한 영양제 | 04 제일 비싼 영양제를 드세요 | 05 양심의 가격 | 06 암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 07 가이드라인의 빈틈 | 08 다른 방법, 같은 진단 | 09 선택의 역설 | 10 수면 내시경의 두 얼굴 | 11 검사의 딜레마 | 12 가장 확실한 검사 | 13 더 이상 고기 시키지 마세요 | 14 오늘의 처방전은 아이스크림입니다

PART 3 오후 4시: 고민 - 곡선이 된 관계들
01 세 번째 의사 | 02 특별 회진 | 03 친절한 의사와 좋은 의사 | 04 화가 난 아이 | 05 공감이라는 처방전 | 06 새끼손가락이 남았다 | 07 환자분이 제 어머니라면 | 08 친절이 불러온 상처 | 09 모든 건 의사 잘못 | 10 좋은 의사보다 좋은 환자 | 11 항상 정답은 환자 | 12 그때 왜 안 오셨어요? | 13 환자의 거짓말 | 14 하얀 거짓말 | 15 착한 사람에서 나쁜 남자로

PART 4 저녁 8시: 현실 - 병원 밖, 삶의 자리
01 원격의료, 치킨의 추억 | 02 전국구 의사 | 03 보통의 환자 | 04 24시간 외과 전문 병원의 진실 | 05 아이 얼굴은 누가 꿰매나 | 06 천부적인 투자 재능을 가진 의사 | 07 외상센터의 고통 | 08 시한폭탄과 응급실 의사 | 09 저거 하나 빼줄 의사가 없다 | 10 낙수 의사 | 11 환자의 진정한 인권 | 12 고속철도와 골든아워 | 13 삼천만 원에서 삼억 원으로 | 14 주치의 제도의 이상과 현실 | 15 입원하러 왔습니다

PART 5 새벽 2시: 진심 - 생과 사의 경계
01 범인 잡기 | 02 기적은 없다 | 03 명의는 항상 뒤에 있다 | 04 돌팔이와 명의를 동시에 | 05 수술대에서 죽거나, 침대에서 죽거나 | 06 세 번의 충격 | 07 나를 위한 진료 의뢰서 | 08 위는 괜찮은가요? | 09 하얀 저승사자 | 10 살리는 일이 아니라,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간 | 11 죽고 싶다는 거짓말 | 13 그저 살아갈 수밖에 | 14 빛나는 머리, 빛나는 인생

에필로그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진료는 주치의로서 한 사람당 15분씩 진료하는 것이다. 출생부터 지금까지의 건강 이력, 현재 증상부터 미래에 조심해야 할 질병이나 고쳐야 할 습관까지. 말 그대로 ‘주치의’로 진료와 상담, 더 나아가 인생을 함께하는 진료다. 환자와 대화를 15분 한 뒤, 차트도 쓰고, 약 처방도 하고, 앞으로의 진료 방향도 고민하려면 시간당 3명, 하루 24명, 한 달 480명을 진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대로 병원을 운영하면, 나는 이미 망해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9~10쪽

“허허, 어머니. 저 믿으시죠? 곧 괜찮아질 거예요.”
그 순간, 마법처럼 할머니는 등을 돌렸다. 눈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내가 아무리 말로 해도 쳐다보지도 않던 분이, 교수님이 한 번 안아주자마자 어린 소녀처럼 애교를 부렸다. 내가 전에 본 표정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내가 시도할 때는 전혀 움직이지 않던 무릎을, 교수님이 하자 열심히 굽혔다 폈다. 아픈 걸 억지로 참으면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고 있었다.
그날, 나는 뼈저리게 깨달았다. 의사가 다루는 게 단지 병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사람을 설득하는 건, 막힌 혈관을 뚫거나 암을 도려내는 수술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질환을 고치는 건 의학적 ‘기술’이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건 ‘마음’이었다.
-PART 1 아침 7시: 떨림 「아이돌 의사」, 55쪽

