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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의 시대

피터 S. 굿맨 지음 | 장용원 옮김
세종서적

2025년 03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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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27MB)   |  약 32.2만 자
ISBN 9788984078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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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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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아시아에서 너무 많은 물건을 들여오고 있었다!” 미국이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때가 코로나19 봉쇄 기간이다. 팬데믹 기간에 한국이 마스크나 ‘차량용 요소수 품절 대란’을 일시적으로 겪었다면, ‘소비지상주의 국가’ 미국은 식품부터 운동기기, 각종 전자제품 칩까지, 개인부터 기업과 정부 전 영역이 공급망 위기를 심각하게 체험했다. 평범한 물건 하나를 손에 넣기까지 수많은 생산 유통 공정이 전 세계 특히 중국 공장으로부터 이어달리기였음을 퍼뜩 깨닫는 순간이었다.

팬데믹이 상처를 남긴 글로벌 공급망은 붕괴가 가속화할 태세다. 적기생산(JIT)의 극단적 효율성 추구, 시장의 투명성 상실, 공급망 내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 등으로 언제든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던 글로벌 공급망은 미중 갈등과 트럼프 2.0시대의 ‘미국 우선주의’ 앞에 휘청거린다. 미국은 그간의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 즉 하나의 제품을 마무리하기 위한 전 세계의 협업 체계를 이제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뉴욕타임스〉의 경제부 베테랑인 피터 S. 굿맨으로 중국 닝보항부터 미국 곳곳과 니어쇼어링으로 부상하는 남미까지 현장을 발로 뛰며 공급망 재편의 최전선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한국어판 서문’에 썼듯 한국의 미래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해 더욱 심화된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지만 또 다른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다. 투자자 측면에서도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책이다.
한국어판 서문
프롤로그 “세상이 무너져 버렸어”

1부 공급망의 대붕괴
1장 “그냥 중국에서 만드는 게 나아요” ‘세계의 공장’의 기원
2장 “모두가 한 나라에 있는 공급처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드러낸 어리석음
3장 “과잉 생산보다 더 심한 낭비는 없다” 적기공급생산방식의 뿌리
4장 “린 탈레반” 컨설턴트들은 어떻게 적기공급생산방식을 가로챘나
5장 “모두가 모든 것을 원해요” 세계 경제계의 큰 오판
6장 “완전히 새로운 화물 처리 방식” 지구의 크기를 줄인 철제 상자
7장 “해운회사가 송하인을 등쳐먹고 있어요” 바다의 카르텔

2부 대양을 가로질러
8장 “잊힌 사람들의 땅” 농부들은 어쩌다 내륙에 갇혀버렸나
9장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군” 부두의 새 보안관
10장 “모든 것이 엉망입니다” 물 위에 뜬 감옥
11장 “말도 안 되게 위험해요” 부두의 삶
12장 “아침에 일어날 가치나 있는 걸까요?” 화물차 기사들의 끝없는 고통
13장 “공공비용으로 아무 데나 철도를 건설한다” 투자자들은 어떤 식으로 철도 산업을 약탈했나
14장 “전능한 지표인 영업비율” 철도회사의 현대식 약탈 방법
15장 “바퀴 달린 노동 착취 공장” 고통스러운 장거리 운전
16장 “식료품점 진열대를 채울 수 있게 해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육류업계가 노동자를 희생시켜 이익을 얻은 방법
17장 “자유 시장이 사라지고 없어요” 독점기업가들은 팬데믹을 어떻게 이용했나

3부 본국으로 귀환한 세계화
18장 “생산 공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어요” 중국 너머의 공장을 찾아서
19장 “세계화는 이제 수명이 다했습니다” 공장 일자리를 본국으로 가져오기
20장 “그래, 멕시코, 우리 좀 살려줘” 바다에 등을 돌린 글로벌 공급망
21장 “이런 일은 안 하려고 하거든요” 로봇과 주주 만족의 미래

