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59가지 심리실험: 위로와 공감편
2025년 03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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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32.09MB) | 약 11.2만 자
- ISBN 979119409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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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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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모리대 버킷 교수팀의 ‘프레리들쥐 그루밍을 통한 위로와 공감 실험’
미국 에모리대 제임스 버킷 교수 연구팀은 프레리들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2016년 2월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으로 발표했다. 그들은 우선 두 마리씩 짝을 지어 프레리들쥐를 사육하고, 그중 한 마리에게 전기충격을 가한 뒤 다시 합사했을 때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러자 전기충격을 받아 스트레스 과다 상태가 된 프레리들쥐를 다른 프레리들쥐가 그루밍하는 시간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그루밍을 받은 프레리들쥐는 불안감이 감소하고 용기가 되살아나 자발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실을 통해 사람으로 말하자면 ‘위로와 공감’에 해당하는 그루밍은 원숭이와 코끼리, 개에게서도 관찰할 수 있는데, ‘위로와 공감’이라는 사회적 완충 행동이 오랜 진화를 거쳐 형성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끌리는 심리의 뇌과학적 비밀은?
- 막스플랑크연구소 리히터 박사팀의 ‘유유상종 원리 실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나드야 리히터 박사 연구팀은 5세 어린이 96명에게 사진을 보여준 뒤 마음에 드는 얼굴을 고르라고 했다. 사진 속 사람은 모두 낯선 얼굴이었고, 그중 한 장은 합성기술을 이용해 자기 얼굴 특징이 50퍼센트 반영된 ‘약간 닮은 얼굴’이었다.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누구를 골랐을까? 흥미롭게도, 자기와 닮은 사진을 선택한 비율이 다른 사진보다 30퍼센트 높았다. 이로써 알 수 있듯, ‘유유상종’은 기나긴 진화의 생존 전략으로 뇌에 장착된 기본 프로그램이다.
뇌과학이 인간의 고질적인 편견을 완화시킨다?!
- 노스웨스턴대 팰러 교수팀의 ‘편견 완화를 위한 수면 실험’
미국 노스웨스턴대 켄 팰러 교수 연구팀은 ‘뇌에 개입하는’ 대담한 방법으로 편견을 완화시키는 실험을 진행
해 성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많은 실험을 통해 ‘흑인’과 ‘여성’을 한 단계 아래로 여기는 보편적 심리 경향을 발견했다. 그들은 호불호를 반대로 조합하는 실험과 훈련으로 편견을 수정해 나갔다. 그 결과, 무의식적 차별 심리가 약해지고 평등의식이 강화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만 이 변화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편견이 약화되었다’라는 기억을 수면 중에 재생시키고 강화하는 실험을 진행해 성공을 거뒀다.
Chapter 1. 뇌는 어떻게 공감을 불러일으킬까?
심리실험 01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끌리는 심리의 뇌과학적 비밀은?
- 막스플랑크연구소 리히터 박사팀의 ‘유유상종 원리 실험’
심리실험 02 사이좋은 개체끼리 무리를 형성하는 침팬지들은 동료를 얼마나 신뢰할까?
- 막스플랑크연구소 엥겔만 박사팀의 ‘침팬지 신뢰 게임 연구’
심리실험 03 조류에게도 인간과 같은 연애 감정이 있다는데?!
- 막스플랑크연구소 일레 박사팀의 ‘조류 연애 감정 연구’
심리실험 04 젖먹이 아기가 깨진 접시 조각을 맞추며 원래 모습을 확인하려는 이유는?
- 존스홉킨스대 슈탈 교수팀의 ‘확인 작업 본능 연구’
심리실험 05 ‘평균 얼굴’과 ‘좌우 대칭’이 보편적 미의 기준이라고?
- 글래스고대 존스 교수의 ‘보편적 아름다움 기준 연구’
심리실험 06 인간 어른의 인내력이 침팬지의 인내력에 비해 현저히 낮은 뜻밖의 이유는?
- 미시간대 로사티 교수팀의 ‘동물 인내력 한계 실험’
심리실험 07 망각은 뇌 안에서 자동으로 작동하므로 멈출 수 없다고?
- 워싱턴대 로디거 교수팀의 ‘자연 망각 현상 연구’
심리실험 08 동물은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몸에 이익이 되는 음식을 맛있다고 느낀다는데?!
- 미시간대 로사티 교수팀의 ‘맛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현상 연구’
심리실험 09 운이 나빠서 암에 걸렸다는 말이 사실일까?
- 존스홉킨스대 포겔슈타인 교수팀의 ‘암에 걸리는 이유 연구’
심리실험 10 창조력이 요구되는 직종일수록 도덕성이 낮다고?
- 하버드대 교수 박사와 듀크대 애리얼리 박사팀의 ‘정직과 지능 관련성 연구’
심리실험 11 사람이 짝퉁을 걸치면 실제로 짝퉁 같은 존재로 변한다?
- 하버드대 지노 교수팀의 ‘짝퉁을 구매하는 심리 연구’
심리 실험 12 자연은 어떻게 3,000개의 연어알 중 99.9퍼센트인 2,998개를 정확히 솎아낼까?
- 빅토리아대 데어리몬트 교수팀의 ‘먹이사슬 관점에서 본 사람의 특수성 연구’
Chapter 2. 뇌와 뇌를 결합하면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날까?
심리실험 13 뇌과학이 인간의 편견을 완화시킨다?
- 노스웨스턴대 팰러 교수팀의 ‘편견 완화를 위한 수면 실험’
심리실험 14 뇌는 신체의 통증을 없애기 위한 독특한 신경회로를 발달시켰다는데?!
