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고생
2025년 03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26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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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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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조우리 작가 인터뷰
“제가 정말 사서가 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교수님은 영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다가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동문 선배가 사서 교사로 일하는 고등학교가 폐교되는데, 그곳 도서관 장서 중에 폐기하면 안 될 책의 목록을 만드는 일을 도와주라고.
“자네가 가서 살려야 할 책을 같이 살펴주게.”
살려야 할 책. 그 말이 영지에게는 낭만적으로 들렸다.(13~14쪽)
[영지 씨는 왜 문헌정보학과에 갔어요?]
동그리 머리 위에 뜬 말풍선에 뜻밖의 말이 있어서 영지는 당황했다. 미러라클 동그라미도서관도 현실의 동그라미도서관과 운영 시간이 같았기 때문에 오후 7시가 넘은 시각, 불 꺼진 도서관에는 어느 쪽이든 둘뿐이었다. 동그리와 눈사서. 이정아와 박영지.
[사서가 되려고 갔죠.]
[영지 씨는 어떻게 알았어요? 자기가 뭐가 되고 싶은지.](33쪽)
[동그리 님.]
[모두 모이셨으니 오늘의 모임을 시작할까요?]
[왜 돌아왔어요?]
[맞아요. 저도 그 장면이 참 좋았어요.]
[오류예요?]
[이번엔 이걸 하고 그다음엔 또 저걸 하고. 그렇게 오지 않은 날들만 준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바로 그 순간만 생각하면서 당장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어요. 이 책의 주인공처럼요.](48~49쪽)
“내가 괜히 안 하던 짓을 했어.”
전화를 끊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영지는 언니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이 한 말을 다시 곱씹었다. 언니는 좋은 뜻으로 한 일이잖아. 괜히 한 일이 아니잖아. 그때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한 거잖아. 그거랑 사고는 별개야. 어떤 선택을 했다고 해서 뒤따라오는 결과까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영지의 말에 언니는 킥킥 웃었다. 내 동생 다 컸네, 어른이네, 하면서.(65~66쪽)
영지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대신 기존 장서에 새로이 분류기호를 부여하고 책을 정리하는 일을 영지 혼자 맡는 조건이었다.
“영지 쌤은 참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네.”
누군가 영지의 뒤통수에 대고 툭 던진 말이었다. 사서 고생. 자신의 상황이 정말 그 말 그대로라서 영지는 피식 웃음이 났다.(70쪽)
좋아하는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가버리고야 마는 이들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도서관을 지키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서 고생하려는 사서들의 이야기
장편소설 《오늘의 세리머니》《당신의 자랑이 되려고》를 비롯해 소설집 《디카페인 커피와 무알코올 맥주》 등 일하고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는 여성과 퀴어의 삶을 그려온 조우리 작가의 신작 소설 《사서 고생》이 위즈덤하우스 위픽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팬데믹으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진 때, 사람들이 거리에서 모습을 감출수록 메타버스 플랫폼 ‘미러라클’은 북적인다. 콘서트와 패션쇼, 심지어는 수능 특강까지 열리는 미러라클에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축제를 즐긴다. 유행을 놓칠세라 각 공공기관들도 미러라클에 청사를 만들어 경찰청, 구청, 그리고 도서관이 이곳에 자리 잡는다.
메타버스 도서관에서는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옆사람과 떠들 수 없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를 수도 없는 데다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는 아바타가 펼치는 가상 책뿐이니 미러라클의 다른 곳에 비해 빠르게 이용자가 줄어든다. 그런데 유일하게 사람이 모여드는 도서관이 있다. 바로 2년 차 신입 사서 ‘영지’와 기간제 사서 ‘정아’가 일하는 ‘미러라클 동그라미도서관’이다.
미러라클 동그라미도서관을 붐비게 만든 명예관장 아바타 사서 ‘동그리’의 정체는 현실 동그라미도서관의 야간 기간제 사서 정아. 적당히 공간만 구현한 다른 도서관들과 달리 정아는 미러라클 도서관에 상주하며 독서 모임을 꾸리고 취향에 맞추어 책을 추천하는 등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해나간다. 그러나 전염병의 확산세가 꺾이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거리로 나오면서 미러라클은 서비스 종료를 앞두게 된다.
미러라클 서비스 종료와 함께 정아의 계약 종료가 찾아오고, 정규직 사서인 영지는 미러라클 관리 후임자가 되어 한 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 없는 정아를 만난다. 바로 미러라클 동그라미도서관에서. 두 사람은 아바타 머리 위에 말풍선을 띄워 한 줄 한 줄 대화를 이어나가고, 무심코 정아가 던진 한마디가 영지의 고요한 마음을 휘젓자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감정들이 떠오른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서 고생을 하려는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져가는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도서관을 밝힌다.
이 소설에서는 내가 늘 골몰하는 질문 중 하나를 사서라는 직업을 통해 들여다보았다. 왜 어떤 사람들은 ‘굳이’ 어떤 일을 할까. 애를 쓰지만 티는 안 나고, 누가 알아주기보다는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 힘은 무척 들면서 보상은 적거나 아예 없는 일들을. 이를테면 생의 마지막 날에 한 그루 사과나무 심는 것과 같은 일을. “너는 왜 사서 고생을 하니?” 같은 말이나 듣는 일을 선택하고야 마는 걸까._ 〈작가의 말〉 중에서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구병모 〈파쇄〉,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최진영 〈오로라〉 등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하며,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시즌 1 50편에 이어 시즌 2는 더욱 새로운 작가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시즌 2에는 강화길, 임선우, 단요, 정보라, 김보영, 이미상, 김화진, 정이현, 임솔아, 황정은 작가 등이 함께한다. 또한 시즌 2에는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여 작품 안팎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1년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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