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팩트 커피, 커피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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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1장 어쩌다 커피
보이지 않는 손
커피는 장거리 마라톤
하고 싶은 일과 필요한 일 사이에서
우연히 만난 커피
몰입의 순간
2장 가보지 않은 세계
커피 하는 즐거움
헤어질 결심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장점은 단점이 되고 단점은 장점이 되기도
커피를 할 거예요
각자의 세상이 우리가 되는 순간
유별난 사람
조용한 동네 연희동
3장 한 가게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관악산과 매뉴팩트 커피
우연한 만남이 기회라는 인연으로
구성원이 모인다는 것
좋은 직원의 기준
조직이 움직이는 건 힘이 아닌 방향이다
경험의 빈도수를 늘리는 일
4장 바람이 불어오는 곳
미국에서 불어온 스페셜티 커피
최고의 커피를 만나는 방법
에스프레소의 본고장, 이탈리아
나만 알고 싶지 않은 맛
독일 느낌이 나는 매장
나다움을 간직한 도시
5장 일하는 마음
성정에 맞는 일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일의 기쁨과 슬픔
‘내 일’이 가르쳐준 것들
길을 잃을수록 많은 길을 가볼 테니까
6장 바위를 움직이는 나비
침체에 빠지면 겪게 되는 일
보는 만큼 보이는 세상
한계와 그 너머에 있는 것
변하되 변하지 않는 마음
변화의 시작은 한 걸음부터
시선을 돌리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7장 오래달리기
어느 날 몸이 무너졌다
업이 내게 요구한 능력들
달리기를 멈추지 말자고
작업의 반복, 그 지난한 시간
면면히, 더 세세히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마치며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이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이 일이 정말 좋아서인지는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막연하게나마 이런 게 ‘좋아하는 일’이란 걸까? 나란 사람은 손으로 뭔가 만들어내는 일에서 성취를 얻는 걸까? 하는 여러 물음표가 생겼다. 다른 일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몰입을 통해 무언가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는 내 모습이 신기했다. 새로운 나의 면모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만약 이런 종류의 일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여길 수 있다면 과연 나는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이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일을 통해 즐거움을 지속할 수 있을까?
-32쪽, 〈1장 어쩌다 커피〉 중에서
커피는 단순한 음료라 생각했는데, 그 너머에 있는, 커피가 갖는 효용의 가치를 처음으로 생각해본 날이었다. 수많은 예술가가 커피와 함께한 날들을 기억한다. 그 순간은 낱말로, 음표로 때론 세심한 붓질로 표현되어 작품으로 남겨졌다. 작품은 우리 가슴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영감은 우리 몸 어딘가에 맴돌다 우리가 만드는 새로운 작품에 녹아 세상에 탄생한다. 그렇게 나온 작품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선순환이야말로 내가 커피를 통해 보고 싶은 그림이었다.
-43쪽, 〈2장 가보지 않은 세계〉 중에서
매뉴팩트는 커피가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로 일상에서 가까이 쓰였으면 하는 목적을 갖는다. 그래서 커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커피가 일상의 도구로 쓰이도록 커피를 쉽게 접근시킨다. 커피가 사람들에게 쉬워지려면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매뉴팩트의 몫이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에게 전달할 레시피는 간단해야 하지만, 그 간단한 레시피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복잡하다. 그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도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고객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고객에게 전달하며 고객이 커피로 효용을 얻게 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그러면 회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해지고 그에 따른 방법을 찾게 된다.
96쪽, 〈3장 한 가게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중에서
내가 커피를 해온 과거와 지금의 시대는 환경과 문화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생두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사람들이 커피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커피를 잘 내리고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론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기존의 것에 더해 새로운 무언가를 원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방법은 새로운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매뉴팩트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경험의 빈도수를 늘리고 있다. 직원의 경험이 곧 매뉴팩트의 경험이다.