맺는말 “당신을 위해 큰 희생을 하는 것이다” 잘못된 거래를 바로잡기

감사의 말
미주
찾아보기

현대자동차는 미국 남동부에 최첨단 공장을 건설하면서 이 공장이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격동적인 사건에 대비한 보험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는 76억 달러를 들여 조지아주의 작은 마을에 세운 이 공장에 회사의 열망을 보여주듯 메타플랜트아메리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다. 메타플랜트아메리카는 현대, 기아, 제네시스 등의 브랜드를 단 전기 자동차를 비롯해 한국의 자동차 대기업 현대가 설계한 최신 자동차의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남부 캘리포니아는 항구가 봉쇄된 것처럼 보였다. 서로 긴밀히 연결된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 앞바다, 태평양의 차가운 물 위에 50척이 넘는 거대한 선박이 발이 묶인 채 떠 있었다. 이들 선박이 부두에 정박해 화물을 하역할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 이 며칠이면 될 줄 알았는데 몇 주로 늘어났다. 궁금증을 못 이긴 일부 호사가들이 망원경을 들고 물가로 가서 검푸른 수평선까지 줄지어 늘어선 배를 세어 보려고 했지만 헛일이었다. 전쟁 때문이 아니었다. 세계 경제가 멈춰서면서 보인 모습이었다. 2021년 10월, 지구는 100년 만에 만난 최악의 팬데믹에 점령당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칩 제조업체들은 수십 년 전에 칩 생산을 미국에서 태평양 건너 일본, 한국, 대만으로 이전했다. 주로 애플 같은 주요 칩 사용업체가 재고를 줄임과 동시에 저비용 공급업체를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칩 부족으로 대차대조표가 엉망이 되고, 대만을 짓누르는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칩 제조업체 인텔은 20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새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인텔은 왜 그렇게 오래 기다렸을까? 적어도 그 답의 일부는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 2년 동안 인텔이 자사주 매입에 쓴 260억 달러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돈은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데 쓸 수도 있었다. 칩 부족은 자동차나 전자기기와 거리가 먼 산업에도 큰 피해를 주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구호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 4장 “린 탈레반” 중에서

해운업계가 혼란에 빠진 가장 직접적 이유는 선적 컨테이너의 극심한 부족 때문이었다. 미국인이 팬데믹을 견디려고 집에 물건을 채우기 시작하자 중국의 공장에서는 엄청난 물량을 쏟아냈고, 이 때문에 거의 모든 항구에서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아마존이나 월마트 같은 대형 소매기업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컨테이너 선적을 보장하는 원양 해운사와 계약을 맺고 있었다. 이런 거대 기업조차 화물 선적에 어려움을 겪을 만큼 상황이 긴박해지자 이들은 컨테이너선을 용선하여 필요한 제품을 계속 실어 날랐다.
- 7장 “해운회사가 송하인을 등쳐먹고 있어요” 중에서

마페이는 자신을 위원장으로 만들어준 대통령과 달리, 원양해운사가 운송료를 급격하게 인상할 수 있었던 것이 그들의 시장 지배력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해운업은 기업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산업이므로 반독점이라는 전통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런 사정이 오랫동안 미국의 수입업자들과 수출업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해왔다고 했다. 그들이 지금까지 저렴한 운송료의 혜택을 누려왔다는 것이었다.
마페이는 나에게 “현재와 같은 상황은 20년 동안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 9장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군” 중에서

이 철도 건설 프로젝트는 1863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기준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던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중국인 노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그때 중국인 노동자들을 대하던 방식이 그 이후 대대로 철도회사들이 노동자를 대하는 기준이 되었다. 이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 존중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수익성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었다.
- 13장 “공공비용으로 아무 데나 철도를 건설한다” 중에서

