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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 김태연, 도니, 명진, 박효진, 봄희, 샤이, 이원희, 장서진, 헤오, 효찬 지음

하모니북 2025년 03월 0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하모니북 ‘하루 10분 글쓰기’ 24기 작품집
열다섯 가지 글감으로 쓰인 8명 작가님의 글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목차

가비
김태연
도니
명진
박효진
봄희
샤이
이원희
장서진
헤오
효찬

책 속으로

계정이 영구 정지됐다.
당연하지만 한 치 부끄럼 없이 게임을 했다. 채팅도 인사만 하거나 그냥 재밌는 농담하는 용도로만 사용했고, 경쟁전도 아닌 빠른 대전만 했으며, 핵 같은 부정 프로그램은 당연히 사용하지 않았다. 요즘 목표가 잘 맞긴 하던데, 그 때문일까 신고가 많이 들어왔나 보다. 사례를 찾아보니까 억울하게 정지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고, 절대 풀어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원래 계정을 찾는 것은 포기하고 부계정을 본 계정으로 강제 승급시켰다. 근데 이렇게 정지당하니까 처음엔 화가 많이 났지만, 궁금증도 생겼다.
- ‘검색어 | 강지훈’ 중에서

오늘 내가 입고 있는 가장 오래된 옷은 2022년 겨울에 구매한 검은색 패딩 점퍼야.
어느덧 세 번째 겨울을 함께 보내고 있네, 듬성듬성 오리털이 삐져나오지만 찢어지기 전 까지는 계속 입으려 해.
어느새 내 애착 옷이 되어버린 이 옷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입고 있어.
- ‘옷차림 | 곰다윗’ 중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래도 함께 9년 정도 동고동락한 우리 집 토끼, 뭉이가 생각났다. 지금은 토끼별로 간 우리 집 뭉이. 토끼로 한 번 태어나 보고 싶어졌다.
- ‘환생 | 못라니(주란희)’ 중에서


모습은 꼭 피아노나 오르간 같은데, 소리는 피아노도 아닌 것이 실로폰도 아닌 것이… 묘한 소리를 내던 악기의 정체는 생전 처음 들어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요정 마을에서 항상 흘러나올 것 같은 맑고 신비로운 소리여서일까. 해리포터와 이웃집 토토로의 OST에도 쓰였다 한다. 첼레스타 마스터가 된다면 영화 음악 감독으로 활약하고 싶다. 그리고 좋아하는 감독, 배우, 음악가와 함께 오랜 시간 작품 활동을 하다가, 환기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쯤 작은 소리 공방을 하나 마련할 것이다. 도심에서 비켜난 외곽에 자리를 잡고, 우연히 방문할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선 이들에게 주제곡을 선물하고 싶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분위기를 담아서, 동심이 되살아날 듯한 소리로.
- ‘악기 | 배소현’ 중에서


20대 때는 대학입시, 30대 취업을 위해 치열하게 살다 보니 어느덧 33살이라는 나이가 눈앞에 왔다. 20대 때 바라본 30대 중반은 엄청난 성취를 이뤄둔 어른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33살이 되어 보니 아직 어른이 되어 살길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헤쳐 나가야 할 것들도 많고, 이뤄야 할 성취가 많은 33살이지만, 이 성취를 위해 움직이는 하루하루의 발돋움이 미래의 나에게 잘했다고 토닥여줄 날이 올거라 믿으며 오늘도 나의 마음 속의 성취감을 이루기 위한 도약을 위한 하루를 그려본다.
- ‘성취 | 유다원’ 중에서


산신령이 주신 이름으로 개명을 하면 그 이름 뜻을 따라 멋들어지게 성공도하고 돈도 벌 수 있다고 했다. 카더라~ 하는 소문들이 무성했지만, 실제로 그 산속의 산신령을 만났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 얘기를 전해 들은 원희는 어느 날 꿈속에서 산신령과 연못을 보며 잠에서 깨어났다.
원희는 우연히 개명하고 유명한 식당을 하고 있다는 식당 주인을 만나게 된다. “이미한”에서 개명한 이름은 “이미정”이었다. 식당 이름은 “이미정한식당” 이었다. 고객들이 이미 정하고 찾는다는 그 식당은 요즘 대박식당이다. 사장님을 찾아가 산속 위치를 물었다. 처음엔 머뭇거리더니 꿈 이야기를 하니 생각보다 쉽게 위치를 알려주셨다. 원희는 뭔가 술술 풀리는 것 같았다. 사장님은 마지막 한 가지를 강조했다. ‘소원은 딱 한 가지만 말해야 해’
- ‘개명 | 이원희’ 중에서


나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살기 위해 아주 간편하고 아주 단순한 간편 요리를 즐겨한다.
(...)
아주 맛있는 미역국이 완성된다.
삼일 동안 나는 미역국과 햇반 그리고 종가집 맛김치를 끼니 걱정없이 배부른게 먹는다.
오늘도 나는 어제 끓여놓은 미역국을 먹으러 퇴근하는 중이다.
- ‘자신있는 요리 | Kim hee soon’ 중에서


“천국에 갈 수 없다면 저승사자로 일하겠습니다.”
착한 일을 해야 천국에 갈 수 있다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 그렇다면 나는 저 말을 할 것 같다. 저승사자에게 구걸이나 어필은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한다고 예정된 길을 뒤집을 순 없을테니.
- ‘저승사자 | Opus’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가비, 김태연, 도니, 명진, 박효진, 봄희, 샤이, 이원희, 장서진, 헤오, 효찬

가비, 김태연, 도니, 명진, 박효진, 봄희, 샤이, 이원희, 장서진, 헤오, 효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