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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아파트

매드앤미러 3
전건우 , 전혜진 지음
텍스티(TXTY)

2025년 02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1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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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8.85MB)   |  약 12.4만 자
ISBN 979119319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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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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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앤미러는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한 텍스티(TXTY)의 프로젝트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호러 전문 창작 집단 ‘매드클럽’과 환상문학 웹진 ‘거울’을 모았다.
같은 한 줄에서 출발했으나,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다채로운 매드앤미러의 이야기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공통 한 줄:
‘뭔가가 있는 폐아파트 단지로 사라져 버린 조카를 구하러 가야 한다.’

「괴리공간」 전건우
이세계와 연결된 괴리공간에는 인간을 해치는 존재들이 나타난다.
그런데 그곳으로 조카가 들어가 버렸다.
만년 백수 재수는 최근 동네 폐아파트 단지의 계약직 경비원으로 취직했다. 재수는 ‘사람도 안 사는 아파트에 무슨 경비원이야?’라고 생각하며, 쉬운 일을 기대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곳을 비밀리에 관리하며, ‘괴리공간’이라 칭한다는 사실을 취직한 뒤에 알게 된다.
이세계와 연결되어 있어, 기이한 존재들이 나타난다는 괴리공간.
재수는 괴리공간 안의 존재들이 현실로 나오지 않도록, 사람들이 폐아파트 단지, 즉 괴리공간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순찰한다.
이 일을 잘 해내면 정규직으로 변환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서.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살던 조카가 폐아파트 단지로 간 듯한 힌트만 남겨 놓은 채로 사라진다.
‘조카가 괴리공간의 괴수들에게 당하면 어떡하지? 아니지. 괴리공간 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정부한테 들켜서 제거당하면 어떡하지? 비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나는 또 어떻고?’

재수는 혼란한 마음을 얼른 다잡고, 조카를 구하러 폐아파트 단지로 향한다.
어차피 존재감이 낮아서, 괴수들에게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부디 조카만 무사히 살아 있길 바라며!

「Missing」 전혜진
실종된 조카를 찾기 위해 들어간 폐아파트 단지에서
잊고 있었던 무언가와 마주한다.
선재는 최근 기억이 불분명해지는 증상을 겪고 있어서, 자주 갔던 병원에 들른다. 의사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라며, 휴식을 권한다. 여성청소년과 반장인 선재는 쉴 수 없는 상황이라, 고개만 가로젓는다. 그러고는 정말 죽음이 본인에게 그렇게까지 영향을 미쳤을지 고민한다.
아버지의 사십구재 당일, 선재는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와 자고 있는 오빠네 가족들을 발견한다. 선재는 안방 침대 위에서 자고 있는 오빠, 거실 바닥에 쪼그린 채 자고 있는 새언니와 조카를 번갈아 보며 여전하다는 생각에 헛웃음을 친다. 오빠와 20여 년째 연을 끊고 지냈던 선재는 그들이 불편하지만 입을 다문 채, 사십구재를 준비한다.
탈상 후, 어른들이 각자의 일로 정신없던 와중에 조카가 사라진다.
이 동네에는 짓다 만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로 있다.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우범지대가 되어 버린 그곳. 선재를 비롯한 경찰들이 수시로 순찰을 도는 그곳으로 조카가 들어갔다면, 조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선재는 조카를 찾으러 나선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괴리공간
Missing
Mission Completion Check
작가 7문 7답

“조금 있으면 요원들이 출동할 거야. 내 임무는 그때까지 공간수를 막는 거야. 그러니 자네는 도망가.”
요원이니 공간수니 전부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하나는 확실히 알아들었다. 도망가야 한다는 것. 다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늑대 인간과 마주한 순간부터 오금이 저리며 몸이 굳었다. 온몸이 떨렸지만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무서웠다. 정신이 나갈 만큼 무서웠다. 급기야 늑대 인간이 한 번 더 포효했을 때는 비명을 지르며 나도 모르게 주저앉고 말았다. - 17~18쪽. 「괴리공간」

“아주 희박한 확률로 그걸 타고나는 사람이 있어요. 지극히 낮은 존재감 말이에요. 그러니까 최재수 씨는 이 세계와 괴리되었다 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거죠. 그래서 공간수가 당신을 인지하지 못한 거예요.” - 25쪽. 「괴리공간」

박 주임의 말에 따르면 괴리공간을 통과하면 이세계, 즉 다른 차원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살아서 넘어가는 게 가능하다면 말이다. 당신이 괴리공간에 들어가게 되면 높은 확률로 공간수가 반갑게 맞이해 줄 것이고, 그렇다면 더욱 높은 확률로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발길 것이다. - 35쪽. 「괴리공간」

“회사의 허락 없이는 그 누구도 괴리공간에 들어갈 수 없어요. 특히 경비원은 더욱더.” - 36쪽. 「괴리공간」

아버지가 원한 것은 ‘자식’이 경찰이 되는 게 아니라 ‘아들’이 경찰이 되는 거였다. 아니, 어쩌면 애초에 아버지가 생각하는 ‘자식’의 범주에 딸은 들어 있지도 않았을 거다. 우재도, 늘 우재의 편인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 178쪽. 「Missing」

