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
2025년 04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4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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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PDF (20.46MB) | 315 쪽
- ISBN 978898437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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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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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는 도시와 회사 밖 삶을 선택한 김미리, 귀찮 작가가 사계절 동안 서로에게 쓴 교환 편지다. 다르고도 비슷한 삶의 궤적을 그리는 두 작가는 자연 생활자로 지내는 시골에서의 일상과 프리랜서로서의 독립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이 글에는 자신들이 선택한 삶 속에서 많은 일들로 흔들리고 불안하지만, 늘 돌아오는 계절과 언제나 제자리를 찾는 자연처럼 순리에 따라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매 순간 서로의 존재에 위안받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런 삶이 괜찮을까’라는 고민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든 이들에게 따스한 손을 내민다.
이 책은 자연에서의, 회사 밖에서의 삶이 유토피아가 아니라 또 다른 어느 현실적인 삶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아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내든 ‘가꾼 만큼 태가 나는 정직한 텃밭’처럼 오늘의 나를 정성스럽게 살아가면 내일 더욱 단단한 나를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기쁘고도 슬픈, 행복하다가도 불행한, 희망과 좌절을 오가는 두 사람의 초록빛 궤적을 따라가다보면 홀로 걸어가는 것만 같던 우리의 삶에 함께하는 존재가 있음을 깨닫는다. 그 사실은 멀리서도 나란히, 조급함 없이 서서히, 맞닿는 시선으로 유유히 나아갈 용기를 주고, 이윽고 우리는 두 사람의 글을 통해 자신만의 궤도를 그려나가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두 사람 _10
여름 편지
조급함 없는 마음 _16
가을 편지
우리 계절의 기쁨과 슬픔 _78
겨울 편지
도시 밖, 회사 밖에서 살아간다는 건 _144
봄 편지
모두가 안녕하길 바라며 _228
다시, 여름
우리가 엮는 매듭 _284
에필로그 · 김미리
편지 쓰는 마음으로 _308
제가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궁금증 때문입니다. 주말이면 충남 금산의 시골 마을로 향하는 사람이, 경북 문경의 산 아래 집에 사는 사람에게 갖는 궁금증이랄까요. 주말 시골살이를 시작한 후, 저는 매 계절의 경계를 종종거리며 계절을 마중하고 또 배웅합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연이 하는 크고 작은 일에 감탄하며 무언갈 기록하고요. 자주 봤지만 이름을 몰랐던 식물의 이름을 외우려 애쓰고, 마당과 뒷산을 오가는 동물들의 얼굴을 익히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곁에 두고 사는 행복을 누리다가, 어느 날 마을 한구석에서 한없이 무력해지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줄곧 도시에서 살 때와는 다르게 무언가 태어나고, 자라나고, 사라지는 일을 지켜보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제 기쁨이자 슬픔입니다.
작가님의 기쁨과 슬픔 또한 궁금합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익숙한 이야기를 간솔하게 나누고픈 마음, 또 다른 생각을 전해주실 거란 기대를 담아 이 편지를 쓰고 있어요. 작가님은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먹고, 생각하고, 느끼시나요? 그곳의 행복과 고충은 무엇인가요? 작가님 또한 제가 머무는 이곳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동시에 이제 막 프리랜서의 세계에 진입한 이가, 선배 프리랜서에게 갖는 궁금증이기도 합니다. 멀리 시골에서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날들은 어떠신가요? ‘시골’이라는 공간과 ‘프리랜서’라는 일의 형태가 합쳐진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많은 질문을 던져두고 답장을 청해봅니다. 단번에 답하시기엔 꽤 많은 질문들이니, 앞으로 사계절이 지나는 동안 천천히 답해주세요.
_21~22쪽, 김미리, 윤수에게
아무리 방임형 텃밭이라고 해도 한없이 늘어지는 줄기들을 지주대에 묶어주어야 하고, 누렇게 시들어버린 죽은 잎사귀를 정리해야 하고, 과실이 너무 익기 전에 따주어야 하잖아요. 눈에 보일 때마다 틈틈이 했다면 일이 크지도 않을 텐데, 비도 오고 바쁘단 핑계로 몇 주 손 놓고 미루니 저 조그만 텃밭에서 해야 할 일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어요. 텃밭을 보고 있노라면 여름방학 내내 일기를 한 장도 쓰지 않았는데 내일 개학인 초등학생의 마음처럼 무겁고 막막했죠.
