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한상완 지음 | 정현식 사진

시로여는세상 2025년 02월 0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한상완 시화집 『편지』. 시는 주체인 나와 마주한 사물과의 거리를 독특한 시각으로 형상화하고, 명상적 공간 안에서 삶의 영역을 높은 지향으로 바꾸어가려는 의도적 변화의 정신이 구도자처럼 놓여 있는 독특한 형식의 시를 소개한다. 이 시화집은 ‘나무고기’, ‘편지’, ‘동 상’, ‘숨겨 놓은 별’을 비롯해서 다양한 시와 그림을 총 5부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그림/만화 정현식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성균관대학교 교학처장, 기획실장, 무역대학 원장 역임, 한국계량경제학회 회장, 한국환경경제학회 회장. 다산경제학상 수상, 정년퇴임후 홍익대학교 미술디자인교육원에서 미술학사 취득

목차

목차


제1부 아름다운 산하, 평화의 나라

01. 서귀포 동백꽃
02. 분홍 눈보라의 봄 나라
03. 솔 숲 오솔길에서
04. 원앙 소나무 두 쌍의 전설 감긴 노래
05. 출근길에 만난 노란 비
06. 저무는 가을 숲에서
07. 나무고기
08. 북한강의 석양
09. 할 말
10. 재 회
11. 행복의 강 흐르는 이상理想향해
12. 자물쇠
13. 큰 따옴표에 갇히면서
14. 여름 작은 분수가에서
15. 민족 소망의 광장에서
16. 조강祖江에서
17. 왕관화王冠花


제2부 연세, 영원한 정신의 고향

18. 가을 하늘 떠 안은 두 호수의 노래
19. 늦가을 비와 낙엽과 향연과
20. 이삿날 봄볕은 따사로웠네
21. 만찬
22. 선생님 이사가시다


제3부 지구촌 여정

23. 이과수의 선녀
24. 잉카의 땅을 떠나며
25. 아프리카 하늘 여행
26. 잠베지강에 물든 노을
27. 천둥치는 물보라


제4부 보금자리

28. 노랑 양지꽃 엄마
29. 아름다운 별 아이
30. 훈풍熏風
31. 백화주白花酒
32. 금식 기도
33. 어깨 통증
34. 사랑한다는 것은


제5부 사랑의 혼

35. 한강 끝 자락의 석양
36. 함께 꾸는 꿈
37. 천형天刑
38. 한 여름 보름밤 달 여행
39. 지하철 종점
40. 순백의 사랑
41. 보름달 선물
42. 푸른 물총새되어
43. 식영정 분홍매화
44. 연서戀書
45. 아주 귀한 선물
46. 눈부시게 푸르른 봄날
47. 편 지
48. 꿈
49. 상사화
50. 사랑의 향기
51. 기다림
52. 꿈 꾸는 비상飛翔
53. 흡일제吸日祭
54. 동 상
55. 숨겨 놓은 별

상사화 (한상완 시, 김현옥 곡)

|한상완의 詩세계| 움직이는 것과 정지된 것 사이에서
|하사| 세계를 누볐듯이 시계(詩界)를 누벼라
우리의 아름다운 인연
시인의 말

책 속으로

아름다운
별 아이


나는 예순 다섯 나이에
첫 손녀를 얻었다.
할아버지가 되는 날
아내와 병원으로 달려갔다.
가슴에 날개를 달고.

긴 긴 생명 여행 끝에
갓 태어나
세상에 도착한
꼬물거리는 손녀를 마주하며
생명의 오묘함에 경외하였다.
그리고 확 피어오른 목련화처럼
마음 깊은 데부터
환희의 전율이 피어올랐다.

한씨 가문의
삼대독자 할애비의
첫 자손이
귀하고도 보배로웠다.

웃음 짓고
그렇게 꼬물거리고
소리 크게 울기도 하는
그 애에게
내 생명 분신에게
이름을 주어야 했다.

