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는 해피엔딩
2025년 02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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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3937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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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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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게 말을 건네 온다면?
속수무책 고민을 위한 해결사가 나타났다!
당신 곁의 불가사의한 존재들이 일으키는 발칙한 소동
세대를 불문하고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웰메이드 소설 『두 번째는 해피엔딩』이 출간되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뜻밖의 반전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는 이 책은 탄탄한 플롯과 흡인력 있는 캐릭터로 순식간에 페이지를 넘기게 만든다. 소설의 형형한 상상력 또한 이 책을 읽는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작은 기적을 일으키려는 이들의 귀여운 분투와 마법 같은 순간들이 눈앞에 능수능란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조현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따뜻하면서도 통쾌한 해방감을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꿈도 추억도 없는 스물한 살 소미는 의문의 화재 사건으로 가족과 집을 모두 잃는다. 마음을 나눌 사람 한 명 없이 고통스러운 과거를 덮고 낯선 도시로 떠난 소미는 새로운 동네에서 조금 독특한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 중고 물품을 팔지만 사실은 남들이 모르는 비밀스러운 업무를 맡고 있는 ‘우신 장난감 가게’의 청년 대표 우신과 민호를 비롯해, 겉모습만으로는 유추할 수 없는 속 깊은 비밀을 간직한 빈틈 가득 사랑스러운 이웃들이 소미의 일상을 대번 바꿔버린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 단연 가장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주인공 소미다. 화재 사건을 파헤치려는 형사의 추적을 받으면서 과연 소미는 살아 있어도 죽은 것 같았던 지난날에 안녕을 고하고 자신만의 새 삶을 찾아 떠날 수 있을까?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Chapter 4
Chapter 5
Chapter 6
Chapter 7
Epilogue
아마 지역을 옮기지 않았더라도 혼자 살았을 테지만, 이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원래 살던 집이 화재로 전소(全燒)되었기 때문이다. 집은 뼈대도 남기지 않고 싸그리 타서 사라졌다. 그 안에서 잠을 자던 삼촌과 동생 두 사람 모두 함께 집과 타서 재가 되었다. 10년 넘게 살던 집과 같이 살던 가족이 한 방에 날아간 것이다. 그게 불과 두 달 전이었다. _7쪽
소미의 오른쪽 어깨에 매달린 것은 작은 주머니였다. 주머니의 뚜껑이 휙 열리고 작은 인형이 머리를 내밀었다. 그는 입을 못마땅하게 한쪽으로 당겼다. 주먹만 해서 작고 동그란 얼굴을 가진 갈색 인형이었는데, 소미는 소중하게 그 인형을 주머니에서 꺼내 손에 들었다. _12쪽
가게 안에서 다시 소곤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미는 어쩐지 마음이 편해져서 얼굴이 느슨해졌다.
“작게 목소리가 여럿 들려요. 혹시 이것도……?”
“아, 그것도 들리세요? 감응력이 좋은 편이시네요. 처음 만난 목소리를 듣는 건 쉽지 않은데요.”
“뜻은 모르겠는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요.”
“맞아요. 지금 다들 손님 보면서 수다를 떨고 있거든요.” _21쪽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소미 학생은 누가 불을 냈는지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그럴 리가요.”
“원래 느긋한 성격인 건가? 참 희한해.”
장원일 형사의 말투는 쥐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 같았다. 소미는 결백하고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도 진땀이 났다. 실제로 그녀는 화재에도, 범인에도, 가족의 죽음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거 하나는 장원일의 말이 맞았다. _47쪽
“이 액자를 잡는 순간 언니 모습이 보였어요. 그러니까…… 지금 언니가 아니라, 저를 예뻐하던 시절 언니가요. 눈앞에 생생하게 보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언니가 보인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지? 언니 안에 제가 들어간 거 같더라고요.”
우신과 민호는 참을성 있는 얼굴로 기다렸다. 지희는 다시 잠깐 언니의 환상 속에서 헤매는 것 같았지만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제가 모르던 언니 모습을 봤어요.” _67쪽
그때 또 한번 작은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그래, 너무 걱정하지 마.’
귓전을 울린 목소리는 다정했다. 소곤대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마치 소미를 담요에 잘 감싸 안아 다독이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소미는 그 말을 속으로 따라 하며 눈을 감았다. _87쪽
싸가지 없으면서 냉랭한 눈빛. 강용수가 그 알바생을 떠올리자마자 기타는 마치 잘했다는 듯이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일어선 채 신나게 엉덩이(기타에 진짜 엉덩이가 있을 리 없지만, 바디의 뒤에서 아래쪽이니까)를 흔드는데,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은 아무래도 그 움직임과 전혀 맞지 않았다. 강용수는 답답해져서 가슴을 두드렸다.
“인마, 너 리듬하고 전혀 안 맞잖아. 그리고 이 조용하고 예쁜 노래랑 네 그 멍청한 트월킹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_114쪽
우신 장난감 가게의 한편에는 큰 자리를 차지한 물건이 있다. 아주 오래된 전축, 즉 전기 축음기였다. LP와 카세트테이프를 틀 수 있고 라디오도 나오는 녀석이었지만 너무 구식이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물건이었다. 우신이 열과 성을 다해 수리하고 말끔하게 닦아놓았기에 빈티지 장식품으로 가끔 관심을 보인 이들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거래까지 되지는 않았다. 간혹 민호가 혀를 차면서 전축을 가리켜 ‘쟤도 고집이 세다’라는 둥의 말을 했던 적이 있었다.
어느 날, 그것이 소미에게 말을 걸었다. 아주 드문 일이었다. _195쪽
간절한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
두 번째 엔딩을 위한 작전이 펼쳐진다!
재미와 감동, 반전이 꽃피우는 미스터리 해피엔딩
하룻밤 사이에 집도 가족도 불타 없어진 데다, 화재 용의자로 몰려 수사선상에 오른 소미. 가족을 잃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그때도 지금도 혼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작 소미는 그날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어떠한 새로운 희망도 감히 품을 수 없는 일상에 하나둘 들려오는 이 목소리는 뭘까?
조현선 작가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사소한 존재들이 발칙한 꿍꿍이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따뜻하게 안아 위로해 주는 다정함의 세계를 펼쳐낸다. 책을 펴자마자 순식간에 끌려들어 가듯 마지막 장을 덮게 되는 놀라운 몰입감,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그런데 거기에 따뜻함까지 있다니! 미스터리인 듯, 힐링인 듯, 절묘한 줄타기에 독자의 놀라움은 계속된다.
화재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는 형사가 끈질기게 소미를 따라와 압박하지만, 작가는 그마저도 유머와 감동으로 풀어낸다. 기억을 잃은 소미를 대신해 모든 것을 기억해 주는 특별한 존재가 소미의 곁에 있고, 그녀를 돕는 좌충우돌의 인연들이 엉킨 매듭처럼 제 멋대로의 인생을 조금씩 풀어가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과묵한 중고 상점 사장, 앞집의 동갑내기, 마음 따뜻한 주인집 할머니와 윗집 음치 뮤지션, 그리고 당돌한 동네 초등학생 손님까지 세상과 단절된 것만 같았던 주인공을 감싸오는 온기와 손길이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우신 장난감 가게’를 중심으로 맺어진 인연들 덕분에 그동안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켜야만 했던 소미의 비밀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아찔함과 홀가분함이 동시에 찾아온다. 더 이상 숨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소미에게 우리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 곁에도 비밀스러운 소원을 이뤄줄 특별한 존재가 지금 이 이야기를 듣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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