그래서 한동안 집업실을 외면했어요. 외부 일정을 소화하는 사이 비가 너무 많이 와 집업실로 가는 길이 유실된 탓이 컸지만, 가방을 풀기도 전에 어떻게 좀 해보라며 아우성칠 텃밭을 마주하면 가뜩이나 가득 찬 부담감이 터질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비가 잠잠해지고 날이 개서 집업실에 돌아왔어요. 짬을 내어 늘어진 토마토 줄기도 정리하고, 시들어버린 오이 잎도 잘라내고, 잡초도 조금 쥐어뜯고요. 저녁이 되어 마루와 마을을 거닐었는데요. 새삼 좋더라고요. 돌이켜보니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매일매일 다른 구름과 노을 색을 보며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최근엔 일에 잠식되어 들판을 봐도 기쁘지 않고, 하늘을 봐도 ‘그냥 이렇게 하루가 훌쩍 가버렸구나’ 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었네요.
모처럼 맑게 개인 시골 마을을 크게 한 바퀴 걷다보니 ‘이 아쉬운 계절을 7월 내 한 번도 못 보다 오늘에서야 보는구나’ 싶더라고요. 어느새 앞서 걷는 마루가 보였어요. 똥땅똥땅 거닐며 신나게 냄새를 맡는 하얀 강아지가요.
그 이후 잡초는 못 뽑더라도 이 시골을 많이 걸어야지 생각했어요. 제게 필요했던 휴식은 이 시골 마을의 고요한 걸음 속에 있구나 싶어서요. 핸드폰 그만 보고, 일 생각 그만하고, 그저 걷고, 하늘을 보고, 벼와 마루의 궁뎅이를 보고 말이죠. 이 생각도 “바빠, 바빠”를 입에 달고 살 때는 또다시 잃어버릴 거예요. 그래서 다짐하려고요.
“자주 걷자. 이 시골길을, 이 계절을. 마루의 저 귀여운 걸음걸이를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걷자.”
_54~55쪽, 귀찮, 이 편지를 펼쳐 볼 땐 맑은 날이길 바라요
지난 편지에 워라밸을 지키는 저만의 팁이 있냐고 물으셨지요? 이런 것도 팁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밥상을 차려요. 그리고다의 삼총사와 가지 요리 이야기를 하다보니 떠오르네요.
정신없이 일의 세계를 유영하다보면 가끔은 수면 위로 나와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을 잊기도 하잖아요. 대충 라면이나 끓여 먹자 싶은 마음이지만 그 마음을 떨치고 텃밭으로 나가는 것이 핵심이자 결정적 고비입니다. 먼저 텃밭에 무엇이 열렸는지 보고 그 채소로 할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를 검색해요. 인터넷에 계신 여러 요리 스승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채소를 씻고, 다듬고, 조리합니다. 그러면서 조록조록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싱그러운 채소의 향을 맡고, 나무 도마에 칼이 탁탁탁 부딪히는 감촉을 느끼고, 오묘하게 바뀌는 요리의 색깔들을 봅니다. 잠시 고개를 들어 창밖에 양떼구름을 확인하기도 하고요. 그럴 때면 잠시 멀어졌던 삶의 영역으로 차분히 회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요리가 완성되면 좋아하는 그릇에 담고 테이블 매트를 꺼내 정갈하게 밥상을 차립니다. 귀한 손님을 모시듯이 말이에요. 그렇게 한 끼를 먹고 나면 일의 파도에 휩쓸리는 게 아니라 나아가고 싶은 방향과 속도로 보다 자유롭게 헤엄칠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그게 바로 밥심이 아닐까요?
_64~65쪽, 김미리, 그해 여름
단지 어떤 생물이 멸종된다는 소식으로 개인을 바꾸기엔 한계가 있을 테니 제가 채식을 지향하게 된 이유를 써볼까 해요. 저는 다이옥신 때문에 채식을 마음먹었어요. 우리가 흔히 쓰는 비닐과 플라스틱을 연소시킬 때 나오는 그 발암물질이요. 비닐이 탈 때뿐만 아니라 농약과 제초제로도 쓰이는 이 다이옥신은 일 그램의 극소량으로도 2만 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위험한 화합물인데요. 화학적으로 아주 안정된 물질이라 물에는 분해되지 않고 지방에 녹는대요. 농약으로 키운 작물을 먹는 동물의 몸에 다이옥신이 고스란히 쌓이는 이유죠.