‘나는 과연 의사를 잘할 수 있을까?’
컴퓨터로 환자 경과기록을 쓰는 동안, 화장실에서 세수를 할 때, 강의를 듣는 중에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실패한 삽관 장면이 떠올라 속이 쓰리다.
하지만 시간은 약이라고 했다. 수십 번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동안, ‘왜 성공 못 했는지, 다음엔 어떻게 해야 더 잘할지’를 생각하게 된다.
‘왼손으로 확실히 기도를 들어야 했나? 자세 잡을 때 턱을 더 들어 올렸어야 했나? V자 성대가 잘 안 보이면 튜브 굵기를 7.5Fr(직경 7.5밀리미터) 대신 7.0Fr(7.0밀리미터)을 써볼까? 아니면 병무가 말한 것처럼 목을 꾹 눌러 성대를 더 잘 보이게 하는 방법을 쓸까….’

-PART 1 아침 7시: 떨림 「실패를 넘어가는 길」, 103쪽

진료실엔 따뜻한 말 대신 차가운 숫자가, 진찰 대신 검사가, 사람 대신 질병만 남는다. 한국의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 14.7회로 OECD 평균 5.9회의 2.5배다. 의사 1인당 연간 진료 환자 수 역시 세계 1위. 한국은 6,989명, 그다음이 터키와 일본이다.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진찰료가 낮아 진료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의사는 성적만 보지 말고, 인성도 봐야 한다”라고. 하지만 하루 80~100명의 환자를 보는 진료실에서, ‘인성’은 지속될 수 있을까?
미국 가정의학회는 말한다. 1차 진료 의사의 하루 적정 외래 환자 수는 24명이라고. 나는 적정 외래 환자수의 몇 배를 보면서 생각했다. 24명만 본다면 시간당 3명. 환자 한 명에게 20분쯤 쓸 수 있다. 병의 원인도 설명해 주고, 치료 방향도 설득하고, 환자의 불안도 다독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PART 2 낮 12시: 번민 「다른 방법, 같은 진단」, 149쪽

사람들은 의사를 힐러(healer), 즉 치료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사(fighter)에 가깝다. 각종 질병과 싸우는 게 주된 일이지만, 때로는 환자나 보호자와도 다투게 된다. 한번은 70대 할아버지가 흉통으로 응급실을 찾았는데, 심전도에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듯한’ 심근경색의 전형적 소견이 있었다.
대학병원으로 옮겨 혈관을 뚫어야 한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할아버지는 “대학병원은 싫으니 통증만 없애달라”라고 고집했다. 내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분이었지만 결국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다툼을 했다. 뇌경색 의심으로 즉시 입원해야 하는데, 돈이 없다며 집에 가겠다는 60대 아저씨와는 소매를 붙잡고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PART 3 오후 4시: 고민 「특별 회진」, 185쪽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이비인후과 의사 입장에서는, 이른바 ‘폭탄’인 지혈 튜브를 건드리지 않는 게 최선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비인후과 의원 세 곳이 모두 지혈 튜브 제거를 거부했고, 환자는 돌고 돌아 처음 지혈 튜브를 꽂아준 병원의 응급실로 올 수밖에 없었다.
사실 가장 안전한 선택은 처음부터 이런 환자를 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응급실 의사는 환자를 봤고, 지혈 튜브를 넣었으며, 그 ‘죄’로 결국 다시 튜브를 빼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낮은 수가를 정해놓고, 법원은 언제든 터질 ‘폭탄’을 키웠다. 이런 이유로 생명과 직결된 바이탈과와 필수과가 몰락한다. 이번에 애써 환자를 돌본 응급실 의사는 똑같은 상황이 오면 또 환자를 보려 할까?
당신이라는 어떻겠는가? 누가 헐값에 자기 목숨까지 담보로 폭탄을 제거하려 하겠는가?
-PART 4 저녁 8시: 현실 「저거 하나 빼줄 의사가 없다」, 281쪽