금전적 이익이 거의 모든 생산 시장의 형태를 결정했다. 투자자 계층은 효율성을 기준으로 글로벌 생산망과 유통망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 효율성은 그 무엇보다, 설령 신뢰성이 훼손된다고 해도 이윤을 중요시하는 변종 효율성이었다. 비용 절감의 강박에 시달리던 기업은 제품 생산을 해외로 이전했다. 이와 동시에 적기공급생산방식과 린 생산은 재고 감축을 요구했다. 이렇게 되자 문제가 발생할 완벽한 조건이 만들어졌다. 규모에 대한 무절제한 찬양은 독점기업가에게 한때는 경쟁이 치열했던 시장을 장악할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경제는 일단 충격이 발생하면 물품 부족과 가격 인상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체질로 바뀌었다.
- 17장 “자유 시장이 사라지고 없어요” 중에서

세계가 중국 공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 광범위한 소비재의 가격이 오를 것이 확실해 보였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위기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는 대신 오랫동안 이윤 극대화 시대를 정의해왔던 효율성을 포기하는 일이었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의 공장에서 대량의 상품을 최저가로 사들이는 대신, 생산 기지를 전 세계로 넓혀야 할 터였다. 그러려면 다른 나라의 규칙과 생산시설 그리고 권력 실세에 익숙해져야 할 터였고, 새로운 인력을 배치해야 할 터였다. 그러면 사업 운영이 복잡해지고 돈과 시간이 많이 소모될 터였다. 이것은 판매 상품에 붙는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었다.
- 18장 “생산 공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어요” 중에서

슈페는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하면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반면, 미국에서 생산하면 그 제품을 쓰는 고객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파악했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한다는 말은 미국 땅에 투자한다는 뜻일 뿐 아니라, 바다를 가로질러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데 따르는 탄소 배출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것은 주문을 베트남이나 아시아의 다른 국가로 돌린다고 해서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봤자 그 주문품이 미국 소비자 손에 들어오려면 태평양을 건너야 하기 때문이었다.
- 19장 “세계화는 이제 수명이 다했습니다” 중에서

선전 본사에 근무하는 웬화의 빌 챈이라는 임원이 중국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위챗으로 장에게 연락해왔다. 그의 질문은 직설적이었다. 사용 가능한 부지 면적은 얼마나 되나요? (34헥타르입니다.) 현지의 도로 사정은 어떤가요?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차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인근에 정통 중국 식당이 있나요? (한 군데도 없습니다.)
몇 주가 지나자 웬화 측으로부터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챈은 웬화 멕시코 자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되었다. 챈은 이 공단은커녕 멕시코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머뭇대지 않고 3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었다.
“우리의 주력 시장은 미국입니다. 그 시장을 잃고 싶지 않아요.” 어깨를 으쓱하며 챈이 말했다.
- 20장 “그래, 멕시코, 우리 좀 살려줘” 중에서

한국인 영업 책임자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팬데믹, 공급망 위기, 코로나로 인한 중국의 폐쇄 등을 겪은 많은 북미 제조업체는 가능한 한 리스크를 피하려고 하죠. 세계화는 끝났어요. 이제는 현지화예요. 세계화는 지정학적 상황이 안정적일 때나 작동하죠. 지금은 분명히 세계화가 위험한 순간으로 접어드는 전환점이에요.”
세계화가 끝났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지구상의 어느 곳도 자급자족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제 무역의 장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20장 “그래, 멕시코, 우리 좀 살려줘” 중에서

★미국 아마존 경제경영 분야 1위
★〈포린 폴리시〉 올해의 책 2024
★한국어판 서문 긴급 추가!

지정학적 경제 변화의 심장부를 깊이 들여다보다!

세계는 어떻게 모든 것을 잃어버렸나
- 항구에서 문 앞까지 공급망 속 제품, 운송, 사람들 이야기

『공급망 붕괴의 시대』는 팬데믹 당시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장난감을 미국 시장에 대려는 한 업체 헤이건 워커가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컨테이너선에 실어 미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을 따라간다. 베테랑 기자 굿맨의 물 흐르는 듯한 스토리텔링은 독자들을 정교한 공급망 시스템의 내부로 안내한다.

