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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간 외면해온 외로운 나에게 인생을 묻다
페터 베르 지음 | 장혜경 옮김
갈매나무

2025년 03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2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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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2.14MB)   |  약 12.7만 자
ISBN 979119184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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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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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페터 베르의 첫 책으로 출간 즉시 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제법 성공한 삶 한가운데서 공황상태를 겪고 이를 극복한 그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는 남들보다 빨리 대학을 졸업하고 자동차 엔지니어로 출세 가도를 달렸다. 능력을 입증해서 성공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스스로와의 싸움을 계속했다. 메일함을 열기 두렵고, 미팅을 앞두고 숨이 가빠지고, 잠을 거의 자지 못하면서 번아웃이 온 줄도 몰랐다. 불면으로 지새운 어느 날 아침, 거울 속 텅 빈 눈동자를 보고서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시인한다. 마침내 도달한 질문은 이것이다. ‘다시 나 자신에게 돌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어떨 때 행복한 사람일까?’ 손가락 끝까지 온통 소진되고 나서야 비로소 ‘진짜 나’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 ‘나는 누구인가?’ 궁금증을 품는 계기를 만난다. 그런 분들께 이 책을 동반자 삼아 마음 찾기 여행을 해보길 권한다. _이근후 ㆍ 정신과전문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저자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누군가 이렇게 물으면 무엇부터 떠오르는가? 자신을 소개할 때 우리는 마치 직업, 역할, 지위가 나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동안의 생각, 감정, 경험이 곧 ‘나’라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보며 타인의 말, 평가, 비판과 나를 동일시한다. 저자는 이를 ‘각인된 동일시’라고 부른다.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기에 고정된 ‘나’가 있다고 믿어온 허상을 끊어내고, 자신이 언제든 얼마든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고 이 책은 말한다.

이 책에서 나는 ‘페터’라는 한 인간의 발가벗은 모습을 내보였다. 우리에게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설교하는 또 한 사람의 영적 스승이 아니라 보다 인간적이고 섬세하며 정직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총 5부로 이루어진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는 나 자신조차 외면해왔던 진짜 나를 진실로 이해하는 길을 안내한다. 먼저 1부에서는 왜 현대사회에서 나를 찾는 일이 이토록 중요해졌는지, 사회적 측면과 개인적 측면을 두루 톺아본다. 이후에는 앞서 나의 본래 모습을 뒤덮은 진흙을 벗겨내는 작업이 이어진다. 진흙이란 곧 생각과 감정을 뜻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 바로 생각과 감정이기에, 생각이 내가 아니라는 것, 어떤 감정이든 평화롭게 흘려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체득할 수 있도록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진흙이 어느 정도 벗겨지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잃어버린 나를 찾아 떠날 차례다. 4부와 5부에서는 나에 대한 흔한 착각을 끊고 몸과 마음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법, 즉 자기인식에 도달하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소개한다.
무겁고 어려운 심리학적 분석이나, 인생의 밑바닥에서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 영적 지도자의 스토리는 없다. 대신 ‘페터’라는 한 인간의 발가벗은 모습이 있을 뿐. 저자의 말대로 “우리에게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설교하는 또 한 사람의 영적 스승이 아니라 보다 인간적이고 섬세하며 정직한 마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 스스로가 한때 나를 잃고 헤매었고 그 괴로움을 알기에, 책은 작은 고민 하나 가벼이 여기지 않고 다시 나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을 차근차근 안내한다. 그저 살다 보니 나를 잃어버렸던 모든 어른들에게 이 책이 인생 2막을 살아갈 용기를 주기를, 깨달음과사랑의 길을 보여주기를 바라본다.
프롤로그 다시 나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길 4


1. ‘지금 이 순간의 나’로 살지 못한 시간들

문득 돌아보니 오래 길을 잃었다
무한한 기회, 불투명한 확신 17 | 나는 평생 무엇을 원해왔던가 20 | 마음이 어지러워도, 오래 헤매었어도 괜찮다 22 | 스스로 사랑하지 못하여, 타인도 사랑하지 못하다 26

