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엄마라니까
2024년 04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9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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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1938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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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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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엄마라니까≫는 사모곡이 아니다. 나의 엄마였던 한 ‘인간’에 대한 회고다. 내가 본 것이 그 삶의 전부는 아니겠으나, 이렇게나마 엄마의 인생 이야기를 대변하고 싶었다.”(조항록)
*
비록 삶이 근사하지 않더라도 훌륭한 부모가 될 수는 있다. 이곳에 한때 그런 사람이 살았다.
엄마.
*
그가 이생에서 66년을 살다 갔다. 정확히 따지면 65년 4개월 29일이다. 그 세월 동안 그의 삶은 여기저기 허방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볼 수도 없게 처음부터 삶이 망망대해의 나무토막처럼 표류했다. 부모 없는 유년은 외로웠고, 나중에는 남편과 자식들이 곁에 있었으나 상처를 헤아리지 못했다.
시대는 굽이졌고 세상은 모질었다. 그럼에도 그는 맥없이 스러지지 않았다. 번번이 흔들려 주저앉을 뻔했으나 안간힘을 다해 자기 몫의 생애를 부끄럼 없이 살아냈다. 마지막이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그때까지도 그의 삶은 품위를 잃지 않았다.
그는 나의 엄마다. 엄마는 엄마로서 살아가는 삶을 좋아했다. 당신의 신산한 인생에 자식들이 위안을 준다고 믿었다. 엄마는 순진했다. 나 같은 자식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무심한지 짐작도 하지 못했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해줄 만큼 해주고도 해줄 것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주 자식들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미안해했다. 그런 모습은 당신의 죽음 앞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엄마는 삶의 벼랑에서도 제 앞가림에 바쁜 자식들을 염려했다. 그렇게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
“어느 날 어머니가 지워졌다. 육십 평생 갱지에 일대기를 적던 그녀가 지우개로 박박 문지른 듯 깨끗이 지워졌다. 여기 빈 세상에 남은 것이라고는 지우개똥 같은 가련한 기억의 부스러기들.”
__〈부고를 받다〉 중에서
내가 쓴 시에 엄마를 영영 잃어버렸을 때의 나의 마음이 박제되어 있다. 그랬다. 누런 갱지 위의 삶을 살던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지우개로 지운 듯 사라졌다. 엄마가 지워졌는데, 엄마가 지워졌을 뿐 세상은 그대로였다. 엄청나게 두꺼운 만물백과에서 나의 엄마 ‘김경숙’만 삭제되어 버린 것 같았다. 나는 막 서러워 눈물 흘렸다.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지우개똥 같은 가련한 추억밖에 없었다.
*
프랑스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는 1977년 10월 25일 마망을 잃었다. 그리고 2010년 9월 10일 나는 이 땅에서 엄마를 잃었다. 바르트는 마망의 죽음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슬픔’이라고 이야기했다. 나에게도 엄마의 죽음은 ‘완전히 처음인 슬픔’이어서 그 질량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웠다. 엄마의 죽음 앞에서 나는 그저 붉은 눈물을 흘렸고,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그리움을 가질 뿐이다. 질량불변의 법칙이라고 할까. 삶이 가져다주는 어떤 화학적 변화에도 나는 엄마를 잊지 못했다. 그 마음이, 마망의 상실이 낳은 ≪애도일기≫에 견줄 것은 아니지만, 나의 미욱한 문장 속에 엄마를 간직하게 했다. 이 책 ≪그러니까, 엄마라니까≫를 세상에 내놓게 했다.