이처럼 정치적 논리에 치우친 시스템의 실패가 ‘응급실 뺑뺑이’ 사태로 이어졌다. 이미 17개의 권역외상센터(그사이 또 늘어났다)가 있음에도, 70대 교통사고 노인이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구급차 안에서 사망하고, 4층 높이에서 추락한 10대 여학생이 헛되이 시간을 잃다 숨지는 등 ‘수용 거부’가 아니라 ‘수용 불가’ 상태가 벌어지고 있다.
정치적 논리로 KTX 역이 많아지면 고속열차 본연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처럼, 권역외상센터를 정치적으로 남발하면 골든아워를 지켜야 할 의료 체계가 무너진다. 열차가 늦어져도 승객은 결국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골든아워를 놓친 환자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PART 4 저녁 8시: 현실 「고속철도와 골든아워」, 295쪽

형사는 용의자를 체포해 재판에 넘기면 끝이지만, 의사는 다르다. 진범에 따라, 뇌출혈이나 암이면 수술을 권하고, 긴장형 두통처럼 쉽게 떼어 낼 수 없는 질환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형사는 피해자 편에 서서 가해자를 잡으려 하고, 의사는 환자 편에 서서 질병과 싸우려 한다. 하지만 범죄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다른 존재지만, 진료는 환자와 질병이 한 몸이라 한쪽을 지워낼 수도, 적으로만 돌릴 수도 없다. 문제는 의사와 환자가 사실은 같은 편인데도, 질병이 낫지 않거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서로를 적으로 몰고 다투는 경우다. 질병을 탓해야 하는데, 오히려 환자는 의사를 탓하고 의사는 환자를 탓한다.
-PART 5 새벽 2시: 진심 「범인 잡기」, 317쪽

“다시 심폐소생술을 할까요?”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깨어나지 못한 남편의 손을 마지막으로 꼭 잡았다. 이충열 씨는 그날 밤,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의사는 사망진단서를 쓰면서 생각했다. ‘일주일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고생을 했던 걸까?’ 하지만 곧 스스로에게 대답했다. ‘나라도 똑같은 선택을 했겠지.’
그는 일주일간의 사투가 생명을 위한 것이 아님을, 다만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는 걸 깨달았다. 의사는 때로는 이기기 위해 싸우고, 때로는 이미 패한 전투에서 후퇴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싸운다. 비극을 받아들이는 데는, 누구에게나 시간이 필요하니까.
-PART 5 새벽 2시: 진심 「살리는 일이 아니라,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간」, 362쪽

의사에게도 환자가 원하는 정답은 없다. 그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좋은 확률을 높이고, 나쁜 확률은 낮추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어떤 날은 자신감에 차 있지만, 어떤 날은 처방 하나에도 망설인다. 의사는 그렇게 매일 흔들리며 조금씩 자란다.
좋은 의사는 뭘까? 무엇보다 실력 있어야 하고, 친절해야 한다. 환자의 질병뿐 아니라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하고, 눈앞의 사람을 넘어 사회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아니, 그보다는… 아직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매일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솔직할 것이다.
-에필로그, 381쪽