깊이 없는 삶과 이별하기 위하여
세상이 나를 창조하게 두지 말 것 32 |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기술 35 | 중요한 것은 단 하나,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이다 39


2. ‘내가 생각하는 나’는 내가 아니다

생각이 너무 많아 생각을 그만둔 나
생각이 곧 나라는 착각 46 | 괴로움이 켜켜이 쌓인 슬픈 마음을 마주하다 49 | 마음이 부리는 난동을 잠재우려면 52 | 마음의 본질을 들여다보다 54

생각의 속박을 끊어내고
진짜 내 생각은 어디에 있는가? 62 | 어떤 각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가? 64 | 머릿속 킹콩을 어떻게 길들일까? 72 | 각인된지도 몰랐던 해로운 과거의 확신 74 | 당신의 두뇌는 만성 소화불량 상태다 87 | 지금 그 문제가 문제인 이유 90 | 생각이 괴롭힐 때 어떻게 할까? 93


3. ‘나를 느끼는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

내 감정인데 왜 이리 어려울까
‘좋은 감정’의 망상에서 벗어나다 103 | 감정을 대면할 용기 106 | 모든 행동은 감정에서 탄생한다 109 | 기분과 감정은 다르다 115 | 감정 두뇌와 이성 두뇌의 상호작용 116 | 당신이 지금껏 힘든 감정에 대처해온 전략 121

감정 내려놓기 연습내 삶을 지배하는 감정 130 | 같은 상황, 다른 감정 133 | 감정에 맞서 싸우던 나날들 137 | 감정을 무서워하는 세 가지 이유 138 | 감정을 마주하는 세 가지 규칙 144 | 감정이 마음대로 변할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하라 146 | 지금보다 더 자기감정을 긍정하기 152 | 묻어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154


4.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여정

당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그리 중요할까?
우리는 모두 한때, 매 순간에 충실한 어린아이였다 165 | 다수가 말한다고 해서 진실은 아니다 168 | 나를 인식하고, 의식하다 170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는 이유
경험으로 가는 첫 번째 걸음 :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173 | 변화하는 나를 받아들이는 용기 175 | 경험으로 가는 두 번째 걸음 : 당신은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178 | 나를 모르기에 타인의 생각대로 살아온 나날들 179 | 나에 대한 흔한 착각들을 끊다 183

진정한 나를 느끼는 경험
경험으로 가는 세 번째 걸음: 당신은 당신이 누구라고 느끼는가? 199 | ‘이래야만 하는’ 인생은 없다 202 | 경험으로 가는 네 번째 걸음: 실상 당신은 누구인가? 204 | 고통의 수레바퀴에서 걸어나오기 위해 207 | 특별한 순간을 찾는다면 아무것도 찾지 못할 것이다 208 | 의식을 의식하는 한순간, 고요하다 212 | 공기를 잡을 수는 없지만, 손바닥을 펼쳐 올려놓듯이 216
5. ‘나를 돌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은 어떤 방향, 어떤 얼굴도 가능하다
안정된 마음, 흐트러진 마음을 집중시키다 222 | 맑은 마음,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결정하다 227 | 평화로운 마음, 삶의 방향성을 설정하다 232

몰입이 뇌와 신체에 일으키는 변화
질병을 통제할 수 있다는 기분 241 | 중독에도 도움이 된다 244 | 정보가 많을수록 더 불안한 이유 246 | 알아차림은 맑은 정신을 키운다 247

명상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조언
자유 명상과 가이드 명상, 어떤 것이 좋을까? 251 | 이제 막 명상을 시작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것 252 | 그냥 가만히 있기가 너무 힘들다? 266 | 정신이 달아날 때 붙들어오는 방법 280 | 60일 챌린지에 도전하다 283 |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걷기 명상 285 | 의식적으로 인생을 창조하는 건강한 습관의 힘 286