재개발되다 만 아파트 단지였다. 선 채로 죽어 가고 있는 듯한 이 도시의 흉물. 하지만 승빈이 보고 있던 것은 가림막 너머로 보이는 그 아파트 단지만이 아니었다.
짓다 만 단지 너머로 펼쳐진 낡은 서민 아파트들, 수십 년 전에 땅장사 하는 사람들이 날림으로 지어 놓고 재개발될 날만 오매불망 기다린다는 빌라들이 그늘진 땅에 불쑥불쑥 돋아난 버섯들처럼 고개를 들고 있었다. - 209~210쪽. 「Missing」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 거라고, 이 일대에서 보지 못한 드높은 주상 복합 아파트와 새로 들어설 식당가나 편의시설들을 중심으로 이 거리가 다시 번화해질 거라고, 그러면 인근 상권도 함께 살아날 거라고. 아파트가 한 층 한 층 올라갈 때마다 사람들의 희망은 함께 자라났다.
그리고 그 꿈은. 30층 넘게 쌓아 올린 아파트와 함께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 223~224쪽. 「Missing」

한 마디로 그 폐아파트 재개발 현장 지역은 우범 지대였다. 승빈이 기대하는 것처럼 귀신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린아이 혼자 그런 곳을 배회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 225쪽. 「Missing」

하나의 소스에서 개발된 두 편의 이야기는 비슷하게 나올 수도 있고, 상이하게 나올 수도 있다. 『금지된 아파트』는 후자에 속한다. 서사 전개는 물론이거니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감정도 다르다. 유쾌하게 통통 튀는 코미디 톤과 차분하고 묵직한 드라마 톤의 각 작품을 보면, 이렇게도 다를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물론 너무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묶은 책이라는 점이 당황스럽고 이 책을 선택하는 데 고민이 될 수 있음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독자분들께 한 번 봐 주십사 부탁드리고 싶다. 이야기의 재미와 함의를 모두 갖춘 이 두 편의 이야기를 어색하고 낯설다는 이유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쉽다.
또한 두 작품 모두 확장 가능성이 높아, 다 읽은 후 각 작품의 세계관 안에서 상상하며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계속 즐길 수도 있다. 이로써 소설의 묘미를 만끽하길 바란다.

「괴리공간」
최근 미스터리나 호러 장르에서 유행하는 ‘백룸’은 폐쇄적이거나 무한한 공간, 유사하거나 똑같은 구조가 반복되는 공간, 미지의 이세계에 갇히는 이야기 설정을 기본으로 한다. 이 큰 특징 안에서 창작자마다 세부 사항을 달리 하고 서사를 개발하여, 사람들이 계속해서 백룸 세계관이나 이야기를 즐기도록 한다. 백룸 소재의 좋은 콘텐츠가 나오면서 유행하긴 했으나, 원론적으로는 사람들이 일상이나 그 일상을 기반으로 한 상상 속에서 한 번 이상 백룸의 공포나 미스터리함을 느껴 본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잘 아는 그 감각을 설정이나 이야기 안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일종의 기대심리가 생겨, 더욱 흥미롭게 향유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전건우 작가 역시 이러한 백룸의 재미를 즐겨 왔고, 작품으로의 개발 의지를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었다. 그러다 ‘뭔가가 있는 폐아파트 단지로 사라져 버린 조카를 구하러 가야 한다.’라는 매드앤미러 한 문장을 만나고, 바로 백룸과의 접합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런데 정통 호러나 미스터리 호러가 아닌, 코미디 호러 장르를 선택한 점도 재미 포인트다. 이토록 다양한 ‘호러’를 쓰는 작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해 낸 셈이다. 또한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다른 세부 호러 장르를 재해석하여 가지고 왔다. 작품을 보면서 어떠한 세부 호러 장르인지 추측하고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괴리공간」의 주인공, 재수는 존재감이 없어서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재수가 큰 목소리를 내더라도 그들에게 쉬이 닿지 않는다.
그런데 분명히 존재하지만 미미한 존재감의 재수는, 사실 우리 사회에 훨씬 많이 있다. 어쩌면 재수가 존재감이 없어서 그런 일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의 존재감을 지우면서 수많은 재수들을 만들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타자화·대상화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누구든 온전히 자유로이 존재하기 어렵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모두가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고, 쓸모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존재감이 없는 것’이 그 존재의 특징은 되되, 그 존재를 없애기 위한 근거는 되지 않도록 말이다.

