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꽃 연가

배정빈 지음

디지북스 2025년 05월 0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 이 시집은 _
배정빈은 땅과 사람의 역사를 올곧게 시의 그릇에 담아내는 시인이다. 그는 기득권자들의 손으로 정전(正典)으로 고착화된 것들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전의 위력에 눌려 숨은 역사적 사실들에 새 의미를 입히는 작업에 몰두해 왔다. 살아있는 역사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재구성한 알레고리를 통해 바른 역사를 환기시키는 시적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즉, ‘마침내 다시 뭉쳤다, 해방 일주년 광복절에 민중과 함께 일어섰다 / 우리 쌀을 달라 나라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달라 외치는 소리 / 너릿재를 넘어간 행렬은 광주 미군정 지부 앞에서 붉은 꽃이 되어 떨어지고 / 백여 명 지사는 하늘에 별이 되었다 수백 명 의인은 다치고 상처 입었다 / 가슴에 품은 맹세는 깊은 막장 속에 묻히고, 살아남은 아버지 아들들 / 모후산 백아산 더러는 더 높고 험한 지리산 속으로 사라졌다 / 녹슨 철길은 아직 버티고 있어 그들의 함성 들리는 듯, / 돌아보니 탄광은 문이 닫히고 상처인 양 휑한 폐광 입구만 보인다’(「남화순 철길을 걷는다」)는 알레고리는 배정빈 시의 미덕을 잘 보여준다. 단순한 폐광 지대처럼 보이지만 해방 후 가장 치열한 민중 생존권 투쟁과 반외세의 거점이라는 사실을 잘 환기하고 있다. 은폐된 역사적 사실과 풋풋한 서정, 그리고 명징한 이미지가 어우러진 배정빈의 시는 그런 점에서 그만의 넉넉한 영토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작은 시집 고마리꽃 연가는 그 같은 배정빈의 시적 역량을 잘 보여주는 마당이다.
-박몽구(시인·문학평론가)


목차

◻︎ 詩 작품
고마리꽃 연가
고마리꽃
소금
남화순 철길
남화순 철길을 걷는다
쥐불놀이
남화순 풍물(風物)
대보름 풍물(風物)
대나무
삼내
깨를 털며
방패연

◻︎ 시작노트
고마리꽃을 통해 바라본 세상 풍경

◻︎ 작가소개
배정빈

책 속으로

● 시인의 말
이 시편의 대부분은 남화순 철둑에서 경험했던 사물이나 그 속에서 숨은 얼굴을 찾고 삶의 새로운 면을 환기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나에게는 농부이자 든든한 언덕이었던 어머니이다. 미소가 아름답고 넓은 품으로 가족을 넘어 마을 사람을 잘 모르는 행랑채에 하룻밤 묵어가는 미역 보따리를 이고 온 행상 할머니까지 안아주셨다. 일상에서 흔한 어쩌면 작가의 기억 속에서나 흔한 소금, 대나무, 철로, 고마리꽃, 대보름 풍물, 쥐불놀이, 냇물이 그 소재이다. 평범한 소재에서 숨어 있는 의미나 공감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이나 추구하는 정신을 보이려 하였다. 특히 양쪽 극단으로 대립하는 현상, 생존 경쟁의 치열함이나 삶의 아이러니,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찾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 소금은 해풍과 바다와 햇빛이 만든다. 그것은 나에게는 노동의 끝에 만나는 어머니의 땀이기도 하다. 노을 속에 빛나는 기억이다. 고마리꽃의 고마리는 ‘고마우리’에서 왔다고 한다. 생전에 어머니는 냇가 흙 속에서 찬란하게 피는 고마리를 보셨을 것이다. 이제 고마리꽃의 연가를 가고 없으신 어머님께 바친다. 

출판사 서평

● ‘작은시집’ 시리즈는 _
전자책 전문출판사 [디지북스]에서 디지털 시대의 요구에 맞게 기획하는 '작은시집' 시리즈. 스마트기기에 최적화된 전자책(epub) 시집으로,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꺼내 읽을 수 있다. 컴팩트하게 편집한 시집으로, 시 12편, 시인의 산문 등을 한번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배정빈

2022년 《시와문화》 신인상 등단. 2024년 《시와문화》 작가상 수상. 전 《보성건설》 이사, 전 벤처기업인 《미래테크》, 《퓨처사이버》 대표 역임. 벤처기업대상, 수출탑, 광주무역인상 등 수상. 2022~2024년 한국작가회의 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경기작가회의 회원. 장편소설 『썬더맨』출간. 현재 《시와문화》 편집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