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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드레의 뜰
김유정 , 조일동 지음
낭독자 김지우
드레북스

2025년 02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29일 출간

총 시간
1시간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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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상품 정보
듣기 가능 오디오
제공 언어 한국어
파일 정보 mp3 (262.00MB)
ISBN 979114129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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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총 4회
1회. 01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40분 93.00MB

2회. 02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32분 74.00MB

3회. 03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4분 11.00MB

4회. 04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36분 84.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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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은 순박하면서도 우직하다. 아울러 생생한 방언, 문어가 아닌 구어, 구연체라고 불러야 할 만큼 씹히는 언어는 압권이다. 주로 산골 농촌을 무대로 다루고 순박하고 우직한 이들의 어처구니없는 전개에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 안에는 궁핍한 삶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지 않는 생의 의지가 깔려 있다. 하지만 우리는 소설에 가려 있던 작가 김유정을 보지 못했다. 날것 그대로 만나는 김유정!
들어가는 글

1장__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조선의 집시
나와 귀뚜라미
오월의 산골짜기
어떠한 부인을 맞이할까
전차가 희극을 낳아

행복을 등진 정열
밤이 조금만 짧았다면
강원도 여성
병상 영춘기
병상의 생각
네가 봄이런가
일기

2장__김유정, 묻고 답하다
김유정 문답

3장__벗에게
강노향에게 보내는 편지
안회남에게 보내는 편지
문단에 올리는 말씀

4장__유정을 그리며
밥이 사람을 먹다 - 채만식
유정과 나 - 채만식
유정과 나 - 박태원
유정과 나 - 이석훈
유정 군과 엽서 - 박태원
유정의 영전에 바치는 최후의 고백 - 이석훈
작가 유정론 - 안회남
유정의 면모 편편 - 이석훈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춘천읍에서 한 20리가량 산을 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닫는 조그마한 마을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 같다 해서 동명(同名)을 ‘실레’라 부른다. 집이라야 대개 쓰러질 듯한 헌 초가요, 그나마도 50호밖에 되지 않는, 말하자면 아주 빈약한 촌락이다. _ p.37

동백꽃이 필라치면 한겨울 동안 방에 갇혀 지내고 있던 처녀들이 하나둘 나물을 나옵니다. 그러면 그들은 꾸미꾸미 외딴 곳에 한 덩어리가 되어 쑥덕공론입니다. 혹은 저희끼리만 들을 만치 나직나직한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그 노래라는 것이 대개 잘살고 못사는 건 내 분복(分福)이니 버덩의 서방님이 그립다는 이런 의미의 장탄입니다. 우리가 바닷가에 외로이 섰을 때 바다 너머 저편에는 까닭 없이 큰 기쁨이 있는 듯싶고, 따사로운 애정이 자기를 기다리는 것만 같아 안타깝게도 대고 그립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산골의 아낙네들은 넓은 버덩에는 그 무엇이 자기네를 기다리는 것만 같아 그렇게도 동경해 마지않는 것입니다. _ p.74

그렇다고 내가 당신을 업신여긴 기억은 없습니다. 만일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당신을 위해 슬픈 일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나는 다만 그 위대한 사랑이 내포되지 못하는 한 오늘의 예술이 바로 길을 들 수 없고, 당신이 그것을 모르는 한 당신은 그 완전한 사람을 이내 모르고 말리라는 그것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_ p.104

이 2, 3년 내 군의 천분(天分)의 당연한 소치인 혜성적 출현은 지금 생각하면 죽음을 재촉하는 정력의 소비였다. 동경이나 구미 문단 같으면 그만한 신진 작가이면 당당히 생활의 유족을 꾀할 수 있을 것인데, 불행히 이 땅에서는 다만 빈궁과 냉시만이 초연히 존재할 뿐이었다. 이것이 유정 한 사람의 일 같지 않아서 더 한층 뼈저린 비애를 금치 못하며 암연해지는 것이다. _ p.146

그의 병은 물론 그리 쉽사리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경제적 여유가 만약 그에게 있었다면 삼십이란 나이로 세상을 버리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병도 병이려니와 그를 그렇게 요절하게 한 것은 이를테면 그의 한 ‘가난’이었다. _ p.150