뜨겁게 아픈-병상 기록 1
슬픔의 범위-병상 기록 2
오늘도 어제처럼-병상 기록 3
이곳에서 저곳으로-장례식
엄마의 단념-화장
목숨보다 더 사랑해-엄마의 체온
부모 없는 하늘 아래-운명
서울, 달동네-꿈과 현실
사랑 그리고 시련-결혼
얼마나 심장이 아팠을까-강박
과일보다 추억-감과 바나나
배고프지, 아들?-외식
몇 장의 스틸컷-반짝이는 옛날
기브 앤드 테이크-기시감
엄마는 몰랐네-미필적 고의
해야 하는 말, 하지 않은 말-어른의 말
여자의 일생-노래
나 아닌 누구를 위하여-생일
괜찮아, 내 새끼잖아-산후조리
엄마는 달랐다-차이와 구별
한 사람의 힘-구심력
그리워할 뿐-추모
에필로그: 마망(maman)과 엄마
“롤랑 바르트에게 마망의 죽음은 또 하나의 기호가 되었다. 그날 이후 바르트는 지금까지와 사뭇 다르게 강연하고 글을 쓰고 책을 펴냈다. 남다른 지성을 가져 가능한 일이었다. 나같이 졸렬하고 무능한 사람은 흉내낼 수 없는 결실이었다. 그러면 나의 엄마는 절대로 바르트의 마망이 될 수 없는 것인가. 고민했다. 또 고민했다. 그러다가 무작정 백지를 펼치기로 마음먹었다. 깜박이는 커서를 따라 기억의 보폭을 조금씩 넓혀 보았다. 나에게는 바르트의 지성이 없지만, 나에게도 바르트만큼 그리움이 있었다. 바르트가 ‘나는 마망과 하나가 아니었다.’라고 자책했듯, 나에게도 엄마를 향한 반성이 밀물처럼 몰려왔다.”(158쪽)
“‘그녀가 죽자마자 세상은 나를 마비시킨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거야, 라는 원칙으로.’ 롤랑 바르트가 「애도일기」에 적은 글이다. 물론 여기서 ‘그녀’는 마망. 어디에 살든 사람은 다 똑같다. 자기 보호 본능은 인간의 끈질긴 속성 중 하나다. 계속 살아남아야 하니까. 바르트는 그것을 노골적으로 권유하는 세상이 견디기 힘들었겠지.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20만 년 전에도 인류는 스스로에게 다짐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가 죽었다고 굶어죽을 수는 없다고. 사랑하는 이가 죽었다고 제자리에 멈출 수는 없다고. 사랑하는 이가 죽었다고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내가 그랬고, 나의 아들딸이 그러하겠지.”(160쪽)
“내 기억에는 없는데, 엄마가 나만 데리고 시가에 간 적이 있었다. 급한 걸음이었던 터라 해넘이 무렵에 산길을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드물게 다니는 시골버스는 이미 끊겼고, 택시를 부를 방법도 없었다. 아니, 엄마는 택시를 탄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겠지. 한 시간쯤 산길을 걷자 사위가 부쩍 어두웠다. 길은 아직도 30분 넘게 남아 있었다. 산길 주변에는 마을 사람들의 주검을 묻은 무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그런데 훗날, 엄마는 그 길이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고 추억했다. “그때 조막만한 네 손이 얼마나 따뜻하던지. 네가 아주 어렸는데도, 아들과 함께 있다고 생각하니까 두려운 게 없지 뭐니.” ……그런 엄마를 나는 혼자 떠나가게 둘 수밖에 없었다.”(161쪽)
‘엄마’에 관한 보편적 정서는 이성의 영역 이전에 지극한 감성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러니까, 엄마라니까≫는 단지 모성의 확인을 넘어, 엄마 이전에 지난한 삶을 살아낸 한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은이 조항록은 엄마가 단지 효도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에게도, 말하나 마나, 우리가 유심히 관찰하고 이해해야 할 인간의 희로애락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글은 수필이라는 장르로 규정할 수 있다. 그것은 시나 소설과 달리 상징과 알레고리, 이미지 같은 문학적 장치를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일상의 언어로 사실과 진실을 좇으면 그만이다. 여기에 바로 시와 소설이 갖기 어려운 수필의 장점이 있을 것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그러니까, 엄마라니까≫는 ‘엄마’에 관한 22편의 수필 모음이다. 모두 엄마에 관한 사실과 진실인 셈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그 이야기들이 단지 엄마에 관한 추억담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엄마도 엄마 이전에 인간이므로, 엄마가 일개의 인간으로서 감당했을 희로애락에 주목한다. 지은이는 “나는 먼저 한 인간으로 엄마를 분별하고, 한 인간으로 엄마를 이해하고 싶다. 그 다음에 엄마로서 나의 엄마를 그리워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 주변에만 머물던 엄마를 비로소 내 기억의 중심에 앉게 했다.”며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렇게 신산한 삶을 마친 한 인간에 관한 아름다운 탐구를 이 책에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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