- 도쿄대 유지 교수의 ‘뇌의 통각 제거 신경회로에 관한 연구’
심리실험 15 쥐와 사람 모두 초기에 많이 실패할수록 최종 성공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데?!
- 도쿄대 유지 교수팀의 ‘미로에서 쥐를 이용한 최단 거리 찾기 실험’
심리실험 16 사진을 한 장만 보여줄 때보다 한꺼번에 여러 장 보여줄 때 매력도가 높아지는 경향의 뇌과학적 근거는?
- 캘리포니아대 판 오스 교수팀의 ‘치어리더 효과 실험’
심리실험 17 뇌는 잠재 능력이 뛰어나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갈고닦을 수 있다는데?!
- 도쿄대 유지 교수팀의 ‘앞 못 보는 쥐를 대상으로 한 미로 찾기 탐색 실험’
심리실험 18 쥐의 뇌도 사람의 뇌처럼 탁월한 ‘병행 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고?
- 도쿄대 유지 교수의 ‘뇌 신경세포에 관한 연구’
심리실험 19 기억을 모두 상실하면 ‘시간 변화’를 감지할 수 없는 뇌과학적 근거는?
- 도쿄대 유지 교수의 ‘뇌와 기억, 시간에 관한 연구’
심리실험 20 뇌과학적으로 수학이 다른 과목보다 유독 호불호가 심한 이유는?
- 옥스퍼드대 카도시 교수팀의 ‘배외측 전전두피질 자극 활성화 실험’
심리실험 21 어린 시절 젓가락질을 전혀 해보지 않은 서양인이 동양인 못지않게 젓가락질을 잘하는 뇌과학적 근거는?
- 예일대 핀 교수팀의 ‘뇌 활동을 통한 버릇 확인 실험’
심리실험 22 뇌와 뇌를 결합하면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까?
- 듀크대 니콜렐리스 교수팀의 ‘브레인넷 이론’
심리실험 23 뇌는 고생하지 않고 얻는 것보다 뭔가 대가를 치르고 얻는 것을 선호한다고?
- 도쿄대 유지 교수의 ‘콘트라프리로딩 효과 실험’
심리실험 24 출발 시간이 크게 다른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어느 시점에 거의 비슷한 층에 서는 것은 어떤 원리 때문일까?
- 율리히연구소 갈라스 박사의 ‘자기조직화 떠오름 현상 실험’
Chapter 3.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뇌과학적으로 위험한 까닭
심리실험 25 단맛 뇌 영역을 자극하면 실제로 ‘단맛’을 핥을 때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 국립싱가포르대 라나싱어 교수팀과 컬럼비아대 펭 교수팀의 ‘가상 미각을 환기하는 두 가지 방법’
심리실험 26 직업 음악가가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도 대화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뇌과학적 근거는?
- 노스웨스턴대 크라우스 교수팀의 ‘뇌파 추적을 통한 소리 식별 능력 테스트’
심리실험 27 보수파는 웃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도 눈은 웃지 않는 ‘가식적 웃음’을 짓는 사람이 많다는데, 이유가 뭘까?
- 캘리포니아대 디토 교수팀의 ‘행복도에 관한 설문 조사’
심리실험 28 뇌과학적 관점에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주장이 소름 끼치는 이유는?
-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벤체나네 박사팀의 ‘뇌를 조작해 취향 바꾸기 실험’
심리실험 29 머릿속 생각이 뇌과학적으로 어떻게 키보드를 통해 화면에 나타날까?
- 도쿄대 유지 교수의 ‘쓰고자 하는 의지의 정체에 관한 연구’
심리실험 30 뇌는 상상력으로 보충해서 기억에 있는 ‘이상적인’ 이미지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데?!
- 유스투스리비히기센대 게겐푸르트너 교수팀의 ‘바나나 이미지를 이용한 색감 인식 실험’
심리실험 31 어린 시절 독서를 열심히 하면 두뇌 계발에 도움이 된다고?
-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 페가도 박사팀의 ‘독서 뇌 반응 효과 연구’
심리실험 32 ‘현실’과 ‘꿈’, ‘환각’의 차이는 무엇일까?
- 교토대 유키야스 교수팀의 ‘수면 중 뇌 활동을 통해 꿈 알아맞히기 실험’
Chapter 4. ‘부모에게 학대받은 아이가 부모를 더 사랑한다’는 뇌과학의 역설
심리실험 33 아이를 좋아하지 않던 여성도 자식에게 사랑을 쏟게 하는 옥시토신의 놀라운 비밀은?
- 바일란대 아브라함 교수팀의 ‘육아와 옥시토신 분비량 관계 연구’
심리실험 34 도덕적인 부모 아래에서 도덕적인 아이가 태어나고 자랄 수밖에 없는 뇌과학적 근거는?
- 시카고대 드세티 교수팀의 ‘유아의 도덕적 행동 실험’
심리실험 35 개인 간 의욕 차이의 43퍼센트는 ‘유전’에 달려 있다는데?!
- 톰스크주립대 코바스 교수팀의 ‘의욕과 유전 관계 실험’
심리실험 36 ‘부모에게 학대받은 아이가 부모를 더 사랑한다’는 소름 끼치는 뇌과학의 역설은?
- 뉴욕대 설리번 교수팀의 ‘쥐를 이용한 공포 조건화 실험’
심리실험 37 바람둥이 수컷 프레리들쥐가 오히려 자기 짝을 빼앗길 위험성도 높은 이유는?
- 텍사스대 오코밧 교수팀의 ‘수컷 프레리들쥐 바람둥이 기질 분석’
심리실험 38 인류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덩치가 커지고 똑똑해진 비결은 ‘이계교배’ 덕분이다?!
