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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10: 태왕의 꿈

엄광용 지음
새움

2025년 02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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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3.13MB)   |  약 20.2만 자
ISBN 979117080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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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체 10
광개토태왕 담덕10: 태왕의 꿈
12,000
광개토태왕 담덕 9: 5국 전쟁
12,000
광개토태왕 담덕 8: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11,000
광개토태왕 담덕 7: 전쟁과 평화
11,000
광개토태왕 담덕 6: 상업의 길
11,000
광개토태왕 담덕 5: 영락태왕
11,000
광개토태왕 담덕 4: 고구려 천하관
11,000
광개토태왕 담덕 3: 여명의 기운
11,000
광개토태왕 담덕 2: 천손신화
11,000
광개토태왕 담덕 1: 순풍과 역풍
11,000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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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에 〈담덕 1,2권〉을 출간하고 2025년 2월에 10권을 출간하며, 드디어 〈광개토태왕 담덕〉의 대장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꼬박 3년여가 걸렸습니다. 사실 3년은 편집 출판에 걸린 시간이고, 이 소설의 첫 싹은 2000년대 초판에 싹텄습니다. 그러니 25년여가 걸린 것입니다. 그동안에 작가는 중국 대륙을 수차례 답사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사학과 대학원에 들어가 한국 고대사를 공부했습니다. 그야말로 작가의 전 생애가 투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책은 두 번의 장애물을 넘고 출간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출간 결정입니다. 출판사로서는 대하소설 출간이 여러 면에서 만만치 않은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앞서 김진명 작가의 〈고구려〉를 끝까지 출간하지 못했다는 부담도 있었습니다. 그게 트라우마여서, 당시의 영업부장은 다시 대하소설 출간을 시도할까봐 엄청난 양의 원고 박스를 아예 숨겨놓기도 했다고 훗날 고백했습니다. 결국 작가도 포기하고 있었을 만큼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우연히 대표의 눈에 들어 계약이 진행되었으니, 실은 운명적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8권 출간의 진통입니다. 2023년 여름은 그야말로 백년 만의 무더위였습니다. 온 나라 온 국민이 더위에 짓눌렸습니다. 작가는 정말 몸과 마음이 지쳤습니다. 8권은 지리한 세 번의 수정을 거쳐, 거의 8개월 만에 어렵게 어렵게 출간되었습니다.

〈광개토태왕 담덕〉은 우리의 옛 영토를 가장 넓게 확장시킨 영웅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한 인간의 성장기입니다. 그래서 중국 칭기즈 칸의 정복 전쟁처럼 광활한 대륙을 종횡무진 말 달리는 역동성과 더불어, 가족과 신하, 이웃나라의 백성들까지 생각하는 군주이자 한 인간으로서 거듭나는 삶의 여정들이 유장하고 섬세하게 흐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거꾸로 현실의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담덕처럼 나라의 미래를,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두며 밤잠을 설치는 지도자가 있는지, 사익을 젖혀놓고 일하는 공직자들이 있는지, 무엇보다도 우리는 삶의 중심에 ‘사람’을 두고 살고 있는지. 그래서 1600여 년 전의 이야기가 한강의 도도한 물결처럼, 추수를 앞둔 끝없는 들판의 낱알처럼 우리의 마음속으로 흘러들어올 것입니다.
이제 많은 분들의 피와 살이 되기를 기원하며, 오래도록 우리 겨레의 자양분이 될 담덕의 이야기 〈광개토태왕 담덕〉을 떠나보냅니다.
광개토태왕 담덕 제10권 _ 태왕의 꿈

제1장 | 추모 위령제
제2장 | 화(火)가 화(禍)를 부른다
제3장 | 오만한 군주들
제4장 | 압박과 포용의 심리 전술
제5장 | 동부여 경략
제6장 | 태왕의 꿈

