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 · 광인일기
2025년 02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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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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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이 문학을 통해 그려낸
혁명기 중국 사회의 암울한 현실과 민중의 삶
1920년대 현대 중국문학을 문자 그대로 ‘탄생시킨’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은 톨스토이와 위고에 비견되는 위대한 작가이자 사상가, 혁명가다. 이 책은 중국 신문학의 개척자 루쉰의 대표 중단편선으로 1922년 작품집 《눌함》의 출간에 부쳐 루쉰이 직접 쓴 서문 〈자서〉와 그의 대표작인 〈아Q정전〉, 〈광인일기〉를 비롯한 열한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었다.
20세기 초 중국 근대의 실현을 위해 치열하게 싸워온 위대한 문학가이자 사상가 루쉰은 봉건적 지배계급의 비인간성, 보수적 지식인의 허위의식 등을 풍자한다. 또한 대중을 핍박하는 지배계급에 대항하기보다는 오히려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서로 싸우고 박해하는 현대인의 속물근성을 꼬집는다.
〈아Q정전〉의 주인공 아Q는 힘없고 비겁한 날품팔이 최하층민으로 모욕을 당하면 자기보다 약한 자에게 분풀이하고, 그것도 안 되면 제멋대로 생각을 바꿔 ‘정신 승리’ 해버리는 인물이다. 이처럼 루쉰의 작품들은 중국 민중에게 봉건 잔재 청산의 필요성을 일깨우며 무너져가는 사회와 그 안에서 인내하는 국민의 심리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아Q정전
광인일기
콩이지
약
내일
작은 사건
두발 이야기
풍파
고향
백광
토끼와 고양이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루쉰 연보
* 비록 내 나름대로의 확신은 서 있었다 할지라도 희망을 말했을 때 그것을 말살해버릴 수는 없다. 희망이란 미래에 존재하는 것인 만큼 희망이 없다고 하는 아무 근거도 없는 나의 확신을 가지고 그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보는 희망을 꺾어버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자서〉, 15쪽)
* 그는 우선 상대방을 보아 어눌한 자에게는 욕설을 퍼부었으며 자기보다 힘이 좀 약한 것 같으면 때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어찌 된 노릇인지 아Q는 손해볼 때가 더 많았다. 그래서 점차 방법을 바꾸어 이제는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쪽을 택했다. (〈아Q정전〉, 29쪽)
*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이 옛날부터도 종종 있어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알지는 못한다. 나는 역사책을 한번 훑어보았다. 그러나 역사책에는 연대도 기록되어 있지 않고 그저 비뚤비뚤하게 ‘인의도덕(仁義道德)’이란 몇 자만 쓰여 있었다. 나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밤새도록 자세히 살펴본 결과 그제서야 글자와 글자 사이에 온통 ‘식인(食人)’이란 두 글자가 빽빽이 박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역사책에도 ‘식인’이란 글자가 수도 없이 쓰여 있고 또 소작인의 말에도 온통 그런 말로 가득했으며 사람들은 히죽거리면서 괴상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광인일기〉, 94~95쪽)
* 남들이 수군대는 말로는 콩이지는 원래 글공부깨나 한 사람이었는데 끝내 과거에는 오르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생활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갈수록 궁핍해지다가 결국 걸식까지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런데 다행히도 필체는 훌륭해서 가끔 남의 책을 베껴주고 밥이나 얻어먹곤 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에게는 일은 하지 않고 술만 마시려고 하는 못된 버릇이 있었다. 며칠을 앉아 있지 못하고 사람과 지필묵이 몽땅 사라져버리곤 했다. (〈콩이지〉, 114~115쪽)
* 그들이 2, 30보도 채 못 가서였다. 별안간 등 뒤에서 ‘까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섬뜩해서 고개를 돌려보았다. 아까 그 까마귀가 두 날개를 활짝 펴고는 몸을 한 번 퍼덕이더니 먼 하늘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가고 있었다. (〈약〉, 138쪽)