생계형 의사 양성관의
유쾌하고 마음 저릿한 일상 분투기

지역ㆍ공공의료 붕괴, 필수과 기피 등 한국 의료 시스템이 위기를 맞고 있다.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공공의료기관에서는 인력 부족을 외쳐왔으며, ‘급여’와 ‘비급여’로 양분된 건강보험 시스템은 영리의료를 가속화해 왔다. 정책적 실패와 함께 경쟁적 사회는 ‘의사’에 겹겹의 욕망을 덧씌웠다. 더 이상 학생들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의사가 되려 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위해 의대를 지망한다. 위기의 시대, 우리는 본질적 질문으로 되돌아가야 할지 모른다. 의사란 무엇일까? 가정의학과 의사로 일하며 오랜 시간 삶과 사회에 관한 글을 써온 양성관은 에세이 『의사란 무엇인가』를 통해 가장 진솔하고도 진정성 있는 태도로 시대적 질문에 답한다.
시원시원한 머리 스타일 탓에 ‘빛나리 의사’로 잘 알려진 양성관 저자는 20여 년 의사 생활 동안 작가로도 활동하며 꾸준히 대중과 소통해 왔다. 전작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로 사회와 언론에 큰 주목을 받았던 양성관이 이번에는 직업으로서의 의사를 말한다. 흙수저로 태어나 여전히 매년 “매출과 내년 계약을 걱정”한다는 그는 스스로를 ‘생계형 의사’라 칭한다. 실제로 글 속에서 나타나는 저자의 일상은 드라마에 나오는 우아한 의사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하루 백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도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시달리며, 만에 하나 의료소송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진땀을 흘린다.
『의사란 무엇인가』는 한 의사의 20여 년 분투의 과정이자 가장 뜨거운 만남의 기록이다.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겪은 ‘웃픈’ 경험들은 물론, 매출을 걱정하며 양심과 다투기도 하는 현실 의사의 고민과 함께 우리 사회의 의료체계 문제도 진솔하게 풀어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는 저자의 글은 유쾌하고 담백해 읽는 이들을 웃음 짓게 한다. 작은 진료실 안에서 우리 사회의 서글픈 풍경이 불쑥 드러나기도 한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때로는 삶이 아파서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어느새 가슴이 묵직해지고 코끝이 시큰해진다. 무엇보다 아픈 환자든 위태로운 의료제도든 안타까운 우리네 현실이 저릿하게 마음을 습격함에도 끝끝내 균형을 잡고 하루를 살아내는 한 생활인의 모습을 통해 매일을 버티는 우리 삶도 되돌아보게 한다.
유쾌하고도 마음 저릿한 에세이 『의사란 무엇인가』를 먼저 접한 이들은 책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의료 환경이라는 낯선 풍경을 친절하고 재치 있게 번역하면서도 결코 현실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 처절하게 스며 있는 생의 모서리들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라고 호감을 표현했다. 또한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이정모는 “진심 어린 진료와 제도에 대한 고민이 담긴 이 기록은 우리 모두가 어떤 의사를 만나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라며 출간을 반겼다. 이 세상 가장 진솔한의사의 속사정을 알고 싶다면 생계형 의사 양성관의 『의사란 무엇인가』를 만나보길 바란다.

“의사는 힐러(healer)가 아니라 전사(fighter)다”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속사정

책은 의사로서의 삶을 아침 7시부터 새벽 2시까지의 하루 다섯 시점ㆍ주제로 재구성했다. 첫 파트인 ‘아침 7시: 떨림’에서는 환자를 만나는 떨림과 의사로서의 첫 경험을 다뤘다. ‘낮 12시: 번민’에는 매출과 양심 사이 그리고 검사와 면밀한 진료 사이의 번민을, ‘오후 4시: 고민’에서는 친절과 실력 그리고 공감과 경계심 사이에서의 고민을 담았다. ‘저녁 8시: 현실’ 파트에서는 주로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의료 시스템에 대한 단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새벽 2시: 진심’에서는 생과 사의 경계에서 의사의 진심을 전한다. 각 주제를 막론하고 책 전반에는 진료실 안팎에서의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사유가 녹아 들어가 있다.
저자는 스스로에 따르면 “아는 것도 없지만, 모르는 것도 없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열, 외상, 암 등 병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도움을 청한다.” 환자의 증상이 가볍다고 해서 질환까지 가벼운 건 아니다. 그래서 의사는 혹시 모를 심각한 질환의 단서를 찾아내기 위해 형사처럼 환자의 진술을 분석한다. 만에 하나 중요한 단서를 놓치면 피해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때로는 조마조마한 스무고개를 펼쳐야 한다. 하지만 더 큰 어려움은 따로 있다. 환자가 언제나 협조적이진 않다는 점이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진단서를 써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단순 치통에 아프다며 병원이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환자도 있다. 그보다 괴로운 것은 의사로서 패배감을 안기는 경우다. 어떤 환자는 구획증후군으로 손가락이 괴사할 수 있음에도 치료를 단념하고 집으로 향하고, 어떤 환자는 악성 종양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진단에도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라며 정밀검사를 거부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의사를 힐러, 즉 치료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사에 가깝다”고 말하는 저자는 그럴 때마다 얼얼한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그러고는 내심 당장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그들의 하루 벌이 삶과 두려움을 내다보며 치미는 연민까지도 견뎌내려 애쓴다. 진료실 밖에는 또 다른 환자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의사로 태어나지 않는다
매일 흔들리며 성장하는 보통의 인간, 의사의 이야기