- 에든버러대 조시 교수팀의 ‘이계교배 이득 연구’
Chapter 5. 인간의 뇌는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심리실험 39 미래 세대에게 안정적으로 자산을 대물림하려면 현재 내 몫의 얼마를 물려줘야 할까?
- 하버드대 노왁 교수팀의 ‘미래와 협력 실험’
심리실험 40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왜 자신의 내밀한 심리 문제를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과 상담할까?
- 하버드대 보해넌 교수팀의 ‘인공지능 카운슬링 선택 환자 빈도 연구’
심리실험 41 유전자의 관점에서 사람이 다른 생물, 심지어 효모보다 우수하지 않은 이유는?
- 컨커디어대 카츠루 교수팀의 ‘효모 인간화 프로젝트’
심리실험 42 온도에 따라 생명의 수명이 달라진다는 게 사실일까?
-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베스티옹 박사팀의 ‘도마뱀을 이용한 발달 촉진 실험’
심리실험 43 컴퓨터는 어떻게 사람만이 가진 직관 등 고차원적 능력이 요구되는 장기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었나?
- 도쿄대 유지 교수의 ‘사람의 장기 실력을 넘어선 인공지능에 관한 고찰’
심리실험 44 AI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 구글 인공지능 개발팀의 ‘강화 학습의 심층 학습 응용 연구’
심리실험 45 AI가 ‘새로운 문자’까지 창안할 수 있다고?
- 뉴욕대 레이크 교수팀의 ‘문자를 통한 분류력과 창조력 실험’
심리실험 46 물 위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점프하는 소금쟁이의 경이로운 능력을 응용한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는데?!
- 서울대 조규진 교수팀의 ‘경량형 수상 도약 로봇’
심리실험 47 디저트 등에 사용되는 ‘바닐라 풍미’가 대부분 합성 인공 첨가물이라고?
- 도널드댄퍼스식물과학센터 월츠 박사의 ‘미생물 합성 연구
Chapter 6. 인간이 자기 외모에 유난히 너그러운 뇌과학적 이유
심리실험 48 전기충격을 받은 프레리들쥐가 친구의 그루밍을 받은 후 불안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 에모리대 버킷 교수팀의 ‘프레리들쥐 그루밍을 통한 위로 실험’
심리실험 9 지휘 능력이 뛰어난 비둘기가 아니라 비행 능력이 뛰어난 비둘기가 대장이 된다?
- 옥스퍼드대 비로 교수팀의 ‘비둘기의 대장 선출 과정 연구’
심리실험 50 포커를 이용해 인간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사실일까?
- 앨버타대 볼링 교수팀의 ‘체스 최적해 발견’
심리실험 51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외모 평가보다 자기 외모 평가가 평균 34퍼센트 높은 뇌과학적 이유는?
- 플로리다 임상 및 미용연구센터 네스터 박사팀의 ‘자기 평가 선호도 실험’
심리실험 52 농담은 ‘상대방보다 우위에 서는 전략’으로 효과를 발휘한다?
위스콘신대 칸토어 교수의 ‘농담 효력 조사’
심리실험 53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지지 않는 가위바위보 필승법이 어떻게 가능할까?
도쿄대 와타나베 교수팀의 ‘100퍼센트 확률로 이기는 가위바위보 로봇 개발’
심리실험 54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혈액형이 가장 중요한 자살 요인이라고?
- 카롤린스카연구소 발그렌 박사팀의 ‘말라리아와 혈액형 관계 연구’
심리실험 55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엄지손가락을 반대 방향으로 향한 채 힘을 줄 수 있는 기묘한 관절을 발달시킨 까닭은?
- 켄트대 스키너 교수팀의 ‘인간의 무지대향성 입증 연구’
심리실험 56 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무 수가 우리은하 별 수보다 10배 더 많다는데?
- 일리노이대 크라우서 교수팀의 ‘전 세계 수목 수 측정 프로젝트’
심리실험 57 사람의 가마 90퍼센트가 ‘왼쪽으로 돌아가는 모양’인 흥미로운 이유는?
- 도쿄대 유지 교수의 ‘가마가 좌우 대칭이 아닌 이유에 관한 고찰’
심리실험 58 사람은 한평생 평균 지구 세 바퀴 반 거리를 걷는다고?
- 카네기멜런대 콜린스 교수팀의 ‘보행 시 골격과 근육 운동을 통한 사람의 약점 규명’
심리실험 59 고수의 고유한 자극취를 느끼고 좋아하는 사람이 14퍼센트에 불과하다는데?!
- 도쿄대 유지 교수의 ‘고수 유전자 분석과 풍미 조사’
참고 문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나드야 리히터(Nadja Richter) 박사 연구팀은 이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다섯 살 어린이 96명에게 사진을 보여준 뒤 좋아하는 얼굴을 고르라고 했다. 사진은 모두 낯선 사람이었고, 그중 한 장은 합성 기술을 이용해 자기 얼굴의 특징을 50퍼센트 반영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나와 ‘약간 닮은 얼굴’이었다. 실험에 참여한 어린이가 자기와 닮은 사진을 선택한 비율은 다른 사진보다 30퍼센트 높았다. 아이들은 자기와 닮은 사람을 고르도록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았다. 즉, 본능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자기와 닮은 사람을 선택한 것이다.
뇌는 ‘미지의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면 어딘가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걱정하며 조심하고 몸을 사린다. 예를 들어, 깜깜하고 후미진 골목길에서는 아무래도 불안해서 발걸음이 빨라진다. 조금이라도 시야가 트인 밝고 안전한 장소로 가고 싶어 종종걸음을 친다. ‘보이지 않는’ 상황은 공포다.
