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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

웅진지식하우스

2025년 02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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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51MB)   |  약 12.0만 자
ISBN 978890129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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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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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는 노년을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과 자아 발견의 시간으로 바라보며 나이 듦의 지혜를 발견하는 에세이다. 곧 여든 살을 앞둔 노년 작가 안드레아 칼라일은 100세까지 살다 떠난 어머니를 7년 동안 간병하며, 그리고 자신의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노화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왜 우리는 나이 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할까? 저자는 자연, 일상, 그리고 가족과의 추억을 되짚어보며 나이 드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차근차근 배워 나간다. 나이 듦의 기쁨과 그늘을 함께 껴안는 그의 태도는 계절의 변화처럼 아름답고 자연스럽다. 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노년이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라 보다 자유롭고 풍요로우며 의미 깊은 시간임을 깨닫게 된다.
프롤로그: 당신도 머지않아 도달할 이곳에서

1. 노화를 우아하게 받아들이는 법

나이 듦은 긴 산책이다
머리카락이 다 사라지면 그리워질 것 같다
나는 지구에 좀 더 오래 머물고 싶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두 번째 성년기를 맞으며


2. 나는 나이 든 여자입니다

삶의 길이
왜 동화 속 할머니는 흉측할까
노년의 몸에 관하여
겨울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
노년의 얼굴들
우리가 서로를 존중할 때


3. 오래 살아야 보이는 것들

슬픔을 마주하는 힘
이젠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다
당신 삶의 한 조각을 쥐고
엄마와 나, 우리가 둘이던 시절
그저 다가오는 대로 살면 된다

부록: 노년을 주제로 다룬 소설들

나이가 들어 어쩌다 “이제 저도 나이가 들었죠.”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개 이런 반응을 보인다.“아니에요, 나이 들지 않았어요!” 그들은 나이 든다는 게 반가운 일이 아니라는, 알게 모르게 묻혀 있던 속마음을 드러낸다. 그들에게 나이 듦은 먼 해안에서 바라본 너른 풍경이 아니라 항해에 실패해 길을 잃을지 모르는 어두운 바다다. 그들은 더 어린 경로로 다시 날 끌어당겨 구하려 애쓴다. 내가 그 길로 가고 싶지 않더라도.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는 한때 가졌지만 다신 가질 수 없는 능력과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그리움 은 지금 우리가 가진 것들을 부정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내가 인생의 이 단계에 와 있다는 사실에 나보다 더 놀랄 사람은 없을 거다. 수백만 명이 그러하듯 나 역시 이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면 고개를 돌리되, 이 해안가에 있는 우리에게 어서 나오라고 말하려 들지는 말기를. 당신도 머지않아 이곳에 도달할 것이다. 결국 우리 모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우리가 바라보는 곳에 이름을 붙이고 여기서 보이는 걸 말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허영심을 동원 하고 심지어 산업적 동반자와 함께한다고 해도 노화에서 벗어 날 순 없다. 인생 내내 우리에게 닥쳐온 신체적 변화를 멈출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는 우리 몸을 잘 안다. 우리 몸은 적대적인 환경이 아니다. 우리는 몸을 돌보고, 입히고, 먹이고, 단장하고, 운동시켰으며 또 몸에게 크고 작은 즐거움을 주었다. 우리와 우리 몸은 무수히 많은 미지의 영역을 함께 누볐다. 그랬던 우리 몸이 이제 지금껏 그래왔듯 자연스러운 자기 길을 따르겠다는데 거부해야 할까?


「노년의 몸에 관하여」 중에서


노년기에 대한 글을 찾아 읽을수록 우리는 ‘노인’을 한 무리의 집단으로 보도록 배워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관점은 모두가 각자 이 시기를 다른 방식으로 경험한다는 진실을 외면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에 이르는 성장 과정이 모 두 다르듯 노년기 역시 각자 모두 다르다.
친구들이 나이 듦에 관한 내 의견을 들으면 “아, 넌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식으로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친구 몇몇은 그렇게 반응했지만 다른 친구들 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그 경험을 계속 부정했다. 그들은 사실 을 사실이라 주장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정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두 같이 나이 들어가고 있는데도.


「삶의 길이」 중에서

어쩌다 이렇게 나이가 들었을까, 하고 비교적 젊은 ‘노인’이던 그 시절에 혼자 조용히 자문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내 대답은 ‘그거야 내가 태어난 지 오래되었으니 당연히 나이가 들었지…’라는 것이지만, 그래도 묻는다. 해가 거듭되는 걸 보면서 이런 일을 예상하지 않았다면 현실을 부정하는 셈일 텐데도. 막상 내게 이 일이 닥치니 정말 놀랍다. 어떻게 이런 일이!


「삶의 길이」 중에서



내 이야기를 하자면, 난 아직까지는 노년에 관한 호기심이 너무 커서 이 시기를 떠나고 싶지 않다. 이 지구라는 별에서 내게 주어진 자리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기울어질 수 있다는 것도 늘어나는 무게가 어느 순간 날 짓누를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나를 둘러싼 것들에 전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며 지켜본다. 처음부터 마땅히 이렇게 살았어야 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젠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다」 중에서


독수리들, 엉뚱한 곳에 나타난 키 큰 하얀 새, 목걸이를 한 사슴, 그리고 오래전 세상을 떠난 내 세 친구의 방문… 이 모든 건 뭘 의미할까? 난 곧 죽게 될까? 죽을 때 이 모든 생명체와 내 인생의 다른 존재들, 어쩌면 몇몇 인간까지도 그 황혼 속에서 날 맞이해줄까? 아니면 이 모든 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걸까, 정말 아무것도 아닐까? 예전 같으면 이런 생각을 좇았을 것이다. 또 사진을 선명하게 만들려 애쓰고 그 의미를 두고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나이 들었다. 요즘은 가끔 예전과 다르다. 하루하루가 가져다주는 모든 걸 헤아릴 필요는 없다. 그저 다가오는 대로 살면 된다. 나이 든 여자가 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저 다가오는 대로 살면 된다」 중에서

