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박한 공기 속으로
2025년 02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2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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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0525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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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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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1996년 5월 10일, 세계 최고의 등반 가이드 로브 홀과 그의 오랜 라이벌 스콧 피셔를 비롯해 각지에서 몰려든 등반대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한다. 기나긴 준비 과정과 고된 행군 끝에 그들은 마침내 세상의 꼭대기를 밟는다. 그러나 일생일대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도 잠시, 갑자기 몰아친 눈 폭풍으로 지상의 3분의 1 수준인 희박한 산소, 영하 70도의 강추위 속에서 18명의 사람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헤매기 시작하는데…….
1장⎜정상에서 -21
2장⎜가장 높은 꿈 -31
3장⎜낯선 사람들과 한 팀이 되어 -53
4장⎜여신의 발치로 다가가다 -69
5장⎜베이스캠프 도착 -93
6장⎜얼음 궁정으로의 첫 나들이 -117
7장⎜사고의 예감 -137
8장⎜셰르파들과 백만장자 -159
9장⎜제3캠프 도전 실패 -187
10장⎜준비 완료 -203
11장⎜첫 번째 죽음을 등지고 정상으로 -219
12장⎜작은 잘못들이 쌓이고 -241
13장⎜반환점 -263
14장⎜재난의 서막 -279
15장⎜악몽의 사우스 콜 -299
16장⎜믿을 수 없는 착각 -329
17장⎜저 위에 그가 아직 살아 있다 -339
18장⎜조난자를 버려두고 오른 사람들 -361
19장⎜벡 웨더스의 기적적인 생환 -369
20장⎜이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 -391
21장⎜끝나지 않는 비극 -403
22장⎜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425
후기 -435
작가의 말 -473
옮긴이의 말 -474
등장인물 -479
참고문헌 -487
하지만 나는 그 참사로 인한 생생한 충격 속에서, 사건 직후의 혼돈과 고통 속에서 내 온 영혼을 쏟아부음으로써 뭔가 얻어지는 게 있으리라 기대했다. 내 글이 생생하고 무자비하다 할 정도의 정직성을 갖기를 원했으며, 그런 건 시간이 지나고 고통이 가라앉음에 따라 걸러져 버릴 위험성이 있을 것 같았다.
-p. 20
산 정상에 오르는 일은 확고부동하고 항구불변하며 실질적인 일이었다. 등산하는 과정에서 으레 따르게 마련인 여러 가지 위험들은 그 일에 내 삶의 다른 측면들에서는 크게 상실되어 가고 있는 목적의 중요함을 더해 주는 역할을 했다.
-p. 44
이제까지 오른 산들은 몇백 개지만, 에베레스트는 그 어떤 산과도 닮지 않아 기분이 어떨지 좀처럼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 정상은 너무 춥고 너무 높고 너무 멀어 보여 도저히 오를 수 없는 봉우리처럼만 여겨졌다. 차라리 달에 착륙하기 위해 우주 공간을 날아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은 기분.
-p. 79~80
먼젓번에 시신을 처음 봤을 때는 몇 시간 동안 몸이 떨렸지만 이번에는 충격이 금방 가셨다. 그 두 시신 곁을 지나가던 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힐끗 쳐다보고는 이내 눈길을 돌려 버렸다. 마치 그 냉동 건조된 시신들이 현실적인 존재가 아닌 척하는 것이 그 산에서는 일종의 불문율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혹은 우리 중 그 누구도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솔직하게 받아들일 용기가 없는 것처럼.
-p.167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혹독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도가 너무 지나치면 죽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8,000미터 위에서는 적절한 열정과 무모한 정상 정복열의 경계선이 아주 모호해져 버린다. 그리하여 에베레스트 산비탈에는 시체가 즐비하다.
-p. 272
우리는 그게 드디어 하산하고 있는 로브라 생각하고 서로의 등을 두드리면서 그에게 성원을 보냈다. 그러나 한 시간 뒤 그 점이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는 걸 깨닫고 내 낙관적인 전망은 물거품처럼 꺼져 버렸다. 그건 바위에 불과했다. 높은 고도로 인해 일어난 또 하나의 환각 증세. 사실 로브는 사우스 서밋을 결코 떠나지 않았다.
