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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책(상)

홍기용 지음 | 홍기용 옮김
21세기북스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5년 02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1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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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128.54MB)   |  550 쪽
ISBN 979117357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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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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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어떻게 생존과 번영을 이어갈 수 있을까? 전 세계 국가 공통의 관심사이다. 전쟁 위기의 고조와 실제 전쟁의 발발 등 불안한 세계 정세 속에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으로 국제 질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국의 외교적 선택에 대해 내부의 의견은 엇갈리며 갈등과 대립을 형성한다. 외교와 내치에서 냉철한 판단과 탁월한 리더십이 절실한 때이다. 2500년 전 고전인 『전국책(戰國策)』의 통찰을 다시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국시대(戰國時代)는 주나라의 권위가 해체되면서 진(秦)을 비롯한 초(楚), 연(燕), 제(齊), 한(韓), 위(魏), 조(趙) 등의 나라가 중국의 패권을 다투던 시기를 말한다. 이름 그대로 전란((戰亂)이 끝이지 않던 혼란기였다. 이 전국시대의 상징이 『전국책』이다. 전국시대라는 이름이 전국책에서 유래하였을 정도다.

전국책은 이 시대의 책략가인 종횡가(縱橫家), 유세가(遊說家)들이 각국의 생존을 위한 제안인 언설과 국책, 헌책 등을 담았다. 문학적으로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 책사들이 연설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화려하고 유창한 문장과 치밀한 논리를 구사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의 정치적 상황, 군사적 갈등, 외교적 협상 등이 마치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다채롭고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 독자들을 역사의 현장에 깊이 끌어들인다. 편년체나 기전체의 기존 역사서와는 달리 나라별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되었고 각국의 흥망성쇠와 책사들의 활약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여느 대하소설 못지않다. 이렇듯 문학적 탁월함을 지닌 『전국책』이 『사기』, 『한서(漢書)』와 같은 역사서뿐 아닌 소설과 희곡 등 문학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국책은 시대를 거치며 학자들의 주석이 붙어 더욱 풍부해졌다. 유향(劉向)이 엮은 후 후한의 고유(高誘)가 최초의 주석을 달았고, 북송의 증공(曾鞏), 남송의 요굉(姚宏), 포표(鮑彪), 원나라 오사도(吳師道), 청나라 황비열(黃丕烈)이 주석을 덧붙였다.

홍기용이 옮긴 『전국책』(전 2권, 21세기북스 펴냄)은 요굉본을 저본으로 하여 고유의 주와 속주(續注)를 구분하면서 포표와 오사도의 주석을 더했다. 직해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뜻이 통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특유의 역사성과 문학성을 살리면서도 더 쉽고 흥미진진하게 『전국책』을 읽을 수 있게 했다. 이 중 상(上)권은 동주(東周), 서주(西周), 진(秦), 제(齊), 초(楚) 다섯 나라의 치열한 생존 투쟁을 다룬다.
들어가는 말

유향의 서록 【劉向書錄】

1장 동주와 서주
권1 동주책(東周策)
권2 서주책(西周策)

2장 진(秦)나라
권3 진책(秦策) 1
권4 진책(秦策) 2
권5 진책(秦策) 3
권6 진책(秦策) 4
권7 진책(秦策) 5

3장 제나라
권8 제책(齊策) 1
권9 제책(齊策) 2
권10 제책(齊策) 3
권11 제책(齊策) 4
권12 제책(齊策) 5
권13 제책(齊策) 6

4장 초나라
권14 초책(楚策) 1
권15 초책(楚策) 2
권16 초책(楚策) 3
권17 초책(楚策) 4

전국(戰國)의 시절은 임금의 다움이 낮고 엷어서 모책을 만드는 자들이 형세로 말미암아 밑천을 만들고 때에 의지하여 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모책은 위급한 일을 떠받치고 기울어진 것을 붙잡는 것이어서, 모든 권세를 행해도 비록 나라에 임하여 가르침으로 바꿀 수는 없었지만 전쟁으로 급한 형세를 구원하기는 했습니다. 모두 높은 재주가 있는 훌륭한 선비로, 당시 임금이 능히 할 수 있는 바를 헤아려 기이한 책략과 남다른 지혜를 내어서 위태로움을 바꾸어 편안케 하였고 망할 것을 움직여 남아있게 하였으니, 정말로 기쁘다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모두 볼만합니다.
【유향의 서록[劉向書錄] - 20쪽】

이들 모두 후원하는 나라를 곁에서 모시면서 가까이 있는 적을 가벼이 여겼습니다. 지금 임금께서는 한나라와 위나라를 가까이 모시면서 진나라를 가벼이 여기시니, 나라가 상할까 두렵습니다. 임금께서 차라리 사신으로 주최를 보내어 몰래 조나라와 연합해서 진나라에 대비하는 것만 못하니, 그러게 하면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제1장 동주와 서주 - 79쪽】

천하에 일찍이 일이 없었던 적이 없으니, 합종이 아니면 연횡입니다. 연횡이 이루어지면 곧 진나라가 천하의 왕[帝]이 될 것이고, 합종이 이루어지면 초나라가 왕 노릇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진나라가 천하의 왕이 되면 곧 천하가 받들어 모시겠지만[恭養], 초나라가 왕 노릇을 하게 되면 곧 왕에게 비록 만금이 있다 해도 사사로이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제2장 진(秦)나라 - 223쪽】

