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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읽는 힘

웅진지식하우스

2025년 03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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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6.20MB)   |  약 10.1만 자
ISBN 9788901293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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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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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여전히 복잡한 공식의 암기와 수식의 풀이로만 오해하는 사람들을 구해줄 발칙한 스토리텔러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지식의 흐름을 관통하는 수학의 역사다. 이 책은 고대 첫 수학자 탈레스로 출발해 중세의 뉴턴과 오일러를 거치며 근대의 가우스, 현대의 러셀과 튜링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수학을 완성시킨 수많은 수학자의 삶과 발견을 되짚는다. 숫자와 기호로만 알고 있던 따분한 수학 공식 뒤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함께 어려운 수식을 친절하게 풀어낸 일러스트를 곁들인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수학의 개념과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이 책과 함께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푸는 수학’이 아닌 ‘읽는 수학’의 묘미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기하학으로 피라미드 높이를 측정해 신으로 추앙받았고, 숫자 ‘0’은 알 콰리즈미의 아라비아 숫자 전파로 비로소 발견되었다. “유레카!”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는 오로지 지렛대의 원리만으로 부피 공식을 유도했고, 갈릴레이는 자연 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었다. 어렵다고 정평 난 행성의 궤도 문제는 뉴턴의 미적분으로 풀렸고, 튜링은 나치 독일의 암호를 수학적 모형으로 해독해 전쟁의 우위를 뒤집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경이로운 수학의 발자취를 좇다 보면 비로소 수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단순한 문제 풀이만으로는 결코 수학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수학 공식과 만물의 법칙은 수학자들의 끝없는 의문과 질문, 그에 대한 해답과 답을 뒤집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완성되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가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이 책을 통해 공식 암기나 숫자 계산 없이도 수학의 원리와 개념을 이해될 것이다.
추천의 글_수학적 사고를 깨우는 지적 여정의 시작
프롤로그_여전히 수학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1장 고대 · 중세
- 진리를 향한 첫걸음

기하학: 신과 인간 사이의 다리
− 최초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 신으로 추앙받은 수학자
− 세기의 베스트셀러
− 수학은 돈이 될까?

수학철학: 만물은 수이다
−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
− 수학의 불가해한 유용성
− 선 긋기 문제
− 플라톤의 수학 세계
− “직선을 긋다” vs. “직선이 있다”

수론: 패러독스의 향연
− 유리수와 무리수
− 정말로 심각한 문제
− 옴짝달싹 못 하는 아킬레스
− 무한보다 큰 무한
− 공리가 아닌 듯한 공리
− 그 이후로 무슨 일이 있었을까?

대수학: 유클리드가 쏘아 올린 공
− 중세는 암흑기일까?
− 엉뚱한 이름의 아라비아 숫자
− 0의 수수께끼
− 수직선 완성하기
− 유클리드 구출하기
∞기하학과 지렛대로 적분하기∞

2장 초기 근대
- 자연은 수학의 언어로 쓰였다

미적분학: 점성술에서 수리물리학으로
− 천문학의 유용함
−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 학자도 줄을 타야 해!
− 케플러의 법칙
− 근대 과학의 아버지?
− 1684년의 운명적 만남
− 딱 다섯 쪽 만에 몰아 보는 미분
−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
− 물고기 사전 때문에 무산될 뻔한 프린키피아

복소수론: 허구적이지 않은 허수
− 수학으로 결투하기
− 도중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령
− 데카르트와 코기토
− 좌표평면의 등장
− 좌표평면에서 복소평면으로
− 허수는 정말 ‘상상 속의 수’일까?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
− 두 세계를 잇는 다리
− 우리 모두의 스승, 오일러

논리학: 기계의 언어, 기계의 수학
− 만능 천재 라이프니츠
− 최단 강하 곡선 문제
− 희대의 진흙탕 싸움
− 모든 논쟁을 해결해 줄 기계

3장 후기 근대
- 엄밀하고 정확한 언어의 발견

미분기하학: 새로운 공간의 발견
− 삶의 빛을 집어삼키는 문제
− 무엇이 ‘진짜’ 직선일까?
− 증명이냐 반례냐, 그것이 문제로다
− 2천 년 난제의 종지부를 찍다
− 수학의 왕, 가우스

