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딥쇼크
2025년 03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3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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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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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특파원이 현지에서 ‘딥’하게 전하는 딥시크 스토리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비하인드 정보와 인물들에 대한 입체적인 탐사보도
AI 헤게모니와 21세기 패권전쟁을 뒤흔든 중국발 AI의 공습, 그 내막은 무엇인가?
- ‘중국의 올트먼’ 량원펑이 세계에 던진 ‘예견된 충격’
- 실리콘밸리를 패닉에 빠트린 중국의 첨단 기술 육성 전략
- ‘국민의 역적’ 펀드 창업자가 하루아침에 ‘국민의 영웅’으로
- “1%의 천재로 99%의 기업이 못 하는 일을 한다.” - 딥시크 채용 철학
- 홍콩 항셍지수 15.41% 상승. 알리바바 주가 상승률 69% (2025년 연초부터 2월 20일까지)
Part 1 량원펑과 천재군단
패닉 ㆍ 외딴 마을의 축제 ㆍ 놀라운 성과 ㆍ 베일에 싸인 영웅 ㆍ 역적의 후손 ㆍ 천재소년의 공백기 ㆍ 펀드계의 수퍼스타 ㆍ 수퍼컴퓨터의 도입 ㆍ 개발자의 미래 예측 ㆍ 국민 역적에서 국민 영웅으로 ㆍ IT 업계의 테무 ㆍ 딥시크는 중국회사라서 ㆍ 1%의 천재로 99%가 못한 일을 한다 ㆍ 딥시크의 여신, 뤄푸리 ㆍ 미국이 뿌린 중국 AI의 씨앗 ㆍ 중국의 수백 개 AI 회사 중 하나 ㆍ 21세기에 재등장한 초나라의 시
Part 2 중국의 큰 그림
《석단연기》의 교훈 ㆍ 국가와 천재의 콜라보 ㆍ 천재는 비평준화가 만든다 ㆍ 인해전술의 뒷면 ㆍ 석학을 가장 잘 대우하는 나라 ㆍ 쿤펑 프로젝트 ㆍ 거국동원체제의 3단계 ㆍ 천재 사용법 ㆍ 딥시크가 말하는 딥시크 ㆍ불쾌한 냄새
Part 3 AI 패권전쟁
AI의 새로운 시대 ㆍ 량원펑의 AI 도전장 ㆍ 실리콘밸리의 반격 ㆍ 작은 생선을 요리하듯 ㆍ 정공으로 맞서되 변칙으로 이긴다 ㆍ 중국이 믿는 구석 ㆍ 제2의 딥시크 ㆍ 진정한 AI 빅뱅의 시대 ㆍ 국가가 지키는 기업 ㆍ IT 공룡들의 데이터 전쟁 ㆍ 1세기 AI 실크로드 ㆍ 기회와 도전
에필로그 당신의 질문에 답한다 230
량원펑이 걸어온 길 238
주 240
이 이야기를 꼭 독자들에게 하고 싶다. 딥시크 쇼크는 허구가 아니며 ‘예견된 충격’이었다. 딥시크가 고성능 AI 모델을 출시한 사건은 소셜미디어와 외신에서 ‘미스터리’로 그려지지만, 중국의 ‘기술 돌파’전략을 살펴보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중국의 당과 정부는 사회주의식 거국 동원 체제(산·학·연 및 국민 총동원)를 통해 첨단 기술 혁신을 위한 인프라를 빠르게 건설하고, 그 위에 유연한 천재 스타트업을 선수로 내세워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 봉쇄를 보기 좋게 뚫었다. 목표를 위해 국가 자원을 총동원하는 중국의 ‘경직성’과 젊은 천재를 최전선에 배치하는 ‘유연성’이 합쳐져 성과를 낳았다. ‘국가와 천재의 콜라보’라고 할 수 있는 이 전략은 효과가 확인된 만큼, 향후 더욱 널리 쓰일 것이 분명하다.