에필로그 당신의 깨달음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 296
미주 300

여지없이 불면의 밤을 보낸 다음 날 월요일 아침, 욕실에서 거울을 보다가 나는 화들짝 놀랐다. 짙은 다크서클, 축 처진 어깨, 헐떡대는 호흡, 하지만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거울에서 나를 바라보는 텅 빈 슬픈 눈동자였다. 그 순간 나는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더 이상은 안 된다는 몸의 비명이 그제야 들렸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나는 놀라 자문했다. 바라온 것을 다 가졌는데 왜 이리 괴로울까? (7쪽)

명상 수업시간에, 혹은 주변에서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면서 회사에 사표를 던지는 사람을 많이 만난다. 하지만 장소만 바뀌었을 뿐, 그들은 여전히 해묵은 문제를 질질 끌고 다닌다. 새로 시작하겠다고 파트너를 바꾸어도 그 사람과 여전히 똑같은 싸움을 계속한다. 멀리 이민을 떠나 꿈의 해변에 당도했지만, 손바닥만 한 아파트에서 겪었던 바로 그 문제를 짊어진 채 똑같이 지지고 볶으며 산다. 그런 건 탈출도, 자유도 아니다. 그냥 도망이다. 자기 내면의 전장에서 달아나는 것이다. (24쪽)

우리는 깊이 없는 삶을 산다. 진실로 살지 못한다. 알람으로 시작하여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스크롤로 막을 내리기까지, 온종일 바깥에서 일어나는 수천 가지 일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며 쫓기는 사람처럼 허둥대느라 도무지 자신에게 머무르지 못한다. 이 문제를 다룬 연구 결과들을 보면 서구사회 성인은 하루 최고 95퍼센트까지 무의식적 상태에서 산다고 한다. (38쪽)

머리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우리는 진실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생각이 나일 수는 없다. 앞에서 소개한 몇 가지 훈려을 거치면서, 당신은 이미 생각을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관찰자는 관찰 대상일 수 없다. 맞다. 당신은 생각이 아니다. (73쪽)

인생은 감정이다. 거기에는 온갖 종류의 감정이 포함된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인생은 언제까지고 괴롭다. 당신에게 기쁨만 주겠다는 인생의 스승을 만나 기가 막힌 비법을 전수받을 수야 있겠지만 얼마 못 가 깨달을 것이다. 당신은 여전히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인간이라는 말은 온갖 감정을 다 경험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104쪽)

잘하고 싶고 남들 눈에 띄고 싶지 않고 약해 보이고 싶지도 않고 누구의 짐도 되고 싶지 않다. 이를 위해 감정을 억압하지만, 그럴 때마다 몸에서 멀어진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세월이 흐르는 사이 우리는 완전히 자신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124쪽)

진정한 해방은 결국 해방되어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깨달음에서 왔다. 진정으로 감정의 폭우를 맞으며 서 있으면, 일체의 저항을 멈추고 순수하게, 흥미롭게 순간을 지긋이 바라보면 고유한 현재만이 남는다. 진동하는 삶 자체, 그것만이 남는다. (158쪽)

세상은 쉬지 않고 변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고정된 자아상을 끌어안고서 망상을 유지하기 위해 인생의 강물을 거스르려 아등바등한다. 강물의 물살에도 같은 자리에 서 있으려고 아무 나뭇가지나 붙들고서 떠내려가지 않으려 아등바등한다. (174쪽)

모순적이지만 ‘나’가 약할수록 더 행복하고 기쁘다. 삶과 하나가 되면 행복하고 평화롭고 활기차다. 역설적이게도 ‘나’의 허상을 꿰뚫어 보고 삶에 자신을 던질 때 당신은 늘 바라던 그곳에 도달한다. (202쪽)

