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2025년 03월 27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3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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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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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위대한 개츠비》는 피츠제럴드의 사후에 드라마틱하게 재평가를 받으며 정말로 “미국 소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작품”이 되었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며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국내에도 여러 번역본이 존재하지만, 초판 출간 100주년을 맞아 시인이자 번역가인 황유원이 까다로운 어휘 감각과 조사 하나까지 민감하게 깎아내는 문장 세공력으로 새로이 번역했다.
제2장 _043
제3장 _065
제4장 _096
제5장 _126
제6장 _150
제7장 _172
제8장 _222
제9장 _245
해설 |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위대한 개츠비 _275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질 때면.”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위치에 서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거라.”(11쪽)
내가 진심으로 경멸하는 모든 것을 대변한 개츠비. 만약 개성이라는 게 끊어지지 않는 일련의 성공적인 몸짓이라면, 그에게는 무언가 굉장한 것, 삶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약속을 민감하게 포착하는 어떤 고양된 감성이 있었다.(13쪽)
삶이란 결국 단 하나의 창문에서 내다볼 때 훨씬 더 성공적으로 보인다는 말, 이는 한낱 경구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16쪽)
“저 분홍빛 구름을 하나 가져와서 거기 너를 태우고 여기저기 밀고 다니고 싶네.”(145쪽)
아무리 크게 난 불이나 커다란 생생함도 한 인간이 자신의 유령 같은 마음속에 쌓아둔 것에는 도전하지 못하는 법이다.(148쪽)
제임스 개츠. 그것이 그의 진짜 이름, 혹은 적어도 법률상의 이름이었다.(151쪽)
“나는 모든 걸 예전 그대로 되돌려놓을 겁니다.” 그가 단호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데이지도 알게 될 거예요.”(169쪽)
그는 과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것으로 미루어 그가 데이지를 사랑하는 데 들어간 무언가를, 아마도 자신에 대한 어떤 관념을 되찾고 싶어 하는 거라고 이해했다. 그의 삶은 그때 이후로 혼란스럽고 무질서해졌지만, 일단 어떤 출발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모든 것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다면 그는 그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169∼170쪽)
“우리, 오늘 오후에는 뭘 하지?” 데이지가 외쳤다. “그리고 내일은? 또 앞으로 이어질 30년 동안은?”(180쪽)
서른 살. 새로운 10년 동안의 외로움을 약속하는 나이.(207쪽)
그녀는 자기 인생이 지금 당장 어떤 형태를 갖추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어떤 힘으로, 그러니까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랑이나 돈, 의심의 여지가 없는 현실적 조건으로 이루어져야만 했다.(229쪽)
그의 흐려진 눈으로 보기에는 이제 모든 게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었고, 그는 그 도시에서 가장 생생하고 훌륭한 것을 영원히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231쪽)
새로운 세계, 실재하지 않으면서도 물질적인 세계, 가련한 유령들이 꿈을 공기처럼 들이마시는 세계가 어쩌다 주위를 떠다니고 있었다…….(243쪽)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해마다 우리의 눈앞에서 멀어져가는 그 절정의 꿈을 믿었다. 그때 그것은 우리를 교묘히 피해 갔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271∼272쪽)
그리하여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조각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272쪽)
작가의 의도를 거스르지 않는 번역,
단편소설 분량의 풍부한 해설
소설은 얼핏 ‘데이지’를 향한 ‘개츠비’의 낭만적이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로 보이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당차게 신분 상승을 꿈꾸던 개츠비는 상류층 여성 데이지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전쟁으로 데이지와 헤어지게 되고, 그를 되찾겠다는 생각으로 불법적인 사업에까지 손을 대며 막대한 부를 쌓는다. 그리고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데이지 집 근처의 대저택을 매입한 뒤 매일 화려한 파티를 연다. 과거의 사랑을 천천히 되돌리는 듯했던 개츠비는, 그러나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며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격류 속으로 빠져들고 마는데……. 《위대한 개츠비》의 위대함은 줄거리에는 드러나지 않는 다층적인 함의가 가득하다는 점과 “미학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문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시와 소설이 완전히 일체화”(‘해설’에서)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원문이 완벽에 가까운 만큼 옮긴이 황유원은 번역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테면 제3장 첫 문단에서 피츠제럴드는 개츠비의 파티를 묘사하며 “그의 손님들”, “그의 잔교”, “그의 해변”, “그의 롤스로이스”, “그의 스테이션왜건” 등 ‘그의’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데, 한국어 번역이나 편집 과정에서 지워지기 일쑤인 이런 반복을 개츠비의 소유물임을 강조하려는 작가의 의도로 보고 그대로 살려 번역했다. 나아가 웃음을 칵테일에 비유해 그것이 술처럼 ‘쏟아지고’ ‘엎질러지고’ 만다는, 소설에서는 다소 어색할 수 있는 표현들도 작가의 ‘시적’ 의중을 살려 의역하지 않고 모두 직역했다.