딥시크 쇼크는 그래서 ‘딥쇼크’다. 일시적인 현상도, 우연히 등장한 것도 아닌 앞으로 늘 일어날 일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딥시크의 등장은 미국이 장비와 기술의 수출을 통제해도 중국의 기술 굴기를 더 이상 막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동맹국을 동원해 전방위 압박을 가했는데도 한계에 직면하지 않았는가. 중국은 이미 2023년에 구세대 노광 장비DUV로 7나노 반도체 생산에 성공했고, 자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거대한 시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첨단 기술력을 확보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한국의 반사이익도 이제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 오히려 미국이 첨단 기술 영역에서 중국의 손발을 묶어놓을 것이란 기대가 우리의 눈을 가려 안주하게 하고 있다.- 7~8쪽
실리콘밸리는 충격에 빠졌지만, 딥시크의 최대 ‘피해자’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었다는 추측을 해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이 열리던 1월 20일에 그는 베이징에 체류하고 있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이라고 치켜세우며 “중국은 엔비디아를 ‘길러낸’ 국가이며, 엔비디아와 중국 기술 산업은 함께 성장해왔다”면서 호의가 가득 담긴 말을 쏟아냈다. 그가 딥시크 쇼크를 예상했을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급변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더 이상 중국을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10쪽
그러나 환팡량화가 왜 미국산 첨단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들였는지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그가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필수인 A100을 대량으로 사들인 시기가 공교롭게도 2022년 9월 미국이 최첨단 AI 반도체 대중국 수출 금지령을 내리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환팡량화가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에 대비해 정부 지령을 받고 엔비디아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그에게 첨단 반도체 사전 확보 전략을 귀띔해 줬을 가능성도 있다. 량원펑이 반도체를 대량 구매했던 시기는 미ㆍ중 기술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던 때라 중국 빅테크들도 슬슬 미래를 위한 대비책으로 ‘반도체 사재기’에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 53쪽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량원펑은 너무 많은 돈을 갖고 있었기에 돈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2019년쯤부터 환팡량화의 관리보다 AI 기술 개발에 더 큰 관심을 보였고, 점차 경영을 관리직에게 위임했습니다. 몇 년 뒤에는 환팡량화가 그의 본업이 아니고, AI 기술 연구가 본업인 듯했고 사회를 이롭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상하이 출신 글로벌 투자 업계 관계자는 조금 더 노골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2021년 환팡량화가 신규 자금 모집을 중단하고, 이듬해 량원펑이 대규모 익명 기부를 하고, 2023년 1월에 환팡량화가 딥시크를 설립한 사건의 흐름은 아이가 혼나고 벌서는 모습을 연상케 하지 않느냐”면서 “중국 금융 산업에서 당국의 기업 조사와 압박이 극에 달하던 때에 량원펑이 본인도 관심 있고 국가도 원하는 업종에 주력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 65쪽
딥시크의 구성원 중에 ‘바다거북이海龜(유학 후 귀국한 학생)’가 거의 없는 이유도 쉽게 설명이 된다. 해외에 있으면 어릴 때부터 검증할 수도, 현장에서 손발을 맞춰볼 수도 없다. 무엇보다 중국 내에 이미 천재가 충분했다. 이 책의 2장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당시 중국의 천재 육성 시스템은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이었다. 또 20년 전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의 첫 번째 물결 때처럼 중국의 최고 인재들은 해외에서 기회를 찾거나 다국적 기업에 합류하는 대신 중국 토종 기술 스타트업에서 일하고자 했다. 중국의 각 가정에 ‘기술 인재가 되는 순간 부와 명예가 보장된다’는 믿음도 널리 퍼져 있었다. 자녀가 기술 스타트업에 취업하겠다고 하면 말리는 부모가 없다는 이야기다. 중국이 야망, 자원, 영향력 면에서 실리콘밸리와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다. - 82쪽
베이징의 한 테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국가적 혁신이 필요한 과제 앞에 설 때마다 정부 주도 경제가 피할 수 없는 경직성이라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젊고 유연한 ‘소년병’의 두뇌와 열정을 빌린다”고 했다. 노련한 백발 장수보다 젊은 천재를 최전선에 세우는 중국의 ‘캐스팅 원칙’이 놀랍도록 실용적이다. 그러니 중국의 첨단 기술 돌파 전략에 이름을 붙인다면 ‘국가와 천재의 콜라보레이션’이 적절하지 않을까. 중국 정부가 산·학·연을 지휘해 탄탄한 첨단 기술의 기반을 만든 다음 화룡점정으로 천재를 그 위에 풀어놓으니 말이다. 국가란 뒷배가 있으니 량원펑이 자신 있게 이런 말도 했던 것 같다.
“오픈AI는 신이 아닙니다. 영원히 선두에 서 있을 수는 없습니다.”