『의사란 무엇인가』는 의사이자 한 인간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대중 매체를 통해 만나는 의사는 언제나 완성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처음이 있었다. 저자는 20여 년 의사 생활을 지나 자신의 첫 경험들도 되돌아본다. 첫 해부학실습에서 선연한 공포심에 압도되었던 의대생은 기관삽관에 실패해 수백 번 같은 장면을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레지던트가 되고 마침내는 “피 솟는 곳으로 생각할 새도 없이” 손을 뻗고, “심정지 환자에 능숙하게 심장마사지를 시작하는” 의사가 된다. 그러나 그 후에도 첫 경험의 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촉탁의사로 방문한 요양원에서 아픈 노년의 현실을 속절없이 받아들이기도 하고, 호스피스에서 사망선고를 내리며 남겨진 이들을 위한 작별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한다. 그리고 이제 “동네 병원” 진료실에서 의사는 환자의 마음까지도 살피는 다정한 사람이 되려 한다. 저자는 군 면제의 가능성을 살피려 방문한 학생을 괘씸해하면서도 끝까지 도움을 주고, 아이와 방문한 젊은 엄마의 흡연 기록을 확인하고는 마음의 아픔을 짚어낸다. 그리고 생과 사의 경계를 바라보며 버티는 자신의 마음까지 다독이며 알게 된다. 의사는 “언제나 자신감 넘치고 단호”한 존재가 아니라 “선택의 기로에서 떨고, 번민하고, 고민”하는, “매일 흔들리며 조금씩 자라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3분 진료’를 만드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
그리고 환자와 의사가 모두 행복한 의료를 말하다

저자는 이번 책 『의사란 무엇인가』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그가 내놓는 단상들은 허황한 탁상공론이 아닌 몸으로 겪은 체험담에 가깝다. 저자는 현재 시스템에서 의사가 많은 환자를 빠르게 진료하지 않으면 병원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고백한다. 또한 낮은 수가는 “검사 중심 진료”를 유도한다. 병원들은 “시간이 부족하니 증상을 듣기보단 검사로 먼저 확인하고” 매출을 일으킨다. 의사 입장에서 각종 검사는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지만 환자에게 시간과 비용 부담을 주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권유할 수 없다. 수가의 문제가 의사에게 단시간에 수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직업적 부담과 함께 양심의 곤란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에 더해 각종 민원과 의료소송 리스크는 의사의 치료 의지를 더욱 위축되게 만든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명확하다. 환자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편안한 진료가 가능하도록 의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그 외에도 현재 의료체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권역외상센터 이슈는 KTX에 비유하여 명확하게 문제의 핵심을 제시한다. 또한 필수과 부족 현상에 대해서는 현직 ‘바이탈 의사’들이 느끼는 의료소송 부담과 사례를 통해 당면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 환자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한 의사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독자들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의료 시스템 문제의 본질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양성관

가정의학과 전문의. 한 분야, 한 장기만 보는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다양한 연령대와 여러 질환을 두루 볼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를 지향한다. 2008년부터 20여 년간 환자 20만 명을 진찰하고, 8권의 책을 썼다. 특유의 입담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저자의 이야기 속에는 아프고 소외된 이들을 보듬는 따뜻한 시선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울림이 담겨 있다. 지금도 읽고 보고 쓰고 진찰하는 의사이자 작가로 바쁘게 살아가는 중이며, 각종 포털과 언론 등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 『히틀러의 주치의들』, 『너의 아픔 나의 슬픔』, 『의사의 생각』, 『생초보 의사의 생비량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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