새벽 여명에
제일 일찍 동녘 하늘에 떠 오르는
영롱한 빛이길,
이른 저녁
서녘 하늘 금빛으로
홀로 반짝이며
우리 길의 소망 되어 주는
별이 되길,
뭇사람의 마음에
희망 주고
아름답게 비추이는
샛별처럼
그 삶을
그 작은 아이가
이루어가길 기도하며
이름을 주었다.
아름다운 별아이
규아奎娥라고.

우리 가족
기쁨의 샘인
그 아이는
지금은
세 살 십 개월의
수다장이 요정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몇날을 못 보아
보고 싶다 전화하면
저도 많이 보고 싶단다.
그리고는
저를 보러 저의 집에
놀러 오란다.

자고 간다 약속하고
어쩌다 할애비 집에 오면
할머니와 찡구짱구
재미가 쏟아진다.
안아주지 못하는 동안
어디선가 새로 배운 말로
우리를 놀래킨다.

밥상 함께 하고 마주 보며
밥을 잘 먹고
반찬도 이것은
꼭 먹어야
예쁘게 쑥쑥 자란다고 말하면
“말도 안돼”라고
응수한다.

그래
세상에 말도 안되는 일이
얼마나 많고 많으냐
우리 부부는 마주보며 그저
깔깔 웃으며 넘어간다.

새로운 말을 배우면
제깐에
아주 적절하게
그 말을 사용한다.
가끔 얼토당토 않을때도 있지만.

잘 자라거라
하늘의 섭리대로
잘 크거라
우리 가족의 사랑 먹고
세상 밝히는
아름답고
슬기로운
별로 살거라.
세상 보듬는
귀한 뜻으로
아름다이 살거라.

우리 가문
첫 손녀
귀여운 규아야
네 이름처럼 자라거라.
세상의
아름다운 샛별이거라.

출판사 서평

한상완 교수의 시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하였던 생소한 몇 가지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생소함이라는 말은 첫째 그의 시는 주체인 나와 마주한 사물과의 거리를 독특한 시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둘째는 명상적 공간 안에서 삶의 영역을 높은 지향으로 바꾸어가려는 의도적 변화의 정신이 구도자처럼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상완 시인이 그가 시인으로 존재해야 하는 근거인 동시에 우리 시문학계에 개성 있는 시인으로 존재해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이다. - 박동규(문학평론가, 서울대 명예교수)

한상완 교수는 정년퇴임한 후에 비로소 시단(時壇)에 등단한 신인 시인인 자기의 시에 똑같이 교수직을 정년퇴임한 후에 처음으로 화단에 등단한 신인 화가인 정교수의 그림을 어우려서 한마디로 한상완 시인과 정현식 화백의 합동 시화집이다.
한교수의 그 기획을 듣고 나는 한 가지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내주었다. 그 시와 그림의 시화집에 음(音)을 하나를 더하여 시(時)와 화(畵)와 음(音)이 삼위일체로 어우른 시집을 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인 것이다... 그의 그 곱고 맑고 감성어린 목소리로 자작시(自作時)를 손수 읊조리면 정말 기막히고 환상적인 작품이 될 것임에 틀림 없다. -리재철(연세대 명예교수)

작가정보

저자(글) 한상완

시인 한상완은 1941년 12월,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후 그 대학에서 가르쳤습니다. 그는 교수와 대학 행정가로서 부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도서관협회 회장, 한국기록관리협회 회장, 한국문헌정보학회 회장,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이사,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자문위원과 2006서울세계도서관정보대회 집행위원장으로 봉사했으며, 대학을 정년한 후엔 정부의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일 했습니다. 시인은 초·중·고등학교의 유소년 시절에 글을 써서 전국 규모의 문학콩쿨이나 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문학에 뜻이 있었으나, 이를 묻어 두었다가 대학 교수직을 정년한 후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2009년 10월 시 전문지 「心象」에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그의 첫 시집 「편지」를 내었습니다. 그는 등단의 소감으로 “연민어린 따사로운 눈빛으로, 예지 번득이는 정신으로, 이 시대의 좌절과 희망, 고뇌와 치유, 높고도 맑은 정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사랑의 불을 밝히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진 정현식