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가난
2025년 03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1월 24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1.08MB) | 약 6.3만 자
- ISBN 979119085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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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멸균우유
진짜와 가짜
주공의 공주 1: 화명주공아파트에서
주공의 공주 2: 금곡주공아파트에서
개천 용
킬링필드
최소 비용, 최대 효과
어렵게 버는 돈과 쉽게 버는 돈
아르바이트들에 대한 단편적 결산
H관 호러
G힐 셰어
석사(수료)에 대한 변
연기
기도문
호소하는 이소호
해외여행이라는 해프닝
세부의 맛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야
흉터
피아노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가난의 8할 또는 9할
아빠를/가 떠나다
일가친척 1: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일가친척 2: 할아버지와 고모
자살 생존자
시간이라는 자원
항상적 과로
새고 있다
먹는 일
스시 오마카세
내가 선택한 식구
고양이 480
에필로그
부록: 복지 신청 바로가기
주
수급 밖의 가난이 어떠한지는 멀리서 보고 들었으되 그 사정에 훤하지 못하다. 그래서 ‘가난’을 주어로 문장을 쓸 때는 심히 망설였지만, 그래도 썼다. 다른 누군가가 이어서 일인칭의 가난을 쓸 테니까. 세상에는 빈곤 계측 모델로는 잡히지 않는 일인칭의 쟁쟁한 목소리들이 필요하다._10쪽
교무실에서 받아 온 것이 멸균우유가 아니라 수능 교재가 되었을 즈음, 나는 그것이 여전히 무거웠지만 짜증이 나지는 않았다. 동시에 가난에 체념한 나머지 이 “작은 선물들”에 순응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_15쪽
책을 사거나 학원에 다니면 ‘진짜 가난’한 것은 아니라고 따지는 사람이 있을 것을 안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것이 힘에 부치는 가난이 있다는 사실도 안다. 그렇다고 내가 엄마의 삯과 몸과 시간을 먹어 치우며 학원을 다닌 2000년대에도 여전히 가난의 탈출구가 ‘교육’이었다는 점이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니다._30쪽
빵집에서 빵판을 닦느라 양팔 인대에 만성 염증이 생겼다. 대충 파스를 붙이고 버텼는데, 팔꿈치까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근육 주사나 물리치료의 일부는 의료급여가 포괄하지 않는 영역이어서 치료를 거의 받지 못했다. 의료급여 수급자의 ‘미충족 의료’ 문제는 일상적으로 발생한다._47쪽
나의 연기는 끝날 줄 몰랐다. 무엇에 눌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주눅 들지 않으려고 이런 말, 저런 제스처를 꾸며냈다. … 나는 가난도 부끄러웠지만, 그렇게 애쓰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_66쪽
금문교 근처에 클램차우더 수프를 빠네에 담아 파는 가게가 있었는데, 방심하면 사람 종아리보다 큰 갈매기가 빵을 채 갔다. 한 끼 식사를 새에게 도둑맞는 해프닝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는 것을 남들은 벌써 알았던 걸까. 다들 이런 해프닝에 진심을 다해 속상해하고 또 행복해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_78쪽
우린 이렇게 흉터를 자랑하며 생존 신고를 했고 연대의식을 다졌다. 여기 봐, 나도 있어. 가해자를 알아도 신고할 수 없어서 생긴 상처가 흉이 됐어. 그래도 멀쩡하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하며 살아내자는 묵언의 약속을 했다._89쪽
나는 가난을 말할 때 가족을 맨 뒤에 배치한다. 가족이 그 모양이니까 그렇게 됐지 따위의 말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불행한 가족과 가난을 세트 취급하는 클리셰가 지겹다. 내 가난은 가족이 아니라 교통사고, 알코올중독, 여성의 경력 단절과 저임금, 젠더폭력 및 가정폭력과 세트였다._116쪽
가난한 사람은 누구보다 강력하게 지금의 현실을 벗어나고 싶지만 누구보다 강하게 현실에 묶여 있다. …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어떤 사람으로 살지 고민을 이어갈 시간이 없다. 내가 미래를 고민하다가 써버린 시간에 돈을 쳐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_123쪽
노동 환경이나 강도를 차치하고 연봉 숫자로만 보면, 나는 꽤 잘 버는 축에 속하는 6년차 학원강사였다. … 한번 맛보면 가난의 맛은 잊히지 않는다. 그 정도 수입이면 넉넉한 편이라고 주위에서 날 추어올려도 내 기분은 전혀 넉넉하지가 않다._137쪽
복지로 사이트의 메뉴로 복지서비스, 서비스 신청, 복지지도, 복지도움, 복지신고가 있는데, 복지 제공의 의지를 보이는 네 개 항목과 나란히 ‘부정 수급’ 신고를 광고하고 유도하는 ‘복지신고’ 항목이 있는 것이 의미심장하다._149쪽
마티의 온(on) 시리즈 5권
가난에 대해 생각하고 쓰다
97년생의 젊은 가난
올해 26살인 저자는 2019년까지 20여 년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왔다. 하지만 자신이 한국의 가난을 대표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덜 가난해서가 아니라 가난의 양태가 가지각색이기 때문이다. 생계급여를 기준으로 한다면, 기준 중위소득의 30% 미만인 245만 명과 동일선상에 있지만 노동 조건, 건강 상태, 교육 수준, 가족구성원의 특징, 주거 문제 등 소득 수준이 설명해주지 못하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저자는 몸으로 안다. 이 책은 그래서 철저히 일인칭으로 쓰였다.