해석학: 더 엄밀하게, 더 정확하게
− π=4?, 0.999…=1?
− ‘한없이 가까워진다’의 의미
− 해석학의 등장

현대대수학: 비운의 천재들이 남긴 유산
− 오차방정식의 근의 공식?
− 어린 천재의 죽음
− 일순의 빛, 갈루아
− 아벨과 갈루아의 군론

4장 현대
- 암흑의 시대에 던져진 한 줄기 빛

집합론: 무한과 이그노라비무스
− 무한의 새로운 정의
− 가산집합과 비가산집합
− 대각선 논법과 연속체 가설
− 이름 붙일 수 없는 수
− 러셀의 역설
− 칸토어의 낙원
− 수란 무엇일까?
− 술어와 집합의 관계
− 체스와 집합론
− 힐베르트의 꿈

수리논리학: 불완전성 정리에서 컴퓨터까지
−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 불완전성 정리의 증명
− 부조리의 시대에 던져진 논리학자

위상수학: 우주 너머의 기하학
− 쾨니히스베르크 다리 문제
− 행성의 모양 알아내기
− 차원을 넘는 사유
− 푸앵카레의 추측
− 위상 공간의 등장
− 하우스도르프의 죽음

계산이론: 에니그마를 해독하라
− 튜링 기계
− 모든 것을 계산할 수 있는가?
− 해독 불가능한 암호를 해독하라
− 컴퓨터의 아버지

에필로그_다시 수학을 생각하는 시간

무엇이 만물을 이루는지에 대한 질문을 처음 진지하게 숙고한 인물은 탈레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최초의 철학자로 회자되는 이유이지요. 탈레스는 만물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마 물이 고체, 액체, 그리고 기체로 변화할 수 있을뿐더러 지구의 상당 부분이 물로 덮여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보기 에는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단순한 주장이지만, 탈레스의 추론은 여타 고대 신앙과 비교해 보면 꽤 ‘과학적’인 구석이 있습니다.
또한 탈레스는 처음으로 수학을 계산 놀음이 아닌 연역적 추론을 통해 결론을 이끌어 내는 학문으로 격상한 인물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초의 수학자로도 불리는데요, 그의 대표적인 발견은 “두 변과 그 끼인각이 동일한 삼각형은 모두 합동”임을 보인 것입니다.
-pp.22-23

이렇게 전자를 비롯한 입자의 행동에 관여하는 파동을 파동함수라고 불러요. 구체적으로 파동함수는 시공간의 각 점을 복소수에 대응시키는 함수입니다(갑자기 등장한 난해한 용어에 거부감이 들겠지만 자세한 설명은 건너뛰도록 할게요). 핵심은 전자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파동함수라는 수학적 대상이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수수께끼에 봉착합니다. 앞서 사과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는 전자와 쿼크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사과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전자와 쿼크의 존재 또한 인정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런데 어떤 의미에서 전자와 쿼크는 파동함수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의미에서 파동함수는 복소수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과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복소수 또한 사과만큼이나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뿐 아니라, 복소수 같은 수학적 대상이야말로 세계를 이루는 가장 본질적인 실체임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p.45

피타고라스에 이어 세계와 수학의 수수께끼 같은 관계를 숙고한 또 다른 고대 그리스의 학자는 플라톤입니다. 플라톤은 세계와 수학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데아론이라는 철학 이론을 제시했는데 이데아론은 후대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학자 겸 철학자였던 앨프리드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의 모든 역사는 플라톤의 주석”이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입니다.
이데아론에 따르면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이데아라는 초월적인 세계의 그림자입니다. 정육면체 하나가 공중에 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정육면체는 하나밖에 없지만, 이 정육면체가 드리우는 그림자는 각양각색입니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대입해서 보자면 단일 정육면체가 이데아를, 그리고 각양각색의 그림자가 현실을 상징해요. 지금 읽고 있는 이 책, 있는 공간, 심지어 우리의 신체마저 이데아라는 세계의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이건 또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싶겠지만, 어째서 플라톤이 이러한 결론에 도착했을지 생각을 따라가 볼게요.
-p.47

