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가 필요한 계절

노은주 지음

펜포인트 2025년 03월 0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세 편의 단편소설 「온도가 필요한 계절」, 「노호혼」, 「고립」은 한층 깊어진 내면을 가진 청춘들이 일상의 한계와 고립감, 그리고 그 틈새에서 찾아오는 미묘한 위안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표제작 「온도가 필요한 계절」에서는 서로 의지하던 친구가 남긴 ‘느린 엽서’ 하나 때문에 부산에서 서울을 오가며 흔들리는 주인공의 심리가 짙은 여운을 남긴다. 애써 풀지 못한 불안과 그리움, 그리고 그 끝에 마주하게 되는 작은 용기까지, 시간과 공간을 돌고 돌아 온전히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청춘의 단면이 선명하다.

「노호혼」은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작은 인형(노호혼) 같은 심리적 위안을 찾아가며, 함께 자취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공백을 메우려 애쓰는 과정을 그린다. 바쁘게 살아가도 구멍처럼 남아 있는 고독을, 일상의 유머와 따뜻한 시선으로 살짝 치유한다. 마지막 「고립」에서는 어릴 적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여전히 결벽과 소외 속에 사는 청년이 조금씩 자신만의 길을 찾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결벽증이라는 굴레가 만들어 낸 외로움과 불안감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결국 ‘지금’ 이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힘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세 작품에 공통으로 깔린 정서는 상처받기 쉬운 청춘이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그 길 위에서 맞닥뜨리는 고립을 어떻게 스스로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독자들은 이 소설집을 통해 미묘하게 얽혀 있는 트라우마와 외로움을 체감하고, 그 결핍을 채워 주는 작은 온기와 일상의 회복력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목차

온도가 필요한 계절
노호혼
고립

책 속으로

세 편의 단편소설 「온도가 필요한 계절」, 「노호혼」, 「고립」은 한층 깊어진 내면을 가진 청춘들이 일상의 한계와 고립감, 그리고 그 틈새에서 찾아오는 미묘한 위안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표제작 「온도가 필요한 계절」에서는 서로 의지하던 친구가 남긴 ‘느린 엽서’ 하나 때문에 부산에서 서울을 오가며 흔들리는 주인공의 심리가 짙은 여운을 남긴다. 애써 풀지 못한 불안과 그리움, 그리고 그 끝에 마주하게 되는 작은 용기까지, 시간과 공간을 돌고 돌아 온전히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청춘의 단면이 선명하다.

「노호혼」은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작은 인형(노호혼) 같은 심리적 위안을 찾아가며, 함께 자취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공백을 메우려 애쓰는 과정을 그린다. 바쁘게 살아가도 구멍처럼 남아 있는 고독을, 일상의 유머와 따뜻한 시선으로 살짝 치유한다. 마지막 「고립」에서는 어릴 적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여전히 결벽과 소외 속에 사는 청년이 조금씩 자신만의 길을 찾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결벽증이라는 굴레가 만들어 낸 외로움과 불안감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결국 ‘지금’ 이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힘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세 작품에 공통으로 깔린 정서는 상처받기 쉬운 청춘이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그 길 위에서 맞닥뜨리는 고립을 어떻게 스스로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독자들은 이 소설집을 통해 미묘하게 얽혀 있는 트라우마와 외로움을 체감하고, 그 결핍을 채워 주는 작은 온기와 일상의 회복력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노은주의 소설집 『온도가 필요한 계절』은 청춘이 마주한 ‘결핍’과 ‘고립’이라는 기묘한 풍경을 세 편의 이야기에 걸쳐 풀어낸다. 표제작 「온도가 필요한 계절」부터 「노호혼」, 「고립」에 이르기까지, 인물들은 각기 다른 사연 속에서 상처와 불안을 겪으면서도 끝내 아주 작은 온기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돌이켜 본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서정적 분위기와 함께, 잔잔하게 드러나는 치유의 가능성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먼저 「온도가 필요한 계절」에서 주인공 도희는 ‘느린 우체통’을 통해 엽서를 남긴 친구 솔을 찾아 부산과 서울을 오간다. 연락을 끊고 사라진 듯한 친구가 남긴 엽서 한 장은, 수많은 의문과 함께 도희의 상실감을 더욱 짙게 만든다. 읽는 내내, ‘친구의 행방을 쫓는다’는 표면적 서사 뒤에 숨은 진짜 골자는 ‘도희 자신을 향한 탐색’임을 깨닫게 된다. 병원을 다니는 솔이 말하지 못한 비밀, 그리고 그 비밀을 애써 캐물으려 하지 않았던 도희의 회한까지. 결국 주인공은 1년이나 늦게 도착한 엽서 속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메시지를 되뇌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특별한 순간을 마주한다. 시간의 흐름에 걸쳐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군가를 이해하고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용기 있는 선택인지 조용히 일깨운다.