이와 마찬가지로 낯선 사람에게 둘러싸일 때는 조금이라도 아는 얼굴(예컨대 자기 얼굴)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이런 심리는 잠재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욕구다. 다시 말해, 끼리끼리 모이는 ‘유유상종’은 기나긴 진화의 생존 전략으로, 뇌에 자연스럽게 깔린 기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 본문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끌리는 심리의 뇌과학적 비밀은?」 중에서 (24~25p.)
막스플랑크연구소 얀 엥겔만(Jan M. Engelmann) 박사 연구팀은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5개월에 걸쳐 총 15마리로 이뤄진 침팬지 집단을 관찰해 ‘친밀도’를 평가하고 무작위로 두 마리를 짝지어 신뢰 게임을 반복했다.
연구팀은 짝이 된 침팬지 두 마리 중 한 마리에게 두 개의 선택지를 주었다. ①을 선택하면 선호도가 낮은 먹이가 나오고, ②를 선택하면 선호도가 매우 높은 먹이가 ‘짝꿍’ 침팬지에게 급여된다(선택한 침팬지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 만약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다면 ①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고, 상대방의 보답을 기대할 수 있다면 ②를 고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다음번 실험에서 상대방도 ②를 선택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침팬지는 상대방이 단짝이었을 때는 ②를 고를 확률이, 단짝이 아닌 침팬지와 비교해 약 2배 상승했다. 즉, 우호 관계와 신뢰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신뢰는 ‘용기’를 시험당하는 행위다. 그러나 신뢰는 털을 골라주거나, 먹이를 공유하거나,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사회적 행동의 기점이기도 하다. 사람은 아직 원숭이였던 시절부터 줄곧 타인을 신뢰한다는 ‘용기’를 겸비해왔다. 이 가슴 훈훈한 실험 결과에 용기가 솟아난다.
- 본문 「사이좋은 개체끼리 무리를 형성하는 침팬지들은 동료를 얼마나 신뢰할까?」 중에서 (28~29p.)
무의식적 편견은 ‘잠재 연합 시험’으로 측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소’와 ‘햇살’ 등의 밝은 단어와 ‘폭탄’, ‘재해’ 등의 어두운 단어를 ‘백인’과 ‘흑인’ 등과 연관 지으면 그 조합으로 판정 속도에 미묘한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차이를 측정한다. 그러면 의식적으로 평등하게 대처하려고 해도 마음 깊은 곳에 꽁꽁 감춰두었던 편견이 드러난다.
다양한 사람에게 적용해 실험하면, ‘흑인’과 ‘여성’을 한 단계 아래로 여기는 심리 경향을 거의 보편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진실이다. 그러나 희망도 있다. 호불호를 반대로 조합하는 훈련으로 이런 경향을 수정할 수 있다. 훈련 결과, 무의식적인 차별 심리가 약해지고 평등하게 판단하도록 변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만 이 변화는 오래가지 않고 대개 몇 시간 뒤 원래대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이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팀은 수면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사람의 행동이 변화하려면 ‘가소성’, 즉 ‘기억’이 필요하다. 기억은 수면 중에 재생되고 강화된다. ‘편견이 약화되었다’는 기억을, 뇌에 장기 고정하려면 수면 중에 재생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 본문 「뇌과학이 인간의 편견을 완화시킨다?」중에서 (83p.)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이베트 판 오스(Yvette van Osch) 박사 연구팀은 이런 주장에 부정적이다. 사진에서도 치어리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진을 한 장만 볼 때보다 증명사진 여러 장을 늘어놓고 볼 때 매력이 더 부풀려진다. 2015년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네 장의 증명사진을 제시해도 충분한 치어리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보는 시간’ 가설도 떠올릴 수 있다. 인원수가 많으면 당연히 한 사람 한 사람 음미하는 시간이 짧아진다. 일반적으로 증명사진 제시 시간이 0.5초보다 짧으면 구석구석 뜯어보며 흠잡을 시간이 없어 결과적으로 그 인물에 대한 평가가 후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오스 박사 연구팀은 평균 응시 시간이 평등하도록 환경을 조정해 실험을 진행했는데 치어리더 효과는 사라지지 않았다.
‘은폐’도 사람의 매력을 높이는 효과로 알려진 요소다. 가령 여성이 아름다워 보이는 조건으로 ‘밤, 원거리, 우산’이라는 말이 있다. 어둡고 먼 곳에서 우산을 썼을 때 봐야 가장 아름답다는 것이다. 밤, 원거리, 우산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뇌는 은폐된 부분을 이상형으로 보충해서 상상한다. 그래서 연구팀은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으로 실험했다. 초점이 흐려지기만 해도 얼굴의 매력 점수가 편차치로 10점이나 상승했다. 그러나 집단이 되면 평가 점수가 더 올라가 치어리더 효과는 초점을 흐리는 방법으로도 효과를 발휘했다
- 본문 「사진을 한 장만 보여줄 때보다 한꺼번에 여러 장 보여줄 때 매력도가 높아지는 경향의 뇌과학적 근거는?」중에서 (98~99p.)
아르준 라마크리슈난(Arjun Ramakrishnan) 연구팀이 2015년 7월 발표한 브레인넷 성과를 두 가지 더 살펴보자. 먼저 원숭이 세 마리에게 컴퓨터 화면 안 가상 공간에 있는 공을 목적 장소로 옮기는 공동 작업을 하도록 했다. 가상 공간은 X, Y, Z축으로 이루어진 3차원이다. 원숭이는 각자 자기가 맡은 축을 움직여 공동으로 공을 옮겨야 한다. 한 마리라도 실수하면 공이 궤도에서 이탈하기 때문에 세 마리의 호흡이 필요하다.
