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겨울의 약혼자들
2025년 02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19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0.93MB) | 약 28.7만 자
- ISBN 979119186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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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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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9
1부 약혼자들
기록 보관원 13 | 파열 29 | 여행일지 42 | 곰 65 | 천문대 77
주방 91 | 메달 105 | 경고 122 | 사냥터지기 132 | 시타시엘 144
드래곤 153 | 침실 168 | 탈주 186 | 정원 204 | 누이 222
할퀴기 공격 240 | 귀 263 | 밈 280
2부 클레르드륀에서
열쇠 297 | 르나르 317 | 꼬마 338 | 서재 354 | 방문 373
관리국 387 | 오렌지 409 | 지하 감옥 424 | 니힐리스트 435
신뢰 448 | 협박 464 | 오페라 486 | 기차역 504 | 환영들 520
하녀 542 | 주사위 556 | 천사 577 |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600
작은 조각, 덧붙이는 말607
옷장 거울 한가운데에서 코가 나오고 있었다. 코는 앞으로 쑥 튀어나왔다. 곧이어 안경, 눈두덩이, 이마, 입, 턱, 볼, 눈, 머리, 목 그리고 귀가 차례로 뒤를 따랐다. 어깨까지 거울 한복판에 매달린 채로 그 얼굴이 오른쪽 한 번, 왼쪽 한 번을 힐끗거렸다. 이번엔 약간 아래쪽에 무릎 관절 부위가 나타나더니, 마치 욕조에서 나오듯 몸을 끌어당겨 옷장 거울을 힘겹게 빠져나왔다. 거울에서 나온 그 형체는 낡고 오래된 외투와 회색 안경, 그리고 긴 삼색 목도리로만 이루어진 모습이었다. (14쪽)
그거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야! 물건을 읽는 건 말이야, 잠시 자신을 잊어버리고 다른 이의 과거에 스스로를 내어주는 거란다. 하지만 거울로 드나드는 것은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지. 배짱이 있어야만 해. 알겠니? 두 눈으로 똑바로 자신을 보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기 위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으로 들어가는 거라고. 자기 얼굴을 감추는 사람들,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들, 실제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자신을 보는 사람들, 그들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래서 거울로 드나드는 사람이 드문 거란다! (102~103쪽)
아주 멋진 성채가 세상과 연결된 끈이라고는 하나 없이 밤하늘 한복판에 매달려 숲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성채의 망루들은 은하수에 잠겨 있었다. 엄청나게 멋진 광경이었다. 땅에서 버림
받은 거대한 벌통 같았다. 아성과 다리, 총안, 계단, 반아치형 걸침 벽, 굴뚝 같은 것들이 구불구불하게 뒤얽혀 있었다. 허공에서 길게 흐르는 외호外濠가 얼어붙은 고리처럼 눈 덮인 도시를 조심스럽게 보호해주었다. 도시는 얼음 고리가 만든 윤곽 위아래로 솟은 채, 별처럼 반짝이는 창문들과 가로등들이 박힌 모습으로 호수 거울 위에 수없이 빛을 반사했다. 가장 높이 솟은 망루는 초승달까지 가 닿았다.(142쪽)
토른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정말이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무례한 놈? 고위 공무원? 저열한 살인자? 책임감 있는 남자? 수치 속에서 태어난 사생아? 너무 다양한 면모를 지닌 남자지만, 결국 오펠리가 알고 있는 단 하나는 곧 자신과 결혼할 남자라는 사실이었다. (187쪽)
운신의 자유를 빼앗겼다는 생각이 공포를 자아냈다. 처음엔 보호해주겠다며 새장에 집어넣었지만, 언젠가 새장은 감옥이 될 것이다. 남편에게 아이들을 낳아줘야만 한다는 유일한 소명을 지닌 채 자기 집에 갇힌 여자. 사람들은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버릴 것이다. 지금부터 스스로 앞가림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191쪽)
오펠리는 가로등 불빛만이 겨우 뚫고 나온 골목길의 악취 가득한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입술 위로 미소가 번졌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삶에 던져진 이후 처음으로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도망이 아니었다. 그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스스로 발견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195쪽)
부유하나 자유롭지 못한 생활을 떠난다는 안도감에서 비롯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두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야릇하게도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무기력, 기다림, 저택에서 느꼈던 공허함, 이런 것들이 모두 조금씩 자신을 지치게 만들어, 결국 결혼식 날이 되면 자기는 잿더미로 변해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오늘 밤 드디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낯선 얼굴들을 보게 될 것이다.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상이라는 톱니바퀴 안에서 더 많이 배우게 될 것이다. (301쪽)