한번 들어간 다이옥신은 배출되지 않고 평생 체내에 머문다고 해요. 두 가지 유일한 배출 방법인 출산과 수유를 제외하고서요. 그러니 수소는 평생 다이옥신을 머금으며 살 수밖에 없고 암소는 출산과 수유를 통해서만 배출하니, 한번 축적된 다이옥신은 세대를 이어가며 계속 소의 몸에 머무르게 되는 거죠.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소의 몸이 더 이상 건강해 보이지 않았어요. 과장해서 말하면 농축된 다이옥신으로 보였달까요. 칼슘으로 가득 찬 줄 알았던 뽀얀 우유는 다이옥신 음료가, 빵은 다이옥신 덩어리가 되었지요. 송아지는 그 다이옥신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동물이 되었고요. 이게 제가 육식을 피하게 된 가장 큰 동기였어요. 이기적이게도 내 몸 건강하고 싶어서요.
그렇게 시작된 채식은 시골에 살면서 암소가 평생 좁은 우리에서 임신한 채 살아간다는 걸 알게 되고, 그 임신이 수소 없이 얼마나 폭력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출산 후 얼마 만에 아이를 잃는지를 목도하면서 불완전하지만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어요.
_73~74쪽, 귀찮, 이 편지를 부칠 용기
이렇게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마음이 키워낸 불안 덩굴
김미리, 귀찮 작가는 공통점이 많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반려동물과 생활하고, 회사를 떠나 프리랜서로 살아간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한 이유도 비슷하다. 주어진 일들로 점철된 일상, 스스로를 갉아먹는 시간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골살이를 시작한 두 사람은 삶의 주인이 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일주일에 닷새는 도시에서 이틀은 충남 금산 ‘수풀집’에서 지내는 김미리 작가와 일 년 대부분을 경북 문경 ‘그리고다’에서 생활하는 귀찮 작가는 여전히 많은 것들에 불안하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이 더 많고, 시골에서의 생활은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힐링이거나 이상적이지 않다. ‘어느 패잔병의 고백’ ‘오후 6시에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 등의 편지에는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삶에 대한 불안과 어려움이, ‘비하인드’ ‘산산이 부서진 에어비앤비의 꿈’ 등의 편지에는 시골 생활의 불편함과 슬픔이 담겨 있다.
출근과 퇴근의 경계가 모호한 하루,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만 하는 일의 비중이 높은 일상, 불안정한 수입, 끊임없이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오르는 시험대, 모든 걸 혼자 감당해내야 하는 현실…. 어쩌면 이는 프리랜서일 때만 느끼는 고충이 아니라 먹고 사는 일에 치여 나를 잃어가는 많은 이들이 마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느끼는 불안이 우리에게 결코 멀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퇴사를 한 건 해내야 하는 일로만 점철된 삶을 멈추고 싶어서였어요. 회사원이니까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일이 많은 것은 당연하지만,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일의 비중이 1:9인 것은 좀 너무하다 싶었거든요. 5:5까지는 아니더라도 3:7 정도의 비중을 유지하며 살고 싶었어요. ‘조직구성원 김미리’로 부여받은 일 말고 다른 영역의 일을 좀 더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중략) 작가님께 이 마음을 털어놓는 와중에 무기력의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방금 아! 하고 깨달아졌어요. 지금 제 삶에서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일의 비중이 다시 1:9거든요. 회사를 다닐 때와 다르지 않은 거예요. (130~131쪽, 김미리, 어느 패잔병의 고백)
두 작가가 자연 생활자로 지내는 일상은 시골살이에 부푼 꿈을 품은 도시인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준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것을 시작으로 도시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예고 없는 단수, 그림 같은 풍경을 거닐며 하천과 들판 곳곳에서 만나는 농약 빈 병과 비료 포대 등의 쓰레기, 좁은 뜬장에 갇혀 사는 강아지들, 폭력적으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어미 소들…. 