이 실험에서 원숭이는 손으로 레버를 조작하지 않았다. 뇌가 직접 컴퓨터와 연결되어 원숭이 세 마리의 신경 활동이 컴퓨터를 매개로 연동하는 장치를 설정했다. 원숭이들은 이렇게 기묘한 상황에서 1개월가량 훈련하면 능숙하게 연동해 공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쥐 네 마리의 뇌를 연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쥐 한 마리를 한 개의 연산 소자(computering element)로 간주해 전부 네 개의 연산 소자로 이루어진 인공 회로를 설정하고 다양한 임무를 부여했다. 인공지능도 네 개의 소자가 필요하다. 최신 인공지능과 비교하면 규모가 훨씬 작은 회로지만, 간단한 화상 인식 등을 할 수 있었다. 이 임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쥐들은 철저하게 ‘소자’ 역할에 집중했다. 각각의 쥐는 상류 회로에서 보낸 신호에 따라 뇌 활동을 변화시킬 뿐이었다. 그러면 머리에 장착된 장치가 해당 뇌 활동을 읽어 하류 뇌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일련의 작업을 묵묵히 수행했다.
- 본문 「뇌와 뇌를 결합하면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까?」 중에서 (128~129p.)
이런 기피 현상은 언제부터 생길까? 미국 뉴욕대학교 레지나 설리번(Regina M. Sullivan) 교수 연구팀은 젖먹이 새끼 쥐에게 공포 조건화 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2015년 1월 《미국 국립과학원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새끼 쥐에게 생후 2주 동안 페퍼민트향을 맡게 했다. 쥐에게 페퍼민트는 중립적 향기여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새끼 쥐에게 페퍼민트 냄새를 맡게 하고 전기충격을 주었더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성체 쥐는 다시는 페퍼민트에 다가가지 않았지만, 새끼 쥐는 다가갔다. 동시에 어미 쥐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경향도 강해졌다.
뜻밖의 결과 같지만, 사실 이 현상에는 심오한 진리가 숨어 있다. 새끼 쥐는 어미 쥐의 품에 안겨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기에 고생이나 고통을 모른다. 만약 쓰라린 경험을 한다면 당연히 어미 쥐가 준 고통이다. 학대에 해당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는 학대당하면 도리어 양육자를 좋아한다는 소름 끼치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현상은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 전반에 설치된 자동 프로그램으로, ‘트라우마 본딩(trauma bonding)’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미취학 아동은 양육자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부모에게 무조건 호의를 가진다. 설령 학대당해도 어지간해선 부모를 싫어하지 않는다. 심지어 학대한 부모에게 애정을 드러내는 아이도 드물지 않다. 이 효과는 너무나 강렬해 학대당한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학대자의 특징(체취 등)에 호감을 느낀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유소년기에 누리지 못한 부모의 사랑을 갈망해서일까? 여기에는 조금 복잡한 심리가 작용한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동경하며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심리가 아니다. 이런 심리는 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본능이다.
- 본문 「 ‘부모에게 학대받은 아이가 부모를 더 사랑한다’는 소름 끼치는 뇌과학의 역설은?」중에서 (197~198p.)
단순 접촉 현상은 우리 일상의 다양한 상황에서 볼 수 있다. 가령 가족과 지인에게는 생판 모르는 남보다 친근감을 느낀다. 또 ‘정붙이고 살면 고향’이라는 말처럼 연고가 없는 곳도 살다 보면 차츰 정이 들고 애착심이 생긴다.
그런데 나에게 가장 익숙한 대상은 바로 내 얼굴이다. 매일 아침 세면대 거울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정도로 자주 만나면 단순 접촉 현상으로 자기 외모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자기 얼굴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도 수두룩하다”라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핵심은 내가 내 얼굴에 내리는 ‘주관적 평가’와 남이 내 얼굴에 내리는 ‘객관적 평가’에 차이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 임상 및 미용연구센터의 네스터(Nestor) 박사 연구팀은 이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팀은 67명의 참가자에게 얼굴 사진을 차례차례 보여준 뒤 점수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에는 참가자 본인의 얼굴도 섞여 있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다른 사람이 매긴 평가보다 자기 평가가 평균 34퍼센트 높았다. 자기 외모를 현실보다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증명된 셈이다.
- 본문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외모 평가보다 자기 외모 평가가 평균 34퍼센트 높은 뇌과학적 이유는?」중에서(273~276p.)
세계적인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 교수가
‘뇌과학’으로 특별 조제한 최고의 신경안정제!
사람과나무사이 출판사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 자기계발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2가지 심리실험 - 욕망과 경제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 일과 휴식편』으로 이어지며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시리즈 여섯 번째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59가지 심리실험 - 위로와 공감편』을 출간했다. 이번 책은 시리즈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저명한 뇌과학자인 저자가 뇌과학, 정신의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학자들의 흥미롭고도 기상천외한 59가지 심리실험을 통해 뇌과학과 심리학이 구체적인 일상의 삶에서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지,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지 날카롭게 파헤친다.
시리즈 첫 번째 책『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과 두 번째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에 이어, 이번 책 역시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뇌과학자이자 베스트ㆍ스테디셀러 『삶이 흔들릴 때 뇌과학을 읽습니다』『단순한 뇌 복잡한 나』『교양으로 읽는 뇌』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저자이자 도쿄대 교수인 이케가야 유지가 정리하고 집필했다. 이 책에는 이케가야 교수와 그의 연구팀이 직접 실험하거나 연구한 결과를 실은 내용도 전체 분량의 20퍼센트에 가까운 10꼭지가 실려 있다.