오펠리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 놀란 기색으로 방의 천장을 응시했다. 토른이 정말 이 비슷한 말을 하긴 했었나? 오펠리는 침대 밑판이 삐걱대는 소리와 함께 일어나 안경을 벗고 눈을 비볐다. 정말 그렇게 말했었다. 그래, 그때 오펠리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그 말을 견뎌내지 못했지만, 이제 그 말이 공기 방울처럼 표면으로 떠올랐다. 늘 그랬다. 매사 반응이 늦었다. (339~340쪽)
환영들이 사라지면 오로지 진실만이 남으리라. 그러면 그녀의 눈은 이제 내면으로만 쏠렸던
관심을 덜어내, 세계로 더 많이 눈을 돌릴 것이다. 보고 배울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605쪽)
오펠리는 새로운 결의가 자신을 채우는 것을 느끼며 작은 양산을 다시 집어 들었다. 이번에는 꾸며낸 세상, 환영의 미로에서 결코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 거야. 용감히 맞서겠어. 금빛 창살이 열리자, 눈부신 빛이 쏟아졌다. (606쪽)
읽는 사람, 그리고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오펠리
.J. K. 롤링이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해리 포터〉라는 판타지 세계를 만들었다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열렬한 독자였던 크리스텔 다보스는 무력한 외양을 가졌지만 강인한 내면의 소유자인 오펠리라는 소녀를 우리에게 소개한다. ‘아니마’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특수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오펠리의 능력은 다름 아닌 거울을 통해 다른 곳의 거울로 이동하는 기술이다. 거울로 드나드는 일은 단순히 공간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거울로 드나드는 것은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라는 할아버지의 말처럼, 오롯이 자기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오펠리는 물건에 손을 대면 그것의 역사와 그것을 소유했던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낼 수 있는 읽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물을 읽고 거울로 드나드는 그녀만의 능력이 낯선 세계에 놓인 그녀를 도와줄 수 있을까?“저 남자는 이 결혼에서 대체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신은 하나였던 세계를 산산조각 냈고, 그래서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20여 개의 아슈가 만들어진다. 아슈에는 반신반인이라 할 수 있는 ‘집안의 정령’들이 하나씩 남겨졌고, 시간이 흘러 그 후손들은 각각의 아슈에서 고유한 삶의 방식을 만들어낸다. 오펠리가 사는 ‘아니마’는 아주 평온한 모계 중심의 사회이며, 그녀는 그곳에서 박물관을 관리하며 살아간다. 전통적으로 사촌들끼리 결혼을 하게 되어 있는데, 오펠리는 몇 번의 결혼 제안을 거부하다 결국 원로들이 결정한 사람과 정략 약혼을 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아니마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아슈에 살고 있는 남자. 그녀의 약혼자 토른은 극지방인 ‘폴’에서 비행선을 타고 날아와 무례하고 차가운 행동으로 오펠리와 그의 가족을 경악하게 한다. 결국 그 둘은 아니마를 떠나 ‘폴’로 향하게 되지만, 박물관에서만 지내왔던 오펠리는 예상치 못한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폴’은 혹독한 추위만큼이나 ‘아니마’와는 다른 세상이다. 엄격한 신분 사회이며, 온통 환상으로 뒤덮인 세상이다. 그곳에서 오펠리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약혼자 토른뿐. 그러나 그는 아슈에서 높은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모든 이들이 미움을 받는다. 자기가 살던 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적대적인 사람들 속에서 역경을 헤쳐 나가는 오펠리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왜 토른과 정략결혼을 해야만 하는가?” 온갖 환영과 음모로 가득한 ‘폴’의 하늘을 떠다니는 성채 시타시엘에서 그녀는 무사히 살아갈 수 있을까? 토른의 약혼자로 자신이 선택된 이유를 알아낼 수 있을까?크리스텔 다보스가 한국 독자에게 보낸 편지(...) 제가 제일 처음으로 접했던 한국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똑똑한 어린 소녀가 가족들을 위해 집을 떠나 남자로 변장해야만 했어요. (...) 이 드라마를 보았을 때, 제가 만들어낸 이야기와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똑같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요. 똑같은 세계도 아니었고, 똑같은 목적을 갖지도 않았고, 스타일도 달랐죠. 이야기의 다른 점들이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고, 이야기의 공통점은 저를 정말 감동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수천 킬로미터가 떨어진 나라에서 살고 있죠. 다른 언어로 말을 하고, 문화도 달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본질적인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있는 듯 느껴졌어요.지금 이 순간 손에 쥐고 있는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며, 제가 느꼈던 것과 똑같은 무엇인가를 한국 독자 여러분도 느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추천사 이어서]