〈봄봄〉과 〈동백꽃〉의 작가, 김유정
소설에 가려 있던 그의 수필들

“유정은 아깝게 그리고 불쌍하게 궂겼다. 나 같은 명색 없는 문단꾼이면 여남은 갖다 주고 도로 물러오고 싶다.” - 채만식

1930년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자 한국 현대 단편 문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유정. 그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작품 활동을 했으며, 작품 안에 가난하고 무력한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그의 작품들 중 대부분은 농촌을 배경으로 향토성이 돋보이며 등장인물들은 순박하고 우직하다. 아울러 생생한 방언, 문어가 아닌 구어, 구연체라고 불러야 할 만큼 씹히는 언어는 압권이다. 하지만 그의 현실은 암울했다.
어릴 때 여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평생 그의 곁에 머물렀고, 천석지기의 지주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몰락해 가난 소에서 살아야 했으며, 늑막염과 폐결핵은 죽을 때까지 그를 괴롭혔다. 이런 그의 현실은 수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30여 편의 소설 외에 12편의 수필을 세상에 내놓았다. 수필 작품은 소설에 비하면 적은 편이며 소설에 가려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하지만 적은 양이지만 수필이라는 특성상 날것 그대로의 육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 생전 그의 생활과 고민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자료다.

김유정이 말하고 김유정을 말하다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춘천읍에서 한 20리가량 산을 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닫는 조그마한 마을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 같다 해서 동명(同名)을 ‘실레’라 부른다. …… 주위가 이렇게 시적이니만치 그들의 생활도 어디인가 시적이다. 어수룩하고 꾸물꾸물 일만 하는 그들을 대하면 딴 세상 사람을 보는 듯하다. - 〈오월의 산골짜기〉 중에서

“밥! 밥! 이렇게 부르짖고 보면 대뜸 신성하지 못한 아귀를 연상하게 된다. 밥을 먹는다는 것이 딴은 그리 신성하지는 못한가 보다. 마치 이 사회에서 구명도생(救命圖生)하는 호구(糊口)가 그리 신성하지 못한 것과 같이 거기에는 몰자각적 굴종이 필요하다. 파렴치적 허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매춘부적 애교, 아첨도 필요할는지 모른다. 그렇지 않고야 어디 제가 감히 사회적 지위를 농단하고 생활해나갈 도리가 있겠는가. 그러나 이것은 그런 모든 가면 허식을 벗어난 각성적 행동이다. 아내를 내놓고 그리고 먹는 것이다. 애교를 판다는 것도 근자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노동화했다. 노동해서 생활하는 여기에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이것이 즉 들병이다. - 〈조선의 집시〉 중에서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자유롭지가 못하다. 밤에는 불안증으로 괴로운 시간을 원망하고 누워 있다. 그리고 맹열(猛熱)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 달리 도리를 차리지 않으면 이 몸을 다시 일으키기 어렵겠다. …… 나는 참말로 일어나고 싶다. 지금 나는 병마와 최후 담판이다. 흥패(興敗)가 이 고비에 달려 있음을 내가 잘 안다. 내게는 돈이 시급히 필요하다. 그 돈이 없는 것이다. - 〈안회남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이 책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는 김유정이 지면에 발표한 수필들을 신문 및 잡지 게재순으로 정리하고, 문답과 편지를 모았으며, 그가 죽은 후 그를 기리는 작가들의 글을 함께 실었다. 이를 통해 김유정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한편, 소설에서 미처 보지 못한 그의 궤적과 고뇌를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유정

1908년 강원도 춘천의 갑부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고향을 떠나 12세 때 서울 재동공립보통학교를 입학한 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진학했으나 중퇴했다. 춘천 실레마을에 금병의숙을 세워 문맹퇴치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금광에 손을 대기도 했다. 당시 어려서부터 앓던 결핵성 늑막염이 폐결핵으로 악화했다. 단편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에, 〈노다지〉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올랐고, 구인회의 일원으로 김문집, 이상 등과 교분을 가지면서 창작 활동을 했다. 등단하던 해에 단편소설 〈금 따는 콩밭〉, 〈떡〉, 〈산골〉, 〈만무방〉, 〈봄봄〉을, 이후 〈산골나그네〉, 〈봄과 따라지〉, 〈동백꽃〉, 〈땡볕〉, 〈따라지〉 등을 발표했다. 어리석고 무지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웃음을 자아내지만 해학 속에 가난하고 비참한 삶의 비애가 특징적으로, 사건의 의외적인 전개와 엉뚱한 반전, 육담적인 속어, 비어의 구사 등 탁월한 언어 감각으로 1930년대 한국 문학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했다. 불과 2년 남짓한 작가 생활 동안 30편 내외의 단편소설과 1편의 미완성 장편소설, 그리고 2편의 번역 소설, 12편의 수필, 편지와 일기 6편을 남길 만큼 왕성한 창작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폐결핵에 시달리다가 29세에 요절했다. 시신은 유언대로 화장되었고, 유골은 한강에 뿌려졌다.

저자(글) 조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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