* 딴쓰 아줌마는 벌써 잠에 빠졌다. 이제는 라오꽁들도 가버렸고 시엔흥의 술집마저 문을 잠갔다. 루쩐은 완전히 정적 속에 파묻히고 말았다. 다만 칠흑 같은 밤만이 내일로 바뀌기 위해 정적 속을 달리고 있었고 또 개 한 마리만이 컴컴한 곳에 숨어 컹컹 짖어대고 있을 뿐이었다. (〈내일〉, 151~152쪽)
* 바람은 완전히 멎었고 길은 아직도 조용했다. 나는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나 자신을 생각해보는 것이 두려웠다. 옛날 일은 잠시 접어둔다고 치자. 한 움큼의 동전은 무슨 의미일까? 그자를 포상했단 말인가? 내가 인력거꾼을 심판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스스로에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작은 사건〉, 158쪽)
* 자네들은 황금시대의 출현이라는 것을 그들의 자손에게 기약했네만 그들 자신에게는 무엇을 주려고 하나? 아! 조물주의 가죽 채찍이 중국이라는 등줄기에 후려쳐지지 않는 한 중국은 영원토록 이 모양 이 꼴일 뿐이야. 스스로는 손끝만큼도 개혁을 하려 들지 않거든! 자네들의 입속에는 애당초부터 독이빨이 없었거늘 어쩌자고 이마에다가는 ‘독사’라는 두 글자를 붙여놓고 거지들을 잡아다 때려죽이는가?(〈두발 이야기〉, 168쪽)
* “변발은 어떻게 하지, 변발은? 그리고 한 길 하고도 여덟 자나 되는 사모창은? 대가 갈수록 못하다니까! 황제께서는 용좌에 오르셨다. 깨진 밥그릇은 성내에 가서 붙여야 할 텐데. 누가 그를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책에도 조목조목 기록되어 있다니. 에잇, 빌어먹을…….” (〈풍파〉, 183쪽)
* 나는 희망을 생각하게 되자 갑자기 무서워졌다. 룬투가 향로와 촛대를 요구할 때 나는 속으로 그를 비웃었다. 나는 그가 아직도 우상을 숭배하고 있으며 한시도 잊지 않고 있구나 하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 내가 말하는 희망이라는 것 역시 나 스스로 만들어낸 우상이 아닐까? 다른 점이라면 그의 희망은 절박한 것인 데 비해 나의 희망은 막연하고 아득한 것이라는 점뿐이다. (〈고향〉, 203쪽)
* 그러나 오늘은 상황이 달랐다. 싸늘한 달빛이 그를 온통 휘감고 있었고 게다가 부드럽게 무언가를 전하고 있었다. 그는 잠깐 망설이다가 달빛이 그에게 어떤 확신을 준 데다 음산하게 재촉까지 하고 있었으므로 하는 수없이 다시금 자기의 집을 향해 눈을 두리번거렸다. 교교한 백광(白光)은 마치 백단선처럼 그의 방을 너울너울 비추고 있었다. “그래, 여기야!” (〈백광〉, 212쪽)
*조물주는 너무하셨다. 나는 도저히 반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도리어 그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 검은 도둑고양이는 이제 더는 낮은 담장을 활보하지 못하리라. 나는 그렇게 단정하면서 책상 서랍에 몰래 감추어둔 청산가리 한 병을 쳐다보았다. (〈토끼와 고양이〉, 226쪽)
★ 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서강대학교·경희대학교 추천 도서
중국 사회의 혼란하고 암울한 현실과 싸운
위대한 문학가이자 사상가, 루쉰의 삶과 문학적 투쟁
루쉰은 중국 저장성 사오싱부의 유복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쪼우수런으로 훗날 문학운동을 전개하면서 당국의 박해를 피하려고 사용한 필명인 루쉰이 널리 알려졌다. 그는 일곱 살 때부터 구학문을 익혔다. 그의 집안은 논 만여 평을 소유할 만큼 넉넉한 편이었으나 그가 열다섯 살 때 부친이 타계하자 가세가 기울었다. 구학문을 버리고 난징으로 가 신학문을 접한 그는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루쉰은 일본 명치유신의 원동력이 의학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의학 공부를 결심, 1904년 4월에 홍문학원을 졸업하고 그해 9월, 센다이 의학전문학교에 입학했다. 그 무렵부터 사상적으로는 혁명파에 속하여 반청(反淸) 혁명단체에도 소속되었다.
그러다 1906년 강의 시간에 중국 동포가 처형되는 장면을 담은 시사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은 그는 질병의 치유보다 국민의 정신을 개혁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렇게 센다이 의학전문학교를 중퇴한 후 문예 활동에 종사하기로 마음먹었다. 1918년 38세 되던 해 첫 소설 〈광인일기〉를 《신청년》에 발표하며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콩이지〉와 〈약〉을, 1921년에는 〈고향〉과 〈아Q정전〉 등을 발표했다. 또한 여러 문학 단체를 설립하고 활동해 문학운동을 일으키고, 동시에 청년 문학자를 지도하는 데도 힘썼다.