오래전 나 역시 편안해지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 당시 나는 그 바람을 투쟁으로 이루려 했다. 말이 안 되는 소리 같고, 실제로도 말이 안 된다. 나는 싸워서 모두에게 잘하고 싶었다. 그러면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나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세우면서, 기대에 부응하면 평화를 찾을 것이라고 되뇌었다. 나는 나의 감정과 싸우고 불안과 싸우면서도 타인의 요구, 나의 요구를 만족시키면 결국엔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233쪽)

한시도 쉬지 않고 바삐 움직이는 하루하루는 호수 바닥의 진흙처럼 머릿속을 들쑤신다. 정신을 원래의 고요로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간단하다. 아무것도 안 하면 된다. 그러나 이 ‘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초기에는 결코 쉽지 않기에 호흡을 닻으로 쓰는 것이다. (261쪽)

당신의 정신도 똑같다. 정신이 딴 곳에 팔릴 때마다 자책하다면 정신이 뭘 배우겠는가? 계속해서 무의식적으로 살아가기를 택할 것이다. 자신이 또다시 중요하지 않은 생각을 뒤쫓았다는 사실을 의식하자마자 자책이라는 고통이 따라올 테니 말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다정하자! 명상의 처음은 자기애 훈련이다. (281쪽)

돌이켜보면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며,
세상에 ‘이래야만 하는 인생’은 없다.
나를 외면하여 인생이 외로웠던 모든 어른들에게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나는 놀라 자문했다. 바라온 것을 다 가졌는데 왜 이렇게 괴로울까? 암울했던 그 순간, 하나의 작은 불꽃이 내게 힘을 주었다. 바로 이 질문이었다. ‘다시 나 자신에게 돌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을 바꾸어야 할까? 이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_본문 중에서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질문은, 번아웃으로 무너진 저자가 다시 일어서기까지 버팀목 삼았던 물음이다. 불행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문득 돌아보니 나라는 사람이 불투명해졌을 뿐. 이제라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고 싶지만, 나를 잃어버린 채 산 세월이 너무 길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는 저자처럼 ‘자신에게 되돌아가는 여정’을 찾아나선 이들에게 귀한 동행이 될 책이다.

‘무한한 기회, 불투명한 확신.’ 저자는 현대사회를 이렇게 정의한다. 자유가 넘치지만 많은 것이 불확실하다.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신이 부족하기에 남들이 좋다는 인생을 따라 살고, 종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며, 광고회사나 유튜브가 말하는 제품과 목표를 허겁지겁 좇기 바쁘다. 못 가질 것이 없는 세상인데 딱히 행복한 것 같지가 않다. 저자 또한 바라오던 것을 다 가졌는데도 왜 이토록 괴로운지 의문을 품기도 했다. 이렇듯 외적인 행복에 연연하며 살다가, 직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돈이 모자라면, 혹은 아이들이 골치를 썩이고 파트너가 화를 내면 곧바로 삶이 흔들린다. 바깥세상으로의 탈출은 우리를 진정 자유롭게 해주지 못한다. 저자의 표현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혁명’이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이 혁명은 ‘의식적으로 경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하루 최대 95퍼센트)을 무의식적으로 산다. 바깥세상의 온갖 자극과 문제들에 반사적으로 대처하는 데 다 써버리는 탓이다. 의식적으로 깨어 있지 않으면, 우리 내면은 무의식 중 바깥세상에 잠식되게 마련이다. 이때 의식이란 “광고산업이나 사회규범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욕구”를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아파트냐 단독주택이냐 하는 취향과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의식은 인생의 근본, 즉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를 질문한다.
의식적으로 경험한다는 말이 아직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괜찮다. 책은 나의 생각과 감정,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각인을 의식적으로 톺아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준다. 저자가 운영하는 마음챙김 아카데미에서 이 과정을 먼저 걸은 내담자들의 사례를 안내자 삼아 조급함을 거두고 한 발짝씩 ‘나’에게 가까워져보자.