「Missing」
전혜진 작가의 「Missing」은 플롯에 따라 선형으로 흘러가는 듯하다가, 과거 이야기가 주요해지면서 궤도를 살짝 달리한다. 선형과 비선형을 넘나들면서 서사가 전개된다. 하지만 주요 인물인 선재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따라가면, 어느새 이야기에 몰입하여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 작품의 특징이 오롯이 드러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느끼는 감정은 마지막 장까지 달려가게 하고 작품의 전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선재는 한국 사회에서 살았던, 살아가는, 살아갈 여성들의 아픔과 극복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선재가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모습은 우리의 그것과 무척이나 닮아 있다. 선재는 수많은 아이들과 여성들을 구제하며 자신의 상처를 간접적으로 다루어 왔다. 때로는 그것이 더 본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을까. 아니, 상처를 더 주고 있음을 알고 있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답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지 못해서 그렇게 지내왔을 수도 있다. 그렇게 선재는 사람들을 구하고, 범죄자를 잡아들이면서 자신의 상처를 달랜다. 하지만 이런 선재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보상은커녕 인정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선재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그러다 종국에 선재는 답을 찾는다. 비록 그 답이 누군가에게는 다시금 답답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만, 선재는 이제야 비로소 내려놓고 자신을 보듬는다.

프로듀싱·편집을 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선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라고 줄곧 생각했다. 세상의 선재들이 과거의 아픔으로 좋지 않은 결과에 이르기 전에 본인이 편안해질 길을 찾았으면 했다. 또 지금 당장 그 길을 향해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며, 그릇된 선택이 아니라고도 말하고 싶었다. 과거의 상처를 빨리 털어내는 것만이 답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도 절대 아니었다. 그 또한 또다른 폭력이므로.
그저 이 작품을 통해 나만 그러했음이 아님을 알아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고, 더 나빠지지 않길 바랐다. 그리고 내가 아픔과 상처를 마주 볼 준비가 되었다고 스스로 느낄 때 온전히 용기를 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앞으로의 우리 삶에는 더 이상의 새로운 선재가 나타나지 않길 바랐다. 부디 그 뜻이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


매드앤미러 프로젝트의 또 다른 재미!
모든 작품을 잇는 매드앤미러의 세계관을 소개합니다.
[인류는 과거 유리 매미의 수호 아래 번영을 누렸다. 매미는 온 세상의 ‘악’을 거울 조각으로 이루어진 자기 날개에 가두어 해독하였다. 그러나 ‘악’에 잠식당한 타락한 사냥꾼들이 유리 매미의 날개를 파괴하였고 세상은 불안, 혐오, 폭력으로 가득 찼다. 세상을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부서진 유리 매미의 날개 조각을 모아 매미를 부활시키는 것뿐이다.
“어둠을 비추는 거울 조각들을 찾아라. 거울은 거울이 아닐 수 있음이라.”]

매드앤미러 세계관에 등장하는 ‘거울 조각’은 바로 시리즈의 각 작품입니다. 텍스티는 독자들(일명 ‘거울 조각 조사단’)이 그것들을 찾고 수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각 조각을 발견한 독자들이 감상하고, 소개하고, 대화하며 이야기를 확산시키고 그 힘이 크게 모이면 유리 매미가 힘을 되찾아 다시 세상을 정화해 줄 것입니다. 텍스티가 그 선봉대에 서겠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전건우

2008년 단편 소설 「선잠」으로 데뷔한 후 지금껏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고시원 기담』, 『살롱 드 홈즈』, 『마귀』, 『뒤틀린 집』, 『안개 미궁』, 『듀얼』, 『불귀도 살인사건』, 『슬로우 슬로우 퀵 퀵』, 『어두운 물』 등의 장편 소설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꾸준히 단편 소설 작업을 하며 다수의 앤솔러지에 작품을 실었다.
데뷔 이래 줄곧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쓰고 있으며, 아마 세상이 두 쪽 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머니께서 호러 추리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셔서 책장에 그런 작품이 가득했어요. 한글을 익히자마자 흉흉하고 으스스하고 오싹한 이야기를 읽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 이야기의 재미를 알게 된 거죠. 누구나 이 장르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이 장르에 한 번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죠. 그 매력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자(글) 전혜진

SF와 스릴러, 사회파 호러 작가. 라이트 노벨 「월하의 동사무소」로 제1회 이슈 노벨즈 공모전 편집부상을 받고 데뷔한 이래 부지런히 소설과 비소설, 만화 스토리를 써 왔다. 단편 소설 「파촉, 삼만 리」로 제5회 중국 청두 국제 SF 콘퍼런스인 ‘100년 후의 청두’ 공모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홍등의 골목』, 『아틀란티스 소녀』, 『바늘 끝에 사람이』, 『마리 이야기』 등을, 만화 『레이디 디텍티브』, 『리베르떼』, 웹툰 〈PermIT!!!〉의 스토리를 썼다. 「친애하는 황국신민 여러분」, 「컨베이어 리바이어던」, 「낫 서울, 낫 소울」, 「Legal ALEIN」 등 단편 소설에 주력하여 다수의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고전 문학에서의 귀신 이야기, 1990년대 전후 한국 순정 만화의 메시지와 스타일, 다양한 장르의 서브컬처와 지금 여기의 사회적 문제들에 두루두루 관심이 많다.
「Missing」도 그렇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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