또한 일명 ‘보브 컷’으로 불리는 단발머리는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다양하게 묘사되는데, 이를테면 ‘a solid, sticky bob of red hair’는 ‘solid’가 ‘층을 내지 않고 일자로 자르는 스타일’을 말하므로 “칼같이 일자로 잘라 착 달라붙는 붉은색 단발머리”로 옮겨서 그것이 한눈에 이해되도록 했다. 그 밖에도 옮긴이는 작가의 의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에도 세심하게 대응했고, 단편소설 분량의 풍부한 해설로써 우리를 ‘개츠비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대체 불가한 ‘작가들의 작가’ 피츠제럴드,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헤집는 불멸의 고전
어니스트 헤밍웨이, 이디스 워튼, 무라카미 하루키, T. S. 엘리엇, 거트루드 스타인, J. D. 샐린저…… 모두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대작가의 찬사를 받은 F. 스콧 피츠제럴드. 이들이 주목했던 피츠제럴드와 《위대한 개츠비》의 ‘위대함’이 각기 다른 부분에서 기인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T. S. 엘리엇은 《위대한 개츠비》를 두고 “헨리 제임스 이후 미국 소설이 내디딘 첫걸음”이라며 소설의 독창적인 문법에 찬사를 보냈고, 거트루드 스타인은 “이 소설로 동시대를 창조”해냈다면서 ‘재즈 시대’로 일컬어지는 1920년대의 화려함과 속물성을 고스란히 그려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소설 바깥의 평가는 물론이거니와 소설 내부에서 엿볼 수 있는 복합적인 주제도 작품의 해석을 좀 더 다층적이고 풍부하게 만든다. “새로운 무언가, 비범하고 아름다우며 단순하고도 복잡한 패턴을 지닌 무언가”를 쓰고 싶다던 피츠제럴드의 바람대로 《위대한 개츠비》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사회경제적 계급 간의 충돌, 진짜와 가짜의 문제, 아메리칸드림의 허상 등을 “단순하고도 복잡한 패턴”으로, “비범하고 아름”답게 묘파한다.
소설의 무대인 ‘웨스트에그’와 ‘이스트에그’는 “똑같은 외형”을 지녔지만 최신 유행을 따르는지에 따라 극명하고 상징적으로 나뉜다. 화자인 ‘닉 캐러웨이’와 개츠비는 “최신 유행을 덜 따르는 쪽인 웨스트에그”에 살고, 그 건너편이자 “최신 유행을 따르는 이스트에그의 새하얀 궁전들”에는 ‘톰’과 데이지 부부가 산다. 그리고 두 지점 사이를 “잔교의 맨 끝에서 아주 작게 빛나는 초록색 불빛 한 점”이 만들어내는 가느다란 선이 간신히 잇는다. 소설 전반에 분명한 색감을 더하는 ‘초록색 불빛’은 그 자체로 ‘비범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지만, 영원히 “최신 유행을 따르는” 반대편의 ‘저쪽’을 동경했던 개츠비의 삶을 상징적이고 아슬하게 드러내 보이는 효과적인 장치이기도 하다.
초판 출간 100주년을 기념하는
가장 완전한 《위대한 개츠비》
초판 출간 100주년을 맞은 《위대한 개츠비》는 다양한 장르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그 생명력을 스스로 증명해왔다. 영화로도 여러 번 만들어졌는데, 특히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한 작품이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한국이 만들어 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인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시각적인 이미지로 쉬이 그려지는 작품이지만, 아이러니하게 묘사가 어렵다거나 장면전환이 빠르지 않다는 오해도 받아왔다. 그러나 새롭고 첨예하며 원문에 가까운 언어로 번역된 이 책을 읽다보면 ‘초록색 불빛’만큼이나 은은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에 허리를 꼿꼿이 펴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
1896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 재학 중에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소위로 임관해 참전했다. 1918년 앨라배마주 대법원 판사의 딸인 젤다 세이어를 만나 약혼하지만,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파혼당했다. 창작에 몰두한 끝에 1920년 첫 장편소설 《낙원의 이쪽》을 발표해 독자와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경제적 여유를 얻은 스콧은 파혼당했던 젤다를 다시 만나 결혼한 뒤 미국 동부와 프랑스를 오가며 호화로운 사교계 생활에 빠져들었다. 사교계의 총아가 되어서도 수많은 단편소설을 발표했고, 《말괄량이와 철학자들》(1920),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1922) 등의 소설집으로 묶어 출간했다. 1925년에는 ‘미국 문학의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인 《위대한 개츠비》를 출간하며 T. S. 엘리엇으로부터 “헨리 제임스 이후 미국 소설이 내디딘 첫걸음”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문학적 천재’이자 ‘잃어버린 세대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하지만 그의 인생은 내리막길로 치달았다. 알코올 중독과 빚 독촉에 시달렸고, 젤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불행한 시기를 겪었다. 1934년 장편소설 《밤은 부드러워》를 출간했다. 빚을 갚기 위해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를 썼고, 《마지막 거물》을 집필하던 중 1940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서강대 종교학과와 철학과를 졸업했고, 동국대 대학원 인도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현재 시인이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2015년 김수영문학상, 2022년 대한민국예술원 젊은예술가상, 현대문학상, 2023년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모비 딕》, 《짧은 이야기들》, 《바닷가에서》, 《폭풍의 언덕》, 《노인과 바다》, 《어둠의 심장》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시집 《세상의 모든 최대화》, 《초자연적 3D 프린팅》, 《하얀 사슴 연못》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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