이 책에 소개되는 59가지 심리실험은 대부분 뇌과학자인 저자의 정체성에 맞게 ‘뇌과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상당수 장과 꼭지가 부제인 ‘위로와 공감’과 연결된 내용이다. 흥미진진한 뇌과학과 심리실험 이야기를 읽어 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과 타인, 그리고 개인과 집단의 내면에 숨어 있는 다양한 욕망과 니즈의 실체를 간파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 연장선에서 독자는 뇌과학이 어떻게 상처받은 사람을 위로하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지 깨달을 것이며,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심리학이 인간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고 조율하는지 통찰하게 될 것이다.
뇌과학은 어떻게 상처받은 사람을 위로하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가?
인간 뇌와 심리, 관계와 소통 메커니즘을 둘러싼 은밀한 비밀과 궁금증을 풀어주는 59가지 위대한 심리실험
▣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끌리는 심리의 뇌과학적 비밀은?
- 막스플랑크연구소 리히터 박사팀의 ‘유유상종 원리 실험’
‘유유상종’ 원리가 무엇인지, 이런 심리가 언제 어떻게 싹텄는지 심리실험 연구를 진행한 이들이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나드야 리히터(Nadja Richter) 박사 연구팀이 그들이다. 연구팀은 다섯 살 어린이 96명에게 사진을 보여준 뒤 각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얼굴을 고르라고 요청했다. 사진 속 얼굴은 모두 낯선 사람이었고, 그중 한 장은 합성 기술을 이용해 자기 얼굴의 특징을 50퍼센트 반영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그 한 장의 사진은 자신과 ‘약간 닮은 얼굴’이었다. 실험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놀랍게도, 이 실험에 참여한 어린이가 자기와 닮은 사진을 선택한 비율은 다른 사진보다 30퍼센트나 더 높았다. 아이들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고르도록 특별한 훈련을 받지 않았음에도 본능에 이끌려 자기와 닮은 사람을 선택한 것이다.
뇌는 ‘미지의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면 어딘가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걱정하며 조심하고 몸을 사린다. 예를 들어, 깜깜하고 후미진 골목길에서는 아무래도 불안해서 발걸음이 빨라진다. 조금이라도 시야가 트인 밝고 안전한 장소로 가고 싶어 종종걸음을 친다. ‘보이지 않는’ 상황은 공포 그 자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낯선 사람에게 둘러싸일 때는 조금이라도 아는 얼굴(예컨대 자기 얼굴)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이런 심리는 잠재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욕구다. 다시 말해, 끼리끼리 모이는 ‘유유상종’은 기나긴 진화의 생존 전략으로, 뇌에 자연스럽게 깔린 기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 사이좋은 개체끼리 무리를 형성하는 침팬지들은 다른 침팬지를 얼마나 신뢰할까?
- 막스플랑크연구소 엥겔만 박사팀의 ‘침팬지 신뢰 게임 연구’
배신으로 생기는 피해 위험성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특정한 거래 상대와 친밀한 관계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교제를 유지하는 것이 유용한 방법이다. 이런 맥락에서 친구의 개념이 만들어졌으며, “친구란 배신에 대한 훌륭한 방어책이다”라는 명제가 탄생했다.
이 명제가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검증하기 위해 사람 이외의 동물로도 신뢰와 우호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인지 분석한 과학자들이 있다. 즉, 그들은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이 동물들이 과연 동료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한 것이다.
이 실험을 한 과학자들은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얀 엥겔만(Jan M. Engelmann) 박사 연구팀이다. 그들은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5개월에 걸쳐 총 15마리로 이뤄진 침팬지 집단을 관찰해 ‘친밀도’를 평가하고 무작위로 두 마리를 짝지어 신뢰 게임을 반복한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짝이 된 침팬지 두 마리 중 한 마리에게 두 개의 선택지를 주었다. ①을 선택하면 선호도가 낮은 먹이가 나오고, ②를 선택하면 선호도가 매우 높은 먹이가 ‘짝꿍’ 침팬지에게 제공된다(선택한 침팬지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 만약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다면 ①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고, 상대방의 보답을 기대할 수 있다면 ②를 고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다음번 실험에서 상대방도 ②를 선택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침팬지는 상대방이 단짝이었을 때는 ②를 고를 확률이 단짝이 아닌 침팬지와 비교해 약 2배 상승했다. 즉, 우호 관계와 신뢰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신뢰는 ‘용기’를 시험당하는 행위다. 그러나 침팬지에게 신뢰는 털을 골라주거나, 먹이를 공유하거나,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사회적 행동의 기점이기도 하다. 위의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인류가 아직 원숭이였던 시절부터 줄곧 타인을 신뢰한다는 ‘용기’를 겸비해왔다고 추정할 수 있다.
▣ 뇌와 뇌를 결합하면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까?
- 듀크대 니콜렐리스 교수팀의 ‘브레인넷 이론’
뇌와 뇌를 결합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미국 듀크대학교 미게우 니콜렐리스(Miguel Nicolelis)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뇌와 뇌를 연결해 회로망을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브레인’과 ‘네트워크’를 조합해 이를 ‘브레인넷(BrainNet)’이라고 명명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간단히 대화하거나 단조로운 작업을 공동으로 처리하는 상황에서 인간의 뇌 활동을 측정하면 호흡이 잘 맞을수록 비슷하게 작동한다고 말한다. 즉, 니콜렐리스 교수 연구팀이 뇌과학 실험을 통해 밝혀낸 ‘브레인넷’을 활용해 인간은 뇌를 물리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없는 일상생활에서 자기 뇌를 다른 사람의 뇌와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서로 협조하면서 살아가는 셈이다.