대하소설 『광개토태왕 담덕』 집필을 마무리하며

바로 그 순간, 강한 쇳소리를 내며 날아온 창이 담덕의 등에 꽂히고 말았다. 둘러선 호위무사들이 미처 손쓸 사이도 없이 날아든 창은, 손잡이가 그리 길지 않아 근접 거리에서 던지기에 적합한 무기였다.
뒤늦게 창칼을 빼든 호위무사들이 동부여군을 상대하는 사이, 담덕은 제사상 바로 옆에 엎어진 수빈을 일으켜 세워 잽싸게 동굴 안으로 몸을 숨겼다.
“폐하! 태왕 폐하!”
수빈은 꼼짝도 하지 않는 담덕의 가슴 위에 손을 얹고 마구 흔들었다. 가슴에 온기가 느껴져 살아 있는 생명이지, 거의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나무토막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자 수빈은 절망한 표정으로 흐느껴 울었다. 어깨까지 들먹이며 몸부림을 쳤다.
_〈추모 위령제〉 중

마침내 7중목탑 안에 불이 밝혀지고 목탁 소리가 들려왔다. 노승 석정의 염불 소리가 새벽공기에 온기를 불어넣기라도 하듯 부옇게 밝아오는 하늘로 울려 퍼졌다. 후연 특공대 10여 명은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작전 개시에 돌입했다. 각 초소를 맡은 자들은 재빠르게 뛰어들어 단검으로 초병들의 목줄을 그었다. 그와 동시에 7중목탑의 불을 지르는 조는 각자 송진과 유황 덩어리가 든 자루를 들고 달려갔다. 송진과 유황에 불이 붙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석정의 제자인 젊은 승려들과 경비 군사들이 7중목탑으로 달려가 문을 열려고 했으나, 불길이 활활 타올라 접근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목탑 안에서는 노승 석정의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스님, 스님……!”
젊은 승려들이 뜨거운 불길 때문에 7중목탑 근처로 접근하지도 못한 채 울음 섞인 목소리로 외쳐댔지만, 노승 석정의 염불 소리는 어둠을 씻어내는 산야를 향해 고고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_-화(火)가 화(禍)를 부른다

“좋은 생각이 있으시오?”
오진이 와니 가까이 이마를 들이댔다.
“전지 태자가 떠나기 전에 결혼을 시키는 것입니다.”
와니는 예전에 오진이 자신에게 사용했던 전략을 그대로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전한 것인데, 오진의 눈에서 번쩍 빛이 났다.
“오, 그래! 짐에게 아직 혼전인 공주가 하나 있지. 가만 있어보자. 우리 하치스(八須)가 전지 태자보다 두 살 많구나. 여기서 하치스 공주와 전지 태자를 결혼시켜 귀국하도록 하면, 아국과 백제는 서로 사돈 국가가 되지 않겠소?”
오진은 정략결혼이야말로 왜국과 백제를 이어주는 다리라고 생각했다.
_〈오만한 군주들〉 중

‘아아, 또 이렇게 고구려군에게 당하는구나.’
목만치는 자신의 가슴을 쳤다. 처음 동남쪽에서 고구려군이 대야산성을 공격해올 때까지만 해도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적이 또 나타났다. 결국 목만치는 고구려군에게 대야산성을 내주는 처지에 놓였다. 그는 신검무사들로 하여금 살아남은 백제군을 이끌고 서문을 열고 빠져나가 갈마산성으로 퇴각하라고 명했다.
_〈압박과 포용의 심리 전술〉 중

한겨울에 서북풍이 찬 기운을 몰아왔다. 그런 서북풍과 함께 북위에서 고구려로 전해져온 것은 탁발규가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파발을 통해 그 소식을 알게 된 태왕 담덕은, 그렇게 한 세상이 저물고 새로운 세상이 밝아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북연의 고운이 죽었다는 소리를 듣고 얼마 안 되어 다시 화북의 맹주 탁발규의 사망 소식을 접하자, 문득 앞으로 변화할 시대의 격랑이 먼저 염려되었다. _ 〈동부여 경략〉 중