100쪽, 〈3장 한 가게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중에서
‘내 일’을 하고 싶다는 고백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회사에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내가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 싶은 열망을 토해내며 창업에 대한 희망과 환상에 젖는다. 나도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길을 지나왔다. 그런데 막상 창업해보니 그동안 나는 신기루를 보고 있었구나 싶다. 사업 초반에는 내 일을 한다는 즐거움에 취해 창업전도사가 되어 만나는 사람마다 창업하라고 설파했다. 큰 산을 몇 번 넘고 높은 파도에 여러 차례 휩쓸려 보니 처음에 얻었던 즐거움은 어려움으로 가려졌다. 이후로는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창업이라는 선을 넘지 못하게 뜯어말리는 일에 열과 성을 다했다.
150쪽, 〈5장 일하는 마음〉 중에서
원두에 물을 붓고 기다리면 커피가 나오는 것처럼 결과가 빨리 나오면 좋겠지만, 일의 결과는 종류와 무게에 따라 시기를 달리했다. 어떤 일은 3일 만에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어떤 일은 3년이 지나도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있었다. 또 어떤 경우엔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시작과 동시에 대성공을 거두기도 해서 사업에 환상을 심어주는 일들도 발생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역시나 복권 당첨처럼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고 있는 건지, 사람들의 반응이 있는 건지, 불확실성을 지닌 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안개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그럼에도 묵묵히 해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밟는 것. 이것이 일이 주는 어려움인 것 같다. 언제 걷힐지 모르는 안개 속에서 내 일을 해내려면 역설적이게도 내 일을 사랑해야 한다.
155쪽, 〈5장 일하는 마음〉 중에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변하고 수년간 해왔던 방식이 통하지 않는 순간이 찾아왔다. 나름 제 속도를 유지하며 항해하던 회사가 제자리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와중에 제 갈 길을 찾아 순항하는 주변 브랜드를 보면서 상대적으로 허한 감정을 느꼈다. 내가 이룬 것과 남이 이룬 것의 간극이 클수록 허기진 마음도 커졌다. 성장하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을 가진 채 일을 하니 높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들로 실망했다. … 뭘 해도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아니, 늘 해왔던 일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180쪽, 〈6장 바위를 움직이는 나비〉 중에서
10년을 이어온 브랜드에 담긴 고유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는 10년을 넘게 이어온 브랜드에 담긴 작고 단단한 마음을 기록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안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나고 지는 가운데에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속해온 브랜드에 담긴 저마다의 이야기를 선보입니다. 또한 이 책은 자신의 고유한 브랜드를 지켜낸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시리즈는 권마다 각 브랜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담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지키며,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나가는 이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 시작할 용기가, 지속할 힘이, 포기하지 않게 하는 응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ㆍ 《매뉴팩트 커피, 커피 하는 마음》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니
커피를 내리는 일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10년이 넘는 시간,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커피를 내립니다.
12년째 연희동 골목, 한 자리에서 커피를 내리는 곳이 있다. 카페의 입지로 보자면 아주 불리한 2층에 자리한 곳, 흰 페인트로 칠해진 오래된 입구를 지나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향긋한 커피 향이 나기 시작하는데, 문을 열면 커피에 관한 무궁무진한 진심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연희동의 작은 카페, 매뉴팩트 커피의 전경이다. 매뉴팩트의 커피를 마셔보고,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다른 곳을 다 다녀봐도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는 맛이라고. 유독 빠르게 뜨고 지는 커피 업계의 흐름 속에서도 입소문에,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고 오랜 시간 동안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는 매뉴팩트 커피. 그들이 통과해온 10년이 넘는 시간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사는 동안 우리 모두 일을 한다. 누군가는 회사에 다니고, 아르바이트하기도 하며, 사업에 도전하기도 한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나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결정할 시기가 온다. 