1926년 군벌정부가 저지른 학생 데모 사살 사건을 계기로 그는 샤먼을 거쳐 광둥으로 갔다. 이듬해 광둥 중산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평론집 등을 계속 발표했고 후에 반정부 학생 체포에 항의, 중산대학교를 그만두고 상하이로 옮겨와 문필 생활에만 몰두했다. 상하이에서는 혁명문학파에게 소부르주아 문학자라고 공격받았는데 그 역시 그들의 관념성을 예리하게 비판했다.
그의 사상과 문학은 현실에 대한 투철한 인식과 민중에 대한 절실한 관심에 차 있었다. 그는 반(半)봉건, 반식민지적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구미를 좇는 근대주의와는 대치되는 자리에 섰다. 그는 창작과 동시에 플레하노프, 체호프, 고골리 등의 해외 문학 작품을 정확히 번역해 소개하는 데에도 힘썼다. 1936년 역사소설집인 《고사신편》을 출판했으나 그해 3월부터 지병인 결핵으로 고생하던 중 병세가 악화해 10월 19일에 향년 56세로 타계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사회운동가, 일본의 대표 지식인 오에 겐자부로가 “20세기 아시아에서 배출된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평한 루쉰은 말 그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성이었다. 그는 중국이 몰락의 나락에서 허둥대던 때에 태어나 신해혁명이라는 격동기를 겪으면서 병들어버린 당시의 사회를 유감없이 질타했다. 그는 봉건 사회의 병폐를 뿌리 뽑고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그는 일본 유학 중 의학에서 문학으로 자신의 인생행로를 과감히 바꾸었다. 그리고 썩어버린 정신을 도려내기 위해 주저 없이 필설을 휘둘렀다. 그의 삶과 문학은 점차 사그라져가는 중국을 회생시키기 위한 ‘외침’이었다.
톨스토이와 위고에 비견되는 중국 신문학의 개척자
루쉰의 사상과 문학성이 가장 잘 드러난 열한 편의 대표작
이 책은 톨스토이와 위고에 비견되는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루쉰의 대표 중단편선이다. 번역 저본은 1956년 7월 베이징 인민문학출판사가 펴낸 《루쉰전집》이다. 전집은 총 열 권의 방대한 분량이며 그중에서 루쉰의 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집으로 《눌함》과 《방황》을 꼽는다.
이 책에는 전집 제1권 《눌함》에 수록된 작품 중 〈단오절〉, 〈오리의 희극〉, 〈사희(社戱)〉 등 열한 편을 제외한 루쉰의 대표작 〈아Q정전〉, 〈광인일기〉, 〈약(藥)〉, 〈백광〉 등 나머지 열한 편의 작품과 《눌함》의 출간에 부쳐 루쉰이 직접 쓴 서문 〈자서〉가 수록되었다.
루쉰의 첫 소설인 〈광인일기〉는 피해망상증에 걸린 광인의 심리를 일기 형식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과거 식인(食人) 예교(禮敎)를 비롯한 중국 봉건사상의 폐해, 유교 사상의 위선과 부조리를 폭로하며 날카롭게 비판한 작품이다.
루쉰의 대표적 중편소설인 〈아Q정전〉은 힘없고 비겁한 날품팔이 최하층민인 아Q를 주인공으로 중국 구사회와 민중이 지닌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파헤친다. 아Q는 모욕을 당하면 자기보다 약한 자에게 분풀이하고, 그것도 안 되면 제멋대로 생각을 바꿔 ‘정신승리’ 해버린다.
루쉰은 이 작품 전반에서 민중의 노예근성을 다루며, 그의 붓은 아Q를 그 집약된 존재로서 그린다. 그리하여 아Q라는 이름은 그와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을 가진 사람의 대명사로 널리 사용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작품 전개에 따라서 아Q는 차츰 피압제자로서 양상이 깊어지고 작가는 아Q의 운명에 대한 동정과 접근을 더해간다. 결국 아Q는 신해혁명 이후 지방정부에 총살당한다. 이는 구사회에서 가장 학대받던 존재인 아Q의 처지가 어떤 형태로든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어떠한 혁명도 무력하며, 오히려 민중은 그 피해자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루쉰이 외치던 계몽사상은 현재까지도 중국인의 마음속 깊이 되새겨지며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의 존경받는 사상가이자 문학가인 오에 겐자부로와 더불어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사상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로맹 롤랑 역시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평한 이 작품은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어 여전히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인의 마음속에 세워진 영원한 기념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루쉰의 꿈, 새로운 중국을 향한 희망
루쉰은 평생 끊임없는 집필 활동을 통해 방대한 저술과 번역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두드러지는 문학적 성취를 통해 중국 현대문학의 창시자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받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의 깊은 사상과 열렬한 혁명 정신이다.