아르준 라마크리슈난(Arjun Ramakrishnan) 연구팀이 2015년 7월 발표한 브레인넷 성과를 살펴보면 개념이 좀 더 명확해진다. 연구팀은 먼저 원숭이 세 마리에게 컴퓨터 화면 안 가상 공간에 있는 공을 목적 장소로 옮기는 공동 작업을 하도록 했다. 가상 공간은 X, Y, Z축으로 이루어진 3차원이다. 원숭이는 각자 자기가 맡은 축을 움직여 공동으로 공을 옮겨야 한다. 한 마리라도 실수하면 공이 궤도에서 이탈하기 때문에 원숭이 세 마리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이 실험에서 원숭이는 손으로 레버를 조작하지 않았다. 라마크리슈난 연구팀은 원숭이 세 마리의 뇌가 직접 컴퓨터와 연결되어 녀석들의 신경 활동이 컴퓨터를 매개로 연동하는 장치를 설정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기묘한 상황에서 원숭이들이 1개월가량 훈련하면 능숙하게 연동해 공을 옮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쥐 네 마리의 뇌를 연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쥐 한 마리를 한 개의 연산 소자(computering element)로 간주해 전부 네 개의 연산 소자로 이루어진 인공 회로를 설정하고 다양한 임무를 부여했다.
인공지능에도 네 개의 소자가 필요하다. 당시의 인공지능은 최신 인공지능과 비교하면 규모가 훨씬 작은 회로지만 간단한 화상 인식 등을 할 수 있었다. 이 임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쥐들은 철저하게 ‘소자’ 역할에 집중했다. 각각의 쥐는 상류 회로에서 보낸 신호에 따라 뇌 활동을 변화시킬 뿐이었다. 그러면 머리에 장착된 장치가 해당 뇌 활동을 읽어 하류 뇌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일련의 작업을 묵묵히 수행하는 식이었다.
이 작업으로 인공 회로가 전체적으로 ‘화상 인식’이라는 고도의 작업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참고로, 브레인넷 작업 효율은 거의 동물 한 마리분에 해당한다. 세 마리 또는 네 마리를 투입해도 더 높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아직 혼자 수행하는 편이 속도가 빠른 이인삼각 경주와 비슷해, 몇 마리가 모여야 겨우 ‘한 마리 몫’을 해낼 정도다. 쉽게 말해, 뇌를 여러 개 연결해도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셈이다.
만일 인간이 이런 한계와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한다면 인간의 ‘집단 뇌’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을까.
▣ 전기충격을 받은 프레리들쥐가 다른 프레리들쥐의 그루밍을 받은 후 불안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 에모리대 버킷 교수팀의 ‘프레리들쥐 그루밍을 통한 위로와 공감 실험’
동물들이 다른 동물의 털을 골라주는 행동인 ‘그루밍(grooming)’ 효과를 실험을 통해 밝힌 학자들이 있다. 미국 에모리대학교 제임스 버킷(James P. Burkett) 교수 연구팀인데, 그들은 이 행위가 실제로 동물들 사이에 유대감과 연대 의식을 강화하고 마음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지를 연구와 실험으로 밝히고자 했다.
버킷 교수 연구팀은 프레리들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2016년 2월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 발표했다. 그들은 우선 두 마리씩 짝을 지어 프레리들쥐를 사육하고, 그중 한 마리에게 전기충격을 가한 뒤 다시 합사했을 때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전기충격을 받아 스트레스 과다 상태가 된 프레리들쥐를 다른 프레리들쥐가 그루밍하는 시간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현상이 어디까지나 같은 우리에서 생활하던 프레리들쥐에 대해서만 발생하고, 낯선 개체에게는 그루밍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또 그루밍을 받은 프레리들쥐는 불안감이 감소하고 용기가 되살아나 자발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실을 통해 그루밍은 사람으로 말하면 ‘위로와 공감’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슷한 ‘위로와 공감’ 행동은 원숭이와 코끼리, 개에게서도 관찰되는데, 동물들의 이런 사회적 완충 행동이 오랜 진화를 통해 형성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위로의 기초는 ‘공감’이다. 공감하는 마음이 없으면 위로가 싹트지 않는다. 공감이란 ‘상대방과 같은 정신 상태를 추체험(追體驗)하는 감정’이다. 상대방이 겁에 질려 떨고 있으면 나도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상대방이 기뻐하면 나도 기쁨을 느낀다. 이런 감정 공유가 바로 ‘공감’이다.
미국 에모리대학교 연구팀의 실험에서도 공감이 확인되었다. 전기충격을 받은 프레리들쥐는 공포에 떨며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 ‘프리징(freezing)’ 상태에 빠졌는데, 전기충격을 받지 않은 프레리들쥐도 상대와 같이 ‘겁에 질린 상태’가 되었다.
들쥐가 공감할 줄 안다는 사실에 놀랄 일이 아니다. 공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원시적인 감정이다. 공감은 생존에 유리한 행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들쥐 근처에 고양이가 다가오는 상황을 가정하자. 제일 먼저 고양이의 존재를 눈치챈 들쥐는 ‘고양이가 왔으니 조심하라’라고 주위에 전달할 고도로 발달한 언어를 발달시키지 못했다. 겁에 질려 떨면서 몸이 굳을 뿐이다.