이 모든 게 시골 생활에서 마주하는 모습이다. ‘초록빛 나무 사이에 윤슬이 빛나는 곳도 시골이지만 개천 사이로 나부끼는 비료 포대와 반쯤 벗겨진 비닐하우스의 모습 역시 시골(210쪽)’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는 평온하고 따스한 시골살이는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낸 환상일지 모른다. 어디나 삶의 터전이 되면 생존을 위한 그 나름의 어려움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물이 안 나올 때면 애써 지은 집업실을 두고 본가에서 지내는데요. 가뭄과 상관없이 콸콸 나오는 깨끗한 물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져요. 하천과 계곡은 말라비틀어졌는데, 도시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깨끗한 물이 나오는 걸 보면 비정상이 쏟아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렇다고 정상인 곳에서 살 수 있냐면 그건 또 아니에요. 하얬던 수건과 셔츠가 세탁하고 나면 누래지니까요. 큰맘 먹고 산 비싼 싱크대 수전도 필요 없어졌어요. 세탁기에도, 싱크대에도, 샤워기에도, 세면대에도 정수 필터가 필요해졌거든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떠올리며 룰루랄라 시골로 놀러 온 손님이 갈색 필터를 보고 맘 놓고 씻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역시 에어비앤비는 무리에요. (161~162쪽, 귀찮, 산산이 부서진 에어비앤비의 꿈)
늘 제 리듬을 찾는 자연을 따라
마음의 틈을 채운 초록빛 나날
그럼에도 김미리, 귀찮 작가는 시골 생활을 통해 자연이 일깨우는 것을 마주한다. 직접 키운 채소로 정성스레 차린 밥상, 반려동물과 걷는 시골길,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마주하는 풍경. 몸을 움직여 얻는 모든 것들은 마음 한 편 스스로에 대한 성의 있는 마음을 피우고, 멀어졌던 삶과 자신으로부터 회귀하게 만든다. ‘재미와 보람’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 ‘소재 줍는 자연 생활자’ ‘그럼에도 계속 머무는 건’ 등의 편지에는 자기 자신에 집중하며 자연처럼 살고픈 마음이 잘 담겨 있다.
‘어딘지 모르는 곳을 흐르게 되겠지만 필요한 곳에 닿았을 때 힘차게 모든 걸 쏟아내(200쪽)’는 폭포와 ‘딱 가꾼 만큼 정직하게 태가 나는 텃밭(305쪽)’을 바라보며 두 사람은 깨닫는다. 자연처럼, 자연스럽게 살아간다는 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며 ‘오롯한 나’로 나아가는 일이라는 사실을.
재미와 보람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무언갈 하는 과정이 재밌거나 보람차다면, 특별한 보상이 없더라도 시작하고 계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정 자체가 보상이니까요. 재미와 보람이 모두 있다면 완벽하지만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좋더라고요. 이름과 특성을 외우고, 농작물에 발생하는 식물병의 원인을 알아가고, 농약의 잔류독성을 이해하는 과정은 보람찼어요. 내내 수풀집 텃밭을 떠올려서일 거예요. 사진으로만 봤던 문경 그리고다의 텃밭을 상상했기 때문이기도 할 거고요. (86쪽, 김미리, 재미와 보람)
그럼에도 이 불편한 삶을 고집하는 건 작가님이 말씀하신 대로 자연에서 얻는 위로와 감상이 삶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때문 같아요. 저 역시 막막하고 두려운 일들, 경솔했던 행동,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대한 후회가 자연 속을 거닐다 해결될 때가 많거든요. 물결처럼 일렁이는 논, 구름의 그림자가 드리운 산등성이, 홀로 마을을 비추는 달. 자연이 선물한 순간을 만날 때마다 머릿속에 꽉 차 있던 문제를 한 걸음 떨어져 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깨달아요. 그 모든 게 사소한 일임을요. 이런 자연 속에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무겁게 느껴졌던 일과 덤덤히 마주할 용기를 주더라고요. (209쪽, 귀찮, 그럼에도 계속 머무는 건)
나란히 삶의 궤도를 그려나가는
존재가 있다는 건
《우리는 나란히 계절을 쓰고》는 각자의 자리에서 멀고도 가깝게, 다르고도 같게 걸음을 맞춰가는 김미리, 귀찮 작가의 차곡한 소식이다. 두 자연 생활자는 시골집에서 사계절을 지나며 삶엔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 곁에서 자신을 돌보며 ‘나로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수없이 흔들릴지라도 늘 제 리듬을 찾는 자연처럼 끝내 자신만의 흐름으로 바지런하고도 단단하게 하루하루를 빚어간다. 그 길 위에 서로의 존재는 ‘이런 삶이 괜찮을까’라는 불안에 잠시 쉼표를 붙여준다. 스스로 일어서 내딛고자 분투하며 자연을 따라 마음의 틈을 채우는 이들의 초록빛 믿음에 어쩐지 우리는 뭉클해지고 이내, 마주한다. 나와 비슷한 누군가로 인해 한층 씩씩해진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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