‘완벽주의자’는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고 ‘유쾌한 사람’은 울지 못한다.
삶의 파도에 몸을 내맡길 때 찾아오는 자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연습

다시 자신에게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는가? 책의 2부부터는 그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본다. 나를 마주하려 할 때 우리는 가장 먼저 생각과 감정을 만난다. 미래 걱정, 자신의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상념, 거기서 비롯되는 불안과 슬픔…….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생각과 감정의 속성을 제대로 알고, 과거, 역할, 재산, 성격 등과 나를 분리하는 연습을 해보길 권한다.

1) “생각은 내가 아니다”
우리는 보통 생각이 온전히 나의 것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사회시스템에 맞춰 ‘잘못’을 교정하며 살아왔기에 사회규범이나 비판이 수없이 누적되었다. 실제로 18세 청소년이 살면서 들어온 부정적 암시는 평균 18만 종이나 된다고 한다. 즉 내 생각이 곧 나일 수 없고, 내 믿음이 다 진실은 아닌 것이다.
결국 생각이 세상의 수많은 소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자유는 찾아온다. 의식적으로 어떤 생각에 에너지를 줄지 결정하면, 나를 괴롭히던 부정적 각인은 어느새 긍정적 각인으로 바뀐다. 마음은 어떤 방향, 어떤 얼굴로도 가능하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생각을 의식적으로 캐묻고 나와 분리하는 연습을 해보자.

2) “감정을 내려놓는 연습”
생각에는 감정이 동반한다. 우리는 늘 괴로운 감정을 털어버리길 바란다. 때로는 특정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해 감정을 억압한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것은 온갖 감정을 느낀다는 뜻, 좋은 감정만 느껴야 한다는 망상을 버리고, 그것이 설령 부정하고 싶은 감정이라 하더라도 온전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자.
물론 감정을 마주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때로 사람들은 묻어두었던 감정을 마주하기 시작하면 통제력을 잃을까 봐 불안해한다. 약해 보이기 싫어서 감정 자체를 부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에서 달아나는 것으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저자가 개발한 ‘감정해방과정’의 네 단계가 감정을 마주하는 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먼저 무엇이 나의 감정을 촉발했는지 트리거를 찾아낸다. 그다음으론 몸에서 감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느껴본다. 감정을 인지했다면, 감정이 충분히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허락한다. 마지막으로 평화롭게 감정의 변화를 지켜본다.

3)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다”
마지막으로 ‘고정된 자아’라는 망상을 버리고 변화하는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남았다. 우리는 직업, 역할, 혹은 과거의 경험과 타인의 말을 통해 ‘나’라는 자아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불교에서 ‘무아(無我)’라 일컫듯이, 세상에 고정된 자아는 없다.
확립된 자아상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삶을 거스르는 싸움을 한다. ‘완벽주의자’는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고 ‘유쾌한 사람’은 울지 못한다. 저자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자아상에 매달려 오히려 스스로를 방치했다. 모순적이게도 ‘나’가 약할수록 더 행복하다고 이 책은 말한다. 생물학적으로도 2년에서 10년 사이에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교체된다. 평생을 허상의 ‘나’를 좇으며 살았지만 세상에 ‘이래야만 하는 인생’은 없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삶의 파도에 몸을 내맡길 때 찾아오는 자유를 만끽해보자.