수빈은 다시 종기에 입을 대고 빨았다. 그렇게 수차례 빨아내자 더 이상 고름이 나오지 않았고, 빨 힘조차도 없어졌다. 그런데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났다. 담덕이 정신을 차리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태, 태자와 국상을 불러오라.”
오래도록 비몽사몽간을 헤매며 말 한 마디 못하던 담덕이 말을 하자 시의는 놀랐다.
“흐음, 태자는 드, 듣거라. 봄꽃이 아름다운 것은 한겨울의 강추위에 눈보라를 견뎌내고 피어났기 때문이란다. 우리 고구려도 봄꽃처럼 그렇게 화사하게 피어나야 하느니라.”
담덕의 말은 거기서 끝났다.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이라? 뜻은 좋은데, 시호가 너무 길지 않습니까?”
한참 들여다보며 뜻을 해석해보던 거련이 정호를 바라보았다.
“네, ‘국강상(國岡上)’이라 함은 그 뜻이 ‘나라 언덕 위’인데, 이 세상을 말하는 ‘온누리’, 하늘과 땅을 아우르는 ‘우주’라는 의미가 함유되어 있사옵니다. 우리 고구려는 천손의 나라이므로, 그 군주는 마땅히 우주의 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호는 자신의 말 마디마디에 힘을 주어 그 뜻을 강조하였다.
정호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선 비석을 올려다보았다. 가슴이 먹먹해진 거련도 저절로 눈길이 그곳에 가서 머물렀다. _ 〈태왕의 꿈〉 중

“담덕의 고구려를 만나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있다!”

“광개토태왕과 같은, 이 시대의 영웅을 기다린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입니다.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과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입니다. 그리하여 책을 만들어내는 우리의 심정 또한 남달랐습니다.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가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 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놓은 것처럼 허술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릅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와 교역, 당대의 문화까지도 함축적으로 직조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고난에 찬 위기의 순간을 황홀한 기회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는 고구려인들의 놀라운 지혜와 불굴의 투지를 통해,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앞길을 밝히는 빛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하소설 〈광개토태왕 담덕〉 열 권을 덮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우리를 얼마나 과소평가했는지 새삼 깨달으며, 태왕 담덕과 같은 영웅이 이 시대에도 탄생되기를 간절히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엄광용

경기도 여주에서 출생하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였다. 12년간 잡지사 기자 생활을 하다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고구려연구회 회원이 되어 국내 답사를 다니던 중,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 일념으로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만주·백두산·실크로드 등 해외 답사를 다니면서 광개토태왕의 원정길을 추적하였다.
광개토태왕 자료는 비문의 내용이 거의 전부였으므로 자료조사의 한계를 느껴,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에 진학하여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러면서 고구려 역사와 그 시대의 생활상을 두루 엿볼 수 있는 간접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였다.

1990년 『한국문학』에 중편소설 「벽 속의 새」로 문단에 데뷔하였다. 그간 지은 책으로는 장편역사소설인 『사냥꾼들』, 『천년의 비밀』 등이 있고, 창작집으로『전우치는 살아 있다』와 『징비록에서 역사의 길을 찾다』등 다수의 책들을 집필하였다. 2015년에는 장편 역사소설 『사라진 금오신화』로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모든 글쓰기는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작업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의 말

〈대하소설 『광개토태왕 담덕』 집필을 마무리하며〉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고,
대내외적으로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당당하게 보여주는 나라”

내 몸속에는 조상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찌 되었든 광개토태왕 담덕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 시대의 정치ㆍ사회ㆍ문화가 한 덩어리로 집적된 암호 체계의 유전자로 전해져오고 있을 것이다. 역사의 바다에 상상력이란 낚싯줄을 드리워 펄떡펄떡 뛰는 싱싱한 물고기를 낚듯이, 몸속에 저장된 역사적인 암호를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업이 바로 소설 쓰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내가 DNA 유전자의 기억을 더듬어 160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담덕이 되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역사소설은 단지 과거 역사를 이야기로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다시 그 저력으로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희망을 심어주는 데 진정한 역사소설의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담덕의 리더십을 통해 장차 남북이 통일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주변 강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면서 당당하게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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