조나라의 연나라와 제나라에 대한 관계는 가려주고 숨겨주는 관계입니다. 이(齒)에는 입술이 있으니,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립니다(脣亡齒寒). 오늘 조나라가 망하게 되면 바로 내일 제나라와 초나라에 미치게 될 것입니다. 또 무릇 조나라를 구하는 데 힘쓰는 것은, 그 당연함이 마치 물이 새는 항아리를 틀어막는 것과 같고 달아오른 솥에 물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제3장 제나라 - 319~320쪽】

진나라에게 해를 입힐 곳[所害]으로는 천하에서 초나라만한 나라가 없습니다. 초나라가 강해지면 진나라는 약해지고 초나라가 약해지면 진나라가 강해지니, 이는 그 세력이 둘 다 설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왕실을 위해 계책을 내자면 합종을 가까이하여 진나라를 외롭게 만드는 것만한 바가 없습니다. 대왕께서 합종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진나라는 반드시 2개의 군대를 일으켜서, 1개 군은 무관(武關)을 나서고 (다른) 1개 군은 검중(黔中)을 떨어뜨릴 것입니다.
【제4장 초나라 - 455쪽】

2500년을 이어온 최고의 제왕학 교과서
정치 · 외교 · 리더십 · 전략 · 전술 · 수사학의 보고

전국시대는 중국 사상의 태동기였다. 그래서 『전국책』은 상앙의 법가, 공자의 유가 등 그 시대의 사상의 진수를 담고 있다. 그러나 대의명분이나 권선징악에 머물지 않고 철저한 현실론을 고수한다. 부국강병을 이루려는 임금들과 개인의 영달을 이루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꾸밈없이 그리고 있다. 그래서 권모술수와 약육강식의 비정함마저 느껴진다. 그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벌였던 처절한 투쟁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정세를 분석하고 윗사람의 뜻을 살펴 일을 풀어가고 필요에 따라 다른 사람을 언변으로 설득하는 과정을 담은 『전국책』은 정치 · 외교 · 리더십 · 전략 · 전술 · 수사학의 교과서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

책사들은 자신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흥미로운 서사를 동원한다. 그래서 『전국책』은 고사성어가 풍부하다. 어부지리(漁夫之利), 망양보뢰(亡羊補牢), 삼인성호(三人成虎), 호가호위(狐假虎威), 관포지교(管鮑之交), 결초보은(結草報恩), 귤화위지(橘化為枳), 토사구팽(兔死狗烹), 병입고황(甁入高荒), 파죽지세(破竹之勢) 등 수많은 고사성어가 『전국책』에서 비롯되었다.

합종연횡(合從連橫)
시대를 뛰어넘는 외교 전략

『전국책』에 등장하는 핵심적인 외교 전략은 합종(合從)과 연횡(連橫)이다. 소진(蘇秦)이 주창한 합종(合從)은 약소국들이 연합하여 강대국에 대항하는 방식이다. 소진은 진(秦)나라를 제외한 연·제·조·위·한·초 6국에 “진 밑에서 쇠꼬리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닭의 머리가 되자”고 설득하여 군사동맹을 맺도록 했다. 남북 방향의 동맹으로 세로로 연합하는 전략이기에 합종으로 불렀다. 이 전략으로 각국의 자주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각개격파 당할 위험이 존재한다.

연횡(連橫)은 장의(張儀)가 제시한 전략이다. 강대국과 약소국들이 개별적으로 동맹을 맺는 방식이다. 장의는 연·제·조·위·한·초 6국을 돌아다니며 진나라와 연대하는 것이 안전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설득했다. 동서 방향의 동맹으로 가로로 연합하는 전략이기에 연횡이라 부른다. 강대국이 약소국들과 개별적으로 화친을 맺음으로써 약소국들끼리 힘을 합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다. 각국은 안전을 보장받지만, 자주성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또한, 그 안전은 항구적일 수 없다.

결국, 진나라는 연횡책을 통해 6국의 연합을 와해시키고, 각국을 차례로 멸망시켜 중국을 통일했다. 합종연횡(合從連橫)은 강대국과 약소국 간의 복잡한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외교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대 사회에서도 ‘합종연횡’은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정치,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동맹을 맺거나 해체하는 데 대한 다양한 고려 사항을 보여준다.

“과거 3,400여 년 동안 인류가 완전히 평화를 누린 해는 268년에 불과하다.” 미국의 종군기자 크리스 헤지스의 말이다. 인류 역사는 전쟁으로 점철되었으며, 평화는 전쟁이 없던 매우 드문 시기일 뿐이다.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새로운 양상의 전국시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는 국가 간의 전쟁이나 외교같이 거대한 영역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존재할 것이다. 이 혼란의 때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를 위해 누구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전국책』이 지금도 가치 있는 건 이 질문에 대한 의미 있는 해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홍기용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9년부터 LG전자에서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가전 분야 연구, 기술 전략 및 상품/전략 기획 업무를 수행했다. 2021년 말 히타치-LG 데이터 스토리지에서 퇴직했다. 2017년부터 논어등반학교에서 논어, 대학, 중용, 대학연의, 사기, 춘추좌씨전 등을 배우고 있다. 스스로 배우는 힘을 키우기 위해 짧을 글들을 직접 읽다가, 사서(四書)와 같은 경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케이스를 모아 놓은 유향의 『신서』를 번역하였다. 이어서 『전국책』을 옮겼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고전 번역을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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