주먹을 휘두르며 삶을 헤치고 나아가면
절대 평화가 찾아오지 않는다.
내 삶을 평화롭게 마주하는 방법

책은 ‘나’를 구성하는 요소를 입체적으로 살펴본 다음 이제 실천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마음은 근육과 같아서 훈련할수록 단단해진다. 마지막 5부에서는 앞서 배운 지식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명상과 마음챙김을 바탕으로 일상 속 ‘나를 돌보는 연습’을 여럿 소개한다.
저자는 마음챙김을 습관화할 때 우리 마음이 ‘안정된 마음’, ‘맑은 마음’, ‘평화로운 마음’의 성품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안정된 마음’은 흐트러진 마음을 집중시키는 기능을 한다. 집중력 부족이 사회적 신드롬이 된 오늘날 더없이 필요한 성품이라 하겠다. ‘맑은 마음’은 자기 생각과 감정, 더 나아가 타인의 감정까지 보다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평화로운 마음’은 삶의 방향을 설정한다. 여기서 저자가 유독 강조하는 점이 있다. 바로 평화는 결정이라는 것. 이를테면 ‘자신을 비하하지 않고 흠과 결점을 평화롭게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이 세상에는 절대 갖지 못할 일이 있다는 사실을 평화롭게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일생을 싸우면서 쟁취하고 투쟁하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라 믿어왔던 저자는 말한다. 평화는 투항이 아니다. 결심하고 세상을 오래오래 평화롭게 마주하여 실현해내는 것이다.

오래전 나 역시 편안해지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 당시 나는 그 바람을 투쟁으로 이루려 했다. 나는 싸워서 모두에게 잘하고 싶었다. 그러면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 평화를 결정해야 평화가 찾아온다. 주먹을 휘두르며 삶을 헤치고 나아가면 절대 평화가 찾아오지 않는다. 평화는 세상을 오래오래 평화롭게 마주할 때 생기는 것이다. 평화는 결정이다. _본문 중에서

이렇듯 마음챙김 수행을 통한 ‘알아차림’은 맑은 정신을 키워 자신과 타인을 더 잘 이해하게끔 돕는다. 저자는 이를 시야에서 흐리던 부분이 차츰 선명해지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아들을 위해 이 책을 처음 기획했으나, 쓰면서 점차 지구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커졌다고 고백하는 이유다. 내 안에 잠재된 사랑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세상은 더욱 평화로워질 터, 결국 나를 보살피는 일은 세상을 보살피는 일과 같다. 평생 자신을 홀대했기에 물론 처음에는 나를 돌보는 일이 무척 낯설고 괴롭다. 정신은 자꾸 도망가려고 한다. 하지만 자책할 필요도, 포기할 이유도 없다. 자신을 찾는 길은 경기가 아니다. 이리저리 달아나는 정신을 사랑으로 보듬어 다시 데려오면 된다. 먼저 자기인식의 길을 걸어봤기에 누구보다 사랑과 평화의 힘을 확신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크게 감명받은 편집자로서, 이 책이 인생의 미로를 헤매온 많은 사람에게 내면의 확신을 줄 수 있기를, 오래 외로웠던 어른들에게 행복을 선물해주기를 기대해본다.

작가정보

저자(글) 페터 베르

1987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심리학자이자 명상 코치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자동차 기업의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출세 가도를 달렸지만, 바라던 것을 다 가졌음에도 전혀 행복하지 않고 오히려 괴로움이 커졌다. 불면으로 밤을 지새운 어느 날, 거울 속에서 텅 빈 슬픈 눈동자를 발견하고 인간의 본질과 행복을 탐구하기 위해 다시 대학에 들어갔다. 이후 심리학을 공부하고 2015년 마음챙김 아카데미를 설립해 평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Meditation)는 그의 첫 책으로, 〈슈피겔〉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르며 널리 사랑받았다. 저자 스스로가 한때 번아웃으로 오래 헤매었고 그 괴로움을 알기에, 그의 책은 무엇보다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차근차근 안내해준다는 평이 많다. 현재 유튜브와 팟캐스트 〈마음챙김을 실천하다〉를 운영 중이며, 가족과 함께 레겐스부르크에서 살고 있다.

연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했으며, 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하노버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설득의 법칙》,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가까운 사람이 의존성 성격 장애일 때》 등 많은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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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그간 외면해온 외로운 나에게 인생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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