선적할 배를 찾지 못해 발을 구르는 생산업자들, 이 상황을 즐기는 독점 해운업자들, 인플레이션을 억지하려는 미 정책가들의 넛지, 점점 삶의 질이 떨어지는 공급망 노동자이자 소비자들 등 니어쇼어링과 리쇼어링이라는 결괏값을 낸 여러 변수가 보인다. 중국의 공장들, 북부 캘리포니아의 아몬드 재배업자와 노동자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육류 가공업자, 텍사스주에서 파업을 벌이는 철도 노동자, 저자 굿맨을 태운 채 수백 킬로미터의 대평원을 함께 달린 화물차 기사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거대한 공급 사슬을 운용하는 인간 플레이어들의 승리와 투쟁 그리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들이 직면한 위기와 도전을 날카롭게 해부했다.


효율과 저비용을 우선했던 글로벌 적시공급 시스템의 몰락
- 최소한의 재고로 운영하는 전 세계 제작망의 종말

팬데믹이 들이닥쳤을 때, 우리는 필수재를 구하러 뛰어다니는 사상 초유의 일을 마주했다. 물자가 넘쳤던 부유한 나라들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으며, 미국의 마트에서는 육류와 화장지는 물론 아기들의 분유까지 동났다.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조차 수십억 달러를 들여 제작을 끝내 놓고도 ‘반도체 칩’ 하나가 없어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적기공급생산방식의 왜곡과 생산 공장의 집중화가 가져온 ‘공급망의 충격’이었다. 이로써 정부와 기업들은 전 세계를 촘촘히 엮어놓은 그물망, 즉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선박은 차례를 기다리느라 항구 밖 바다에 발이 묶였고, 창고는 처리하지 못한 컨테이너로 넘쳐났으며, 화물차는 멈춰 섰다. 일상에 전례 없는 규모의 충격을 가한 팬데믹은 우리가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던 시스템이 사실은 언제라도 혼란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확실하게 드러난 공급망 문제의 직접적 원인은 코로나19였지만 이는 단지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되어온 취약한 공급망의 가면을 벗겨낸 것일 뿐이었다. 이음매 없는 거대한 시장이, 패치워크로 붙여진 지정학의 무대로 탈바꿈했다.


제조국가이자 수입국인 한국 경제에 필수적인 책

저자 피터 굿맨은 긴급하지만 누락된 경제 이슈를 포착해온 경제 저널리스트로, 현재 가장 존경받는 글로벌 경제 분석가 중 한 명이다. 그는 『공급망 붕괴의 시대』에서 공급망의 작동 방식과 앞으로 산업 재편에 끼칠 변화들(또는 상대국에는 재앙), 즉 미국의 탈세계화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만든다. 팬데믹으로 비로소 드러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처 집중화의 문제점, 지구의 크기를 줄인 철제 상자 컨테이너 운송의 등장과 그 후과인 중국 중심의 세계화, 컨설턴트들이 왜곡해온 적기공급생산방식의 신화와 린 생산, 해운회사들의 카르텔과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본 아몬드 생산 농가들, 기업들이 화물차 기사와 철도 노동자를 쥐어짜면서 재고를 최소화해온 과정, 육류업계의 독점기업가들이 희소성을 조작해 육류 가격을 올리고 재난을 이용해 이득을 취한 방법, 대차대조표를 부풀리고 주가를 최대로 부양해 월스트리트를 만족시키려는 기업 경영자들과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온 소비자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썼듯, 발 빠른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현장이나 멕시코, 과테말라에 공장을 짓는 등 대책을 마련하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미국 조지아주에 메타플랜트아메리카 공장을 지은 현대차 역시 트럼프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슈 등으로 셈법이 달라지고 있다.