그러나 일인분짜리는 아니다. 그의 가난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EBS 교재 지원, 방학 중 우유급식 지원, 민간 장학회의 활동 등 사회 복지와 얽혀 있으며, 경찰과 주민센터 직원, 학교 교사, 또래 관계 속에서 진동한다. 가난이 사적 서사에 갇혀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소설과 시, 기사, 논문, 책을 통해 자신의 가난에 타인의 가난을 접속시키고 중첩시킨다.
리얼의 힘
저자는 당사자만이 정확히 알 수 있는 가난의 세부를 리얼하게 그려낸다. 아니, 여기 있었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장면을 창출해낸다. 그럼으로써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 가난이 실재함을 생생히 증명한다.
최소한의 생계비에 해당하는 복지수당 외 소득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저자의 엄마는 학원비에 쏟았다.(29쪽) 수급자 가정이 의식주보다 자녀의 사교육에 소득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저자가 바라는 바다. 우리가 머릿속에 그려왔던 ‘가난한 사람’ 또는 ‘가난’의 클리셰를 깨뜨리는 것. 저자와 화자가 일치하는 자전적 에세이가 ‘리얼’을 말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이 책이 여실히 보여준다.
가난이 겪게 하는 것들
가난이 유발한 행위와 선택,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책에선 감정의 묘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으로 미국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해외여행이라는 해프닝」, 76쪽), 올이 나가기 십상인 스타킹 대신 맨다리로 겨울을 날 때(「연기」, 64쪽), 석사과정을 수료 단계에서 멈추었을 때(「석사(수료)에 대한 변」, 58쪽)를 저자는 덤덤하게 회고한다. 그런데 자신의 가난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감정은 널을 뛰었다. “가난하고 어린 사람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와 온도는 이렇게 요동치곤 했다. 취소했다가 사과했다가, 깔보았다가 추어올렸다. 사무적이었다가 다정했다가, 냉했다가 끓어올랐다.” 그러나 “끓어오른 자신에게 도취되었을 뿐, 사실 가난하고 어린 사람에겐 관심이 없었다”(88쪽)라는 사실을 저자는 일찍이 알아버렸다.
가난으로 인해 저자가 겪은 일들을 지켜보며 느끼게 될 슬픔, 기쁨, 안타까움, 실망, 연민, 측은지심, 응원 등의 감정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이러한 감정이 가난이라는 ‘스펙터클’ 앞에서 쉬이 촉발되었다가 꺼지지 않고 사회의 변화를 추동하는 원료로서 작용하기를 이 책은 바라고 있다.
개인의 가난은 사회의 가난
가난은 개인적일 수 없다. 실업, 장애, 기혼 여성의 경력 단절부터 복지를 가족과 기업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 선별적 복지 시스템, 철저한 복지 신청주의, 공고해진 능력주의 등과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난을 이야기할 때 가족을 제일 나중에 언급한다고 쓴다. 알코올중독이었던 시각장애인 아빠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엄마에 대해 말하면, 가난의 원인이 ‘가족’으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가난에서 ‘불행한 가정사’를 걷어내고 나면 상황은 더욱 명료해진다. 저자는 “내 가난은 교통사고, 알코올중독, 여성의 경력 단절과 저임금, 젠더폭력 및 가정폭력과 세트였다”고 말한다.(116쪽)
부록 「복지 신청 바로가기」(147쪽)에서는 한국의 복지 시스템이 ‘신청자’가 없이는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니는 내내 과외와 학원, 고깃집, 빵집 등에서 쉴 새 없이 아르바이트 노동을 하는 와중에도 저자는 수시로 장학금 연장을 확인하고,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들과 씨름했다. 내일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몇 년 뒤에 어떤 직종에서 일하고 싶은지 고민할 시간 자원이 없는 가난한 청년들에게서 잠 잘 시간마저 빼앗는 것이 선별 복지에서 탈락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은 아닌지 이 책은 묻는다.
책이 끝나도 가난은 끝나지 않기에
33개의 일화를 땋은 이 책은 분량이 그리 많지 않다. 책을 완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그다지 길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날들을 반복해서 겪었고, 겪고 있다. 이것이 핵심이다. 책이 끝나도 저자의 가난은 끝나지 않으며, 설령 언젠가 저자의 가난이 과거형이 되더라도 우리 사회의 가난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 이 책은 가난에 대한 현재 진행형의 관심을 촉구한다.
저자는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분석이나 대안 제시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겪은 가난의 의미를 애써 찾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쓸 뿐이다. 이 편린을 맥락화하고 귀히 다루는 것은 이제 사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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