일단 차근차근 5번 공준을 해독해 볼게요. 먼저 직선(l)을 긋고, 그 직선을 지나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직선(m, n)을 긋겠습니다. 이로써 네 개의 내각(a, b, c, d)이 생겼는데요, 왼편의 두 각(a, b)의 합은 두 직각의 합인 180°보다 크지만 오른편의 두 각(c, d)의 합은 180°보다 작습니다. 평행선 공준이 주장하는 바는, 두 직선(m, n)이 내각의 합이 180°보다 작은 오른편에서 교차한다는 것입니다.
어찌어찌 이해는 됐지만 『원론』이 발표되자마자 평행선 공준은 눈엣가시로 전락했습니다. 수많은 수학자가 평행선 공준을 공리로 인정하기를 거부했고, 나머지 네 공리만으로 평행선 공준을 증명함으로써 유클리드의 부실한 기둥을 제거하고자 했어요. 하지만 1천 년에 걸친 수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행선 공준을 증명하려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p.67

인도 숫자의 도입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은 알 콰리즈미입니다. 앞서 잠깐 소개했다시피 알 콰리즈미는 대수학과 삼각법을 정립한, 중세의 가장 뛰어난 수학자 중 한 명이었어요. 인도의 수학을 연구한 알 콰리즈미는 인도 숫자의 우아함에 감탄했고, 인도 숫자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촉구했습니다. 그러한 내용을 담은 알 콰리즈미의 저작은 서구권에서 인도 숫자가 퍼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알 콰리즈미 또한 아랍인이 아니라 페르시아인으로, 페르시아와 아랍은 엄연히 다른 두 민족입니다. 그런데 왜 인도 숫자는 아라비아 숫자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알 콰리즈미는 자신의 책이 널리 읽힐 수 있도록 아랍어로 저술을 편찬했고, 몇 세기 후에 그의 아랍어 저술을 접한 유럽인들은 인도 숫자에 아라비아 숫자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니까 아라비아 숫자는 아랍이 아닌 곳에서 발명되어 아랍인이 아닌 사람에 의해 전파된 숫자 체계인 셈입니다.
-pp.74-75

흔히 갈릴레이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이 칭호에는 의아스러운 구석이 있는데요. 갈릴레이와 같은 시대를 산 인물이나 그 이전 시대 인물 중에서도 우리가 과학이라고 부를 법한 연구를 한 사람과 유의미한 업적을 낸 사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코페르니쿠스와 케플러도 있고, 자석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윌리엄 길버트, 혈액 순환론을 제시한 윌리엄 하비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는 그 중대한 자리에 갈릴레이가 올랐을까요?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자연을 수학화한 최초의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달리 말해 갈릴레이는 자연의 현상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원리 그 자체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려 시도했습니다. 일견 둘의 차이는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케플러가 행성의 궤도를 타원으로 표현한 것은 수학적 기술입니다. 하지만 케플러는 행성의 궤도가 타원인 이유에 관해서는 신비주의적 설명을 제시했지요. 코페르니쿠스 또한 지동설의 근거를 형이상학에서 찾았습니다.
-pp.105-106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문제 중 하나는 삼차방정식의 풀이였습니다. 이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이미 수천 년 전 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앞서 잠깐 언급했듯 7세기 브라마굽타 또한 이차 방정식의 해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삼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아무도 찾아내지 못했지요.
그러다 16세기 초 대발견이 이루어집니다. 이탈리아의 스키피오네 델 페로라는 수학자가 삼차방정식을 푸는 해법 을 발견한 것입니다. 물론 페로는 이 해법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임종하기 직전에야 제자 안토니오 피오르에게 비법을 알려 주었지요.
엄청난 지식을 전수받은 피오르는 흥분했습니다. 어떠한 결투 에서도 승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비장의 무기였으니까요! 이 무기를 쓰고 싶어 안달이 난 그는 자기 마을로 막 이주해 온 타르탈리아(말더듬이)라고 불리던 수학자 니콜로 폰타나에게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이 결투에서 피오르는 치사하게도 서른 개의 문제 모두를 삼차방정식으로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타르탈리아 또한 피오르에게 삼차방정식으로 가득한 문제지를, 그것도 더 복잡한 문제지를 보낸 거예요!
-pp.125-126

우리에게 좌표평면은 너무나 익숙한 개념이기 때문에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좌표평면의 고안은 기하학의 혁명이나 다름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기하학과 대수학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좌표평면 위에서 직선, 원, 포물선 등의 도형은 일차방정식, 이차방정식 등의 수식으로 표현됩니다. 이들 수식을 연립하면 교점을 구할 수 있고, 두 도형이 이루는 각도도 구할 수 있지요. 데카르트 이전의 기하학은 자와 컴퍼스만으로 문제를 풀어야 했기 때문에 아주 단순해 보이는 문제도 매우 높은 수준의 창의력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좌표평면은 그 모든 작업을 단순한 방정식 문제로 만듭니다.
-p.136