왜 우리는 나이 들기를 두려워할까?
뿌리 깊은 편견을 바로잡는
노화에 대한 새로운 시선

우리는 왜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할까? 안드레아 칼라일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년을 다룬 책과 그림을 탐구하며, 우리가 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깊이 들여다본다. 어릴 때부터 접한 동화 속에서 나이 든 여성은 종종 흉측하고 사악한 존재로 묘사된다. 헨젤과 그레텔을 오븐에 밀어 넣으려는 과자 집의 마녀, 인어공주의 목소리를 받아내는 바다 마녀,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건네는 왕비,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저주하는 요정 대모 등 동화 속 노파들은 어린이들에게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으로 각인된다. 이들은 외롭고, 심술궂으며, 악의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저자는 이러한 묘사들이 우리의 무의식에 영향을 미쳐 노화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처럼 노인,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 노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자리 잡은 역사적·사회문화적 배경을 설명하며, 이를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시선으로 나이 듦을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아동기가 끝나고 청소년기를 맞이할 때처럼, 청년기가 지나고 장년기에 접어들 때처럼, 노년기 역시 단순히 쇠퇴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노화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나이가 들면 우리의 내면은 지극히 풍요로워진다
우리의 삶이 가장 깊어지는 순간이므로

강가의 하우스보트에서 살아가는 저자는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 책 곳곳에는 강가를 거니는 새,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계절의 변화 속에서 피고 지는 식물들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담겨 있다. 저자가 자연을 산책하는 시간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저자에게 삶을 되돌아보는 깊은 사색의 시간이 된다. 자연이 주는 고요함 속에서 그는 나이 듦이 새로운 성장의 시간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자연 안에서 많은 것을 느끼는 저자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나이 듦을 더 부드럽고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법을 보여준다.

나는 경사로 꼭대기에 있는 서향나무의 우아한 향을 맡기 위해 몸을 기울였다. 몇 번이나 내가 이렇게 향을 맡았을까? 또 궁금했다. 난 앞으로 이 향을 몇 번이나 더 맡을 수 있을까? 강변의 작은 나무에 달린 무화과나 울타리에서 따 바로 입에 집어넣던 7월의 블랙베리는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먹을 수 있을까? 나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했다. 덤불 속 검은 새들의 고음이 울려 퍼진다. 잘 들어야지. 두 덩어리의 공작고사리 사이로 거미집 공사가 한창이다. 잘 보아야지. 빨간 튤립 옆 벤치에 앉은 여든세 살인 이웃 팀이 하는 손짓은 같이 잠깐 대화를 나누자는 초대장이다. 가서 앉아야지. 세월이 흐르고 많은 사람이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에서 빠져나와 일상의 소란스러움에서 벗어난 지금, 우리는 함께 모여 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가졌는지, 또 우리에게 무엇이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본문 중에서

당신도 머지않아 당도할 그곳에서 전하는
깊은 통찰과 지혜의 메시지

나이 드는 일은 편안하지만은 않다. 육체적인 변화와 사회적 시선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안티 에이징에 노력한다 해도 노화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늙어가는 우리 몸은 우리의 적이 아니며 인생 내내 내가 입히고, 먹이고, 운동시키며 돌봐온 친숙한 사이다. 그랬던 우리 몸이 지금껏 그래왔듯 자연스러운 자기 길을 따르겠다는데 거부해야 할까? 저자가 말하기를 노년은 잘 무장해야 진입할 수 있는 낯선 세계가 아니라, 친숙하던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시기다. 우리는 평생 살아오며 품어온 몸과 자아 그대로를 지닌 채 나이가 든다. 이를 받아들이고 나면 새로운 즐거움과 변화가 기다린다. 젊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의 깊이와 관계의 소중함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더 깊이 있는 통찰과 성숙한 시각을 얻을 수 있다.『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는 독자에게 나이 드는 것이 곧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며, 노화가 단순한 쇠퇴가 아니라,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임을 보여준다.

작가정보

Andrea Carlisle

미국의 작가. 소설 『리버하우스 스토리The Riverhouse Stories』를 출간했고, 여러 문예지와 언론지에 에세이와 시, 칼럼을 기고했다. 100세까지 산 어머니를 간병한 이야기를 담아낸 블로그 〈아흔넷 앨리스에게 물어봐Go Ask Alice... When She’s 94〉로 큰 관심을 받았다. 노모와 보낸 7년의 시간과 곧 여든 살을 앞둔 스스로의 경험은 사회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노화에 관한 고정관념에 질문을 품게 했다. 왜 우리는 나이 드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할까? 안드레아 칼라일은 문학과 예술, 사회적 시선 속에서 노년 여성이 부정적으로 묘사된 이유를 탐구하며 왜 우리가 나이 듦을 두려워하게 되었는지 짚어낸다. 그는 더 이상 ‘나이 든 여자’라는 새로운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지 않는다. 그에게 노년이란 인생에서 가장 온전한 자신으로 살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언어가 좋아 대학에서 영문학과 일문학을 전공하고 도쿄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소속 통번역지정인으로 통번역 일을 이어가고 있다. 글밥아카데미에서 영어 및 일본어 출판 번역 과정을 수료한 뒤에는 바른 번역 소속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책대로 해 봤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그게, 가스라이팅이야』, 『나의 하루를 지켜주는 말』, 『운의 시그널』, 『나는 더 이상 휘둘리지 않을 거야』, 『불안이 불안하다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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