유머의 비밀스러운 의미를 배제하지 않은 아주 우아한 소설.판타지 서사이며 성장소설이기도 한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독자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새로운 소설가의 탄생을 알린다. - 르 피가로 (프랑스 일간지)
- 첫 페이지를 여는 동시에 거울을 통해 이 세계로 들어선 이상, 당신은 결코 되돌아갈 수 없다. 이 소설은 시각적이다. 눈을 감지 않아도 이미지들이 단어들 위에 포개지고 머릿속에 새겨져, 당신을 또 다른 세상으로 옮겨놓는다.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는 영화가 되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 20 미뉘트
- 익숙하지 않은 배경, 독창적인 캐릭터, 비밀스러운 음모, 독창성, 빠른 이야기 전개. 독자들은 다음 이야기를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다. -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 마법과 음모가 가득한 매혹적인 판타지 스릴러. - 포어워드 리뷰즈
- 누구든 빠져들 수밖에 없는 다보스의 첫 번째 소설. 10대뿐 아니라 성인 판타지 독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매력을 선사할 것이다. - 북리스트 (미국도서관협회)
- 대담하고 환상적인 소설. 독자들은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를 금세 잊기 힘들 것이다. - 틴 리즈
- 영어덜트 소설이 번역 출판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더 말이 필요한가? - 아이리시 타임스
- 크리스텔 다보스는 외과 의사와 같은 정교함으로 판타지와 벨 에포크 사이에 존재하는 이중적인 세상을 만들어 냈다. - 마드모아젤
- 다보스는 기막힌 묘사로 『겨울의 약혼자들』에 능숙하게 세상을 재현해냈다. (...) 이 멋진 프랑스 판타지 소설을 읽어야만 한다.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 꿈을 꾸듯 매혹적인 책. 『겨울의 약혼자들』은 배반, 환영, 음모로 이루어진 독창적이고도 아찔할 정도로 마법 같은 세계로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 - 마가렛 로저슨
- 수많은 갈래로 퍼져나가는 이야기들, 끝을 알 수 없는 아슈의 세계,끊이지 않는 사건들. 기꺼이 그 안에서 길을 잃고 싶다. - 르몽드
- 상상력의 힘으로 새긴 강렬한 인상! 크리스텔 다보스는 섬세한 감각과 유창하고 세련된 언어로 황홀하고 복잡한 세계를 지탱한다. - 텔레라마 (프랑스 대표 서평지)
- 상상할 수 없는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이끄는 위대한 대하 판타지. - 르 파리지앵 (프랑스 일간지)
- 프랑스 베스트셀러, 크리스텔 다보스의 신비롭고 황홀한 데뷔작. 선명한 캐릭터와 기발한 세계, 세련된 플롯으로 독자를 현혹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미국)
작가정보
1980년 프랑스 코트다쥐르에서 태어나 클래식 음악과 역사에 얽힌 수수께끼를 즐기며 자랐다. 사색적이면서도 상상력 넘치던 대학 시절 벤치에 앉아 습작을 쓰기 시작했다. 〈해리포터〉 시
리즈의 열렬한 팬이었기에 직접 팬픽션을 쓰기도 했다. 벨기에에 정착하면서 도서관 사서가 되고자 했지만 턱에 종양이 생겨 병원 생활을 하게 된다. 길고 긴 치료 기간 동안 작가 지망생들이 모여드는 인터넷 커뮤니티 ‘은 펜촉Plume d’Argent’에 자신이 구상한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시리즈의 아이디어를 공개하고, 커뮤니티 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공모 마감 전날 갈리마르 주니어와 텔레라마에서 주관한 청소년 소설 부문 신인 작가상에 응모했고 결국 당선되었다. 2013년 『겨울의 약혼자들』을 출간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총 네 권으로 이루어진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시리즈를 완결했다. 35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2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시리즈의 대성공 이후, 계속해서 『여기 그리고 오로지 여기Ici et seulement ici』와 『우리nous』 같은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쓰고 있다.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고, 프랑스 문학이 좋아 출판사까지 냈다. 다양한 프랑스 문학을 국내에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니 에르노의 『사건』, 『젊은 남자』, 호르헤 셈프룬의 『잘 가거라, 찬란한 빛이여…』, 델핀 드 비강의 『충실한 마음』, 『고마운 마음』, 조르주 페렉의 『나는 태어났다』, 앙드레 지드의 『팔뤼드』, 파트릭 모디아노의 『기억으로 가는 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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