루쉰이 살았던 1930년대 중국 사회는 그야말로 혼란한 모순의 시대였다. 나라가 무너져가는 시점에서, 루쉰이 한평생 중요하게 여긴 일은 민족성 연구와 그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이었다. 그 두 분야에서 그는 어떤 지도자나 정치가들보다도 큰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사상가이자 정치가, 마우쩌둥도 “루쉰 선생이 가는 방향이야말로 바로 중국의 새 문화가 나아갈 방향이다”라고 평했다.
반면 루쉰에 대한 평가에서는 ‘루쉰은 중국과 국민을 욕하기만 했고 늘 지나치게 비판적으로만 봤다’라는 비판이 늘 따라다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루쉰이 중국 국민을 욕하고 날카롭게 비판한 것은 존망의 기로에 선 국가와 중화민족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사명이었다는 점이다. 루쉰은 계속되는 재난 속에서도 관습과 체면만을 중시하는 낡아빠진 정신을 고수하며 허덕이는 중국과 중국인들을 보았다. 그가 꿈꾸는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기에 당시 중국과 중국인의 모습은 너무나 나약하고 위태로워 보였다.
그는 숨기고 싶었을지도 모르는 중국의 피의 역사와 중국인의 추잡함, 격변과 소용돌이에 휩싸인 근대 이후 중국 사회의 모습을 거리낌 없이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 중국인의 정신세계를 가식이나 에누리 없이 투명하게 펼쳐 보였다. 그의 작품을 통해 중국인의 반봉건적인 사상을 계도하고 중국 인민의 투쟁을 반영해 보여주었으며, 앞으로 중국이 나아가야 할 길, 중국 근대화의 길을 제시했다. 루쉰은 끊임없는 자기비판을 통해 새로운 중국과 문화를 이룩하는 기초를 닦고자 했다. 그렇기에 중국 신문학의 개척자로도 불리는 그의 작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청년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핀다.
이처럼 그의 문학과 사상에는 모든 허위를 거부하며 정신과 언어의 공전(空轉)이 없는 어디까지나 현실에 뿌리를 박은 강인한 사고가 뚜렷이 각인되어 있다.
작가정보
魯迅, 1881~1936
1881년 9월 25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부의 유복한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조부의 투옥과 부친의 죽음으로 가세가 기울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본명은 쪼우수런으로 훗날 문학 운동을 전개하면서 당국의 박해를 피하려고 사용한 필명인 루쉰이 굳어져 널리 알려졌다. 17세에 난징의 강남수사학당에 입학해 신학문을 익히고, 일본 유학길에 올라 센다이 의학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봉건주의에서 탈피하기 위해 국민을 계몽하는 것의 시급성을 깨닫고 문학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의학 공부를 접고 도쿄로 건너가 잡지 《신생》의 창간을 계획하고 글을 발표했다. 1909년 귀국해 항저우, 사오싱, 난징, 베이징, 샤먼, 상하이 등에서 교사로 재직했고, 신해혁명 직후에는 교육부 관리로 일하기도 했다. 1918년 5월 《신청년》에 중국 최초의 현대소설로 평가받는 〈광인일기〉를 발표하며 문학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후 대표작인 〈아Q정전〉이 수록된 《눌함》을 비롯해 《방황》 《분》 《열풍》 등의 작품집을 출간하고 해외 문학 작품을 번역해 소개하기도 했다. 1936년 10월 19일 지병인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 상하이 만국공원에 안장되었다. 짧은 생애 동안 중국 신문학의 기틀을 마련하고, 좌익작가연맹에 참여하며 문학 단체를 조직해 이끄는 등 활발히 활동을 이어간 그의 문학과 사상에는 허위를 거부하는 정신과 현실에 기반한 강인한 사고가 뚜렷이 각인되어 있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부터 조부에게서 한학(漢學)을 익혔다. 1978년 연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국립 대만사범대학교 국문연구소에서 문자학으로 석사학위(1983)를, 대만 동오대학교 중문연구소에서 한중문화교류로 박사학위(1991)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중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국의 문화와 한자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재미있는 漢字旅行》(1, 2권), 《新千字文》, 《부수로 통달하는 한자》, 《지혜를 열어주는 故事成語 120》, 《문화가 흐르는 한자》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루쉰의 《방황》, 위앤커의 《중국의 고대신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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