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2025년 03월 17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3월 0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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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437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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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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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작고 일상적인 계급 사회---아파트 경비노동자의 입주민 갑질 사건
2화. 받은 돈은 없고 갚을 돈만 늘어나는 일자리---핸드폰 판매노동자의 족쇄 계약 사건
3화. 같은 노동, 다른 신분, 지워진 삶---방송국 비정규직 PD의 부당해고 사건
4화. 그 여성들이 먼저 퇴사해야 하는 이유---국가정보원 정년 차별 사건
5화. 종이 뭉치에 빼곡히 적힌 숫자들---택시기사의 사납금 거부 사건
6화. 사무실 안 이중의 권력관계---파견노동자의 성희롱 사건
7화. 교육과 실습에 발목 잡힌 학생들---현장실습생의 노동 착취 사건
8화. 죽은 동생의 시간으로 뛰어든 언니---골프장 캐디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
9화. 누구나 누리는 권리를 누릴 권리---이주노동자 노예제도 사건
10화. 누가 죄를 짓고 누가 법을 지키라 하나---비정규직 노동자 형사 사건
11화. 고상하게 노동자의 숨통을 끊는 방법---동양시멘트 손배·가압류 사건
에필로그
나는 노동 변호사로 일하는 매 순간 심장이 뛰었다. 그리고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노동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며 삶을 유지시키는 수단이자, 사회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끈이라는 것을. 그런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그렇게 잘 살아보겠다고 일터에 나가서는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할 때 나는 싸우고 싶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그러던 어느 날 밤 11시에 다솜 씨에게 전화가 왔다. “변호사님, 제가 못나서 이렇게 당하고 있지만 저는 열심히 살려고 한 것뿐이에요. 잘 살고 싶은데 왜 저를 가만두지 않는 거예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차분하게 또박또박 설명하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었다. 목 놓아 우는 소리만 핸드폰 너머로 들려왔다. 겨우겨우 다독이고 전화를 끊었다. 느낌이 안 좋았다. 다솜 씨와 통화를 끝낸 후 곧바로 다솜 씨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은 돈은 없고 갚을 돈만 늘어나는 일자리〉 중에서
원고 대리인의 신문이 끝나고 내가 신문할 차례가 왔다. 반대신문을 어떻게 할지는 늘 고민거리다. 상대가 신청한 증인이 우리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간혹 증인이 원하는 답변을 하지 않을 때 흥분하여 싸우는 변호사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화가 난 증인은 더더욱 우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침착한 태도로 증인으로부터 많은 말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증인이 말을 많이 할수록 준비한 것과 다른 증언을 할 여지도 커지기 때문이다. ─〈종이 뭉치에 빼곡히 적힌 숫자들〉 중에서
형사사건은 피고인이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서 판결 선고를 들어야 하지만 민사나 행정 사건은 그럴 필요가 없다. 법정에 가지 않아도 몇 시간 후면 인터넷에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선고가 나고 인터넷에서 확인하기까지 그 몇 시간도 기다리기 힘들었다. 직접 법정에서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확인하고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두 시간 걸려 고양지원에 도착했다. 우리는 나란히 방청석에 앉아 결과를 기다렸다. 합장도 아닌 주먹을 쥔 것도 아닌 그 중간의 어디 즈음에서 나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했다. 심장이 쿵쾅거려 손마저 떨렸다. ─〈죽은 동생의 시간으로 뛰어든 언니〉 중에서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이게 왜 기적이냐면, 평소에는 하루에도 한두 개의 회의, 외부 미팅 때문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데, 코로나19 때문에 일주일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온전히 소송 기록을 읽는 데 전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록을 읽겠다는 의지 덕분일까, 다행히 처음 이틀만 통증이 심했고 사흘째부터는 기침이 잦은 것 말고는 몸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일주일을 컴퓨터 앞에 앉아 1심 소송 기록을 읽었다. ─〈누가 죄를 짓고 누가 법을 지키라 하나〉 중에서
“자기계발서에도 나오지 않는 ‘나를 지키는 법’이 들어 있다.”-은유(작가)
“아름다운 책이다.”-김승섭(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아프게 읽었다. 남 일이 아니라 내 일이어서.”-박서련(소설가)
“마치 속도감 있는 드라마를 본 기분이 들었다.”-임현주(아나운서)
“열한 편의 사건들은 무겁고 진지하지만, 이야기가 재밌다.”-박래군(인권운동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애쓰는 노동자와 그들 곁을 지키는 노동 변호사
용기 있는 사람들이 이뤄낸 감동과 여운의 법정투쟁기
책 제목을 보면 그 책이 누구를 향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노동자들’을 직접적으로 호명하고 안부를 묻는다. 아파트 경비원, 핸드폰 판매직원, 방송국 비정규직 PD, 택시기사, 파견직 사원, 골프장 캐디, 하청업체 직원, 노조 조합원, 이주노동자, 현장실습생. 이 책에는 우리 사회의 일상을 지탱하는 노동자들이 열한 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부당함에 맞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려고 애쓴다. 그들의 지난한 법정투쟁을 곁에서 함께하고 힘을 보탠 노동인권 변호사가 그 생생한 기록을 책 한 권에 담아냈다.
노동자의 편에 선 노동 변호사가 기록한 일터의 현실
스스로를 ‘노동 변호사’라고 부르는 윤지영은 15년 넘게 노동 사건만 담당하며 노동자들 편에 섰으며, 한국 사회의 다양한 노동 이슈에 목소리를 내면서 함께 활동해왔다. 지금은 노동자들의 일터에서 겪는 문제들에 대응하는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의 대표를 맡고 있다. 윤지영은 자신 역시 노동자 집안의 딸로 태어나 평생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노동자라고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은 변호사 윤지영이 맡았던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 노동 현장의 현실과 한국 사회의 단면을 잘 드러내는 열한 개의 사건을 골라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드라마처럼 몰아치는 분노와 감동의 이야기들
이 책에는 다양한 노동자들의 다양한 사건이 나오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노동자들과 그들을 돕는 변호사의 법정투쟁은 하나같이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윤지영은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노동 문제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옴니버스식 드라마처럼 글을 썼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사건 하나하나가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속도감 있는 법정 드라마처럼 흥미롭게 펼쳐진다. 한국의 노동자라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분노와 감동이 책을 읽는 내내 몰아치다가 결국엔 우리를 깊은 성찰로 이끈다. 작가 은유, 서울대 교수 김승섭, 소설가 박서련, 아나운서 임현주, 인권운동가 박래군, 전 대법관 김선수, 전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 등이 격찬하며 추천사를 보내준 이유다.
한국의 모든 노동자들이 부디 안녕하기를!
저자 윤지영의 말처럼 “노동은 사랑하는 내 가족, 동료, 그리고 나의 일상이자 삶”이다. 우리는 대부분 노동자이지만 좀처럼 ‘노동’을, ‘노동자’를 화제로 삼지 않는다. 윤지영은 이 책의 노동자 이야기들이 또 다른 노동자들에게 전해지면서, 우리가 좀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노동을 이야기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그렇기에 우리 일상의 전문가인 한국의 모든 노동자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그들이 정말로 안녕하길 바라는 다정한 인사말이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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