이런 위축 자세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꼼짝하지 않으면 기척을 숨길 수 있다. 기척을 줄여 고양이가 자기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칠 확률을 높이는 행동이다. 이때 고양이의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한 주위 들쥐들은 어떻게 할까?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태연하게 돌아다니다가 자칫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다. 이때는 동료를 모방해 꼼짝하지 않는 게 최선이다. 이것이 ‘공감’의 원점이다. 공감이 진화 초기에 싹트고 오늘날까지 동물들의 뇌 회로에 일관되게 보존된 행동 양식인 이유는 당연한 결과다.
뇌과학으로 다친 마음을 안아주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59가지 효과적인 방법
ㆍ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끌리는 심리의 뇌과학적 비밀은?
- 막스플랑크연구소 리히터 박사팀의 ‘유유상종 원리 실험’
ㆍ 사이좋은 개체끼리 무리를 형성하는 침팬지들은 다른 침팬지를 얼마나 신뢰할까?
- 막스플랑크연구소 엥겔만 박사팀의 ‘침팬지 신뢰 게임 연구’
ㆍ 조류에게도 인간과 같은 연애 감정이 있다는데?!
- 막스플랑크연구소 일레 박사팀의 ‘조류 연애 감정 연구’
ㆍ 젖먹이 아기가 깨진 접시 조각을 맞추며 원래 모습을 확인하려는 이유는?
- 존스홉킨스대 슈탈 교수팀의 ‘확인 작업 본능 연구’
ㆍ ‘평균 얼굴’과 ‘좌우 대칭’이 보편적 아름다움의 기준이라고?
- 글래스고대 존스 교수의 ‘보편적 아름다움 기준 연구’
ㆍ 뇌과학이 인간의 편견을 완화시킨다?
- 노스웨스턴대 팰러 교수팀의 ‘편견 완화를 위한 수면 실험’
ㆍ 뇌는 신체의 통증을 없애기 위한 독특한 신경회로를 발달시켰다는데?!
- 도쿄대 유지 교수의 ‘뇌 통각 제거 신경회로에 관한 연구’
ㆍ 쥐와 사람 모두 초기에 많이 실패할수록 최종 성공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데?!
- 도쿄대 유지 교수팀의 ‘미로에서 쥐를 이용한 최단 거리 찾기 실험’
ㆍ 사진을 한 장만 보여줄 때보다 한꺼번에 여러 장 보여줄 때 매력도가 높아지는 경향의 뇌과학적 근거는?
- 캘리포니아대 판 오스 교수팀의 ‘치어리더 효과 실험’
ㆍ 뇌와 뇌를 결합하면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까?
- 듀크대 니콜렐리스 교수팀의 ‘브레인넷 이론’
ㆍ 뇌과학적 관점에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주장이 소름 끼치는 이유는?
-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벤체나네 박사팀의 ‘뇌를 조작해 취향 바꾸기 실험’
ㆍ 뇌는 상상력으로 보충해서 기억에 있는 ‘이상적인’ 이미지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데?!
ㆍ 아이를 좋아하지 않던 여성도 자식에게 사랑을 쏟게 하는 옥시토신의 놀라운 비밀은?
- 바일란대 아브라함 교수팀의 ‘육아와 옥시토신 분비량 관계 연구’
ㆍ ‘부모에게 학대받은 아이가 부모를 더 사랑한다’는 소름 끼치는 뇌과학의 역설은?
- 뉴욕대 설리번 교수팀의 ‘쥐를 이용한 공포 조건화 실험’
ㆍ 전기충격을 받은 프레리들쥐가 다른 프레리들쥐의 그루밍을 받은 후 불안감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 에모리대 버킷 교수팀의 ‘프레리들쥐 그루밍을 통한 위로 실험’
ㆍ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외모 평가보다 자기 외모 평가가 평균 34퍼센트 높은 뇌과학적 이유는?
- 플로리다 임상 및 미용연구센터 네스터 박사팀의 ‘자기 평가 선호도 실험’
ㆍ 농담은 ‘상대방보다 우위에 서는 전략’으로 효과를 발휘한다?
위스콘신대 칸토어 교수의 ‘농담 효력 조사’
작가정보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이과 일류(理科一類)에 입학했다. 이후 약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매료되어 동 대학원 약학부에 진학해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학술진흥회 특별 연구원으로 일한 뒤 도쿄대학교 대학원 약학계 연구과 강사와 준교수를 거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그는 뇌 정보통신 융합 연구센터(CiNET) 주임연구원, 일본 약리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2008년 문부과학장관이 수여하는 ‘젊은 과학자상’과 일본 약학회 장려상, 2006년 일본 신경학학회 장려상, 2016년 일본 약리학회 학술장려상을 받았으며, 2004년 일본 약학회 약학연구비전부회상을 수상하는 등 학자로서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해마와 대뇌피질 가변성을 연구하며, 베스트ㆍ스테디셀러 『삶이 흔들릴 때 뇌과학을 읽습니다』『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단순한 뇌 복잡한 나』『교양으로 읽는 뇌』등 일반인을 위한 뇌과학ㆍ심리학 서적을 다수 집필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직장생활에서 접한 일본어에 빠져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해 출판 번역의 길로 들어섰다. 옮긴 책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 자기계발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 일과 휴식편』『과학잡학사전 통조림 - 일반과학편』『과학잡학사전 통조림 - 인체편』 『과학잡학사전 통조림 - 우주편』『과학잡학사전 통조림 - 동물편』『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등이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일상과 사소한 물건의 가치를 눈여겨보는 그림을 주로 그린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 자기계발편』『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 일과 휴식편』『되받아치는 기술』『대화의 기술』『그래도 좋은 날』『좋아서 웃는 건 아니에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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