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어디든

이정옥 지음

북뜰 2025년 05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4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바쁜 걸음을 멈추고 지평선을 바라보노라면 보이지 않았던 바람의 흐름이 보이고,
들리지 않았던 누군가의 속삭임이 들리지요.
이번 시집은 그렇게 걸음을 멈추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건져 올린 기억들이지요.
아프고 슬픈 기억까지도 기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을 가지는 일은
누구 인생에나 필요한 일이 아닐는지요.
혼돈의 시대, 갈길이 아득한 미래를 짊어진 우리 청년 세대에게
그 기적의 순간들로 함께 희망을 되살리고 싶었습니다.”

이 시집은 ‘그림이 시를 쓰다’ 시리즈 중 여섯 번째 시집입니다. 여섯 권의 시집들은 미색지에 단순한 검정색 활자로 출판된 여느 시집들과 달리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세계의 고전 명화들이 매 시집 마다 시와 함께 66편이 컬러 화보로 곁들여진 아름다운 시집입니다.

이번 시집의 표지화는 네덜란드 화가 마티아스 스토메르의 ‘촛불로 책 읽는 청년’입니다. 이 그림은 17세기에 그려진 작품입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유럽 미술을 이끈 중심지로 후세는 이를 바로크 미술이라 통칭합니다.

작가는 이번 시집을,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일상에 떠밀려 지쳐가는 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희망을 건져 올리는 촉매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합니다. 특히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바라보며 청년들과 나누는 대화의 역할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노라 했습니다.

작가는 젊은 시절, 동아일보 출판국 여성동아부와 음악동아부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은퇴 후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집의 출간을 멈추고 에세이집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그간 출간한 에세이집 〈반만 버려도 행복하다〉, 〈지혜로운 여자가 답이다〉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청장년층에게 삶의 지침이 되는 책입니다. 특히 〈반만 버려도 행복하다〉는 인문서적 스터디셀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작가의 이번 시집도 시와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특별한 감흥을 북돋워 줄 선물이 될 것입니다. 특히 시집에 수록된 명화 66편은 작가가 십여 년간 웹서핑으로 전 세계 갤러리와 명화 사이트를 탐방하며 모은 그림들입니다. 국내 미술 애호가들조차 잘 모르는 그림이 많아 시를 감상하며 그림을 보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선물 같은 시집입니다.

목차

1. 청춘만이랴
序詩 ; 함께 떠나요
아름다운 소명召命
그대의 조언
그곳이 어디든
닫힌 문 앞에서
청춘만이랴
설득의 힘
찬란한 꽃밭
돌아보지 말아요
누구 인생인들
외로우세요
자연은 항상
아픈 청춘에게
우리 다시 모여
괜한 걱정
술 마시는 그대여


2. 이 별에서의 삶은
빨간 우편함
자기 자리
이 별에서의 삶은
선택의 길목에서
변주곡變奏曲 인생
하얀 꽃이 핀 나무
선차仙茶
오감五感의 축복
그냥 선걸음에
빨래터에서
존중이 피워올린 꽃
묻고 싶었느니
담금질
천리경을 준비했어요
겨울나무의 지혜

3. 경이로운 아름다움
부활을 열망하며
황홀한 축복 1
황홀한 축복 2
그분의 집 주소
기적의 꽃
경이로운 아름다움
그분이 누구시길래
경전輕典의 책갈피에서
청할 때는
수도승修道僧
달빛과 정화수
구원으로 가는 길
부탁드려요
그분이 머무실 곳은
구원자는 올까요?


4. 바람이 필요해요
할 수 있어요
누군가 먼저
씻김굿
잊지 말아요
어려운 숙제
바람이 필요해요
활화산으로
잘못된 해석
우울한 소식
멍에
문득 이런 물음이
무도회와 축복 이야기
여신女神이 사라졌어요
여의주를 찾아
마침표를 찍으며

책 속으로

바람개비 날리며 달리던 청춘이여
배가 떠났노라 서러워 말아요
넘어져도 일어서는 청춘이
세상을 춤추게 하지요

갈매기 돌아와 높이 날고
항구의 찻집이 새벽 일찍 문을 열면
기다리던 배가 도착하리니
그때 우리 함께 떠나요.
ㅡ 〈함께 떠나요〉 중에서

백두대간 거친 바람을 이기고
보라색으로 피는 금강초롱꽃처럼
뜨거운 혁명의 깃발인 청춘이여

응달진 숲에서도 꽃을 피우는
인내와 희망의 상징인
하얀 너도바람꽃으로 춤을 추어요.
ㅡ 〈그곳이 어디든〉 중에서

청춘의 아름다움은
호수의 기쁨인 홍학의 춤이며
자유의 상징인 광장의 깃발이지요

어찌 청춘만이랴
세상의 풍요를 꿈꾸는 장년도
세상의 평화를 꿈꾸는 노년도
천사의 날개를 달고 날아올라
산정의 깃발이 되고 싶지요.
ㅡ 〈청춘만이랴〉 중에서

외로움은 결핍을 느낄 때의 고통이며
고독은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품격 높은 삶을 뜻하지요

외로움이 고독의 경지에 이르면
그대 인생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 되지요.
ㅡ 〈외로우세요〉 중에서


차별 없이 가슴에 품으라지만
고운 것만 모아 꽃밭 하나 만들어도
이 별에서의 삶은 아름다우리

이 별에서 만난 좋은 것만 골라
하얀 백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곱게 색칠하는 일만으로도
하루해 짧아 숨이 차지요.
ㅡ 〈이 별에서의 삶은〉 중에서


눈밭에 핀 노란 복수초를 보며
풀꽃의 생명력에 감동할 때의 떨림
오동잎에 내리는 가을 빗소리에
기다리던 소식이 올 것 같은 예감

오감이 직감이 모는 마차에 올라
희로애락을 느끼며 달리는 동안은
축복받은 삶이라 할 수 있지요.
ㅡ 〈오감의 축복〉 중에서


그대 꿈이 달빛으로 빛나야
내 꿈이 홍학의 춤이 되는 것을
그대 자유가 광장의 깃발로 펄럭여야
내 자유가 아름다운 시詩가 되는 것을

아낌없이 남김없이 주고 싶은 마음
존중이 피워올린 꽃이 사랑인 것을
젊은 날에는 몰랐지요
ㅡ 〈존중이 피워올린 꽃〉 중에서


무너지고 부서지는 아픔이
인생을 성숙하게 하는 것을
담금질이 철을 단단하게 하듯
인생도 담금질을 거쳐 강해지는 것을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고 싶었던
그 시절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요
ㅡ 〈담금질〉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정옥

밀양여고와 숙명여대 국문과 졸업.
20여 년 직장생활의 마지막 10년을 동아일보 출판국 여성동아부 기자를 끝으로 은퇴하다.
은퇴 후 삶의 조각을 모아 시집과 수필집을 엮고 있다.
그동안 출간한 시집과 에세이집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집
〈내게로 가는 길〉
〈아름다운 포구에 닻을〉
〈채워지지 않은 잔이 더 아름답다〉
〈세월의 춤〉
〈신비로 가는 문〉

에세이
〈반만 버려도 행복하다〉
〈지혜로운 여자가 답이다〉
〈이제는 자기사랑〉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한국가톨릭문인회/ 문학의 집·서울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