-p.356
나는 빙판에 털썩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흐느꼈다. 어릴 적 이래로 그렇게 심하게 울어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 전의 며칠 동안 어깨를 짓눌렀던 혹심한 긴장감에서 놓여나 무사히 살아 있다는 것이 고마워서, 다른 사람들은 죽었는데 나는 살아남았다는 것이 괴로워서 흐느껴 울었다.
-p.405
수많은 기자들은 하나같이 그 참사를 가지런하게 정리해 놓은, 영웅들과 악당들이 여럿 등장하는 완벽한 대본 같은 걸 원했다. 그러나 내가 목격한 혼돈과 고통은 몇 마디 말로 쉽게 요약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p.407
가정생활의 평범한 즐거움, 즉 아내와 함께 아침을 먹고 푸젯 사운드로 해가 넘어가는 광경을 지켜보고 한밤중에 일어나 따뜻한 욕실에서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것 등은 황홀경에 가까운 기쁨의 불꽃들을 점화시켰다. 그러나 그런 순간은 에베레스트가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지곤 했다. 시간이 지나도 그 그림자는 좀처럼 희미해지지 않았다.
-p.409
나는, 등산은 본질적으로 파멸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매혹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매혹적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p.410
사건이 일어난 뒤에는 지혜가 쉽게 우러나오는 법이다.
-p. 414
우리 동료 네 명이 죽은 건 로브 홀의 시스템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사실 그 누구의 시스템도 그의 것보다 더 낫지 않았다.), 에베레스트에서는 본질적으로 모든 시스템이 철저히 붕괴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p.417
나는 벡과 루,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이 그 체험의 긍정적인 측면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동했고 또 그들이 부러웠다. 아마 좀 더 많은 시간이 흐르면 나 역시 심한 고통의 과정을 거친 끝에 그보다 훨씬 더 유익한 몇 가지 측면을 인식할 수 있게 되리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게 불가능하다.
-p.428
디월트의 엉터리 조사 탓에 『등반』은 오류들로 넘쳐난다. ······ 그와 같은 무관심이 그 재난으로 다른 삶을 살게 된 우리 같은 사람들을 화나게 하며, 거기에서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가려내려고 시도하는 데 여전히 힘을 쓰게 한다.
-p. 441
그해 5월에 에베레스트에 있었던 우리 대부분은 잘못을 저질렀다. 앞서 이 책의 여러 곳에서 밝힌 것처럼, 나의 행동이 두 명의 동료들의 죽음에 원인을 제공했다. 나는 정상 등반 날 부크레예프의 의도는 좋은 것이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 그럼에도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아나톨리가 단 한 번의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p.458
보고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든지 상관없이, 1996년 에베레스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한 상세한 보고를 다른 생존자들, 비탄에 빠진 가족들, 역사적 기록,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나의 동료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나의 의무라는 것 또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한 일이었다. 언론인과 산악인으로서 나의 방대한 경험에 기대어 가능한 가장 정확하고 정직한 보고를 제공하는 것 말이다.
-p.459~460
토론이 끝나고 우리가 각자의 길로 걸어갈 때까지, 아나톨리와 나 모두 그 논쟁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 사이의 분위기를 감정이 실리고 적대적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우리는 특정 사항들에는 의견이 다르다는 것에 동의했다. ······ 그러나 우리 둘 다 그 외의 중요한 모든 것에 대해서는 거의 의견이 일치함을 깨닫는 데 이르렀다.