오일러가 현대 수학에 남긴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오일러 이전에도 뉴턴과 아르키메데스 등 뛰어난 수학자가 있었지요. 하지만 수학을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시킨 사람은 오일러입니다. 삼각함수 sin, cos, tan, 허수단위 i, 자연 상수 e, 함수 f(x), 합을 나타내는 기호 Σ 등 우리가 현대에 쓰는 수많은 수학 기호 대부분은 오일러가 처음 사용했습니다. 그의 영향력이 너무 큰 나머지 후대 수학자들이 모두 오일러의 표기법을 따라간 것이지요.
오일러의 업적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는데, 앞서 소개한 아름다운 오일러 정리뿐 아니라 오일러 종수, 오일러 각도, 오일러 곱, 오일러−마스케로니 상수,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 등 오일러의 이름이 들어간 정리만 해도 수십 개가 넘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오일러 이름이 붙은 개념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몇몇 발견은 오일러 다음 발견자의 이름을 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p.156

당시 라이프니츠가 뉴턴을 견제한 이유는 뉴턴과 라이프니츠 사이에 있던 논란 때문입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거의 동시에 미적분을 발견했는데, 일부 학자는 라이프니츠가 뉴턴의 미적분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미적분 논란은 이윽고 영국과 독일 간 살벌한 자존심 경쟁으로 불거졌어요.
당대 뉴턴은 『프린키피아』로 인해 학자들 사이에서는 최정상 위치에 올라 있었습니다. 이런 학계 내 권력 구조와 라이프니츠의 목록 공개 때문에 라이프니츠는 학자들 사이에서 점점 표절범으로 몰리게 되었지요. 결국 폭발한 라이프니츠는 베르누이 등과 힘을 합쳐 뉴턴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로써 희대의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p.166

페로와 타르탈리아가 삼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그리고 페라리가 사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발견했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는 오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발견하는 것이었을 텐데, 이 상하게도 사차방정식이 해결된 지 200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었습니다. 수학자들이 포기한 걸까요? 전혀 아니었어요. 수많은 수학자가 오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발견하기 위해 매달렸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꼭 평행선 공준 같았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19세기에 접어들 무렵에는 오차방정식의 근의 공식 문제 또한 ‘수학자로서의 인생 망치는 지름길’로 간주되었습니다.
-p.208

위상수학의 원시적인 아이디어는 쾨니히스베르크 다리 문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독일이 프로이센이던 시절, 쾨니히스베르크라 는 도시에는 다음과 같이 일곱 개의 다리가 있었는데요, 이 다리들을 모두 한 번에 중복 없이 건너는 퍼즐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하지만 이 퍼즐은 불가능합니다. 이 사실을 처음 엄밀하게 증명한 사람은 다름 아닌 오일러입니다. 오일러는 문제에서 각 지역과 다리의 구체적인 모양이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요. 쾨니히스베르크 다리 문제를 그래프로 추상화한 오일러는, 주어진 그래프가 한붓그리기가 가능하려면 출발점과 도착점을 제외한 모든 점이 동일한 수의 입구와 출구를 가져야 함을 엄밀하게 논증합니다. 즉, 최대 두 개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들은 짝수 개의 간선을 가져야 해요. 그런데 쾨니히스베르크 그래프는 모든 점이 홀수 개의 간선을 가지기 때문에 한붓그리기가 불가능합니다.
-pp.279-280

1해(垓)에 달하는 경우의 수 중 단 하나의 답을 24시간 이내에 찾아라! 불가능해 보이지만, 나치 독일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달 되어야만 하는 이 과업을 위해 영국 정부는 내로라하는 수학자, 언어학자, 퍼즐 전문가들을 비밀리에 고용했습니다. 그리고 이 운명적인 임무에 기용된 인물에는 튜링 또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튜링은 일찌감치 인간이 에니그마를 해독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기계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말인즉슨, 에니그마를 해독하는 기계적 절차, 즉 알고리즘을 고안한 뒤 그 알고리즘을 매우 빠른 속도로 수행하는 기계를 만드는 거예요. 이미 튜링은 그러한 기계가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자신이 고안한 튜링 기계-에니그마 해독을 비롯한, 모든 계산 가능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계-가 그 사실을 입증했지요.
-p.310