값이 비싸더라도 미국 내에서 생산하라!
- 미국이 수출할 인플레이션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은 일부 생산 공장을 베트남 같은 다른 나라로 옮기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변수가 많은 태평양과 씨름할 필요 없이 낮은 생산 비용을 유지할 수 있는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에 생산 공장을 세우는 니어쇼어링이나 생산 공장을 다시 본국으로 가져오는 리쇼어링 정책을 좇고 있다. 그러나 아직 중국 공장의 저임금과 생산 능력을 따라올 곳은 없다. 그렇다면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한 물건들은 비싸질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통은 결국 전 세계 보통 사람들이 부담하게 된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취약점이 된 인플레이션의 유발자로 해운업 카르텔을 지목했다. 팬데믹 봉쇄 여파로 모든 기업들이 컨텐이너와 선박을 찾기 위해 높은 운임을 감수해야 했다. 이와 관련해, 해운업체에 바로 규제를 가하기보다는, 정상적인 시장가 상승과 해운업자의 ‘바가지’를 구분해 노련하게 정책을 실행하는 정부 관료(연방해사위원회)의 ‘넛지’도 읽어볼 만하다. [9장] 이처럼 『공급망 붕괴의 시대』에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해 신선한 시각을 보탠다.


중국 등 과거의 공급망과 완전히 결별할 수 있을까?

오늘날 경영자들은 과거 적시생산의 효율성을 찬양했듯이,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공급망의 전통적 기반은 그대로 남아 있어 현재의 위기가 진정되면 과거의 유혹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이 여정 끝에 놓인 것은 인류가 의약품이나 컴퓨터 칩에서부터 장난감과 게임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의 제품에 접근하고자 무질서하고 취약한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짚어준다. 오랜 시간이 축적된 만큼 중국발 공급망은 바로 끊어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기업가들도 상당하다.

한편 수많은 형태의 노동 착취에 의존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이 시스템은 투자자 계층에게 보상하는 수단으로 구축되었고 그 대가는 신뢰의 상실이다. 공급망의 대붕괴는 팬데믹이 촉발한 특이한 사건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시스템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반드시 발생할 역기능의 예고편이라는 저자의 경고가 큰 울림을 준다. 앞으로 “어디서 생산할 것인가?”는 단지 비용과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전략 문제로 바뀌었음은 분명하다. 저자는 3부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공급망을 다시 구성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추천사

탈세계화의 기폭제가 된 ‘공급망의 충격’을 흥미롭게 포착하면서도 읽기 쉽게 쓴 책이다.
- 〈월스트리트 저널〉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공급망은 극심한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공급망 붕괴의 시대』는 독자들을 시스템의 심부로 안내하고, 취약하게 만든 요인들을 분석한 뒤, 글로벌 협업의 미래에 대해 통찰을 제공한다.
- 〈포린 폴리시〉, 올해의 책 2024

이 책은 공급망 붕괴, 특히 효율적 시장 이론으로 공급망이 소수의 지역에 집중된 과정을 추적한다. 까다로운 주제를 깔끔하면서도 자세히 다룬 책이다.
- 라나 포루하, 〈파이낸셜타임스〉 추천 도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이 책은 여러 관련 자료를 토대로 문제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보여준다. 다음 위기가 닥치기 전에 정책 입안자들과 경제학자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굿맨은 거침없이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고, 현재의 낮은 가격이 미래에는 사회 전체에 높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다.
- 〈커커스 리뷰〉 주목 도서

작가정보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기업체에서 30여 년 근무하다 퇴직한 후 ‘바른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관심 분야는 경제ㆍ경영, 법정 스릴러, 역사서 등이다. 깔끔하고 정확한 번역으로 독자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일한다. 번역서로는 『스페이스 이코노미』, 『지도로 보는 전쟁사』, 『세상을 움직이는 사모펀드 이야기』, 『보통 사람들의 전쟁』, 『뱅크 4.0』, 『XPRIZE 우주여행의 시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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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공급망 붕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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