-p.472
“모든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모험 서적” -《월스트리트 저널》
도전과 한계 너머, 삶의 의미를 묻다
-“자아에 대한 깊이 있고 정교하게 다듬어진 철학적 탐구”, 《엘르》
지상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정상(8,848m)에 도달하는 일은 산악인들에게 평생의 도전이자 순수하고 높은 꿈이었지만, 1990년대부터는 높은 비용만 지불한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고급 레저 상품’으로 변모한다. 그러나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는 사람들의 도전을 단순한 허영심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저자뿐 아니라 밤낮으로 우체국에서 일하며 등반 비용을 모은 더그 한센, 동상으로 발가락이 잘린 뒤에도 다시 산을 찾은 마이크 그룸, 오직 산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만 가득 찬 앤디 해리스 등 이 책 『희박한 공기 속으로』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6만 5000달러라는 거금과 하나뿐인 목숨을 건 채로 저마다의 꿈을 좇는다. 이들에게 등산은 “확고부동하고 항구불변하며 실질적인 일”이자, 상실된 삶의 의미를 다시금 확인하는 행위다. 섬세하게 그려진 등반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산을 오르는 일이 어쩐지 삶을 살아가는 것과 닮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위험을 무릅쓰고 꿈을 이뤄 가는 인간의 의지, 그리고 거기서 마주치는 좌절과 극복의 순간들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비극 이후, 화해와 회복의 가능성을 말하다
-“탁월한 르포이자 자기 성찰의 작품”, 《뉴스데이》
존 크라카우어는 등반대 동료들의 죽음을 면밀히 밝히기 위하여 등반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희박한 공기 속으로』를 집필했다. 비극의 한가운데 있었음에도 그는 참사의 순간들을 가감 없이 기록해 나가며 당시의 선택들을 다각도로 돌아본다. 이러한 성찰적 서술은 유가족과 다른 생존자들, 언론의 비판 속에서도 ‘선과 악’이라는 손쉬운 판단을 경계하고 복잡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게 돕는다. 이번 리뉴얼 완전판에는 같은 재난을 다룬 또 다른 생존자의 저서 『등반(The Climb)』 출간 이후 벌어진 논쟁에 관한 후기가 추가되었다. 오랜 침묵을 깨고 써낸 이 후기에서, 저자는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차분히 설명하면서도 서로의 다른 시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했던 순간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산에서 내려온 후에도 삶은 계속되지만, 가족과 나누는 저녁 식사, 노을을 바라보며 걷는 산책과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트라우마와 상실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가 그 무게를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리고 죽은 동료들을 진심으로 애도하기 위해 써 내려간 기록이다. 다른 생존자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갈등과 화해를 담아 냄으로써, 고통 이후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회복의 가능성을 상상케 한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존 크라카우어는 탐사 저널리즘의 가장 훌륭한 전통이 가진 강인함과 용기를, 타고난 작가의 세련된 절제미와 심오한 통찰력과 결합했다. 에베레스트 등반에 대한 그의 기록은 등반과, 한때 낭만적이고 고독했던 스포츠의 상업화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로 이어졌다.”
-미국 예술·문학 아카데미 문학상 수상 평 중에서
“『희박한 공기 속으로』는 훌륭한 소설처럼 읽힌다. 주인공들이 너무나 강렬한 줄거리 속에서 숨 쉬듯 움직이기 때문에 책을 내려놓기 어렵다.”
-《아마존 리뷰》
작가정보

JON KRAKAUER
저널리스트, 작가. 1996년 5월 로브 홀이 이끄는 가이드 등반대 어드벤처 컨설턴츠 팀과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이때의 처절한 경험을 생생히 써낸 『희박한 공기 속으로』는
미국에서 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이후 1998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1999년 미국 예술·문학 아카데미에서 문학상을 수상했다.
《스미소니언》, 《내셔널 지오그래픽》, 《롤링 스톤즈》, 《아웃사이드》 등의 잡지에 글을 기고했으며, 『그들은 왜 오늘도 산과 싸우는가』, 『야생 속으로』, 『미줄라』 등을 펴내며 극한의 자연과 마주한 인간의 한계, 그리고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논픽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되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경북 봉화군에 있는 대안학교인 ‘내일학교’ 교사로도 일했다. 옮긴 책으로는 『패디 클라크 하하하』, 『환상 여행』, 캐드펠 시리즈 중 『99번째 주검』과 『성소의 참새』, 『메디슨 카운티의 추억』, 『피아니스트』, 『지터버그 향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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