프롤로그에서 저는 수학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그 것이 우리에게 인간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이룩할 수 있는지, 무엇 을 추구하고자 하는지를 증명하는 단서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동물도 사냥, 수렵, 채집, 도구 제작, 번식, 탐사 등의 일을 하지만, 그 많은 일은 오로지 생존과 안위, 육체적 쾌락을 위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인류는 그런 일차적인 목표뿐 아니라 숭고함을 위하여, 자아실현을 위하여, 타인을 위하여 삶을 바치기도 합니다. 쾌락과 안위뿐 아니라 아름다움, 선(善), 그리고 진리 또한 추구할 가치가 있다고 그것들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가장 뜨겁게 추동하는 가장 깊은 가치들이라고 믿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이상한 종이 따 로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 이상하리만치 격정적인 감수성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정당화할 수 없는 목적을 위해 일생을 바치는 것이 어리석다고 불려 마땅하다면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는, 그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가슴을 미어지게 할 정도로 어리석었던 바보들의 역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어리석음이야말로 인류를 존속 시켰을 뿐 아니라 번창시킨 원리라면, 오늘도 우리는 어리석으리 만치 순진하게 노래를 부르고, 모험을 나서고, 수학을 탐구해도 좋을 것입니다.
-p.318

√ KAIST 수리과학과 최우등 졸업
√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수학 과목 수석, 전체 차석 졸업
√ AMC(미국 수학 경시대회) 상위 2~5%
√ 한국언어학올림피아드 장려상
√ 세종 해커톤 대회 최우수상
√ PUPC(프리스턴대학교 물리 대회) 은상

“수학의 정곡을 찌르는 핵심만 담았다.”
_이광연(개정 교과서 집필위원, 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


“이토록 경이로운 수학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피타고라스, 아르키메데스, 갈릴레이, 뉴턴, 튜링…
고대부터 현대까지 종횡무진 누비며 수학의 원리와 개념을 단번에 꿰뚫다

∞ 수학자가 신으로 추앙받은 이유는?
∞ ‘0’은 처음부터 존재한 숫자가 아니다?
∞ 수많은 과학자 중 왜 갈릴레이가 ‘근대 과학의 아버지’일까?
∞ 지렛대 원리면 알면 미적분 없이 부피를 구할 수 있다고?
∞ 행성의 궤도 문제는 어떻게 증명되었을까?
∞ 오차방정식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피타고라스는 기하학으로 피라미드 높이를 측정해 신으로 추앙받았고, 숫자 ‘0’은 알 콰리즈미의 아라비아 숫자 전파로 비로소 발견되었다. “유레카!”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는 오로지 지렛대의 원리만으로 부피 공식을 유도했고, 갈릴레이는 자연 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었다. 어렵다고 정평 난 행성의 궤도 문제는 뉴턴의 미적분으로 풀렸고, 튜링은 나치 독일의 암호를 수학적 모형으로 해독해 전쟁의 우위를 뒤집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가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이 책은 현대 수학과 과학의 기초가 된 기하학과 유클리드의 공준, 평형법과 미적분, 삼차방정식 등 다양한 수학 공식과 원리를 설명한다. 냉철한 호기심과 뜨거운 열정으로 지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수학자들의 도전과 성패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수학을 읽는 힘이 길러질 것이다.


“수학은 우리를 궁극적인 질문에 가닿게 한다”
‘푸는 수학’이 아닌 ‘읽는 수학’의 묘미,
수학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기르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공식과 정리 모두 수많은 수학자의 의심과 연구로 탄생했다. 그들은 천체의 운행과 중력이라는 가설을 수식으로 밝혀 과학의 기틀을 마련했고, 논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철학과 인문학을 발전시켰다. 수학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더 나아갈 단서를 발견하는 일이다.

탈레스와 유클리드는 수학의 무용함을 폄하하는 사람들의 조롱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갈릴레이와 보여이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학의 길을 택했으며, 갈루아와 하우스도르프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수학 연구를 단념하지 않았다. 수학사의 큰 맥락을 짚어보면 인간은 어떻게 다양한 도전과 발전으로 지금에 도달했는지 알게 된다.

수학사를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들은 그리 단순치 않다. 이 책은 교과서에서 쉽게 마주하고 외우는 수많은 공식의 탄생과 개념, 그 너머까지 향한다. ‘수학이란 어려운 문제를 순식간에 풀어내는 것’이라는 함정에서 빠져나와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마음으로 읽는다면, 더 깊이 있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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