두 번째 작품 「노호혼」은 분주한 도시 생활 속에서 가까이 지내는 두 청춘이 서로의 결핍을 작은 말과 행동으로 채워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맥주와 견과류로 식사를 대신하고, 하루 종일 알바에 시달리는 인물들의 ‘빈자리’를 채워 주는 것은, 테이블 위에서 해가 뜰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작은 인형 ‘노호혼’이다. 이 인형은 꼭 필요한 순간에 서로에게 건네는 다정한 한 마디처럼, 바쁜 일상에도 스며드는 희망을 상징한다. 무엇보다 “메모”를 남기는 두 사람의 습관은 말로 전부 꺼낼 수 없는 외로움을 서로의 존재로 달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무심히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긍정적 문장들로 수놓는 모습은,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작은 위안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을 시사한다.

마지막 「고립」은 결벽증과 트라우마에 갇힌 주인공이 ‘바닥’에 대한 극심한 거부감으로 세상과 단절되는 모습을 보여 준다. 과거 학교 시절에 겪은 폭력적 경험이 이후로도 지속되는 불안과 공포로 남아, 어디에도 편하게 서 있지 못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바닥 아래로 떨어지는” 불안감은 그저 청결 문제만이 아니라, 타인에게 손가락질받을까 두려워 스스로를 더욱 내몰았던 상흔임이 드러난다. 끝내 주인공이 ‘쓰레기 줍기’ 같은 작은 행동을 통해 과거를 직접 마주하고, 부정해 온 바닥 위에 서서 다시 한 걸음 내딛는 과정은 결코 거창하지 않지만 인상적이다. 깨끗함을 추구한다기보다, 오히려 자신이 기피했던 공간을 돌아보며 ‘천천히 회복’하려는 마음이 배어난다.

이렇듯 세 작품은 모두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는 삶”에 대한 은유로 가득하다. 돌연 사라진 친구를 쫓거나, 바쁜 일상에 지친 둘이 한 공간에서 서로를 보듬거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스스로 고립된 청춘이 다시 세상과 맞서는 모습들. 작가는 이 인물들을 통해 ‘정체된 감정’과 ‘아주 사소한 회복의 단서’를 대비시킨다. 차가운 바람 속 작은 온기, 고독한 밤을 달래는 노호혼 인형의 고개 끄덕임, 그리고 추억이 얼룩진 바닥을 스스로 걸어 나가는 발걸음이 그 예다. 결국, 인간이 어떻게 결핍을 이겨 내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며 한 발씩 나아가는지를, 작가는 담담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낸다.

『온도가 필요한 계절』은 결핍에 짓눌린 채 멈춰 서 있던 청춘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마주하고, 아주 작은 용기와 연대의 힘을 통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야기다. 인물들이 겪는 불안과 상처의 결이 다양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동시에 그들이 끝내 붙잡아 내는 작은 희망의 빛은 독자들에게도 잔잔한 위로가 된다. 무엇보다 극복의 과정이 막연한 의지나 감성에 머물지 않고, 일상의 사소한 행동(엽서 쓰기·메모 남기기·쓰레기 줍기 등)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 현실성을 더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한, 완벽하게 ‘고립’을 끊어 내기는 쉽지 않을지 몰라도, “온기가 필요한 계절”은 언제든 다시 오고, 또 다른 ‘노호혼’의 끄덕임이 우리의 빈 마음을 채울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건네는 작품집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노은주

노은주는 2002년생으로, 광주대학교 졸업 예정이다. 「온도가 필요한 계절」, 「노호혼」, 「고립」 등을 집필하며 삶의 주변부에서 흔들리는 청춘의 내면에 주목해 왔다. 외로움과 불안을 마주한 이들이 일상의 균열 속에서 스스로를 재발견하고, 결국에는 작은 온기를 되찾는 과정을 담담하지만 섬세하게 그려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작품집은 작가의 졸업작품으로, 결핍과 고립, 그리고 미묘한 치유의 가능성을 깊이 있게 포착한 소설들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