- 118쪽
중국에서 천재들의 스타트업 창업이나 취업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량원펑은 “어떻게 신생 기업인 딥시크가 그렇게 훌륭한 인재를 모았느냐”는 중국 매체의 질문에 “우리는 가장 어려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인재들이 가장 끌리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혁신이 너무 적었기에 이들은 재능을 보여줄 기회에 목말라 있다”고 설명했다. - 131쪽
결국 중국에서 ‘천재 사용법’이란 천재가 외부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기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방파제'가 되어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반도체·드론 등 첨단 산업군 분야 1위 기업들은 국가의 후원과 보호를 받으며 천재성을 펼쳐왔다. 첨단 기술 산업은 초기 시장은 작고 투자 규모는 큰 특징이 있어 한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대기업이 판을 주도하지만, 중국에서는 국가의 선택을 받은 신생 기업들이 국유 자본과 정책 특혜를 등에 업고 산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활약한다. 대표적으로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두 축인 YMTC(낸드플래시)·CXMT(D램), 중국 1·2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하이실리콘과 유니SOC, 세계 드론 시장의 75%를 차지한 DJI 등이 ‘천재와 국가의 콜라보’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 기업은 전부 비상장 기업이기도 하다. - 151쪽
‘딥시크 금지령’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결집도 빨라졌다. 중국 최대 메신저 기업, 통신사, 자동차 기업까지 딥시크를 밀어주고 있다. 중국의 수퍼앱인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2025년 2월 15일 자사 서비스에 딥시크의 AI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장젠중 전 엔비디아 중국 총괄 매니저가 설립한 AI 반도체 설계회사 무어 스레드 테크놀로지Moore Threads Technology는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개설해 딥시크의 AI 모델을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어 스레드 테크놀로지처럼 딥시크를 자체 기술로 서비스하겠다고 나선 기업 10여 곳의 리스트가 중국에서 ‘애국 반도체 기업’이란 이름으로 돌고 있다. - 181쪽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한국이 소위 ‘데이터 수집 우려’를 이유로 딥시크를 차단했다”면서 “중국 측은 자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리를 결연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IT 매체 《자커ZAKER》는 “부러움을 받지 않는 자는 둔재”라면서 “과학기술 강국이라고 스스로를 칭하던 한국 등의 국가가 당혹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고 썼다. 15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블로거 ‘다라오르즈숴’는 “한국은 중국과 산업 경쟁을 벌이는 나라로서 중국의 AI 굴기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한국 정부가 나서서 중국 기술 봉쇄를 했다는 것은 정치적 결정”이라고 적었다. - 214쪽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 공략 대상이자 왕이 외교부장(장관)의 해외 순방 1순위 지역인 아프리카는 딥시크를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 등 AI 산업이 낙후된 국가에서는 이미 딥시크 활용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중국이 글로벌사우스를 ‘딥시크 영향권’으로 삼으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AI 질서가 구축될지도 모른다. 딥시크가 낮은 비용으로 개발됐고,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라는 점에서 개발도상국에게 새로운 AI 산업 진입 창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값비싼 반도체를 기반으로 첨단 AI 산업을 독점했던 미국이 ‘악인’으로, 오픈소스 AI를 들고 온 중국이 ‘은인’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남미 정세 분석 매체인 《아메리카스 쿼털리》는 “중국이 딥시크로 ‘AI 민주화’를 일으키며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적은 비용으로 AI 개발에 뛰어들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남미 국가들은 서구의 하드웨어(반도체) 우위를 벗어날 때 중국의 ‘AI 외교’를 경계하라”고 썼다. - 224쪽
“전쟁에서는 정공으로 맞서되 변칙으로 이긴다.” - 《손자병법》
도광양회韜光養晦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우리는 어쩌면 중국을 애써 외면해왔는지도 모른다. 미중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한한령의 높은 파고 속에서, 중국은 언제인가부터 우리의 적으로 자리했고 중국발 부정적인 뉴스로 미디어가 도배되는 사이 특정 분야에서의 눈부신 발전과 높은 경쟁력은 아주 간간이 전해졌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상대로서 중국은 세계에 존재감을 알렸다. 혁신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여겼던 세계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빨리, 그렇게 적은 비용으로, 그렇게 소수의 인원으로, 그들은 세계 최상급의 AI 모델을 내놓았다. 그것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취임식 당일에.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중국이 AI 특허출원 1위 국가이며, 량원펑 같은 젊은 이공계 천재 사업가가 수두룩하며, 딥시크는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여러 AI 모델 가운데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지금 세계 1위의 테크기업을 보자. BYD는 테슬라를 넘어 전기차 판매 1위이고, 틱톡은 미국 정부의 눈엣가시이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특히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5G의 최강자이고, DJI는 명실공히 세계 1위 드론 업체이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저자는 중국 정부의 장기적이고 흔들림 없는 산업지원 정책과 이공계 인재 육성 정책 그리고 천재와 국가의 환상적인 콜라보가 중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닐 수 있게 된 요인으로 평가한다.
중국의 SF 소설, 〈삼체〉는 3개의 태양이 뜨는 공상의 세계를 담고 있다. 지금 세계에는 2개의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며,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G2의 완벽한 부활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두 개의 세계가 열리고 있다.”
현명한 선택과 더 넓은 기회. 대한민국이 AI 세계 대전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무엇일지 이 책을 통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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