이때쯤 누구나 생각해봤을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살 수는 없을까?’ 하는 갈망이자 질문은 매뉴팩트 커피의 김종진 대표에게도 찾아왔다. 그는 살면서 언제나 경험을 쫓았다. 더 많은 경험을 위해 휴학했고, 여행했고, 편입했다. 그저 20대 때 마음껏 경험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 여정에서 아르바이트로 만나게 된 커피는 이전에는 만나보지 못했던 ‘몰입’의 경험을 선사했고, 본인도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도 했다. 남들처럼 번듯한 회사에 취직해서 돈을 벌겠다고 서둘러 걷던 걸음을 커피가 멈추게 한 것이다. 마치 운명이 이끄는 것처럼 당시 건축공학을 전공한 형과 전자공학을 전공한 동생은 제각각 커피 업계에 몸담고 있었다. 그리고 둘은 좋아하는 일을 해보겠다는 하나의 마음으로, 2013년 3월 9일 연희동에 작은 커피가게, 매뉴팩트 커피를 차렸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한 뒤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커피 업계에서 일하면서 커피 제3의 물결이란 이름의 새로운 커피 시장이 열리고 있음을 발견한 그들은, 커피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현실적 제약 때문에 나중으로 미루기보단 지금, 뛰어들어야 한다는 감각이 더 컸다. 예산이 부족했기에 인테리어는 직접 해야 했고, 중고 시장에서 필요한 기계들을 샀다. 보증금을 치르고 생두를 조금 사니 수중에는 월세 서너 달쯤 버틸 수 있는 돈만 남았다. 하지만 커피에 대해 커져만 가는 마음과 두 대표의 집요하게 파고드는 기질은 현지에서 커피 문화의 흐름을 직접 보고 온다는 발걸음으로 이어졌다. 당연히 여유 자금이 없었기에 대출받아 떠났다. 여러 나라의 커피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매뉴팩트 커피의 방향성을 세세하게 설정해나간다. 그렇게 한 달, 또 한 달, 버텨만 가는 것 같던 커피가게는 어느새 믿고 마시는 커피가게로 자리 잡았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것의 기쁨과 슬픔
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고, 지속하게 하는
어떤 마음에 관한 이야기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끝까지 살아남는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하룻밤 사이, 초 단위로 유행의 흐름이 바뀌는 시대에서, 10년이 넘는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매뉴팩트 커피 안의 어떤 이야기가 힌트가 되어주지 않을까? 김종진 대표는 뒤늦게 고백한다. 창업 초기에는 내 브랜드를 만들고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한다는 즐거움에 취해 창업전도사가 되기도 했지만, 10년 넘게 사업을 하는 동안 큰 산을 여러 번 넘고 나니 이제는 창업이라는 선을 넘지 못하게 뜯어말리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책에서 내내 느껴지는 건, 슬픔과 어려움을 넘어선,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닌 ‘내 일’을 온전히 하는 것의 기쁨과 즐거움이다.
매뉴팩트를 운영하면서 순탄한 시간만 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종일 손님이 10명도 채 오지 않던 초창기의 고전보다 더 큰 위험은 어떤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 이후였다. 더는 커피를 잘 내리는 것만으로 유지할 수 없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한 번 태어난 브랜드는 필연적으로 한계에 다다른다.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한계를 넘어 다음으로 넘어가는 브랜드가 있고, 발목을 잡혀 생을 마감하는 브랜드도 있다. 매뉴팩트 커피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마음을 다해 꾸렸던 직영점이 사라지는 경험도 했고, 변화를 위한 새로운 방향 설정에 절반이 넘는 직원의 퇴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매달 월급 전날 초조하게 잔고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커피 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 좋아하는 일을 오래 더 잘하고 싶어 괴로워하는 마음, 커피와 일에 대한 두 대표의 묵묵한 진심이 지금의 매뉴팩트를 있게 했다. 오늘도 그들은 다가올 내일을 맞이할 채비를 분주히 하며, 그들만의 커피를 내리고 있다.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카페를 차려보고 싶어서, 창업해보고 싶어서, 매뉴팩트 커피를 좋아해서,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될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꼭 필요했던 자신만의 답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수한 해답들이 저마다의 모양으로 생긴 브랜드들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고 있는 건지, 사람들의 반응이 있는 건지, 불확실성을 지닌 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안개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그럼에도 묵묵히 해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밟는 것. 이것이 일이 주는 어려움인 것 같다. 언제 걷힐지 모르는 안개 속에서 내 일을 해내려면 역설적이게도 내 일을 사랑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작가정보
전자공학을 전공하다가 커피를 만나 졸업 후 커피회사에 취직했다. ‘하고 싶은 커피’와 ‘하고 있는 커피’의 간극을 발견하고, 2013년 형과 함께 매뉴팩트 커피를 만들었다. 커피를 내리는 일과 매장을 운영하는 일에 주력해왔고 지금은 회사가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백지에 검은 글자로 꾹꾹 눌러 쓰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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